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 호명사회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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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제가 이룬 사회적 관계망은 외형적인 성장 못지않게 내면적인 갈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N, 재취업에 대한 선호는 금전적 수요뿐만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에 대한 예측이 내포되어있기 때문이다. 늘어난 수명에 대한 고민은 무료한 일상을 넘어 그 이상을 필요로 한다. 현 시대 장년은 노후에 대한 고민이 지난세대와는 분명히 다르다. 20대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세대 간 갈등의 원인이 되는 직업의식은 누가 경제적 주도권을 쥐고 있는가에 따라 큰 흐름이 결정되곤 한다. 20세기 대한민국은 기회의 땅이었고 엄청난 기적을 이루어낸 국가였다. 21세기엔 리셋이 필요한 시기다. 인구의 축소에 따른 성장 정체성과 기후, 환경 변화의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실질적인 삶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기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놀랍도록 일관적이다. 준비된 자에겐 엄청난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무엇을 준비하고 실천해야하는가에 대한 해답이다. 현대사회는 핵가족에서 핵 개인의 사회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자신의 존재감을 강조하지만 타인과의 다름을 인정하는 시대로 전환중이다. 부모세대의 수직적인 관계가 나이, 국적, 혈연, 종교를 배제한 수평적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이는 전혀 다른 문화적 습관을 연출할 것이며 사회 곳곳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특히 자립을 중심으로 한 호명사회는 핵 개인의 시대를 대표하는 메커니즘으로 사회문제를 이해하는 특별한 주제가 될 것이다.

 

호명사회는 과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직업을 일구어낸 장인을 떠올린다.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몸에 배고 마음으로 익혀 반열에 오른 인물들이다. 하지만 호명사회는 과학기술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좋은 아이템이나 기존의 것을 다르게 해석하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1인 기업을 일구어 낼 수 있다. 저자는 유동화과 극소화를 현대사회의 특징으로 규정지으며 모든 경제적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재해석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특히 넘쳐나는 시뮬레이션이 긍정적 피드백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경쟁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며 이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싸우는 제로섬게임을 연상시킨다. 왜 이토록 현실 인식에 대한 상황설명이 어려운지. 이면에 감추어진 모순과 오류를 설명한다.

 

특별한 목표 없이 세상을 살아가던 시대의 몰락인가? 호명사회는 회색지대가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경제학자들은 규정하기 어려운 시대를 과도기라 부른다. 과도기엔 수많은 이해관계가 난립하고 예상 질문과 모호한 해답들이 쏟아진다. 인간은 유독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에 취약하다. 그래서 저자의 자립에 대한 이해는 더욱 특별하다. 수많은 아이템들이 출시되고 모두 성공을 꿈꾸지만 유독 사람이 끊이지 않는 가게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저자는 이를 도반이라 부르며 단골에 대한 포용력이 결국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기폭제가 될 것임을 강조한다.

시대예보를 통해 만나본 가까운 미래의 모습은 우리의 기억과 경험 그리고 희망이 함께 담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본 느낌이다. 각 세대는 서로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같은 상황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법도 다르다. 그렇다고 완전히 동떨어진 세상을 홀로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질문자체가 잘못되었는지도 모른다. 원래 다르지만 다름을 이해하는 속도가 과거와 현재를 구분 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든 세대가 과학 기술의 변화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또 어떤 세대는 시간의 격차로 이를 이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나 현 시대가 대전환의 시대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우린 전환에 익숙하지 않다. 더욱이 AI의 출현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문화적 형태를 연출할 것이고 인간은 새로운 규정을 준비해야할 것이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펜데믹을 전후로 사회의 구조적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98년 외환위기는 한국 사회를 위기의 전과 후로 변환시켰다. 변환의 원인은 다를지 모르지만 현실적 체감은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느슨하게 진행 중인 위기적 체감이 만성적 고통을 일상화 하는 것 같다.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보중이다. 지식의 효용성이 빠르게 사라지며 새로운 정보가 봇물 터지듯이 쏟아진다. 이젠 뉴노멀을 준비해야할 단계다. 시대적 흐름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인류사는 극한 상황에서의 승자가 새로운 시대를 만들었다. 시대예보가 보여준 호명사회는 각 개인에게 주어진 특별한 과제인지도 모른다. 우린 자존감에 극히 취약함을 보여주지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자존감은 자신의 이름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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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의사가 경고하는 눈 건강에 치명적인 습관 39가지 - 시력 저하, 녹내장, 백내장, 노안까지 예방하는 방법
히라마쓰 루이 지음, 황성혁 옮김 / 인라우드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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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은 유일한 외부 장기다. 모든 장기가 근육과 피부에 감추어져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유독 눈만 위험을 감수하고 돌출되어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시시각각 변화하는 정보에 대한 민감성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하는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눈에 대한 보호와 치료는 극히 드물다. 우린 눈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눈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인체의 신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것 같다. 가장 가까이 있지만 거의 알지 못하는 눈과의 관계, 우리가 알던 모든 것들에 대한 반란이 시작된다.

