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의 색 오르부아르 3부작 2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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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 엄마, 어머니, 여자......

 

 화재의 색( 피에르 르메트로 장편소설 / 임호경 지음 / 열린책들 펴냄 )은 한 여자의 복수극이다. 처음에는 이런 줄거리 일 줄 예상치 못했다. 할아버지의 장례식 날, 3층 건물에서 뛰어내린 한 소년. 도대체 7살의 어린 소년은 왜 뛰어내렸을까? 많이 궁금했다. 그래서 책을 더 읽기 전에 몇 가지의 가설을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그중에서 한 가지가 맞았다. 약간은 그 씁쓸한 진실에 마음이 아렸다. 나의 가설이 맞은 것은 기뻤으나, 어린 소년의 추락의 진실은 마음이 아팠다.


 나는 이 책의 중심에 한 여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여자는 폴의 엄마 마들렌이다. 은행가의 딸로 태어나 금수저로서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가던 그녀. 하지만 아버지의 사망과 아들 폴의 추락, 그리고 파산으로 말마암아 그녀는 나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이 추락한 그녀의 삶은 대체 어디까지 떨어질지 책을 읽는 내내 불안했다. 그리고 그렇게 무기력하던 살아가던 그녀에게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그 목표를 위해 다시 삶을 다 잡는 그녀.

 

 이 책은 여자로서의 마들렌, 그리고 딸로서의 마들렌, 엄마로서의 마들렌, 그리고 다시 여자로서의 마들렌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다른 등장인물들도 많았으나, 나는 그녀에게 끌렸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마들렌의 시선으로 읽을 것 같다. 600페이지가 넘는 꽤 두꺼운 이 책을 보며 언제 읽을지 참 갑갑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은 없어졌다. 건조한 듯 담담한 문체는 이야기의 주제를 더욱더 부각시키며 책을 읽게 만든다. 역시 피에르 르메트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아이의 의문의 추락과 그 사건의 이면에 있는 진실을 알게 된 엄마의 이야기.

 

 화재의 색, 탄탄한 줄거리와 전개는 읽는 내내 즐거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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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의 돼지의 낙타
엄우흠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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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은 우연이 아니다

우연과 우연이 만든 필연

 

 마리의 돼지의 낙타( 엄우흠 장편소설 / 자음과모음 펴냄 )는 제목부터 독특한 책이다. 마리의 돼지의 낙타, 도대체 이것은 무슨 말일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책을 읽기 전부터 많이 궁금했다. 그리고 읽게 된 이 책, 상상 이상으로 독특했다. 읽으면서 묘한 즐거움을 주는 책이랄까? 독특함 이라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한 것 같다. 띠지에 있는 스스로 부풀리고 증식해 나가는 이야기의 생명력!’이라는 소개글처럼, 이 책은 도대체 어디까지 이야기가 뻗어나갈지 궁금해졌다. 전혀 연관이 되지 않을 것은 같은 마리, 돼지, 낙타...... 대체 너희들의 정체는 무엇이니?

 


 이 책에 대한 나의 느낌은 다 한마디이다. “독특하다.” 더 표현하고 싶은데 나의 표현력의 한계를 느낀다.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 이해가 가는 이 모순적인 감정은 무엇일까?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그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있는 해설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읽으면서 느꼈던 것들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경수다. 아마 경수겠지. 왜 표지의 마리는 주인공이 아닌가? 아니다 마리도 낙타도 돼지도 모두 주인공이다. 하지만 끝까지 그들이 왜 주인공인지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비로서야 우리는 이 이야기의 뻗어나감을 이해할 수 있다.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일들이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서로 연관되어있고, 서로 이어져있다. 어쩌면 우리의 삶과 비슷한 것 같다. 서로 이어지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 이 책은 어쩌면 그런 우연들의 연속성을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많이 독특한 책이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책이다. 하지만 또 이해가 되는 책이다. 오랜만에 참 독특하고 재미있는 책을 만나게 되어 기분이 좋다. 앞으로 엄우흠이라는 작가를 눈여겨 볼 듯하다.

 

사소한 낙서가 나비효과처럼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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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대신 욕망 - 욕망은 왜 평등해야 하는가
김원영 지음 / 푸른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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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비를 맞는.....연대의 힘

 

 희망 대신 욕망( 김원영 지음 / 푸른숲 펴냄 )은 장애인에 대한, 장애인의 솔직한 이야기이다. 희망 대신 욕망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무슨 이야기인지 많이 궁금했다. 재미있지는 않겠지만 왠지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선택한 이 책! 읽고 나서 참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그동안 생각해 보지 않았던, 아니 어쩌면 외면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희망 대신 욕망이 책은 장애, 그리고 사회 약자 계층에 대한 나의 인식의 변환을 가져왔다. 그들에 대해 몰랐던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음으로 그들의 생각, 삶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장애의 사회적 모델’, 장애가 장애인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충격()이었다. 그들의 몸이 불편함으로써 겪는 일들이, 일차적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 책은 장애에 대한 나의 생각을 넓혀 주었다. 그리고 그 장애라는 불편이 우리의 정책과 인식을 바꿈으로써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장애를 받아들이고 장애인으로서 사는 삶과 성공한 장애인으로서의 삶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저자의 고뇌가 약간은 이해되었다. 장애에 대한 편견을 이 책을 읽음으로써 많이 없앨 수 있을 것 같다. 천진하고 착한 장애인이 아닌 핫한, 욕망에 가득한 야한 장애인이 되고 싶다는, 그리고 되었다는 김원영 작가!! 이 분 참 멋지다. 그의 연대의 삶이 계속 되는 모습을 앞으로도 보았으면 한다.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우리가 특별한 사회적 연대를 통해

차별 철폐 정책이나 복지 제도를 실시하는 이유는

지독히 어려운 상황에서 성공한사람들과는 별 상관이 없다.

