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자본주의
김창익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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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을 통해 개인의 영리활동이 사회전체의 공익을 증진시킨다는 보이지 않는 손을 언급한다.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흐름에 모든 것을 맡겨야한다는 자유방임이론이다. 자유방임주의는 시장자본주의를 탄생시킨다. 그런데 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보이지 않는 손은 악몽으로 변하게 된다. 이론적으론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왜 시장은 그토록 자주 무너지는 것일까? 혹 개인의 욕망이 부족한 것일까? 기업의 목적이 흔들리는 것일까? 아니면 정부의 과도한 개입 때문일까? 어느 것도 확실한 정답은 아니다. 시장은 원래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곳이다. 쏠림이 강하고 집단 망상이 난무하는 곳이다. 더군다나 시장을 통제하고 조정하고 싶은 집단 간의 혈투가 치열하게 벌어지는 현장이다.

 

80년대 레이건 미 대통령은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소득세감면, 정부규제완화, 정부 지출증가억제, 통화량 긴축을 중심으로 레이거노믹스를 발표한다. 자유시장경제학이라 불리는 레이건의 경제정책은 스테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초유의 발상으로 당시엔 상당한 논쟁의 중심이 되었다. 레이건주의는 단기간의 경기부양엔 성공했지만 과도한 부채증가로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하게 되었다. 하지만 닉슨체제 이후 달러패권에 몰두하던 미행정부로선 달러의 영향력이라는 더할 나위없는 무기를 구축하게 되었다. 자유시장주의는 월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구축되었고 90년대 세계화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미국의 패권정책의 가장 핵심적인 시스템을 유지하게 된다.

 

IMF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 위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언뜻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 같지만 위기의 중심엔 월스트리트라 불리는 미국중심의 거대 금융자본이 숨어있다. 90년대 이후 월가는 금융기업의 이익을 위해 세계 금융시스템을 재편한다. 그들에게 부채는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다. 미국은 더 이상 수출 국가를 지향하지 않았다. 보다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국가들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수입을 극대화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 수출국들은 벌어들인 달러로 국채와 같은 미국 금융자산을 구입했다. 현금과 다름없는 미국채는 최고의 상품이었다. 결국 달러는 월가로 다시 돌아왔다. 금융업을 대리하는 월가는 앉아서 돈을 쓸어 담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동아시아의 작은 국가들의 몰락은 너무 쉬운 돈벌이 수단이었다. 한국은 월가의 시스템에 철저히 이용당한 힘없는 국가였을 뿐이다.

 

글로벌 위기의 중심은 이미 너무 잘 알려져 있어 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당시 월가 CEO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으나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FED는 과거를 무시하기라도 하듯 무차별적인 국채를 발행하며 겉으론 금리에 반응하는 듯 했지만 안으론 엄청난 자금을 직접 살포했다. 부채 증가는 달러의 위상과 직결되었다. 위기의 순간마다 달러가치는 더욱 폭등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2기에 집권하자마자 반세계화, 반월가, 자국주의를 앞세웠다. 월가의 부채 전략이 미국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시장자본주의에 극히 우호적이었던 트럼프의 생애를 바라본다면 정치적 이해관계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트럼프 우회전략은 그를 대통령을 만들었고 반세계화는 월가의 시스템에 치명적인 타격을 예고하고 있다,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트럼프의 시선은 그가 그토록 증오해왔던 빅테크기업을 향하고 있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브로맨스, 트럼프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즉시 적을 친구로 만들 수 있는 인물이다. 또한 즉각적인 반대도 가능하다. 둘의 연합이 오래갈리 없지만 결국 미국이 맞닿은 위기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현상에 불과하다. 빅테크의 성장은 새로운 통제자의 출현을 암시한다. 시장자본주의의 부활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월가와 빅테크 기업들 간의 자본 패권전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 화폐 주도권이 놓여있다. 과도한 부채를 떠 앉고 있는 달러가 언제까지 통화의 정점을 이룰 수 있을까? 중국의 CDBC는 미국에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또한 빅테크 기업에 대한 EU의 통제는 쉽게 풀기 어려운 정치적 난제다.