 

TV를 틀면 루테인에 대한 광고가 무척 많다. 디지털기기의 활성화로 인한 안구건조증, 노령화로 인한 노안인구의 급증이 눈에 대한 염려를 키운 것이다. 그런데 광고의 표현대로 루테인이 눈 보호에 효과적일까? 루테인은 광고와는 달리 황반변성의 예방에만 효과적이라고 한다. 한번 나빠진 눈은 결코 좋아지지 않는다. 문제는 더 나빠지지 않고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눈을 보호 하는 것이고 눈에 관한 잘못된 관점을 고치는 것이다.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은 시세포가 집중되어 있는 곳인데 40대 이후에 사물이 일그러지고 시야가 흐려지며 현저하게 시력이 저하되는 질병을 황반변성이라 부른다. 루테인은 보충제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평소 식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루테인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가까운 것만 보이는 근시, 이는 안경을 쓴 주요인이다. 근시는 빛 굴절률이 짧아 망막에 상이 흐릿하게 비추는 현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막을 절개하는 라식이나 각막과 수정체 사이에 렌즈를 삽입하는 안내렌즈삽입술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술이 눈을 정상으로 되돌린다는 생각은 수술을 하는 가장 큰 오해다. 수술은 적지 않은 부작용이 뒤따른다. 특히 수술 후 낮은 안압은 녹내장의 징후를 어렵게 만들어 또 다른 문제를 유발하며 수술 후 감염은 심각한 안구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30대 이후라면 수술요법을 신중히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가끔 라식을 집도하는 안과 의사들이 안경을 쓰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안과 의사가 경고하는 눈 건강에 치명적인 39가지 습관을 읽다보면 눈에 대한 오해를 많이 만난다. 조금만 가려워도 눈을 물로 씻는 행위는 눈물의 양과 질을 오염시킨다. 또한 자주 사용하는 안약은 방부제 부작용을 염려해야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해야한다. 특히 스마트폰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서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안구건조증은 눈 깜박임을 줄여 눈에 필요한 눈물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외모가 중시되는 사회다 보니 눈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안경은 왠지 자신이 없는 듯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콘택트렌즈나 라식 수술이 눈의 안정성을 완전히 증명하지는 않는다. 눈은 다양한 방법으로 나빠지지만 눈에 대한 염려는 외형만큼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자는 근시가 심하다고 빨리 포기하지는 말라고 충고한다. 근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알고 있던 관점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디지털기기를 1시간 이상 볼 때마다 20초 동안 6M이상의 먼 거리를 응시하면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너무 가까이에서 사물을 보지 말 것이며 태블릿보다는 종이책을 읽는 것이 눈에 훨씬 안정적이다. 평생 진행되는 근시를 잘못된 습관에 노출하지 말고 눈 건강을 위한 좋은 습관을 기르라는 것이다. 최근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안과 질환이 노안이다. 노안은 초점조절기능장애다. 즉 볼 수 있는 거리의 폭이 좁아지는 증상이다. 디지털 기기의 확산은 나이를 불문하고 노안을 증가시키고 있다.

