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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지은 집 - 구십 동갑내기 이어령 강인숙 부부의 주택 연대기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3년 1월
평점 :
이 서적은 이어령, 강인숙 부부 가족의 사랑이 담긴 공간인 집을 마련하고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에세이로 집을 방문하던 문인들과 이웃에 대한 에피소드가 독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서적이라 하겠다.
서적은 1958년도부터 현재까지 연도별로 부부가 집을 이사하여 새로운 집으로 가는 부분을 파트로 나누어 구성하고 있다. 성북동의 단칸방부터 현재의 평창동 주택까지 문학평론가 강인숙 부인의 시점에서 마치 일지를 작성하듯 유려한 문장으로 그들의 집에 대한 역사와 사연을 소개하여 가독성이 매우 우수하다.
특히, 좁은 집이라도 작가인 남편 이어령의 집필공간인 서재를 마련하려 노력하는 부인의 진심과 남편에 대한 존경을 담고 있어 현재의 부부의 사고나 사상과 차이가 있어 우리 부모님 세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서울대 문리대 동기 부부로 서적에 등장하는 주변의 인물들도 소위 엘리트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라 서민들과는 차이가 있으며 저자 시각의 한계를 감안하고 보면 거부감이 없을 듯하다, 예를 들면 서울시내 가장 싼 곳이라며 평창동 주택의 총 비용이 1,500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고 했으나 당시(1970년도 초) 여의도 아파트 가격이 한 채에 200만원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여의도 아파트 7채 정도 구입할 수 있는 돈으로 지은 집이라 당시 대다수의 서울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부러운 집이라 하겠다.
연탄가스 중독, 여성으로 당한 상차별로 정교수가 되는 데 10년이 걸린 사연, 집을 구하고 이사하는 풍경 등 과거 대한민국의 문화, 사회를 살펴볼 수 있어 마치 과거로 여행을 떠난 기분도 들었다. 저자처럼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김치 국물을 마시고 눈이 내린 골목에 연탄재를 깨서 미끄럽지 않게 만들었던 풍경, 전화, 티브이, 자동차가 귀하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저자와 비슷한 시기에 서울의 청파동, 염리동, 구수동, 신수동, 대흥동, 영등포로 10차례 이상 삼남매를 데리고 이사하며 고생하셨던 어머님이 생각이 나서 가슴이 뭉클하였다. 1970년대는 일요일까지 아버지는 출근하셔서 이사는 항상 어머니의 몫이었다. 참 어려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셨다는 생각이 들어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느끼게 해준 내용이 나에게는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이 서적은 많은 여성독자들에게 환영을 받을 내용이 담긴 서적으로 여성의 시회활동에서 생기는 차별, 우정과 남편과 자식에 대한 사랑에 관한 특별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가족을 위한 집을 직접 디자인하고 건축까지 지도한 저자의 생생한 일지를 보면서 참 강한 여성이란 생각이 들었으며, 인생의 말년 주택을 줄이고 영인문학관까지 짓는 노익장까지 살펴볼 수 있어 저자가 진정한 슈퍼 우먼이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여성들에게 환영을 받을 가독성이 우수한 에세이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