 

빅테크 자본주의는 40년 동안 세계 금융시장을 장악해온 월가의 민낯을 폭로하고 빅테크 기업의 부상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디지털자본의 실체를 화폐전쟁이라는 시나리오를 통해 디테일하게 전달한다. 저자는 트럼프와 빅테크 기업 간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민영화 되어가는 코인의 위험성을 설명하며 스스로의 선택이 결국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 경고한다. 또한 미국의 자충수가 중국의 부상을 일으키고 있고 달러 패권의 향방에 대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실적으로 누가 화폐 패권을 장악할지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빅테크 기술은 우리의 생각과 소비, 행동을 수시로 통제할 것이며 결국 자본주의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기술 공화국을 만들 것이다. 돈이 먼저일까? 인간이 먼저일까? 이제 화폐에 대한 우선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로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빅테크 CEO들과 여전히 기득권을 거머쥐며 세상을 뒤흔들고 싶은 월가의 전쟁은 이제 시작되었다. 우린 어떤 세상을 원하고 있는가? 빅테크 자본주의는 세계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투영함과 동시에 우리의 삶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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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코리아 - 도약과 추락의 갈림길에 선 한국을 리디자인할 국가 대개조 개념설계
백우열 지음 / 현암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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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추측일까? 터무니없는 망상일까? 피크 코리아, 이제 막 계엄 휴우증을 이겨내고 있는 한국사회에 정점이 지났다는 이야기는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로 들린다. 근대 한국사회를 경험한 이들에겐 피크란 말이 그리 낯설지 않다. 전쟁 이후 100년이 안 되는 짧은 역사를 통해 커다란 파고를 수차례 겪어왔기 때문이다. 30년에 가까운 군부독재, 민주화를 향한 끝없는 투쟁, 중화학공업의 성장, 그리고 3번의 대통령 탄핵과 죽음, 한국사회는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를 겪어왔다. 한동안 민주주의는 정착이 된 줄 알았고 경제는 다소간의 부침이 있지만 여전히 성장을 유지할거란 믿음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97년의 외한위기와 코로나19, 최근의 계엄 사태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한국경제는 인구구조상으론 더 이상 성장이 쉽지 않다. 세계화의 붐을 틈타 일본, 미국, 중국의 반사이익을 충분히 누렸으나 트럼프2기의 시작과 함께 국제지형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속된말로 미국도 자기 코가 석자다. 과도한 부채와 수입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업률이 언제든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자국우선주의와 관세정책은 그동안 한국이 누렸던 세계화를 순식간에 무너뜨리고 있다. 21세기 초를 뜨겁게 달구었던 중국의 기세 또한 한국경제 성장을 더욱 암담하게 만든다. 중국은 이미 세계 제조업을 장악했다. 또한 자율주행, 드론, 로봇분야에선 미국을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럽 상황도 그리 좋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확실성을 확대하며 각국은 무기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덕분에 한국 방위산업은 세계 5위를 차지할 정도로 놓은 위상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 상황은 어떤가? 한국은 사회전반의 거의 모든 부분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 정치민주화의 퇴보, 경제성장의 반목, 시스템적인 위기,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도시국가화와 부동산 올인은 향후 전망을 무척 어둡게 만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구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한국사회 인구는 정점을 찍은 후 줄어드는 중이다. 현재와 같은 0.78명의 출산율이 지속된다면 인구감소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인구는 지역, 교육, 문화, 경제, 정치등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시스템적 변화는 최첨단 기술이 성장하더라도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한국 완전히 망했네요.’ 조앤윌리엄스의 비명은 비정상적인 출산율을 유지하는 한국 사회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위기는 진행 중이지만 미래 한국에 닥칠 변수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피크코리아는 정점을 지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생존을 위한 개념설계를 제안한다. 우선적으로 K- 로 대변되는 한국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25, 한국 문화는 케데헌으로 정점을 찍었다. K-콘텐츠는 세계인의 축제가 되었고 이젠 어딜 가든 한국어를 배우는 세계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정치, 경제인 누구도 만들지 못했던 현상이다. 덕분에 한국의 국제적위상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더욱 높아져갔고 K-콘텐츠는 글로벌 보편성을 획득하게 되었다. 한국군사력은 세계 5위권이다. 이제 그 어떤 국가도 한국을 쉽게 보지 않는다. 유럽 무기 최대 수출국인 독일과 프랑스마저 한국을 견제한다고 하니, 방위산업의 성장이 그야말로 대단하다. 또한 치명적인 계엄을 불과 몇 시간 만에 차단하고 사고 없이 정권교체를 이룬 특별한 민주주의 국가다. 국민의 정서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현실이다.

