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카프카 단편선 소담 클래식 7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배인섭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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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한테 이런 일이? 누구에게나 올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 있는 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린 불편한 관계를, 불확실한 미래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혐오하기에 항상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울타리를 준비한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가 인간 존재를 위한 하나의 큰 울타리인지도 모르겠다. 예측할 수 없는 운명, 운명이 신비하고 아름다운 것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인류는 예측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해 그토록 가혹한 흔적을 남기려하는 것일까? 운명에 대한 애찬은 운명이 알 수 없다는 것에 대한 특별한 메시지일 것이다. 실존주의는 나에 대한 운명적 고찰로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린 태어나면서부터 불안했고 평생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카프카는 부유한 유대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프라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결핵으로 고통스러운 말년을 살다간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육체적 고통보다 아버지와의 내적 갈등을 무척 힘들어했는데 그의 세 작품 화부, 선고, 변신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한 아들의 표면적, 내면적 의식을 다루고 있다. 변신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지만 곤충으로 변한 아들에 느끼는 부모의 감정과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현실적으로 교차되면서 무척 심란하고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 무능한 부모, 철없는 여동생, 오직 자신의 의지와 힘만으로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그레고르는 눈을 떠보니 다리가 여러 개 달린 몸이 둥그런 곤충을 변해있었다. 하지만 그레고르는 자신이 곤충으로 변했다는 사실보다 직장에 대한 걱정에 온 정신을 쏟고 있었다. 이제 누가 가족을 돌봐야 하지?

 

변신은 해학적이라기보다 슬픈 개인의 자화상 같다. 어둡고 침침한 방안에서 가족에게 잊혀가는 먹이만을 탐내내는 혐오스러운 곤충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비통하고 원망스러운 운명이다. 하지만 그레고르는 단 한번도 자신에 주어진 운명을 비관하지 않는다. 오히려 곤충으로 변한 아들과 오빠에 대한 가족의 불편함이 사건의 중심을 이룬다. 결국 그레고르의 변신은 가족에게 새로운 삶이란 희망을 선물한다. 한 사람의 죽음이 가져다 준 운명이 이토록 가혹하다면 카프카는 변신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을까? 첫 번째 작품 화부의 주인공인 카를 로스만은 더욱 극적이다. 과부와의 불편한 관계로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아 타국으로 떠나야했던 카를로스만은 우연히 화부를 만나 처음으로 자신이 해야할 일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된다.

 

부조리한 삶을 볼 수 없었던 카를은 화부의 인생이 곧 자신에 닥친 삶의 일부임을 느끼고 선장에게 가차 없이 화부의 사정을 변론한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그의 의지와는 다르게 흘러간다. 거의 희박한 확률로 수십 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외삼촌을 만난 것이다. 친족과의 만남은 곧 신분상승을 의미했고 순식간에 달라진 자신의 지위를 인식한 듯 카를은 예상치 못한 삶의 전개에 당황하게 된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던 아들로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인생을 마주하게 된 카를에게 화부는 마지막 선택이었다. 그가 보트를 타며 마주한 외삼촌은 넘실거리는 피도만 바라보고 있었다. ‘화부가 나를 위해 맡았던 역할을 이 남자가 과연 대신해 줄 수 있을까?’

 