 

인간은 보이는 것을 통해 사물을 인식한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덧붙여 기억으로 재해석하고 자아를 형성한다. 눈은 신체의 최전선에서 스스로가 누구인지를 증명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정보가 눈을 통해 흡수되고 있는지. 우린 그 중에서 무엇을 정보로 취급하는지. 눈은 단순한 감각기관을 넘어 인간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한다. 신체적 눈의 역할은 정신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방치하면 위험한 눈의 증상 역시 이를 대변한다. 눈은 지금껏 알던 것과는 다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 눈에 대한 이해는 건강을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이다. 39가지만 잘 이해하더라도 눈을 위한 충분한 보충제가 될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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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생명의 지문 - 생명, 존재의 시원, 그리고 역사에 감춰진 피 이야기
라인하르트 프리들.셜리 미하엘라 소일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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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건강할 때와는 다른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크고 작은 통증과 염증, 잦은 치료와 수술, 무엇보다 치료 전후 감정의 피폐까지 신체적 고통과 더불어 내면의 상처가 몸과 마음을 휘젓는다. 인간은 누구나 아프지 않고 평생을 살기를 갈망한다. 하지만 그런 삶은 소수에게만 허락된 축복이다. 대부분은 만성질병에 시달리거나 외상에 의한 치명적인 상처로 고통을 받는다. 질병은 삶의 질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또한 자신이 선택한 인생의 방향과 목적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어쩌면 인생이란 예기치 않게 다가오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아프기 전과 아픈 후의 삶으로 나누어지는 것 같다.

 

병원의 검사는 피로 시작해서 피로 끝난다. 인간 삶도 역시 피로 시작해 피로 끝난다. 피가 없으면 인간은 존재할 수 없고 삶의 의미도 지닐 수 없다. 피는 생존에 필연적인 물질이며 대체불가제다. 그런데 우린 놀라우리만치 피에 대해 무관심하다. 오히려 심한 강박이나 혐오적인 입장을 취한다. 피 한 방울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 피는 어떻게 인간의 생존을 좌우해 왔을까? 인체의 궁금증은 피를 알아갈수록 더욱 신비하다. 우린 자신의 피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저자 라인하르트는 피를 생명의 지문이라 말하며 외과의사로 자신이 경험했던 피에 관한 다양한 스토리를 하미트라는 응급환자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하미트는 가슴에 칼을 꽂고 응급수술대에 누워있다. 마취의사를 비롯하여 다수의 의료진들이 호흡을 맞추며 하미트의 수술을 집도한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세밀함과 긴장감이 뇌를 휘젓는다. 현대사회는 물질적 풍요에 비해 심장이상증후군 환자들이 무척 많이 늘어나고 있다. 과도한 식습관의 변화도 원인이겠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는 심장에 압박을 가하는 가장 무서운 무기 중의 하나다. 심장은 피가 나가고 들어오는 말 그대로 생명의 분수와 같다. 심장 수술은 몸을 개복해야하기에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이 뒤따른다. 또한 생존 여부도 극히 미지수다. 저자는 하미트의 수술을 통해 우리 몸에서 피가 순환하는 단계와 역할을 상세히 설명한다. 또한 우리가 알지 못했던 피의 기능을 강의하듯 풀어간다. 하미트는 우리주변에 얼마든지 가능한 환자들 중의 하나다. 단지 우리의 편견과 이해관계가 생각을 막고 있을 뿐 삶과 죽음의 경계선은 극히 불투명하다. 하지만 피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는 놀라우리만치 상세하다.

 

피의 응고에 관한 스토리는 많은 이들에 유효할 것 같다. 피는 밖으로 나오는 순간 응고된다. 혈관 내에서는 혈전이라는 물질을 생성하여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혈액은 응고가 되어야만 지혈이 가능한데 응고가 되지 않으면 혈우병을 발생하기도 하고 다양한 장기 손상의 원인을 일으킨다. 반대로 혈액이 너무 쉽게 응고되면 말초신경의 부작용 및 심장압박으로 피의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피는 혈관을 따라 원칙대로 흐름을 유지해야만 제 기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너무 간단한 말 같지만 피 순환에 관한 부작용은 신체에 엄청난 무리와 압박을 가하고 해결되지 않으면 급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신체만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것일까? 우린 정신과 신체를 분리하는데 익숙하다. 하지만 신체는 결코 정신과 분리될 수 없으며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는 심장의 긴장을 유발한다. 공포 영화를 보거나 급박한 사건에 노출된다면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혼란으로 극심한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특히 어린 시절의 폭력적 트라우마나 성인기 PTSD는 장기적이고 주기적으로 심장에 압박을 가하며 약물치료보다 트라우마의 재해석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이 훨씬 좋은 치료법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외과의사 이전에 환자와의 교류와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직접적으로 강조한다. 실질적으로 많은 환자들이 의사와의 교류를 가장 안정적인 치료법으로 선호한다.