 

하지만 조금씩 기울기가 기울어지고 있다. 저자는 극좌, 극우에 휘둘리는 정치 양극화가 민주주의 퇴보를 일으키고 있다고 경고한다. 국민 대다수인 중도의 의견이 무시되는 현상은 독재자의 출현을 가능케 하며 법이 무시되는 현상, 지방정치의 소멸이 가속화될 것이다. 조만간 행정수도를 세종으로 이전할 것이다. 하지만 도시국가 서울의 압도적 쏠림이 해결될까? 한국 0.1%를 자처하는 정치, 경제, 문화인들은 모두 강남에 살고 있다. 아파트로 대변되는 강남신화가 끝없이 순항할 수 있을까? 강남은 지방소멸과 함께 스스로를 블랙홀로 만드는 거대한 테크크리와 같다. 인구축소는 모든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모든 것이 영원할 순 없다. 또한 지속적인 성장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한국은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민주주의, 의료시설, 평화의 시기를 누리고 있다. 위기의 순간에 적절하게 반응한 것도 있지만 시대를 역행하지 않았던 특별한 국민성도 한몫을 차지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개념설계를 통해 피크코리아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교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변수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한국인에겐 수많은 난관을 극복했던 DNA가 있다고 한다. 도약할 것인가. 추락할 것인가? 피크코리아를 통해 벼랑 끝에 몰린 한국사회를 조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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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인생 수업
알베르 카뮈 지음, 정영훈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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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부조리한 것일까?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많더라도, 모순적 상황이 마음을 짓누르더라도 삶을 부조리하다고 말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삶의 조건이 다르다면 인생은 부조리로 가득할 것이다. 부조리엔 예측하지 못한 변수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 묻어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한 현실 앞에 존재를 잃어간다. 우린 누구나 부조리 앞에 서있다. 하지만 부조리를 인식하지 못한다. 우리의 일상이 생각을 가로막고 진실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카뮈는 이방인을 통해 부조리에 대해 언급한다. 세계는 그 자체로 합리적이지 않으며, 우리가 추구하는 명석함과 세계의 비합리성이 충돌할 때 부조리가 탄생한다. 부조리는 인간의 명료함에 대한 간절한 부름과 세계의 냉담한 침묵이 마주하는 곳에서 태어나는 존재의 가장 심오한 본질이다.

 

그 곳에서 우린 이방인이 된다. 삶과 현실의 불일치, 결국 부조리는 우리는 왜 살아야하는 가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이끌어낸다. 실존주의 철학의 대가이자 문학가인 카뮈 사상의 줄기를 이루는 이방인은 시지프 신화와 더불어 인간이 추구해야할 자유와 존엄의 과정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 일상의 루틴이 인생을 담고 있는가? 삶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은 우리의 욕망과 너무도 대척된다. 세계는 당신의 목소리에 답을 주지 않는다. 오직 침묵으로 일관한다. 인간의 간절함은 무관심에 좌절한다. 누구도 자신을 이해하지도 이해할 수도 없다. 타인의 시선에 눈길을 거주지 못한 이유도 이방인에 대한 불안이 아닐까? 하지만 침묵 앞에서 우린 누구나 이방인이다. 그리고 이방인임을 인식해야 한다.