내가 이 책 이곳저곳에서 예로 든

스티븐 호킹과 헬렌 켈러, 오토다케 히로타다 같은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장애를 넘어서는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낸다.

내가 말하는 공동의 노력은

천재적인 그들이 아닌

옥스퍼드는커녕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했던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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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저녁은 오후 4시에 시작된다 - 일상을 행복으로 만드는 복지이야기
윤승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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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믿지 못해도 정책은 믿는다!!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복지 정책이야기!!

 

 스웨덴의 저녁은 오후 4시에 시작된다( 윤승희 지음 / 추수밭 펴냄 )는 스웨덴 복지 정책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즘 누구나 가보고 싶은, 살고 싶은 나라 1순위인 그곳은 바로 스웨덴이다. 가끔 남편과 이야기한다. 우리 아이들은 한국이 아닌, 북유럽 국가에 가서 살면 좋겠다고 말이다. 비단 이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닌 듯 싶다. 우리세대, 지금 힘겨운 이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나이 때의 사람들의 생각일 수도 있는 듯하다. 며칠 전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의 학교 행사에 갔다. 그 속에서 나온 엄마들의 이야기는 스웨덴으로 이민을 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왜일까? 왜 우리는 이토록 스웨덴에 열망하고 있을까? 그것이 궁금하던 차,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그렇게 스웨덴에 열광하는지 나는 알게 되었다. 그리고 부러웠다. 그들의 시스템과 사상 혹은 가치, 생활에 대한 태도 등을 보면서, 사람들이 왜 그렇게 스웨덴스웨덴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스웨덴의 전반적인 복지 정책에 대한 것들을 말해주고 있다. 그들의 복지 정책과 저자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아주 쉽게 복지에 대해 말한다. 딱딱한 정책 중심의 책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고 있는 한사람의 엄마로서의 그녀의 서술은 너무나 쉽고 재미있다. 정책의 힘과 역사, 육아, 교육, 이민자, 노후와 의료, 노동, 그리고 복지 정책의 미래까지...... 이 책은 내가 알고자한 복지에 대한 모든 것을 쉽게 설명해준다.




 이 책은 너무나 어렵게 생각했던 복지와 정책,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가치와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나의 복지 정책에 대한 생각을 넓힐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앞으로 신문이나 국가의 정책 발표를 보았을 때, 지금과는 다른 관점으로 그것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왜 스웨덴처럼 되지 못하는가? 거기에 대한 답은 이 책에 나와 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과 우리의 역사와 상황은 다르다. 스웨덴의 복지를 부러워 할 것만 아니라,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복지, 대한민국에 맞는 복지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복지에 대한 것이 궁금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분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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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터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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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내......파우스, 터니까......

 

 파우스터( 김호연 장편소설 / 위즈덤하우스 펴냄 )는 젊은 몸을 조종하며 욕망을 채우는 노인과 자신을 지키려는 청년의 이야기이다. 이것이 책 소개에 나와 있는 파우스터에 대한 설명이다.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제목부터 소개글까지 너무나 매혹적이고 흥미로웠다. 사실 젊음을 조종하며 살 수 있다.’라는 띠지의 문장을 보며, 육체를 바꾸는 내용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젊은이는 노인이 되고, 노인은 젊은이가 될까? 그래서 자신의 몸을 찾고자 하는 내용일까? 이 책은 읽기 전 참 별의별 생각을 다해 보았다.



 다시 한 번 표지에 있는 내용들을 차분히 읽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표지에 있는 정보에 의하면 이 책은 두 개의 캐릭터가 나오는 듯하다. ‘파우스트는 젊은이를 조종하는 기성세대의 노인이다. ‘파우스터는 파우스트에 의해 조종되는 이 시대의 젊은이이다. 이 기본 정보를 가지고 첫 문장을 읽었다. 책을 펴자마자(500페이지가 넘는 책이었지만), 중간에 멈출 수가 없었다. 파우스터 준석, 그리고 금단의 열매(비밀)를 가르쳐준 경과 또 다른 파우스터 은민!! 그들의 숨막힐 듯한 이야기는 페이지를 넘길수록 결말을 예상할 수 없는 혼돈으로 나를 안내했다. 과연 파우스터는 파우스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책을 다 읽고 난 후, 작가 소개를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대단하다. 이런 이야기를 쓴 작가의 상상력과 기획력은 놀라울 따름이다.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를 인용한 이 책은 나에게 한국 소설의 놀라운 성장을 깨닫게 하였다. 젊음을 해킹당한 파우스터, 어쩌면 그 운명에 순응하며 살아갈 만도 하련만, 그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들의 도전은 너무나 처절하다. 아니 아름답기까지 하다. 자신의 삶의 주인은 자기라는 준석의 말이 생각난다. ‘파우스터이 책 정말 굉장한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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