 

, 생명의 지문은 피와 생명에 관한 책이다. 1부는 피의 이야기를 통해 피의 순환역할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심장은 피 이야기의 중심이다. 신체의 혈액 순환을 최초, 최종적으로 관장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쟁을 혐오한다. 피의 역사는 전쟁에 대한 강한 의구심과 삶과 죽음이라는 절명의 순간에 위치한 인간 존엄의 실상을 마주보게 한다. 또한 피로 얼룩진 중세시대를 회고하며 순수혈통이라는 어이없는 분리집단의 실체를 고발한다. 지금도 민족주의라는 정당성을 앞세운 국가들의 혈통주의는 피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함을 알 수 있다. 피는 생명이 본질이다. 결코 분리될 수도 파괴 될 수도 없다. 저자는 2부 생명을 통해 이를 상세히 기술한다. 피에 관한 저자의 이론은 놀랍고 디테일하다. 또한 이해하기 쉽게 쓰여 마치 소설을 읽는 것 같다. 존재의 시원이자 생명 그 자체인 피에 대한 이야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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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의 삶에 대해 니체가 물었다 - 하루 한 편, 니체의 지혜로 마음의 빛을 밝히다
강민규 지음 / 책과나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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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시대다. 자기 가치를 증명한다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또한 과거에 비해 질병이나 위협으로부터 안정적이다. 하지만 풍요의 이면엔 알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이 싹트고 있다. 사회는 진화한다. 계곡을 흐르는 물과 같다. 목마른 사람에겐 생명수지만 넘치면 재앙을 가져온다. 혼돈은 질서를 원하고 질서는 변화를 가져온다. 정체성마저 모호하다. 나란 존재는 흔들리는 돛단배 같다.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넘실거리는 파도에 몸을 맡긴 불안한 존재. 수많은 이야기들이 난무하지만 오늘 하루를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자아는 자신이 마주한 거울이다.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성찰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가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니체는 자기 성찰이 강한 철학자다. 당시 모든 체제를 비판하며 자아 성찰과 인간 근원 문제에 가장 접근한 인물이다. 그의 수많은 어록중 네 운명을 사랑하라.’는 오랫동안 마음에 담겨있다. 현대인의 가슴을 무엇이 지배하든 운명은 자신에 주어진 과제이자 해결해야할 숙명이다. 어떤 운명을 살 것인가는 니체 철학의 핵심이다. 욕망과 결핍이 지배하는 세상, 니체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어떤 울림을 전해주고 있을까?

 

니체가 오늘 당신의 삶에 대해 묻는다면,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저자의 니체 사랑이 흠뻑 묻어나는 질문이다. 저자는 필사를 통해 니체의 생각과 사상을 자신에 접목시킨다. 그리고 스스로 빛나는 빛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주위를 환히 밝히는 별과 같은 빛, 별이 태어나기 위해서, 별을 찾기 위해서, 빛나기 위해서, 더 밝게 빛나기 위해서는 빛의 생성으로부터 성장 그리고 화려함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니체만의 독특한 철학을 자신만의 언어로 녹여낸다.

 

춤추는 별을 잉태하려면 반드시 스스로의 내면에 혼돈을 지녀야 한다. 지식과 지혜를 얻기 위해선 고통이 뒤따른다. 또한 방황을 맞이해야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혼돈스러운 세상에 빛과 같은 글을 남긴 니체, 그의 아포리즘을 대할 때마다 모순 앞에선 현실에 자괴감을 느끼곤 한다. 이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생각의 파고가 높다. 무엇이 진실인지 가늠하기 어렵고 삶에 대한 의미 부여도 쉽지 않다. 어느 것 하나 뚜렷한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데 우린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시대의 혼란은 새로운 이념과 관념이 기지개를 켜는 시기다. 니체 역시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세상을 원망하지만 자신에 결코 타협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 세상은 혼돈스럽다. 빛은 혼돈에 질서를 부여한다. 우리 자신이 빛이 되라는 니체의 말처럼 빛과 같은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처절한 자기철학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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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땅에서 말씀 찾기 - 베들레헴에서 욥바까지 인문 기행
권종렬 지음 / 샘솟는기쁨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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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수많은 교인들이 성지순례를 떠난다. 이스라엘, 스페인등 성인의 발자취나 신앙적 체취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성지는 교인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상상 속의 기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당시의 고난과 고통의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자를 떠난 성서의 이해는 성지를 찾고자 하는 이들의 가슴에 형언할 수 없는 감동과 경외심을 안겨준다. 성경에 대한 해석은 역사만큼 길고 다양하다. 안타까운 것은 저마다의 해석이 옳다는 믿음이다. 모든 것이 동일하고 일정하게 유지 될 수 없듯이 성경은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순례 길을 찾는 이의 가슴에도 저마다의 꿈과 희망이 있지 않을까? 예수님께서 걸어왔던 공생애의 길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무엇을 심어 주었을까?