 

인간은 무한한 상상으로 기대 이상의 현실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정작 자신에 가장 중요한 삶의 철학은 철저히 배제해왔다. 그 결과 우린 이해할 수 없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세계에 대한 강한 혐오를 느낀다. 실시간 SNS가 우리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있는가? 욕망을 넘어선 자기인식에 대한 도피, 연계의 어려움, 무엇보다 인간에 가장 중요한 고독을 잃어버렸다. 짧은 자극이 주는 만족이 모든 것을 포기해야할 만큼 인생에 중요한 문제일까? 실존적 자유는 외부로부터 오지 않는다. 자유는 부조리를 인식하면서 태어난다. , 지금 여기, 살아있음에 집중하는 것이다. 외부의 시선이나 형이상학적 구원이 아닌 실체적 자신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는 부조리한 세계에 대한 지속적인 반항행위이며 자유에 대한 의식적 노력이다.

 

시지프 신화는 자유의지에 대한 강렬한 표현이다. 우린 누구나 각자의 바위를 굴리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시지프는 미소를 지으며 행복하다고 상상한다. 시지프의 진정한 승리는 바위가 산 아래로 내려간 후 그가 다시 산 아래로 내려오는 순간에 있다. 그는 하강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가장 맑은 의식으로 직시하고 숙고한다. 자신에 주어진 형벌의 무의미함을 알지만 자신이 운명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세상의 무관심을 경멸하고 운명에 저항하며 스스로의 노력으로 삶을 쟁취하는 것이다. 순간 모든 것은 현실에 집중된다.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직시하고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직시하는 것이다. 이는 한 인간의 존엄이자 의지적 반항의 표현이다.

 

본 책은 카뮈의 사상과 문학작품을 통해 카뮈 사상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조직한 아포리즘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조리인식, 실존적 자유 쟁취, 고독과 반항, 연대와 사랑이라는 6단계의 서사를 중심으로 카뮈 사상의 논리적 전개를 이끌어간다. 카뮈 철학의 핵심은 삶의 모든 순간을 긍정하라는 것이다. 운명이란 존재하는가? 삶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매 순간이 우리가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충만하고 기쁨을 주는 선물인지. 카뮈는 부조리한 세계릍 통해 삶의 여정을 이야기한다. 연대는 서로의 실존을 이해하는 것이다. 실존적 철학은 모든 허무주의를 배제한다. 누구도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지만 특별한 불확실성이 결국 우리 삶을 이끌어준다. 우린 누구나 이방인이다. 잠시 이 별에 머물다 갈 뿐이다. 덕분에 삶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죽음이 어떤 의미를 가져오는지, 세계의 침묵 앞에선 이방인의 고독을 새롭게 경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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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너머의 미래 - 누가 자동차 산업의 패권을 차지할 것인가
안병기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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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간판 F-150 전기차 모델 접는다. 하이브리드로 후진, 트럼프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후 발표, 사업 재편에 29조원 비용 발생 전망. 미국 대표 완성차업체 포드가 트럼프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후 급격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29조를 포기하면서 전기차를 포기한다는 16일자 연합뉴스 기사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미래를 책임질 확실한 먹거리로 세상을 뒤흔들었던 전기차 시장의 현재를 나타내는 실체적 소식이다. 이는 포드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완성차업체뿐만이 아니라 앞 다투어 전기차로의 전환을 서둘렀던 부품업계에게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닷컴버블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다수의 평론가들은 여전히 전기차 시장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인다. 당시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미래는 미지의 영역이기에 더욱 강한 확실성을 부여잡고자 한다. 미래 자동차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가? 또한 인류는 다가오는 문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전기차를 바라보는 시선은 곧바로 AI를 향하고 있다.

 

