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하는 인간의 태도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동규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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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한줄평 : 물리의 법칙이 적용되는 우주, 하지만 카를로는 독특한 시각으로 기존의 사고에 질문을 덧붙입니다. 그의 책을 접할 때마다 전율이 일어나는 이유는 막힌 사고의 확장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BC 4세기, 그리스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등 서구의 위대한 철학자들이 탄생합니다. 당시 철학은 존재론적 질문을 시작으로 인간에 대한 본원적인 성찰이 중심을 이루게 됩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은 후대에 전해지며 서구사상의 큰 틀을 형성합니다. 그런데 이보다 앞선 BC 6세기, 과학적 사고의 탄생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BC 6세기는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를 중심으로 자연과학이 태동한 또 하나의 위대한 시대였습니다. 밀레토스 출신인 이들은 세상의 질서를 새롭게 해석합니다. 당시 신화는 수천 년을 이어오면서 세상을 규정했던 절대적인 질서였습니다. 자연을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혁명과 같았습니다. 세상의 근원을 물로 보았던 탈레스, 그를 스승으로 모셨던 아낙시만드로스는 우주는 알 수 없는 불확실성과 무한대가 존재한다는 이케아론을 주장합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업적에 비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입니다. 그의 저서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테오프라스토스, 심플리키우스의 문헌을 통해 그의 업적을 예측하게 되었습니다. 카를로 로벨리는 고대 그리스를 연구했던 쿠프리등의 해석을 통해 아낙시만드로스의 행적을 쫒아갑니다. 자연에 관하여는 아낙시만드로스가 생전에 작성했다는 기록입니다. 10가지의 요약 주제들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지구가 우주에 떠 있다는 가설입니다. 또한 기상현상의 발생 원인이 자연에 있다는 생각과 물의 증발과 순환과정을 상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례적인 항목은 그가 최초로 인간의 진화를 예상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물고기와 유사한 생물에서 진화한 결과다.’ 다소 소름끼치는 예측입니다. 그리고 최초로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세계지도를 작성합니다. 그는 인류 최초의 천문학자이자, 지리학, 생물학자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뛰어난 그의 업적은 신화를 벗어나 자연주의적 관점을 도입해 현대과학의 토대를 형성했다는 부분입니다. 그는 기존관념을 재해석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과학적 사고를 탄생시킨 최초의 과학자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카를로 로벨리는 과학적 문명이 탄생하게 된 배경으로 다양한 교류와 교역, 도시국가의 탄생, 민주적 정치제도를 손꼽습니다. 밀레토스를 중심으로 한 이오니아는 그리스와 지중해, 이집트와 동방국가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 당시 최고의 상업도시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습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이러한 풍토를 배경으로 바빌론과 이집트의 뛰어난 천문학과 과학기술을 쉽게 접했을 것입니다. 카를로는 문명의 이동이 특별한 과학적 사고를 탄생시켰다고 말합니다. 기존의 것을 벗어난 사고의 구상은 현실을 벗어날 때 가능합니다. 번영의 도시 밀레토스는 이러한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습니다. 밀레토스가 상업국가로 부상하게 된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세계최초로 금화를 만든 리디아와의 교역입니다. 또한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와 같은 왕정이나 성직자 계급이 없었습니다. 밀레토스는 자유 시민을 중심으로 예술, 정치, 문화를 꽃피운 최초의 인문주의 도시였습니다.

 

