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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숲속은
황현희 지음, 이수미 그림 / 섬집아이 / 2024년 5월
평점 :
며칠째 비가 왔다 해가 났다 참 변덕스러운 날씨네요.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햇볕이 너무 강하면 강한 대로
사람들은 걱정을 합니다. 비 때문에 뭐라도 무너질까 봐
뜨거우면 볕 때문에 우리의 삶이 엉망이 될까 봐 말이에요.
우리는 늘 우리의 터전에서 살고 있는 우리만을 걱정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으로 향할 땐, 그곳이 터전인 동물들에 대해
우리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행동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마구 버린 쓰레기, 우리가 마구 망가뜨린 자연,
우리가 편하도록 설치한 숲속의 수많은 장비와 산책길,
우리가 위험하지 않도록 설치한 수많은 구조물들이
정작 그곳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에게,
얼마나 불편하고 또 위협이 되는지 생각해 보지 않거든요.
📖
책 속엔 빗방울이 후드득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를 보며 온통 동물들을 신이 난 표정이에요.
선녀님은 벌써 옥빛으로 잔뜩 물들고,
촉촉해진 개구리도 신이 나서 마구 노래를 해요.
청설모는 오래 도토리를 품을 생각에 마음이 바빠지고
아기 뱀은 풀피리 소리를 들으며 춤을 추었답니다.
빗소리와 함께 숲속은 하나가 돼요.
곰은 꿀보다 비 오는 숲속이 더 좋은가 봐요.
비가 오면 숲속은 온통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차요.
그러나 숲에 내리던 비가 그치자 동물들은 당황합니다.
🔖
"왜 묻지도 않고 오는 거야! 난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깊고 험한 숲속으로 떠나야 할 것 같아."
"모두 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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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그리고 우리의 숲은 과연 우리를 반가워할까요?
마음대로 와서 마음대로 사용하며 온통 망가뜨리기만 하고,
마음대로 풀을 꺾고 나무를 베고,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
초록 숲이 누구의 터전인지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마치 주인이 없는 물건을 쓰듯 마구 쓰고 버리는 사람들을?
숲의 입장을 생각해 보았나요? 동물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비가 오지 않는 순간마다 찾아와 숲을 망가뜨리고 가버라는
우리들을 과연 즐거운 마음으로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까요?
동물들이 말을 할 줄 알았다면, 변호사를 살 수 있었다면
아마 사람들을 상대로 진작에 고소를 하지 않았을까요?
우루루루 나타나 숲을 망쳐놓고 도망가는 사람들에게,
숲을 제발 되돌려놓으라고 힘껏 소리치지 않았을까요?
오죽하면 비가 오는 날을 손꼽고 기다리고 소망했을지....
볕이 가득해 또 숲을 망가뜨릴 누군가가 올까 봐 걱정하고,
맑은 날, 마구 놀고 가버린 숲이 '빛에 쏘였다' 표현한 것이
너무도 마음이 아프고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여러분, 숲은 우리의 것이 아니에요.
숲은 그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생물들의 것이랍니다.
이젠, 숲속의 다양한 생물들에게 숲을 돌려주어야 해요.
맑던 비가 오던 그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에요.
자연을 자연답게, 숲을 숲답게 만들고 지켜갈 수 있도록,
그곳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의 권리를 지켜주세요.
이제 우리에게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