하룻밤에 완성했다는 선고는 카프카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고 한다. 선고는 카프카의 실존적 고통을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낸다. 가부장적 아버지를 벗어날 수 없었던 게오르크는 결국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힘을 잃고 죽음을 선택한다. 아버지를 거스를 수 없었던 게오르크의 운명은 어떤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을까? 선고, 화부, 변신은 아들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카프카는 운명에 맞서 자신을 내세우는 인물이 아닌 운명이란 부조리에 빠진 아들의 표상을 통해 실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세 아들은 카프카의 분신이다. 하지만 변신을 통해 모두에게 희망을 선물하게 된다. 부조리한 운명이 결국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힌 것이다. 존재의 위기, 갇힘, 탈출, 낯선 공간, 세 작품에선 실존적 느낌을 주는 강한 이미지들이 연출된다. 우린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운가? 운명에 맞선 자신의 의지는 무엇인가? 결국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갈 것인가? 변신은 시대적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삶의 부조리와 실존적 고뇌를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하게 묘사한 세 작품을 적극 추천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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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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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시달리는 많은 이들이 불안한 감정을 견디지 못하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견디기 어려운 심적인 압박감, 호흡의 어려움, 신체적 불균형, 불안은 마치 지금 모든 것을 빼앗고 무너뜨릴 것 같은 공포를 체험하게 한다. 또한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자아에 대한 죄책감과 관계의 부재등 사회관계에서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가져온다. 불안을 삶을 몹시 불편하게 만들며 몸과 마음을 쉼 없이 괴롭힌다. 하지만 불안한 감정이 부정적이기만 할까? 불안은 생존을 위한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일 뿐이다. 불안을 통제할 수 없는 이유는 불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안은 스스로의 생각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는 감정상태다. 어떻게 해야하나? 스스로 문제를 통제할 수 없다는 두려움은 불안의 원인이나 두려움을 느끼는 회로는 뇌의 정상적인 기능이다.

 

뇌는 의심스러운 상황이나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신체를 방어하기 위해 공포신경망을 활성화한다. 이때 뇌의 두 영역이 깊은 관여를 하게 되는데 감각정보를 받아들이는 시상과 공포반응을 처리하는 편도체다. 시상은 의식과 각성을 조절하고 감각정보와 운동을 전달하는 중계하는 기관이다. 시상에 전달되는 모든 감각은 편도체로 전달되며 편도체는 두려움과 같은 감정을 조절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편도체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위협 신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억에 정서적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또한 위협적 인식으로부터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출하여 신체 변화를 촉진한다.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은 심장과 호흡, 근육에 영향을 미치며 이들의 결과로 우리의 신체, 정신, 행동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땐 문제가 없지만 스트레스 반응이 지속된다면 호르몬불균형이 심화되어 감정, 신체, 행동에 대한 불안이 지속된다.

 

불안을 통제하기 위해선 불안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이다. 우린 매 순간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지만 정작 불안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사실상 거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불안을 먼저 이해하게 되면 불안이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다. 본 책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불안에 대한 이해다. 우린 누구도 불안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심각한 질병, 죽음, 통제력 상실, 공황, 호흡곤란과 같은 신체적 이상과 같은 통제력을 가질 수 없는 경험은 불안의 주원인이다. 하지만 원인에 대한 이해보다 감정과 신체의 반응에만 치중하다보니 치유가 쉽지 않다. 불안은 뇌 기능의 작용과 신경계를 지배하는 호르몬의 불균형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불안에 대한 해석이 훨씬 쉬워진다. 우선적으로 시상과 편도체,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불안이 빠르게 사라진다.

 

본 책은 불안의 이해로부터 불안이 발생하는 다양한 원인을 추적하며 불안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인간은 어떤 시점에, 어떤 기질과 환경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양한 불안요소를 경험하게 된다. 문제는 위협적이거나 좋지 않은 기억이 편도체에 쉽게 각인되어 다양한 방법으로 트리거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회적 불안이든 질병불안이든 불안에 대한 원인은 결국 사고방식이나 주의집중방식에 대한 공포반응으로부터 시작된다. 불안은 통제할수록 위로 튀어 오른다. 마치 수조안에 있는 공처럼 누를수록 튀어 올라 고통을 배가시킨다. 저자는 불안에 대한 해결책으로 유용성과 수용을 강조한다. 유용성은 불안한 생각은 수많은 생각의 하나일 뿐이며 튀어 오른 불안을 스스로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라는 것이다. 수용은 불안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불안을 통제하려 들기보다 불안의 존재를 허용하는 것이다. 불안은 우리에게 필수적인 감정이며 불안을 감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라는 표현이 무척 인상적이다.