아낙시만드로스의 주장은 당시엔 너무 낯선 개념이었습니다. 카를로는 아낙시만드로스의 생각을 현대과학의 변화에 가져옵니다. 아낙시만드로스의 생각이 왜 그토록 중요하고 혁명적이었을까요? 과학은 결국 암울한 중세를 거치면서 진보를 멈추게 됩니다. 정치, 종교의 일원화와 유일신에 대한 종교적 배경이 자연과학에 대한 가설을 무참히 배제한 것입니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를 거치면서 조금씩 어두운 그늘을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르네상스와 계몽주의를 거치면서 근대과학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지난한 천년의 세월을 보상받듯 과학은 지칠 줄 모르고 세상을 바꾸어 나갑니다. 카를로는 아낙시만드로스와 밀레토스 철학자들이 초자연적 세계에 속한다고 여겨져 왔던 자연을 이성적 추론의 대상으로 바꿔놓았다고 말합니다. 자연은 경험만으로 이해될 수 없습니다.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선 근본원리를 깨닫고 구조를 연구해야합니다. 또한 진리에 도달하는 수단은 오직 인간의 관찰과 사고뿐입니다. 상상은 과학을 인류의 성공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 생각, 카를로는 아낙시만드로스가 자연을 통해 상상의 세계를 눈앞에 놓았다고 평가합니다.

 




카를로는 과학을 새롭게 이해해야하는 이유로, 진보하는 인간에 필요한 대부분의 수단을 과학이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과학은 폐기되지 않고 축적됩니다. 하나의 가설이 수천 번의 실험을 통해 오류를 발견할 때 새로운 과정이 탄생합니다. 마치 유전적 돌연변이가 승자가 되자마나 또 다른 경쟁에 직면해야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과학은 진화할수록 무지한 인간의 개념을 한 단계씩 무너뜨립니다. 뉴턴의 물리학이 아인슈타인에 의해 무너졌듯이 아인슈타인의 이론도 언젠간 새로운 이론으로 교체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기존의 지식을 무시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새로운 지도가 나올 때까지 현재지도가 가장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카를로는 과학을 믿을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확실한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으로서 가장 좋은 답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무시하거나 환원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현실은 가장 궁극적이고 알 수 없는 존재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배우고 아는 것입니다. 카를로는 아낙시만드로스를 통해 과학의 성취와 관계, 삶을 대하는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과학은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현실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인간의 상상과 호기심을 통해 그 이상의 세계를 형성하는 것, 하지만 이제 과학은 인간에 새로운 질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낙시만드로스가 현대과학을 바라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카를로 로벨리와의 만남은 광대한 지적여행과 함께 무한한 삶의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과학하는 인간의 태도 역시 카를로만의 독특하고 특별한 시각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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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힘 : 인간력
다사카 히로시 지음, 장은주 옮김 / 북플레저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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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겐 인간이 필요합니다. 자신을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관계, 결국 인간이란 존재가 타인 의존적이며 관계의 중심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합니다. 타인을 바라보는 것은 곧 자신을 의식하는 행위입니다. 나라는 자아, 정체성은 홀로 성립될 수 없습니다. 관계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회가 발전할수록 관계설정이 복잡해지고 더욱 어려워집니다.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리고 작은 오해 때문에 갈등이 증폭됩니다. 관계는 넓어졌지만 깊이가 얕아졌습니다. 연결을 쉬워졌지만 신뢰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어지고 스트레스가 가중됩니다. 우울하고 불안합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마음을 아는 것입니다.

 

뜬금없는 마음이론이라니, 그런데 우린 자신의 마음에 얼마나 정직합니까? 수많은 상황에 맞춰 마음을 변화시키고 있지는 않습니까? 다양한 인격이 자신을 방어한다고 삶의 질이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마음을 억누르거나 피한다고 관계가 복원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세상이 아니라 자신이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모든 인간은 잘못과 결점, 미숙함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살아갑니다. 나만 그렇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결국 갈등을 만들어냅니다. 그럼에도 우린 스스로를 다잡아가며 조금씩 성장하고 진실한 관계를 맺으며 그 안에서 자신만의 인생을 걸어가야 합니다. 흔들리는 마음을 잡고 다시 일어서려는 마음, 곧 인간수양의 본질입니다.

