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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상상하면 거꾸로 ㅣ 노란돼지 창작동화
공수경 지음, 지우 그림 / 노란돼지 / 2023년 2월
평점 :
여러분에게는 어떤 징크스들이 있나요?
저희 집 막둥이는 잘 때 꼭 아주 꽉 안아주고
뽀뽀를 본인이 원하는 볼에 쪽! 해줘야 해요.
학원 시험이라도 보러 갈 땐 꼭 안아줘야 하고요.
안 그러면 시험도 못 볼 것 같고, 악몽을 꾼다나요?
큰딸이 시험을 보러 갈 땐, 초콜릿이 있어야 하고
시험 기간엔 꼭 아침을 빵 아닌 밥으로 먹는다죠.
안 지키면 시험도 망칠 것 같고 마음이 불안하대요.
저에겐 전부터 제가 여행만 가려고 계획하면
꼭 비가 오는 이상한 징크스가 늘 있었어요.
제 각종 아이디와 닉네임 속에 있는 'Rain'이
만들어낸 비극인 줄 알 정도로 말이죠.ㅎㅎ
처음부터 그랬던 것도 아닌데, 자꾸 생겨나는 징크스.
갑자기 징크스가 생기고 나면 이상하게 징크스에 묶어요.
처음부터 그랬던 것도 아닌데, 안 하면 안 될 것 같고
꼭 지켜야 마음이 편해지곤 하는 게 바로 징크스지요.
아니 태어날 때부터 지킨 것도 아닌데,
이런 징크스는 왜 자꾸만 생겨나는 걸까요?
우연이 만들어낸 나만의 착각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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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는 1회부터 야구를 보는 날엔 꼭 지는 징크스가 있어요.
왕태는 마치 저주에 걸린 것 같다는 엄마 말에 깜짝 놀랐지요.
2학년 왕태는 전학 온 은별이가 좋아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등교해 보지만 등굣길에 은별이를 만날 수조차 없었어요.
은별이에게 줄 선물을 사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등교하던 날,
심지어 은별이는 전학 온 지 며칠 만에 전학을 간다지 뭐에요.
그뿐인가요. 캠핑을 꿈꾸던 경태의 계획도 취소되고 말아요.
🔖
"왜 내가 기분 좋은 상상만 하면 전부 깨지는 거냐고.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P. 33)
어쩐지 행복한 상상을 하기만 하면 와르르 무너지는 현실.
왕태는 반대로 나쁜 상상을 마구 해보기로 마음먹어요.
그러면 저주 때문에 좋은 일이 반대로 일어날 테니까요.
🔖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엄마는 몰라.
거꾸로 저주를 풀려면 우울하고 슬픈 일을 상상해야 한다고.
근데 상상을 하면 할수록 진짜 그런 일이 생길 것 같단 말이야."
(P. 64)
✔️왕태는 과연 '나쁜 상상'으로 자신의 소망을 이루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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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징크스의 대부분은 아무것도 아니죠.
우연히 일어났던 일에 의미를 부여한 것은 우리니까요.
또 그런 징크스를 지켰기 때문에 성공하게 된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신경 쓰며 노력했기 때문에 성공하게 되는 거랍니다.
거꾸로 상상을 해야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우울하고 슬프고 비극적인 일이겠어요.
왕태는 많은 일을 겪으며 이 진리를 깨달아 갑니다.
아직도 징크스를 믿고 있나요? 꼭 지켜야 한다고요?
아닙니다. 징크스는 깨야 제맛 아니겠어요?
오랜 동안 궂은 날씨 요정, 비 요정이었던 저였지만
미리미리 일기예보도 챙기고, 계절 지식도 얻고
더 꼼꼼히 날씨에 관심을 가지고 챙기다 보니,
며칠 전 경주 여행 때도, 얼마나 날씨가 좋았나 몰라요.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초여름인 줄 알았다니까요?
징크스 그것은, 우리가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생겨난 거예요.
그저 우리 마음이 만들어낸 우연의 법칙이랍니다.
우리가 이름을 지우고 의미를 더 이상 붙이지 않는다면
징크스는 아무것도 아닌 그저 과거의 일로 기억됩니다.
세상에 맑은 날도 있으면 궂은 날도 있는 거잖아요.
잘 될 때가 있으면 안 될 때가 있는 것이 세상 이치라고요.
수많은 징크스, 그리고 행운의 편지 같은 거짓말 놀이를 겪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징크스란 정말 아무것도 아니란 걸
제대로 보여주는 동화 한 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엄마의 경험담을 함께 들려주시면서,
이 책을 읽게 해주시면, 더욱 시너지 효과가 날 거예요.
초등 저학년, 중학년 아이들도 참 읽기 좋은 책이랍니다.
이 책 <거꾸로 상상하면 거꾸로>를 적극 추천합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