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위기 주식회사 대한민국
이현훈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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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말 위기일까? 트럼프의 등장과 함께 잠잠했던 위기론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 같다. 부동산 공화국이라 자부하는 대한민국의 위기론은 해마다 거론되는 단골메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측이 맞았던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투자는 그들과 반대로 하는 것이 정석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들릴 정도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의 위기론 역시 이와 다르지 않았다. 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유튜브와 경제지에는 삼성전자의 위기론이 크게 부각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예측이 빗나간 것 같다. 삼성전자는 오르기도 어렵지만 무너지기도 쉽지 않다. 문제는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다. 위기를 대하는 자세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AI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헤게모니가 펼쳐지고 있지만 대한민국엔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트럼프 2기의 집권과 함께 미국은 자국우선주의를 앞세워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정책을 펼치고 있다. 내수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 또한 철저하게 자국이익을 앞세울 것이기에 과거와 같은 기대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은 수출을 통해 성장을 이룬 국가다. 미국,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큰 성장을 이루었지만 둘의 교착상태는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위험요인이다. 결국 한국의 미래는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경제정책에 달려있다. 또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정치상황도 대한민국 미래에 그리 긍정적인 시그널은 아닐 것이다.

 

1만 년 전의 농업혁명과 200년 전의 산업혁명은 인류사를 뒤바꾼 대혁명이었다. 그리고 이제 세 번째 디지털 혁명이 눈앞에 와있다. 1900년대 컴퓨터와 통신의 발달과 2000년대 스마트폰에 이어 AI-로봇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AI는 미래의 먹거리가 아니라 인간의 노동과 정신을 대체하는 실질적인 경제의 주체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혁명은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단점과 기회창출이라는 장점이 상존한다. 결과가 어떻든 인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경제, 문화, 정치구조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사회, 노인사회, 양극화사회, 기후위기는 현대사회를 가늠하는 뉴노멀이다. 또한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자 위기의 본질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노인증가율 세계1위라는 불명예기록을 갱신중이다.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를 좌우하는 이들은 노인인구다. 그들은 자산의 80%를 차지하는 부동산을 손에 쥐고 막강한 경제권을 행사한다. 또한 절대적 인구 수치 덕분에 정치적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비생산적이지만 보건 의료를 비롯한 노인복지와 서비스에 엄청난 자금이 투여된다. 이는 국가성장을 저해하고 세대 간의 격차, 소득 격차를 늘리며 양극화의 원인들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양극화사회는 갈등과 대립을 부추긴다. 많은 난제들이 쌓여있지만 초고령화와 초저출산 문제의 해결 방법은 대한민국의 존망과도 연관되어 있다.


세계경제는 1920년대의 대공황과 유사한 압력에 직면해 있다.’2024920ECB총재 리가르드는 IMF연차총회에서 1920년대 대공황을 꺼내들었다. 리가르드는 무엇 때문에 그토록 큰 위협을 느꼈던 것일까? 저자는 2세계 대공황이라는 유령의 귀환을 통해 미국 패권주의의 진실과 중국경제의 몰락, 트럼프의 미국발 세계 대공황 시나리오를 꺼내든다. 트럼프는 스스로를 가상화폐 대통령이라 부르며 미국을 가상화폐 대국으로 만들겠다는 호언을 서슴지 않았다. 실제로 비트코인류는 트럼프 집권과 더불어 엄청난 시세를 분출했다. 그런데 그 이면엔 달러패권이란 장막이 감추어져 있다고 한다. 달러에 길들여진 미국경제는 달러가 무너진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기 힘들 것이다. 미국인과 미국에게 달러는 그 어떤 정책보다 우선적이고 필수적이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와 고관세 정책은 트럼프의 바람과는 달리 관세전쟁을 넘어 무역전쟁으로 번질 것이다. 리가르드는 트럼프 집권 전 과잉생산과 소비둔화, 주식시장의 붕괴, 통화량의 축소, 재정혼란등을 이유로 대공황의 데쟈뷰를 느꼈다. 트럼프의 출현이 그 시기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본 책은 1부 뉴노멀의 진단과 2부 대공황의 귀환, 3부와 4부에서 대한민국의 현 주소와 문제해결방안을 다룬다. 대한민국 소멸은 급진적인 초고령화와 초저출산으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문제의 중심엔 대한민국을 짓누르고 있는 부동산헤게모니가 존재한다. 빚으로 만든 부동산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그야말로 유별나다. 앞으로 부동산은 지속적으로 한국사회의 발목을 잡을 것이며 부동산문제는 재정위기는 물론 사회시스템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이해관계와 욕망, 정치권의 탐욕, 부동산은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고 위기 속을 헤치며 살아온 민족이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엔 끈끈한 힘이 있다고 자부한다. 출산, 교육, 부동산, 모두 사회시스템과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다. 공존하기 위해선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와 생존의 갈림길에서 우리의 선택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그토록 소중한 자녀의 미래도 포함된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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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는다는 것의 역사 - 우리는 왜 목욕을 하게 되었을까?
이인혜 지음 / 현암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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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면 신윤복의 단오풍정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19세기 단오는 세시풍속이었다. 세시풍속은 지금도 국가적 혹은 지역적으로 행해지는 풍속인데 설날에는 떡국을 먹고 정월대보름에는 부럼을 깨먹는 전통을 말한다. 5월 단오엔 창포에 얼굴을 씻고 머리를 감았다. 이는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평안을 기원하기 위한 조상들의 지혜였다. 단오풍정엔 멱을 감는 여인네와 그네 타고 수다 떠는 아낙네들이 등장한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조선시대 목욕은 심신의 피로를 달래는 것과 더불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온천으로 확대되었다. 좋은 온천을 찾으면 상을 준다고까지 했으니 씻는 것에 대한 위로는 왕으로부터 신하까지 특별한 행사이자 치유의 수단이었다.