 

저자는 인간을 수양한다는 의미를 인간력을 키우는 것이라 말합니다. 인간력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총제척인 역량을 뜻합니다. 지식이나 기술뿐만이 아니라 삶의 지혜나 통찰력,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가는 힘까지 모두를 포함합니다. 인간력의 중심은 관계입니다. 지식과 기술이 삶의 바탕을 메워준다면 관계를 통해 실체적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나라는 존재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인식되고 규정됩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내안에 갇힌 자신의 모습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관계설정은 서투르고 어설프기만 합니다. 인간력을 키운다는 것은 자기수양을 통해 사람을 얻는 힘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스로를 인지하며 성장시키는 자기수양은 본 책의 핵심주제이자 삶의 맥락입니다.

 

본 책은 고전에 대한 오해로부터 시작합니다. 왜 그토록 뛰어난 고전문장들이 개인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일까요? 역량이 문제일까요, 의지가 부족한 것일까요? 저자는 고전이 다가서지 못하는 이유로 읽는 방식을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라 말합니다. 첫 번째 오해는 고전을 읽을 때 이상적인 인간상만을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이래야 한다, 아무리 외쳐본들 바뀌지 않습니다. 고전은 완벽한 인간이 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고전을 통해 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과 마음가짐, 겸허한 태도를 배워야 합니다. 두 번째 오해도 사욕과 사심을 버려야한다는 표면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마음속 작은 자아가 존재합니다. 작은 자아는 실체와 반대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질투를 일으키거나 현실을 왜곡하며 낮은 자존감의 원인이 됩니다. 작은 자아는 대부분 갈등의 원인을 일으킵니다. 그렇다고 억누르거나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그저 조용히 지켜보는 것, 작은 자아의 속삭임에 끌려가지 않은 유일한 길입니다.

 

자지는 인간관계의 벽에 부딪혔을 때 마음의 변화를 가질 수 있는 일곱 가지 습관을 소개합니다. 그 첫 번째가 자신의 부족함을 고치려하지 말고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진짜 내 사람이 없는 이유는 자신에겐 결점이 없다는 그릇된 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대의 결점은 무척 쉽게 눈에 띕니다. 자신은 결점이 없다는 거만함이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멀어지게 합니다. 저자는 결점과 미숙함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인간관계가 훨씬 좋아진다고 말합니다. 거기에 대해 상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더욱 좋은 관계가 형성될 것입니다. 결점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음속 그림자까지고 품어주는 것, 그 모두가 나를 이루는 조각들입니다.

 

인간이라면 이렇게 살아야 한다. 이상적인 인간을 앵무새처럼 외치고 있는 사회, 과연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또한 그렇게 살고 있다한들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고 있을까요? 삶은 완성이 아닌 성장입니다. 반드시 높은 산에 올라야 하는 것도 아니고 산의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아야 인생의 목적을 이루는 것도 어닙니다. 미숙하지만 한걸음씩 자신의 무게를 감당하며 올라가는 것이 삶의 태도입니다. 성장은 외적인 조건이 아닌 자신의 결점과 미숙함을 인정하고 바로 보는 것, 작은 자아의 꿈틀 임을 인지하는 것, 그럼으로써 자신에 주어진 삶의 방향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어떤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모든 세계는 내안에 존재하며 자신이 바라보는 모습이 곧 자신을 형성합니다. 인간수양의 길은 결국 하나로 통합니다. 인간력을 통해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일곱 가지 습관을 소개합니다.

 

마음습관 하나, 부족함을 고치려고 하지 말고 인정한다.

마음습관 둘, 먼저 말을 걸고 눈을 맞춘다.

마음습관 셋, 마음속의 작은 자아를 바라본다.

마음습관 넷, 스스로 싫어하기로선택했음을 안다.

마음습관 다섯, 말이 감정을 만든다는 것을 기억한다.

마음습관 여석, 헤어져도 마음으로 관계를 끊지 않는다.

