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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나라의 아이들 ㅣ 초등 읽기대장
심진규.최고봉.정명섭 지음, 정은선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8월
평점 :
저는 개인적으로 역사 동화책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역사에 대해 좀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면서도
이야기의 흥미로움만큼 얻는 지식이 크기 때문인데요.
자연스럽게 역사 속 상황인 주인공들의 삶과 배경을 통해
아이들이 당시의 상황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기억하여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마음과 의도를 파악할 수 있고,
역사적인 수많은 선택들의 이유를 파악할 수 있거든요.
한때는 저도 알고 있는 한국사 지식들을 최대한 이용해
역사 동화책을 한번 써보는 게 꿈이었을 정도이니 다만,
실상, 시도해 보니 ㅎㅎ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더라고요.
그 어려운 일을 너무 잘 이루고 내신 대표적인 작가님들이
마음을 모아 고구려, 신라, 백제의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각각의 이야기를 구성하여 동화집을 출간하셨습니다.
동화 '강을 건너는 아이', 소설 '섬, 1948'을 참 좋아하는데,
그 책을 쓰신 심진규 작가님께서 백제의 아이 '풍이'를 담아
[마지막 횃불]이라는 동화를 만드셨고요.
'주먹 쥐고 일어서', '달콤한 사물함'을 쓰신 최고봉 선생님은
경당에 다니던 고구려 소년 '두란'의 얘기로 [마지막 경당]을,
또 '훈민정음해례본을 찾아라', '역사 유튜브에 입장하셨습니다',
'시간을 잇는 아이', '직지를 찍는 아이, 아로','조선의 형사들' 등
책을 소장중인 제가 참 좋아하는 작가님이신 정명섭 작가님은
신라의 마지막 화랑 지죽랑을 모시던 마지막 낭도인 '모달'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인 [마지막 낭도] 동화를 만드셨어요.
삼국의 아이들인 풍이, 두란, 모달이 각자 나라의 위기 속에서
최선을 다해 활약하는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참 좋았고,
선과 악이란 흑백논리로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선 때로 각 나라가 서로에겐 적군이 되는
상황들이 펼쳐지다 보니 더욱 흥미롭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어요.
아이들이라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물리치고
아이들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들을 들여다보면서,
치열했던 역사 속 장면 장면들을 떠올릴 수도 있어서 좋았고요.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접하고 익히게 되는 역사적인 용어들,
관직, 기관, 역사적인 배경들이 아주 가깝고 쉽게 다가오는 것도
아이들이 역사를 보다 쉽고 재미있고 가깝게 느끼기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엄마의 마음으로 또 너무 좋더라고요.
지금보다 훨씬 치열하게 살아야 했던 수많은 민초들의 나날이
아이들에겐 또 어떻게 다가오게 될지, 무엇을 느낄 수 있을지
희망을 만들고 품고 만들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또 무엇을 배우게 될지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편하기만 한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감사를 느끼고,
역사를 이루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자신이 앞으로 만들어가야 할 세상에 대해 꿈꾸어보는
작은 계기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자신을 구해준 성충 어르신을 통해 삶의 희망을 품게 되었으니
나라의 운이 기울어가며 점차 절망의 현실에 놓이게 되지만,
다시 한번 본인 스스로 횃불이 되고자 의지를 굳게 다져가는
백제 풍이의 모습을 통해 희생과 정의로움을 깨닫게 되었고요.
고구려 벌럭천 최후의 날을 담은 고구려 두란의 이야기를 통해,
힘겹게 살면서도 희망에 가득 차 있던 두란 가족이 마지막까지
고구려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장면이나, 촌장의 아들이자
신라의 편에 붙어 부귀를 누리게 된 해수를 보며 마음을 다지는
장면을 통해 역사 적 상상력을 발휘해 볼 수도 있었답니다.
신라를 마지막까지 지키며 목숨을 걸고 싸웠던 화랑과 낭도들,
신라가 기울어가고 고려가 통일을 이루어 가던 바로 그 시기,
어려운 시기를 더욱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하고자 했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안타까우면서도 지혜롭게 느껴졌어요.
이야기를 읽고 난 감상은 아마 사람들마다 모두 다르겠지요.
다만, 역사 속 인물들을 다룬 동화책이 주는 감동과 재미가
더욱 깊고 오래도록 남는 것은, 우리 모두가 지금 역사 속을
살아가고 있는 하나하나의 주인공이기 때문일 겁니다.
내가 내린 결정, 우리가 바꾸어간 삶의 모든 것들을 통해,
우리는 지금 역사를 만들고 바꾸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잊지 말고 오래도록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