 

누구나 목욕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있다. 어렸을 적 엄마를 따라가 욕탕에서 물장구치던 추억을 잊기 어렵다. 당시엔 목욕보단 때를 벗기는 게 우선이었다. 시커멓게 뭉그러진 때를 물로 씻을 때의 쾌감은 아직까지 잊히지 않는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 목욕 문화도 크게 바뀌었다. 그런데 목욕은 언제부터 인간에 유래된 것일까? 또한 목욕은 어떤 방식으로 흐름을 이어온 것일까? 목욕은 새벽마다 다니는 동네 목욕탕으로부터 최신식 사우나까지 여전히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본 책은 씻는 것의 역사를 소개한다. 씻지 않고 어떻게 살아왔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역사엔 수백 년 동안 씻지 않았던 시간이 기록되어있다.

 

1347, 검은 죽음이라 불리던 흑사병의 창궐은 질병과 범죄의 온상이라 불렸던 공중목욕탕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흑사병은 19세기까지 유럽을 덮쳤는데 당시 유럽인구의 1/3인 액 2,500만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흑사병의 원인이 물에서 솟아나는 공기에 있다는 파리대학교 의학부 교수들의 발표는 목욕문화를 완전히 거부하는 단계까지 이르게 된다. 15~16세기 유럽 왕들의 문헌엔 목욕에 대한 자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목욕 대신 옷을 자주 갈아입었는데 특히 앙리 4세는 악취를 감추기 위해 필요이상의 향수를 뿌리고 다녔다고 한다.

 

목욕의 기원은 3000년 인더스 문명의 모헨조다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존하는 모헨조다로 유적은 당시의 관개시설이 얼마나 발달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상하수도는 물론 실내 배수관과 목욕을 위한 방까지 구비되었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적과 마찬가지로 침략과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무너뜨려 버렸다. 그리스도 목욕을 활성화시켰지만 목욕문화가 꽃을 피운 때는 로마시대였다. 공화정을 추종했던 로마는 목욕을 통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다루었다. 4세기 로마에는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테르미아(대중 목욕탕)이 존재했다. 황제는 권력 유지를 위해 목욕권과 오일, 이발권을 남발했다. 당시 목욕에 대한 로마인의 열정이 얼마나 강렬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본 책은 목욕에 관한 거의 모든 역사를 다루고 있다. 1부에서는 모헨조다로의 목욕문화로부터 중세유럽을 거쳐 인도의 쿰브 멜라와 일본의 센토까지, 세계목욕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2부에서는 삼국시대로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한국의 목욕문화를 다루고 있다. 다양한 삽화와 사진, 고증적 자료가 이야기의 재미를 덧붙인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의 목욕 문화는 불교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는 제례의식과 풍속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눈여겨 볼 대목이 고려시대 송나라 사신 서등이 남긴선화봉사고려도경의 문구다. ‘남자와 여자의 분별도 없고, 의관을 언덕에 놓고 물굽이에 따라 몸을 벌거벗되 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고려의 자유분방한 목욕문화를 서술한 내용이다. 고려의 목욕문화는 성리학이 주를 이루었던 조선시대엔 완전히 폐지되었고 목욕은 질병을 치유하거나 심신의 피로를 푸는 용도로만 이용되었다.