마음습관 일곱, 모든 만남은 나를 위한 것임을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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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돈의 문법 세계척학전집 3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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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무엇일까? 돈에 대한 정의는 시대에 따라 달라져왔지만 속성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시대가 발전할수록 인간의 삶이 돈의 수단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사실적으로 돈은 생각을 규정하고 행동범위를 한정짓는 가장 강력한 통제수단이다. 많은 이들이 돈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돈의 흐름과 최종 목적지를 예측하지만 돈은 누구의 예측도 허용하지 않는다. 돈은 정치, 경제 시스템을 규정한다. 정치인들은 자신에 우호적인 선거결과를 위해 예산책정에 온 힘을 기울이며 지자체 역시 예산배정을 위해 끊임없는 전략을 구사한다.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도 자신의 부를 늘리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실행한다. 덕분에 부는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 새로운 계층이 만들어졌고 극심한 빈부의 격차가 벌어졌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와 관련된 정서적, 신체적 고민과 고통을 경험한다.

 

존재와 사회적 의미를 이해하려했던 사상가와 철학자들의 태동과 함께 돈에 대해 고민했던 철학가들도 등장했다. 돈의 허구성을 크게 부각시킨 책이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다. 그는 인간은 집단적 믿음을 통해 허구를 진실이라 믿게 되었다고 기술한다. 국가, 종교, 정치등 인간은 실체가 없는 허구를 사실로 받아들이며 공동체를 구성하고 통제해왔다. 돈 역시 다르지 않았다. 돈은 인간의 상상이 만들어 놓은 믿음의 수단에 불과하다. 만일 누구도 돈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돈은 휴지조각에 불과할 뿐이다. 반면에 너나 할 것 없이 돈을 추종한다면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사용가치가 거의 없는 금과 다이아몬드도 마찬가지다. 유전자 구조가 비슷한 유인원에게 수백만 달러를 준다고 그들의 기분이 좋아지거나 이를 통해 음식을 살 가능성은 제로다. 결국 돈은 믿음과 신뢰를 기반으로 인간만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가공의 산물에 불과하다.

 

그런데 허구인 돈이 왜 이토록 정교하게 움직이는 것일까? 이는 마치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연상시킨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을 통해 개인이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면 사회전체가 조화롭게 움직인다는 시장 근본주의를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의도는 우리의 생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시장이 조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자비심이나 이기심이 아닌 상호이익이 작동해야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익을 얻기 위해선 타인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스미스는 국부론에 앞서 도덕 감정론을 먼저 편찬했다. 도덕 감정론은 자신의 이기심보단 타인의 운명에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행복이 자신에게 필요하게 만든다는 공감능력을 주장한다. 공동체가 높은 신뢰를 기반에 두지 않으면 거래가 무너지고 사회전체가 급격히 혼란에 빠질 것임을 경고한다. 또한 답함과 경쟁구조의 몰락, 낙수효과의 허세를 지적하며 돈은 아래로 흐르지 않고 돈이 있는 곳으로 흐른다는 돈의 법칙을 설명한다.

 

워린버핏의 유일한 친구이자 멘토 찰리 멍거는 거래의 보상심리를 꿰뚫어 보는 것으로 큰 부를 이루었다. 버핏은 자신이 숫자의 천재라면 멍거는 생각의 천재라 불릴 만큼 다양한 학문을 뛰어넘는 사고체계를 지녔다고 말한다. 멍거는 자기에게 유리한 것을 옳은 것이라 진심으로 믿게 만드는 것, 즉 믿음을 바꾸는 것을 인센티브라 말한다. 인센티브는 보상심리와 매우 밀접하다. 누군가를 믿어야 할 때, 말이 아닌 구조를 보라. 그 사람이 손해를 보면 당신도 손해를 보는 구조면 믿어도 된다. 하지만 그 사람이 당신과 상관없이 이득을 챙기는 구조라면, 아무리 말을 잘해도 조심해야한다. 누군가의 행동을 바꾸고 싶다면, 설득하지 말고 구조를 바꾸라는 멍거의 철학은 시스템에 갇혀있는 사고의 편견을 벗어나는데 가장 좋은 처방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영원할까?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선 엄청난 자원이 필요하다. 덕분에 과거에 존재했던 거의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새로운 개념들이 빠르게 자리를 차지했다. 과거 음반시장은 테이프, 레코드 판, CD, MP3를 거쳐 이제 스트리밍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의 시장은 빠르게 잠식되었고 소비자는 새로운 제품에 열광했다. 주위엔 이러한 제품들이 무수히 많다. 슘페터는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자신을 파괴하고 다시 만드는 체제라 강조한다.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게임 판이 얼마나 남았는가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조적 파괴로 알려진 슘페터의 게임 판 이론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할 것이란 기존의 사고를 뒤집으며 자본주의의 파괴적 속성을 폭로한다. AI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인류는 슘페터의 예측이 불안하기만 하다. 이제 무엇이 파괴될 것인가? 인류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이 시작된다면 창조적 파괴는 게임 판의 실체적 주인공이 될 것이다.