 

불안은 감정이며, 정서적이고 심리적이며 신체적인 경험이다. 불안은 내재적 위협이 아니다. 불안을 없앨 수는 없다. 또한 마음속의 코끼리처럼 제어하기도 어렵다. 저자는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신경계 진정기법을 소개한다. 복식호흡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신경을 이완시킨다. 도한 점진적 근이완법으로 몸을 긴장상태에서 풀어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의 습관이다. 적절한 수면, 좋은 음식, 건강한 운동, 여가생활, 인간관계의 활성화는 불안에 대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불안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다고 마음까지 풍요롭진 않는 것 같다. 오히려 경쟁과 비교우위의 삶이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우린 수많은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하지만 불안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 불안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책은 불안에 대한 깊은 이해와 다양한 해결방법을 디테일하게 제시하고 있다.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한 도전에 큰 힘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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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의 에밀 메이트북스 클래식 26
장 자크 루소 지음, 강현규 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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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보다 큰 가방 메고 학교로 향하는 아이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왜 이렇게 많이 가지고 다니냐 라고 반문해보지만 별다른 말없이 빠르게 뒤돌아서 달려갑니다. 그래, 우리도 그랬으니까. 지금이라고 뭐 다를 게 있겠어. 하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변해왔습니다. 그런데 유독 변하지 않는 곳이 있다면 교육환경인 것 같습니다. 과거엔 많은 것들이 부족하고 경쟁자들이 많아 경쟁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면 현재는 훨씬 적은 인원임에도 경쟁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훨씬 지독한 경쟁우위의 사회가 아이들에게 숨도 쉬기 어려운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1762년 루소는 서슬 퍼런 가톨릭교회의 권위가 살아있는 시대에 교육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을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 교육에 대한 특별한 철학이 부재했던 당시에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었고 대부분은 세습적 풍토를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루소는 에밀을 통해 종교적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어버린 것입니다. 루소의 교육철학은 아이를 사회의 작은 부속품으로 만드는 교육을 거부하고 자연 속에서 자유인으로 길러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이었습니다. 루소는 합리주의를 극히 배격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지닌 개인으로서의 자유를 가장 높이 평가했고 이를 통해 자아를 성찰하길 간절히 원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의지대로 교육받고 행복을 누릴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평생 박해를 받고 추방과 망명을 반복했지만 루소의 뛰어난 철학적 성찰은 교육사상에 큰 기틀을 남기게 됩니다.


본 책은 에밀의 주요내용을 중심으로 유아기, 유년기, 소년기, 청소년기, 청년기의 완성으로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아기 때 교육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루소는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맞닥뜨리는 환경, 습관, 감각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말합니다. 환경은 아이의 삶을 감싸는 첫 울타리고 습관은 반복되는 작은 선택의 축적이며, 감각은 세상을 인식하는 창이자 배움의 문입니다. 특히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연에 의한 교육은 절대개입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합니다. 자연은 교육이 달성해야할 목표입니다. 루소는 식물의 예를 들어 식물이 곧게 자라지 못하도록 방해한다고 수액의 흐름을 바꿔놓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이를 자연적 습관이라 말하는데 인간도 좋지 않은 상태가 지속될지라도 상황이 변하면 결국 자연의 본성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루소는 교육을 습관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 자연의 본성에 부합하는 아이로 기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루소의 교육철학은 자연과 연결되어있습니다. 자연은 모든 것의 기준이 되고 인간이 갖추어야 할 최고의 환경입니다. 이는 루소의 유년기의 교육에서도 강하게 드러납니다. 우린 어떤 아이를 키울 목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까? 사회 도덕적 의미가 희색 되고 변질되어가는 시기에 아이들의 삶에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지 교육자들은 누구보다 가장 잘 알 것입니다. 현대사회는 자연을 만나기 위해선 번거로움 발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그나마 어렸을 적 공동체를 통한 경험이 대부분이고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자연은 빠르게 사라져갔습니다. 아이는 한 인간의 완성체입니다. 간혹 우리의 생각과 결정이 아이에게 세상의 모습을 반복하고 있진 않는지 질문이 필요합니다. 감각을 익히고 감정을 다루는 교육과정이 포함되어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루소는 청소년기를 이야기하면서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내면의 성찰을 요구합니다. 자아에 대한 발견, 타인에 대한 배려,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보다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18세기 유럽은 여전히 봉건주의와 종교의 색채가 강한 시기였습니다. 사회시스템에 반한다는 것은 엄청난 수모와 굴욕을 감당해야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루소는 교육이전에 인간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린 어떤 인간으로 성장해야하는가? 아마도 교육의 가장 큰 모순은 성취와 성장의 딜레마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아도 성장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어떤 아이로 성장하길 원하십니까? 올바른 질문은 올바른 아이를 성장시킵니다. 우리아이에게 가장 좋은 인생의 선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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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물리학 - 일상과 세상을 다시 이해하는 힘
다구치 요시히로 지음, 오시연 옮김, 정광훈 감수 / 그린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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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별들, 초기인류는 어떻게 시간을 이해하고 천체를 측정하며 삶의 방식을 이해하려했을까? 수많은 관찰과 시도 끝에 도달한 결론은 자신의 주변은 일정한 규칙과 규정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또한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은 예측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자연은 경이로움뿐만이 아니라 인류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가르쳐주었다. 자연의 이치, 곧 물리의 탄생이다. 물리를 아는 것은 세상을 아는 것이다. 또한 인류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해답이 될 것이다.