 

21세기 목욕은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되었다. 대중목욕탕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집에서 간단한 샤워로 대체한다. 혼밥이나 1인가구의 증가와 같은 사회구조의 변화와 다양한 사회적 관점이 대체한 까닭이다. 또한 기존의 목욕이 정치적 이해관계와 질병치료에 집중되었다면 현대인에게 목욕은 피로를 풀거나 씻는 것 이상을 찾기 어렵다. 그런데 앞으로 목욕이 지속될 것인가? 저자는 목욕문화를 마무리하면서 전 세계적인 물 부족문제를 꺼내든다. 물 부족에 대한 이해관계는 국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결국 한정된 자원은 누군가에게 치명적인 고통을 안겨줄 것이다. 가끔 목욕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한국사회는 물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하지 않는다. 목욕의 낭만을 추억하기엔 우리가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일까? 하지만 목욕의 역사엔 인간의 농밀한 내면이 가득하다.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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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한다는 착각 - 나는 왜 어떤 것은 기억하고 어떤 것은 잊어버릴까
차란 란가나스 지음, 김승욱 옮김 / 김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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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하는 생각과 행동 그리고 선택이 어떤 기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을까? 그 기준은 자유의지, 즉 본인의 선택에 의한 것일까 아니면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의한 것일까? 우린 스스로의 선택을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대부분 기억이라는 틀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적인 반응이다. 뇌는 에너지 사용에 진심이다. 에너지를 무한정 공급받을 수 없기에 최대한 효과를 얻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왔다. 기억 역시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하루 24시간, 그중 12시간이상을 정보의 물결에 휩싸여 있다. 우리의 모든 감각은 뇌를 통해 인식되고 기억되며 재생된다. 하지만 모든 것을 흡수할 수 없다. 대부분은 버려지거나 폐기된다. 특히 반복적인 정보는 순간적으로 사라진다. 뇌의 이런 기능은 정말 중요한 사건이나 상황을 인지하고 기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자 활용방법이다. 뇌는 선택적으로 기억한다. 저자는 이를 우리가 생각하는 뇌에 대한 전제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뇌는 기억하기 위해 일을 하지 않는다. 뇌는 망각하기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은 왜 방금 한 일을 쉽게 잊어버리고 혼란에 빠지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준다.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 어떤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보관하고 어떤 정보를 프로그램화 할 것인지를 순간적으로 결정한다. 흔히 경험하는 자동차 키를 찾는 오류는 뇌 기능의 이상이나 노화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일상적인 뇌의 작용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작용을 정보간의 우위를 다투는 간섭현상이라 말하는데 문제는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기억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뇌의 획기적인 발견은 감각에 대한 뇌의 반응이 연쇄적이고 통합적이라는 것이다. 신경세포간의 연결과 신경 가소성은 환경변화나 유전적 발현에 따라 뇌 기능이 얼마든지 조절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그렇다면 눈에 띄는 기억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주의력의도를 강조한다. 주의력은 우리가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에 뇌가 우선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수많은 정보들 중 무엇에 주의력을 가질 것인가? 이를 보충하는 것이 의도다. 의도는 주의하고자하는 대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1972년 에스토니아태생의 심리학교수 툴빙은 인간이 두 가지의 기억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기억은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개체로만 인식되었다. 툴빙은 지식을 얻기 위한 의미기억과 특정 시간과 사건으로 돌아가 정신적 시간여행을 가능케 하는 일화기억으로 구분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일화기억은 경험이다. 인간의 기억은 학습과정 중 변형이 일어나더라도 기능 상실이 일어나지 않으며 사건을 서로 다르게 저장하고 색인을 붙여 통제한다. 또한 기억 저장소라 알려진 해마와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인공지능의 역할이 의미기억을 강화한다면 일화기억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기억이 아닐까?