 

본 책은 이클립스로 알려진 저자의 부에 관한 놀라운 규칙들이 소개되어있다. 돈에 관한 이론으로부터 시스템의 불평등, 이미 정해진 게임 판의 규칙, 그리고 돈의 심리와 인간과의 관계를 통한 게임 너머의 세계를 탐구한다. 돈은 아는 만큼 벌 수 있을까? 누구나 원하는 돈이지만 돈에 대한 생각은 너무도 다르다. 돈은 평등하지 않다. 또한 하나의 원칙에 따라 이동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필요가치 이상으로 수많은 사람들에 고통을 안겨준다. 부족해서 고민이고 많아서 두려운 것 이 돈이다. 세상은 거대한 게임 판이다. 게임 판의 승자는 시스템을 규정하는 기업이나 국가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그 무엇도 확실하지 않다. 결국 자신에 필요한 돈에 대한 철학이 필요하다. 부자이면서 철학자로 살 수 있는가? 죽음을 앞둔 자에게 돈은 어떤 효용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오히려 부족한 것이 훨씬 자유롭지 않을까? 선택이 무엇이든 돈은 우리의 일상을 열심히 통제하고 지배하고 있다. 이제 그 상상의 세계를 깨부술 선택은 누구에게 있는가? 돈에 대한 놀라운 철학적 사유를 파고들 수 있는 훔친 부의 편을 통해 부에 대한 편견을 과감히 파헤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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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어깨 필사노트 거인의 어깨에서 묻다 철학 3부작
벤진 리드 지음, 진승혁 기획 / 자이언톡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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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류가 성장하게 된 배경으로 상상력을 손꼽았다. 개인의 상상력이 공동체에 발현되면 꿈은 현실이 된다. 언어, 도구, 문자. 기술의 발전, 주변의 모든 것들은 누군가의 호기심과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들이다. 또 하나의 독특한 특징은 스토리다. 불확실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스토리를 구상했다. 스토리는 원인을 추적하며 결과를 예측한다. 또한 저마다의 패턴을 만들어 불확실성을 제거한다. 결국 지구의 어떤 종도 시도하기 어려웠던 생각과 사유의 선택을 통해 스스로를 진화시킨 것이다. 그런데 사유는 어디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진화되었을까?

 

고대 사상가와 철학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질서였을 것이다. 철학의 본원적인 질문은 자연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예측할 수 없었던 자연의 파괴적 힘은 공포와 두려움을 주었지만 인류는 상상력을 동원해 천문학과 기하학을 발전시켰다. 계층구조의 확산과 인구증가는 생산성의 증가라는 생존방식을 고민하게 되었다. 결국 질서를 갖춘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이 필요하게 되었다. 철학은 순전한 인간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선택되었고 발전된 것이다. BC 8C, 그리스 시인 헤시오도스는 세계의 기원을 신들의 계보와 질서의 형성으로 노래했다. 그에게 존재란 혼돈이 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였다. 혼돈이라 불리는 카오스는 단순한 무질서가 아니라 아직 구분이 되지 않는 상태, 즉 존재의 가능성이었다. 자연의 질서를 이해하는 것, 농업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다.