 

수세기를 거치면서 물리학은 실체적인 과학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힘을 다루는 역학으로부터 최첨단 제품에 필수적인 전자기학, 그리고 지구의 모든 움직임을 관할하는 열역학까지, 위대한 과학자들의 관찰과 발견으로부터 빠른 진보를 가능하게 하였다. 본 책은 고등학교 물리학을 중심으로 역학과 전자기학, 열역학, 파동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역학은 힘과 운동을 다루는 분야로 비교적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힘에 관해선 대부분 설명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지만 역학엔 속도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1장 역학에서는 질량을 중심으로 관성의 법칙, 등속직선운동, 포물선운동, 양력, 운동량과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역학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분야가 포물선 운동문제다. 공기저항이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작다고 하면 물체는 포물선을 그리며 움직인다. 그런데 포물선 운동은 자유낙하운동의 변형이다. 갈릴레이의 낙하운동과 다른 부분은 물체에 초기속도가 주어졌다는 점이다. 던져진 물체는 공중에서 중력의 영향만 받으며 궤적은 중력에 의해 결정된다. , 궤적을 그리는 동안에는 중력에 이외에 어떤 힘도 작용하지 않기에 포물선 운동도 자유낙하운동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물선 운동의 핵심은 수평으론 등속도 운동을 수직으론 등가속도 운동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이다. 포물선 운동은 폭탄의 궤적을 맞추기 위해 오랜 기간 군사 연구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정밀유도무기가 나오면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 포물선 운동을 스포츠경기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가 전자기학이다. 전기와 자기의 흐름과 세기를 직접 눈으로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기는 최근 가장 핫한 분야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2차전지, 데이터센터, AI의 핵심 주제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를 이해하는 것은 실생활뿐만이 아니라 미래 과학을 예측하는데도 탁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2장에선 전하와 전기력, 전력과 로런츠 힘을 설명하고 자기장과 전가기파를 살펴보고 있다. 3장은 열역학 1법칙과 2법칙, 열기관에 대해 다룬다. 물리학은 실체적인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에도 용어의 나해함과 해석의 부족으로 쉽게 접근이 어려웠다. 또한 공식이나 법칙을 통한 물리학적 접근은 과학적 관찰이나 원인에 대한 근원적인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본 책은 물리학의 기초를 중심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물리학적 지식을 선보인다. 세상은 더욱 빠르게 진보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과학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무엇도 물리적 특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물리는 인류에 커다란 힘이자 에너지 그리고 삶의 방향을 만들어주고 있다. 어쩌면 자연은 인간에 유용한 삶의 이치를 가르쳐주고 있진 않은가? 기초물리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쓸모있는 물리학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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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양자역학 - 아무도 모르지만 누구나 알아야 할
프랑크 베르스트라테.셀린 브뢰카에르트 지음, 최진영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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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양자의 시대다. 인공지능과 더불어 가장 핫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양자란 용어는 사용한지가 100년을 훌쩍 넘긴다. 막스 플랑크의 양자론을 시작으로 아인슈타인, 닐스보어,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와 같은 천재과학자들이 양자이론에 매달렸지만 고전물리학을 넘어서기 어려웠다. 물론 양자역학을 이용한 과학발전은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양자역학이 부각된 것은 극히 최근의 현상이다. 양자역학이 다시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AI와 더불어 미래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AI는 마치 인류의 미래와 희망을 포장하고 있는 것 같다. 덕분에 잊혔던 영자역학도 양자컴퓨터와 함께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양자는 인류에 어떤 문명을 안겨줄 것인가? 또한 과학기술은 인류문명을 어디로 이끌어 갈 것인가?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지만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 사실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양자역학은 자연현상을 이해하는 고전물리학을 벗어난 학문이다. 뉴턴의 물리학이 눈에 보이는 거시세계를 이해하고 다룬다면 양자역학은 원자나 아원자와 같은 미시시계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양자역학을 고전 물리학과 같은 사회문화의 일부로 평가하는데 인간의 진화와 역사와의 관계, 무엇보다 인류의 성장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고 말한다. 인류는 자연과학을 통해 혁신을 이루었고 고전 물리학을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여 왔다. 그런데 양자역학의 등장과 함께 모든 것이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기도 한 이중성이 나타난 것이다. 입자와 파동의 구분이 애매해졌다. 상자속의 고양이에 대한 슈뢰딩거의 역설은 측정을 하기 전엔 시스템이 어떤 허용상태에 있는 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는 양자 중첩현상을 나타낸다.