 

본 책은 기억에 대한 오류와 착오, 잘못된 고정관념을 제시하고 있다. 1부는 신경세포의 역할과 전전두엽피질의 의미, 일화기억등 기억의 기본원리를 소개한다. 특히 기억의 회상이 인상적이다. 우린 어떻게 과거로 돌아가 당시를 기억할 수 있는가? 뇌의 공감각적 기능은 일화기억을 통해 이루어진다. 2부는 기억 그 이상의 효과와 현상을 이야기 한다. 특히 기억은 상상에 불과하다는 이론을 통해 환경과 신경구조와의 상관관계를 파헤친다. 우리의 기억이 진실일까? 뇌 과학자들은 단호히 거짓이라 말할 것이다. 뇌는 편의적으로 작동한다. 정보의 파편이 흩어지고 모여 새로운 정보를 생성한다. 또한 감정, 장소, 현재 상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우리의 일상은 현재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되고 새로운 기억으로 형성된다. 이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가르쳐주고 선택의 기준이 되며 신념을 만든다. 즉 기억은 고정적이지 않고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기억한다는 착각은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일상일수 있다. 하지만 기억은 서서히 그리고 순간적으로 우리의 고정관념을 해체해 버린다. 우린 기억이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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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세계사 미래의 역습 - 세상의 흐름을 결정할 혁신기술의 거대한 충격 17 10년 후 세계사 3
구정은.이지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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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사회화, AI에 급가속이 붙은 것 같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챗GPT가 대세로 자리를 잡는 줄 알았는데 량원펑의 딥시크가 판도를 바꿔버린 것이다. 같은 성능인데 가격은 1/30 정도라고 한다. 그동안 엔비디아의 독점에 속앓이를 했던 국가들과 기업들에겐 그야말로 희소식이다. 만약 올 한해 딥시크와 같은 플랫폼이 수개 이상 출현한다면 AI는 전혀 다른 시나리오를 전개할 것이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심리적 안정감 못지않게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10년 후 세계사, 미래의 역습 역시 이러한 기대를 충분히 반영하며 17가지의 미래에 관한 질문을 펼쳐놓는다.

 

1부는 기술이 이끄는 우리의 미래다. 로봇, 자율주행, 드론, 그리고 산업 전반에 펼쳐질 기술의 미래를 다룬다. 무엇보다 이들의 중심에 AI가 활용될 것임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정치, 경제 사회적 구조 또한 기존과는 다른 방법을 요구할 것이다. 그런데 중심은 문화의 변화가 아닐까싶다. AI는 수많은 콘텐츠를 통한 다양한 생성형 AI를 탄생시킬 것이다. 문화는 인간 삶의 방식과 밀접한 연관을 맺기에 AI의 활용도는 더욱 미래 산업을 알 당길 것이다..

 

2부에서는 미, 중간의 패권 정책을 다루고 있다. 최근 고율의 관세정책이 서로간의 벽을 쌓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미래 먹거리의 싸움이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이익 앞에선 오늘의 적이 아군이 되고 아군이 적이 될 수 있다. 중국 반도체의 성장속도도 놀랍지만 달러를 앞세운 미국의 패권 정책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적, 경제적 이슈로 부각될 것이다. TSMC를 앞세운 대만은 세계 화약고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는 세계 반도체 시장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헤게 머니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의 진보는 인류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 두렵기도 하지만 인간의 한계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도덕적 윤리적 문제가 새게 부각될 것이며 이는 국가 간, 지역 간, 기업 간의 패권전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반증하는 것이 3부의 주제 녹색 혁명이다. AI는 세상을 녹색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 AI를 제하고서 미래를 논하기 어려운 시대다. 엄청난 자본과 과학 기술이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지, 또한 인류는 이에 대한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지, 너무도 가파르게 다가오는 미래를 먼저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10년 후, 미래의 역습을 통해 그 질문을 먼저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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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다양한 우주가 필요하다 - 삶을 아름답고 풍부하게 만드는 7가지 우주에 관하여
앨런 라이트먼 지음, 김성훈 옮김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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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당연성이 존재할까? 인간 존재의 의미를 찾기 전에 우주와 지구의 존재의미를 찾는다면 훨씬 수월하게 인간의 본 모습을 알 수 있지는 않을까? 이론 물리학자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백 년 전 발표한 양자물리학도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린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되는 절대적인 진리라 여겼던 자연법칙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지만 자연법칙에 대한 새로운 고찰이 인간에 주어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은 실재에 대한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고 과학기술의 발전이 결국 또 다른 법칙을 탄생시키기 때문이다.