 

신은 고대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절대적 근원이다. 빛과 어둠, 생명과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것인가? 눈에 보이는 것을 해석하기 위한 신의 출현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적의 선택이었고 이는 동서양의 광대한 신화적 유산을 통해 알려져 왔다. 신에 대한 의지는 평온과 평화를 가져온다. 무엇보다 자기 선택에 대한 기준이 완성되었고 삶은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탈레스는 세계의 기원을 신화가 아닌 자연의 원리로 설명한다. 만물의 근원에 대한 그의 고찰은 관찰과 사유라는 과학적 방식을 출현시켰고 데모크리토스, 파르메니데스, 헤라이클레이토스등 그리스 황금기를 이끌었던 사상가들에 뛰어난 영감을 제공했다.

 

에페소스의 사상가, 헤라클레이토스는 모든 것은 흐른다는 판타레이를 말하며 흐름은 무작위가 아니며 서로를 파괴하지 않고 성립시킨다고 주장한다. 즉 대립은 붕괴가 아니가 긴장 속의 균형이다. 변화는 존재의 결핍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라는 판타레이는 대립과 갈등이 빈번한 인간사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간이 만물의 기준이라는 인간 척도설의 주인공은 소피스트로 알려진 프로타고라스다. 그는 존재를 묻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가 무엇을 참이라 말하는가를 물었다. 동일한 사물이라도 감각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 사물은 경험하고 판단하는 인간에 의존한다. 프로타고라스의 정의는 자신만이 옳다는 사고가 지배적인 세상에 진실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있다.

 

본 책은 벤진 리드가 주도하는 디지털 휴먼기술 프로젝트인 자이언톡의 결과물이다. 벤진리드는 AI에 맞설 인간의 사유와 실천의 영역을 집성할 목적으로 인문학적 콘텐츠를 구상해왔다. 역사 속 거인들의 사유를 디지털 휴먼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지적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진보적 기술을 이용해 고대인들의 사유를 직접 접할 수 있다면 어떤 결과가 도출될까? 정치는 물론 교육계에서 신선한 바람이 불 것이다. 하지만 가장 뚜렷한 이점은 인간만이 지닌 고유의 지능, 상상과 창의성, 경험의 축적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필사의 노트는 존재와 참, 사회와 힘, 인간과 삶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의 3영역을 중심으로 지식인들의 사상과 함께 철학적 깊이를 더한다. 인간은 아는 만큼 세상을 이해한다. 한 단계씩 진화하는 언어의 유희도 놀랍지만 우리의 생각이 이토록 다양하게 뻗칠 수 있다는 사유의 깊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잉크는 종이에 닿는 순간 새로운 인식을 확장시킨다. 본 책의 더 생각하기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질문에 따라 지식의 한계를 인지하고 다시 한 번 지식인들의 사유를 되새김한다. 인류 사유의 결정적 순간을 만든 180인 사상가와의 만남, 하나의 질문을 붙잡고 한걸음씩 다가간다면, 삶의 방정식을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다. 필사노트는 가장 느린 방식이지만 가장 든든한 사유의 철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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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할 필요 없는 삶에 대하여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노윤기 옮김, 로빈 워터필드 편역 / 푸른숲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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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개인의 삶을 규정하는 것일까? , 권력, 명예, 사랑, 감정, 두려움, 공포, 인간은 스스로가 정한 개념의 틀 안에서 자신의 삶을 규정한다. 또한 축적된 삶의 스펙트럼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한다. 그런데 삶은 자꾸 자신의 예상을 빗나간다.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불편한 마음이 지속된다. 삶에 대한 의문이 되풀이되지만 위로해주는 사람 한명 없다. 자책과 후회 속에서 세월의 덧없음, 인생의 부조리를 깨닫게 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의 중심엔 내가 있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내가 이해하는 세상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 세상의 오해는 자신이 옳다는 강한 집착에서 비롯된다. 삶은 흘러갈 뿐이다. 어떤 목적이나 의미를 전달하지 않는다. 오직 당신의 마음이 세상을 바꾸고 뒤흔들고 있을 뿐이다.