 

최소한의 양자역학은 20세가 초반에 탄생한 양자역학의 탄생과 기원에 대한 이야기, 우주 물질을 이해하는 과정에 어떻게 양자역학이 필요하게 되었고 과학 기술이 인류의 미래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양자역학의 과거를 돌아보며 자연과학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 첫 출발이 16세기, 네델란드의 다빈치라 불렸던 시몬 스테빈이다. 저자는 스테빈을 본 책의 주인공이라 평가한다.2000년 동안 갇혀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믿음을 단 한 번의 실험으로 깨버렸기 때문이다. 스테빈의 실험은 평범했을지 몰라도 기존의 생각을 뒤집고 관찰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증명한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했다. 본 책의 일관된 주제는 기존의 이론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중세 자연과학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목격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다. 그리고 스테빈 이후 350년 흐른 뒤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는 세상을 뒤흔들어놓을 새로운 이론을 내놓았다.

 

본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과학의 역사서 같다는 것이다. 어려운 수학적 공식을 배제하고 양자역학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과학자들이 선택한 이론을 쉽게 풀어간다. 특히 당시 과학자들의 입장과 배경, 부족한 과학기구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발견을 이루어 왔는지, 그야말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린 그들에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 인간이 자연을 설명하기 위해 수학을 발명한 것이 아니라, 수학이 바로 자연의 언어다. 수학 덕분에 결과가 객관적이고 불변하며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결과를 도출한다. 또한 과거도 미래의 예측도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갈릴레이는 물리학을 수학으로 변환했다. 그리고 그의 강력한 이론 뒤에 아이작 뉴턴이 등장한다.

 

에미 뇌토는 대칭에 관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대칭은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자연법칙이 오직 하나 따르는 법칙이 대칭이다. 대칭이 깨지면 물질의 다양성으로 인해 질서와 구조가 생긴다. 부분보다 전체 합이 크다는 창발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리처드 파인만은 양자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라 단언했다. 양자역학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의 뇌가 현실적 구조를 벗어나기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엔 우리가 알 수 없는 무한한 일들이 일어난다. 지구를 우주 안의 경계선이라 말할 수는 없다. 지구의 모든 것은 우주의 일부로 우주에 관한 모든 법칙의 적용을 받는다. 단지 보이지 않고 알지 못한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양자 또한 이해하기 보단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도 당시엔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통해 만유인력을 증명하기까지 무려 30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양자 역시 언젠가는 이론으로 증명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양자로 펼쳐질 세상의 변화다. 알 수 없다는 두려움과 기대는 언제나 인류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최소한의 양자역학은 양자이론을 배우기에 무척 적합하다. 저자의 탁월한 해석과 양자이야기는 곁에 두어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양지이론에 대한 놀라운 책을 소개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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