 

이스라엘만큼 다사다난한 민족도 보기 힘들다. 강소국이라는 표현이 너무 어울린다. 이젠 미국마저 어찌할 수 없는 국가로 팔레스타인 지역을 세계의 화약고로 만들고 있다. 분리된 종교관은 서구사회를 너무도 쉽게 쪼개놓았다. 종교이해가 그토록 깊은 민족들이라면 그들의 행동이 어떤 대가를 지불할 것인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2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종교적 관념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선택된 민족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왔는가? 무늬만 내세운 체 의무는 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해 오진 않았는가? 이 모든 결과는 예수님께서 보호하신 병자, 약자, 과부들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있다. 순례 길을 찾는 이유는 경외심과 감동도 중요하지만 가까운 이웃부터 돌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행하기 위한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사마리아 산지가 시작되는 벧엘, 북 이스라엘 여로보암이 금송아지를 세우고 신당을 지었던 지역이다. 벧엘은 우상숭배와 더불어 야곱 이야기가 떠오른다. 왕이나 귀족 무덤에 사용되었던 돌베게는 야곱의 상징과도 같다. 돌베게를 배고 잠을 잔 야곱은 꿈에서 하나님을 만난다. 돌베게는 당시 꿈을 뜻하기도 하고 영원한 안식이라는 관용어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돌베게에 담긴 안식은 혼란을 벗어나고 싶은 야곱의 간절한 소망을 의미한다. 성경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품는 것과 같다. 인류의 역사관이 느슨할 때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선택된 민족이란 역사관으로 세계사에 등장한다. 보잘 것 없고 핍박받는 민족, 노예와 같은 자기선택이 불가한 민족에 하나님은 자유의지를 선물해 주었다.

 

이스라엘에서 말씀찾기는 성경의 역사를 현재와 이어주는 소중한 성서이야기로 가득하다. 성경을 읽다보면 수많은 지명을 만나게 되는데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님의 공생에 과정을 이해하는데 무척 중요하다. 본 책은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베들레헴으로부터 시작한다.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10Km 떨어진 아랍마을이다. 당시 인구는 300명 정도로 추정되며 대부분 직업이 목동으로 예루살렘 부호들의 목축업자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예수님은 구유에서 탄생하셨다. 구유는 우리가 알던 낭만적인 장소가 아니다. 가축들과 오염물질이 가득한 마구간이었다. 예수님 탄생엔 다양한 신화가 존재한다. 20세기 중반에 세워진 목자들의 들판교회는 동굴집이다. 추위를 피해 몸을 녹이던 목자들과 아브라함, 나사로, 예수님의 동굴무덤을 떠오르게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는 지역사람들에 뼈아픈 역사를 만들어 준다. 힘 있는 민족에 지독한 아픔과 고통을 당한 민족일수록 상대에 가차 없는 힘을 과시한다. 이스라엘 역사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하나님의 개입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다를 것 없는 민족이 새로운 세계관을 얻은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실행하신 유일한 분이다. 그분에게서 느끼는 감정은 인간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뜨거운 감동과 거룩함이다. 종교는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일까? 예수님은 하나님께 순종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라 말씀하신다. 성지를 찾는 이유도 기적을 바라는 자신의 의지일 것이다. 우리의 일상이 기적이다. 현존하고 실존하는 지금 순간이 기적이다. 모든 것을 당연시하는 세상에서 감사함이 존재할 리 없다. 일상을 찾아가고자 순례 길을 떠나는 목사님과의 만남에서 진정한 순례의 목적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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