자동차는 인류 문명의 가장 강력하고 치명적인 도구다. 시선을 바꾸고 삶의 방향을 바꿀 정도로 매력적이다. 덕분에 자동차 시장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인류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엄청난 성장을 구가해왔다. 여전히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끝없는 질주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 초반 테슬라의 흑자전환과 함께 전기차는 엄청난 시너지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지구온난화, 온실가스 증가와 같은 환경문제가 친환경 자동차의 수요를 자극했고 정부의 보조금 혜택, 4차 산업이라는 이미지,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이 전기차의 폭발적 관심을 이끌어냈던 것이다. 각국 정부는 앞 다투어 디젤차의 생산금지를 발표했고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해갔다. 전기차는 미래를 책임질 최고의 상품이었다. 그런데 2024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갑자기 전기차 캐즘이 등장한다.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판매 실적, 엄청난 투자 비용, 배터리 화재, 정부보조금 삭감, 광물가격의 상승이 전기차 시장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러스트밸트를 앞세운 트럼프는 2기 집권과 동시에 전기차 세액공지 폐지를 발표한다. 자국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의 정책은 친환경을 물론 전기차 업계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그런데 위기를 벗어나 엄청난 성장을 구가하는 기업이 있다. 모두 전기차를 외칠 때 하이브리드를 고집했던 토요타다. 당시 토요타가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했던 것일까? 아니면 기술력이 부족했던 것일까? 2025년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운 토요타는 다시 한 번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을 이해하긴 쉽지 않다. 어떻게 그토록 수많은 거대기업들이 몇 년 앞을 예측하지 못하며 한꺼번에 골짜기에 빠질 수 있을까? 하지만 전기차는 미래기술의 한 단계를 지나고 있을 뿐이다. 과도한 예측과 터무니없는 분석이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지만 결국 자동차는 진화할 것이며 이는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가져올 것이다.

 

AI의 성장과 함께 가장 핫한 분야가 자율주행이다. 완전자율자행까지는 넘어야 할 난제가 많지만 유튜브를 통해 미국과 중국기업들의 자율주행 운행과정을 지며보면 그리 멀지도 않은 것 같다. 자율주행엔 센서, 레이더, 라이다 같은 최첨단 부품과 양질의 데이터, 실시간 통신장비가 필요하다. 또한 실시간 분석과 제어에 필요한 인프라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AI의 발달은 자율주행의 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실체적으로 테슬라와 웨이모의 로보택시는 미래 자동차의 시나리오를 한층 앞당기고 있다. 무엇이 되었든 미래 자동차는 상상이상의 것을 보여줄 것이다.

 

엔진 너머의 미래, 본 책은 전기차 캐즘을 중심으로 전기차의 미래 방향을 예측한다. 가격과 화재등 배터리에 얽힌 문제들을 중심으로 기술적 요인을 분석하며 정부 보조금과 고용불안과 같은 비기술적 요인을 해체하며 사회에 민감한 이슈를 꺼내든다. 내연기관은 사용자만 익숙한 것이 아니다. 디젤차를 생산하지 않겠다던 EU에서 갑자기 생산폐지를 연기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전기차 교체는 기업의 바람과는 달리 빠르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여전히 디젤과 가솔린, 하이브리드에 대한 선호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폭발적인 전기차 선호 역시 착시현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보조금 축소와 중국경기의 후퇴는 예측할 수 없는 변수다. 트럼프 역시 재임기간동안 전기차는 물론이고 세계 정치, 경제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그럼에도 전기차는 꾸준히 점유율을 늘릴 것이다. 저자는 엔진너머의 미래로 자율주행을 꼽는다. 현재 가장 핫한 하이브리드 시장은 5년 정도에 불과할 것이며 결국 테슬라와 중국기업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시대가 열릴 것이다. 자율주행엔 전기차가 가장 효과적이며 실용적이다. 결국 가격하락과 배터리충전, 인프라가 해결되는 순간 자동차는 새로운 문명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을 지금부터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무분별한 투자를 자제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야한다고 역설한다. 또한 수소차와 UMB와 같은 차세대 이동수단을 선점해야하며 이는 기업뿐만이 아니라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현대인류는 자동차 없이 삶을 보존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자동차는 엔진을 넘어 미래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다. 미래기술과 경제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엔진 너머의 미래를 통해 미래 시나리오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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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 자연스러운 삶을 위한 철학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에티카』 해설서
황진규 지음 / 철학흥신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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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은 앎을 더할 뿐이지만 지성인은 앎의 방향을 바꾼다. 지식은 삶에 대해 말해주지 않는다. 단지 지식만 쌓을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과 더불어 삶의 방향을 가르쳐주는 지성이다. 지금 가는 길이 어디이며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가에 대한 질문이다. 지성은 삶의 폭과 깊이를 넓혀준다. 지성은 곧 삶의 철학이다. 스피노자는 무엇보다 신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지성이라고 말한다. 스피노자에게 신은 생애를 통한 도전이자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다. 유대인으로 태어나 편안한 삶을 마다하고 안경알을 깎으며 어렵게 생계를 유지했던 스피노자, 그는 왜 그토록 신에 대해 고민했던 것일까? 그리고 그가 남긴 범신론과 자연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