 

무언가 너에게 해롭다면 다른 사람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나쁘다고 여기는 네 마음의 판단 때문이다.’자신과 다르다는 생각, 위협은 타인으로부터가 아닌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인간은 자신의 믿음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그런데 믿음은 각자의 삶의 방식, 환경, 신념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되며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자신의 믿음이 진실이라 믿는 것만큼 위험한 생각도 없을 것이다. 인류사 내전과 전쟁 대부분은 개인이나 공동체의 강한 믿음에 의해 발생했다. 16대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 삶의 모순 앞에서 강한 분노를 느꼈지만 운명을 받아들여야했다. 하지만 그는 운명에 굴복하고 싶지 않았다. 지난한 전쟁, 끊임없는 내전, 전염병이라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그는 스스로를 해체하고 생의 본질적인 질문에 다가선다.

 

삶은 매일 소진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유한한 인생 앞에선 그 누구도 당당할 수 없다. 하지만 마르쿠스는 죽음을 해방이라 선언한다. 온 몸을 피로하게 하는 감각과,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충동, 내면에서 벌어지는 끝없는 소란, 육신에 봉사하는 삶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신의 섭리에선 삶이 지속되는 시간을 따지는 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명상록엔 유독 죽음을 대하는 마르쿠스의 고백이 자주 등장한다. ‘만년을 살 것처럼 운신하지 말라. 할 수만 있다면 살아있는 동안 선을 행하라. 죽음을 자연의 수많은 이치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라. 죽음은 삶이 흩어지는 일이고, 인생의 계절이 부르는 자연스러운 변화일 뿐이다.’ 그리고 타인이 대하는 죽음에 대한 인식이다. ‘사람들이 우리의 죽음을 기뻐해야할 이유는 수없이 많을 것이다.’ 죽음은 평생 마르쿠스를 괴롭혔던 것 같다. 그는 신의 섭리를 주장했지만 죽음만큼은 스스로에 자유롭고 싶은 철학자였다.

 

본 책은 명상록을 편역하여 당당한 삶의 태도를 갖추기 위한 내적인 성찰을 이끌 수 있는 위대한 철학자의 주옥같은 문장들로 구성되어있다. 근심과 함께 인간을 가장 괴롭힌 주제가 집착이다. 명예, 고귀함, 본질, 쾌락, 소유, 2000년 전 모든 것을 갖춘 황제의 입장에서 바라본 집착은 놀라울 만큼 현대인의 속성과 닮았다. 집착은 모든 화와 분노의 직접적 원인이다. 또한 고통과 번민을 일으키며 삶의 공허와 무료함을 맛보게 한다. 집착은 본능처럼 유혹하고 끝없는 욕망을 일으킨다. 마지막은 허무다. ‘어제는 한 줌 진흙이었고 내일은 재가 될 뿐이다. 덧없는 순간을 오직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살아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엔 평온과 공존, 삶의 평화가 뒤따른다. 집착은 나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는가? 왜 당신 주변의 모든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가? 신의 섭리 안에서 평온을 찾고자하는 마르쿠스의 울림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황제는 무엇 때문에 철학적 서사를 삶의 중심으로 가져왔을까? 일상적인 범주를 벗어난 사유의 깊이는 자신을 짓누르는 삶의 현실 속에서 피어난다. 복잡한 치정과 살육의 전쟁, 무엇보다 끝을 알 수 없는 전염병의 공포는 그를 항상 긴장 속으로 몰아넣었다. 어두운 밤, 누구도 침범하기 어려운 시간, 황제는 한 평범한 인간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 나섰다. 혹독한 자기비판과 연민,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기 위한 자신과의 대화, 그는 평정심을 주장한 스토아학파에 심취하며 사회의 사유적인 역할에 몰두했다. 전쟁 중 작성한 비망록은 서구세계에 커다란 울림을 전해주었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쇄신을 통해 이성과 신의 섭리에 의지하고자했던 마르쿠스, 명상록은 단단한 삶의 지혜를 전달한다. 무엇이 그렇게 근심스러운가? 반복되는 일상, 고된 시간, 답답한 미래, 그 선택의 중심엔 누가 있는가? 삶이 흔들리는 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변화하는 자연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삶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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