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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닮았다 -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 ㅣ 사이언스 클래식 39
칼 짐머 지음, 이민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4월
평점 :
이 서적은 최근까지의 유전관련 학문을 총정리하면서 집대성한 서적으로 유전학 관련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 살펴볼 수 있는 내용이 풍부하게 담겨있어 유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익한 과학 교양서라 하겠다.
서적은 크게 5개의 파트19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본문만 760페이지 달하는 두꺼운 서적이다.
1부 첫 장은 외모가 특이하고 유명해서 합스부르크왕가의 턱이라 불렸던 왕조가 근친간의 결혼으로 인해 갖가지 질병을 물려받아 단명하거나 각종 질병에 시달렸던 17세기 유전성 질환에 대해 설명한다.
2장은 다윈의 획득 형질 유전가설에 깊이 빠진 버뱅크의 노력으로 맥도날드에서 유일하게 인정하는 감자의 품종을 개량한 스토리를 소개한다.
3장은 골턴의 우생학을 신봉하며 인간의 유전을 통제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정신병자의 낙태는 물론 신뢰할 수 없는 지능검사를 통해 흑인의 지능이 낮다는 낙인을 씌우고 바인랜드 학교에서 마난 에마에게도 저능아라 확정하는 오류를 저지르며 에마의 가족을 다룬 <칼리카크 가족>이란 저서에서 에마의 조상에 대한 부정확한 자료를 제출해 평생 애마가 자신을 저능아로 인식하며 살게 만들어 일반인과 크게 다를 바 없던 한 여인의 인생은 ‘저능아’ 란 굴레 속에 살게 하며 그 책을 읽은 히틀러는 <나의 투쟁>에서 자신의 우생학을 지지하는 데 그 서적을 이용한다.
4장에서는 노벨상 수상자인 펄 벅의 딸 캐럴이 열성 유전병인 PKU환자였는데 1960년부터는 유전자의 결함을 찾아내 적절한 치료를 통해 정상인과 다를 바 없이 살아가지만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병명도 모르고 캐럴과 같은 어린이는 바인랜드 같은 특수학교, 시설에서 평생을 발달 장애인으로 살아야만 했는데 PKU치료와 같은 유전 질환 돌연변이를 빠르게 찾는 프로젝트에 대한 팽팽한 의견 대립을 넘어 과학이 희귀성 돌연변이 병마저 정복하고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라 하겠다.
2부는 DNA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룬다.
1장에서는 멘델의 유전법칙을 위반하는 유전자드라이브라고 명명된 하나의 전염병을 전 개체군으로 확산 시킬 수 있는 무서운 상황에 대해 언급한 것에 관심이 갔다. 게르센손의 초파리 실험에서 암수 균형이 깨지고 딸 편애 돌연변이가 개체군 전체의 보편적 유전형질이 된 실험으로 입증되었다.
3장에서는 어처구니없어 보이는 인종 순결법의 문제점을 다루고 4장에서는 잡종이란 제목으로 저자의 기원을 파고들어 실험하니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DNA까지 나타나 순혈 인종이란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5장은 성장기 아이를 둔 부모들 중 많은 부모가 걱정하는 키에 대한 유전자인 HMGA2보다 성장시기의 환경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키 성장관련 800여개의 유전자를 다 합쳐도 키 유전력의 27%밖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최신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6장은 키와 마찬가지로 지능도 유전보다는 가정환경과 교육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는데 유전학자들은 DNA판독으로 학생 개개인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유전 본질주의를 주장하기도 한다.
3부에서는 처음 접하는 이란성 쌍둥이의 산물인 테트라 가메틱 키메라의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이란성 쌍둥이 중 한명인 리디아는 자신의 아이와 DNA가 달라 사기죄로 기소되었고, 캐런이란 여성은 신장이식을 받기 위해 세 아들의 유전자를 검사했는데 전혀 일치하지 않으며 두 아들은 캐런의 아들이 아니라는 판정이 나왔으나 쌍둥이 임신 중 어머는 물론 쌍둥이 사이에도 세포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로 인해 위기를 벗어났다. 두 쌍둥이들의 세포들이 경계가 없이 섞인 상태에서 출산이 된다면 그 후손의 유전자를 정확하게 검사하는 것은 일반적인 유전자 검사로는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어 가장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4부에서는 후성 유전학의 발전으로 중상류층에게는 후성 유전적 문제를 새로운 신경 경로를 만들려는 시도까지 벌어지고 있는 세태를 고발하고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도킨스의 이론도 일부 소개한다. 마지막 16장에서는 유전보다 인류의 진보가(비유전자의 유전)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유전의 통합적 관점이 연류 역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 충고한다.
5부에서는 CRISPR 분자의 작용에 대한 연구 성과와 진행상황을 주로 다룬다. 사람 세포의 유전자 편집, 신약 개발, 편집된 유전자로 후손을 낳는 것에 대한 연구는 개혁 우생학이라 불리며 인간의 유전자 미래마저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중국에서슈퍼 베이비 실험까지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노벨상을 수상한 야마나카의 인공 다능성 줄기세포의 경이로운 연구 내용도 소개한다.
이 서적은 유전관련 학문의 발전을 비롯해 최신 연구 내용도 포함하고 있어 유전학 관련 서적 중 가장 최신 연구 자료와 정보를 전달할 서적이라 하겠다. 저자 특유의 기술로 방대한 양의 내용을 흥미진진하게 전개한 것이 가장 큰 특장이라 하겠다. 용어 해설과 참고 문헌까지 포함하면 870페이지 달하고 삽화나 테이블이 없이 오로지 문장으로만 본문이 구성되어 있지만 스토리텔링 기법이 매우 우수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학문적인 연구 결과를 실화의 해설로 설명하여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한 부분이 유명 기자로서의 특기가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이란 생각이 들어 저자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게 되었다. 나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아들들이 맞이할 다음 세상은 어쩌면 부모의 유전자가 아닌 우수한 유전자만 재배열하여 유전 그 자체를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병적 요소를 재거한다면 그것이 최선으 결정이란 생각도 들고 그 아이가 진정한 나의 손자, 소녀라고 할 수 있는가에 도덕적인 반감도 있어 책을 읽는 내내 심경이 복잡했다. 독자들에게 다양한 각도에서 사유의 시간을 제공할 유익한 과학관련 교양도서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