 

신은 자연이다스피노자에 신은 자연이었다. 종교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대, 그의 말 한마디는 이적이자 이단이었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그의 선택을 바꾸지 않았다. 스피노자가 관심을 기울인 것은 자연이었다. 때가되면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꽃,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 크고 작은 파도, 주변엔 셀 수 없는 생명이 탄생되었다. 스피노자는 자연을 생산된 자연과 생산하는 자연으로 구분한다. 우리의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이 생산된 자연 곧 자연물과 자연현상이다. 스피노자가 관심을 기울인 것은 생산하는 자연, 곧 생산된 자연을 일어나게 하는 힘이다. 무엇이 꽃을 피우고 바람을 일으키며 크고 작은 세상을 변화시키는가? 자연은 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 자연스러운 힘이 곧 지성이자 신이다.

 

사물의 본 모습은 무엇인가? 자연물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 존재가 아니다. 우린 생산하는 자연을 볼 수도 알 수도 없다. 생산하는 자연은 무한한 연결과 마주침으로 이루어져있다. 결과는 연속적인 원인으로 인해 생성되며, 또 다른 결과의 원인이 된다. 우린 이를 이해하지도 해석할 수도 없다. 스피노자의 범신론은 이를 뒷받침한다. 세상 모든 것에 신이 깃들여있다. 그들의 연결과 마주침으로 알 수 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연출되며 인간도 그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곧 만물의 탄생과 소멸, 무한한 연결과 마주침이 세상이다. 세상은 있는 그대로 흘러갈 뿐 어떠한 의지나 목적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인간 중심의 문명이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통제하고 있을 뿐이다.

 

우린 왜 자유롭고 싶을까? 현대인에게 자유는 무엇을 의미할까? 진정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현대인들에 자유는 경제적 자유를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은 마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요술 지팡이 갔다. 하지만 부자들도 자신이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한다. 자유란 무엇인가?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다. 우린 자유롭지 못할 때 자신의 역량을 탓한다. 스피노자는 부자유를 필연적이거나 강제된다는 의미로 정의한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외부적 원인에 의해 결정되는 상태다. 필연적은 수동적이며 일방적이고 강제적이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규칙이다. 우리 삶은 규칙, 체계, 반복으로 이루어져있다. 반복은 필연적 삶의 핵심이며 이를 벗어나기 결코 쉽지 않다. 부자유한 세상이기에 평생 자유를 찾고 있는 것이다. 스피노자에게 자유는 자신의 본성의 필연성에 의해서만 존재한다. , 자기 자신에 의해서만 행동하도록 결정되는 것을 위는 자유롭다고 말한다,’-1, 정의7

 

우린 자신의 생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없이 떠오르는 생각이 곧잘 감정을 일으키고 행동의 원인이 된다. 또한 생각은 언어를 통해 의사를 전달한다. 언어는 인류의 강력한 무기다. 인류는 언어를 통해 문명을 일으켰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언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인류는 역사를 단어를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스피노자는 보이지 않는 자연의 힘을 통해 신의 존재를 새롭게 이해했다. 또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무척 세심하고 이성적으로 분류하고 판단했다. 스피노자에게 세상은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스피노자의 사상은 인간 존재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구는 인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또한 인류 문명을 위한 희생물도 아니다. 본 책은 생각을 멈추게 하는 수많은 스피노자만의 어록이 담겨있다. 특히 감정을 기쁨, 슬픔, 욕망으로 구분한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지혜는 삶의 이정표이자 철학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앎이 삶이되고 삶을 통해 앎을 확장시켜간다면 스피노자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들뢰즈는 스피노자를 철학의 왕자라 칭했다. 본 책을 통해 위대한 지성인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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