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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라이터
앨러산드라 토레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11월
평점 :
✔️ 고스트 라이터란 다른 이의 자서전이나 회고록을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를 말한다. 글의 일부분이나 전체를 재구성하거나 창작하기도 하며, 자신의 이름 없이 책이 출간되기 때문에, 고스트 라이터(GHOST WRITER)라 불린다.
이 책은 시한부 선고 후 자신의 생이 끝나가는 순간,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아니 말할 수 없던 자신의 비밀을 책으로 만들어내며 자신을 용서해가는 작가 헬레나의 이야기를 다룬다. 헬레나는 자신의 삶이 끝나가는 순간, 자신을 억누르던 비밀을 책으로 집필하고자 고스트라이터와 함께 하나둘 자신만의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
베스트셀러 작가로 승승장구하던 헬레나. 갑작스러운 뇌종양 선고로 3개월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 이미 쇠약할 대로 쇠약해진 몸으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자 대리인 케이티에게 은퇴를 선언하고 자신의 책을 위한 대필 작가를 구한다. 그리고 하필 과거에 자신이 신랄하게 비판해왔던 외설 작가 마르카 반틀리 아니, 마르카 반틀리로 알려졌던 마크 포춘에게 대필을 맡기게 된다.
케이티, 마크, 그리고 헬레나! 소설은 계속해서 각 주요 인물들의 입장을 중심으로 서술이 이어진다. 날카롭기 그지없던 헬레나는 자신의 공간으로 들어온 마크에게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려주고 마크는 이것을 책으로 집필해간다. 예민하기만 했던 헬레나는 차츰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며 깊이 위로받고, 마크로부터 진심 어린 보살핌과 도움을 받아 가며 마음을 조금씩 열어 간다.
몇 년 전에 죽었다는 남편 사이먼과, 그와 함께 죽었다는 딸 베서니, 헬레나가 너무도 원망하는 애증 어린 헬레나의 엄마까지! 상상도 못한 일들이 이들 사이에 마구마구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다.
✔️행복해보였던 헬레나와 사이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사이먼과 엄마는 왜 헬레나를 좋은 엄마로 인정하지 않을까?
✔️남편 사이먼과 딸 베서니는 왜 죽음을 맞이하였는가?
✔️헬레나가 평생을 숨겨온 비밀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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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가 헬레나의 어깨를 만져도 헬레나는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책... 이 책이 뭔지는 몰라도... 헬레나는 마크에게만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그들의 관계가 그렇게 빨리 진전된 것이 그 책 때문인지 모른다. 두 예술적 영혼 사이의 무언가일 수도 있다. 글 쓰는 작업이 서로를 결속해 주는 것이다.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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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완벽한 할머니였고 사이먼은 완벽한 아빠였다고요. 베서니의 안전을 위해 나는 베서니 가까이 갈 수 없는 끔찍한 짐승이었고 말이에요."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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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는 거의 행복하다시피 했던 것 같다. 두 팔을 휘저으며 동네를 전속력으로 뛰어가는 동안, 사이먼이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미친 듯이 행복했던 것 같다. (P.311)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그녀의 거대한 비밀이 휘몰아쳐, 정말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와 서스펜스! 그러나 한 편으로 너무 아프고 슬픈 이야기가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아팠다.
나 역시 아이들의 엄마여서일까? 헬레나의 마음이 공감되어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크나큰 용기를 낸 그녀의 선택이 비록 엄청난 결과를 가지고 오긴 했으나, 헬레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누구나 헬레나와 같은 선택을 고민하지 않을까?
정말 감정이 요동치는 느낌의 소설 한 편이었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시간을 순삭 해버리는 마법 같은 책이었다. 인생의 끝을 향하는 그녀가 반드시 알려야 했던 인생의 비밀이란 과연 무엇일지, 용감한 그녀의 선택을 책을 통해 꼭 확인해 보시길....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