 

서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모든 관찰자에게 자연법칙은 동일하게 관찰된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다. 1632년 갈릴레이가 제안하고 아인슈타인에 정립된 물리학의 기본원리는 수백 년 동안 절대적인 신념과 같았다. 또한 자기모순이 없는 한 우주는 오직 하나만 존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영원한 급팽창이론과 끈이론은 기본 원리들이 서로 다른 속성을 지니면서도 자기모순이 없는 수많은 우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절대적이었던 자연법칙의 무효용성을 의미한다. 멀티버스 개념은 지식 한계를 넘어서 실재와 비실재에 대한 고찰을 요구한다. 다원우주, 멀티버스에 대한 개념은 우리의 상상력과 상관없이 확률이론의 비중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우리의 생존이 확률에 결정된다면, 생명체 탄생이 무한 반복에 의한 확률적 계산이라면 우리가 그토록 찾던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다원우주는 다른 나를 만난다는 영화의 한 장면보다는 생명체의 근원적인 고찰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본 책은 물리학자이자 인문학자인 앨런 라이트먼의 우주에 관한, 저자 특유의 풍부한 경험과 연구가 축적된 과학적 인문서적이다. 저자는 오전에는 과학자로 합리적 법칙을 가르치고 오후엔 문학을 가르치는 통섭을 실천하는 MIT 유일의 교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가 기존에 알던 우주론과는 전혀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우주로의 확장을 통해 앎의 범위를 넓히고 삶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준다.

 

암흑에너지는 우주에너지의 3/4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토록 흔한 에너지임에도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그 진면목을 알지 못했다. 물론 지금도 암흑에너지의 실체를 거의 알지 못한다. 헌데 다중우주 이론이 진행되면서 암흑에너지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게 되었다. 암흑에너지의 양이 실제보다 조금 더 컸더라면 우주는 팽창속도가 너무 빨라 항성이 생성 할 수 없었고 양이 적었더라면 우주 팽창속도가 급격히 줄어 원자는 생상이 되기도 전에 붕괴되었을 것이다. 암흑에너지의 미세조정은 말 그대로 확률이다. 그런데 누가, 어떤 경로로 이러한 미세조정이 일어났을까? 무수한 우주가 존재한다면 가능하다. 다중우주이론은 우리가 우연히 탄생한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우주에 대한 해석을 이토록 다채롭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수백경의 시간이 흐른 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은 우리에게 별 쓸모가 없다. 하지만 인간이 물리적 분자의 집합체에 불과하다거나 우리를 통제하는 뇌 기능이 전기, 화학작용이 전부라면 너무 삭막하고 건조하지 않은가? 우리에겐 기계적 이론 못지않은 심적이고 영적인 감동이나 경외감이 존재한다. 저자는 이를 인간은 합리성을 찬양하고 비합리성을 사랑한다라는 멋진 말로 표현하고 있다. 합리적인 인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우린 비합리적 사고와 생각을 훨씬 중요하게 여기기도 한다. 힉손보손과 대칭적우주, 영적우주와 시간에 대한 재해석, 어쩌면 우리가 알던 모든 지식을 해체해 새로운 우주에 대한 개념을 기억해야할지 모르겠다. 하늘의 별만큼 많은 우리의 신경세포 역시 우주와 가깝다.

 

본 책은 다양한 우주에 관한 이야기가 풍부하게 전개된다. 7가지의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소설처럼 쉽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결국 우주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 관한 이야기다. 지구가 지금처럼 존재하는 덕분에 인간이 존재이유가 설명이 된다. 확률이론은 삶에 더욱 애착을 갖게 만든다. 우연에 불과한 삶일지라도 인간은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며 특별한 의미를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세상을 만난다. 깊은 밤, 아름다운 별을 바라보는 순간에도 우리의 마음은 과학적 호기심과 영적 경외심을 동시에 갖는다. 인간에 대한 성찰을 이보다 아름답게 표현 할 수 있을까? 우주의 신비를 통해 본 인간 존재의 의미, 과학과 철학, 인문학을 넘나드는 저자의 탁월한 우주론을 만나길 기대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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