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번영,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악의 번영 - 비판적 경제 입문서
다니엘 코엔 지음, 이성재.정세은 옮김 / 글항아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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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경제학은 ‘악의 근원지’ 일까? 과연 자본주의는 더 이상의 효용성을 증명할 수 없는 것일까? 코엔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사회악은 이미 번영일로의 길에 들어섰다. 아니 너무 번창해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 사회과학의 일부로 시작한 경제학이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을까? 우린 왜 경제학의 이면에 대해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경제학은 인문학을 넘어 종교적 현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뛰어난 철학가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지속가능한 사회를 유지하기위해선 지금의 경제학만으론 분명한 한계가 보인다. 맹목적인 믿음 뒤에 따르는 고통은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변수다. 경제학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양화란 세계화를 의미하는 것인가? 놀랍게도 찬란한 문명들이 서양화란 그늘에 가려 무수한 짓밟힘을 당했다. 중국이 그랬고 인도가 그랬다. 하지만 21세기 세상의 쏠림은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성장, 그리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비상은 분명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린 그들의 성장 뒤에 숨겨있는 어두운 이면을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자전거 한 대씩을 사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자동차 한 대씩을 보유하게 된다면 지구는 생존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우려하는 바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성장을 멈추게 할 어떠한 명분도 찾지 못하고 있다. 코엔은 사이버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신흥강대국에서 뿜어대는 열기로 인해 노후된 서양화의 폐해가 우리를 뒤덮을 것이라 경고한다.

로마의 몰락과 함께 중세 암흑기가 도래한다. 당시의 유럽은 전쟁과 기근 그리고 질병이 세상을 초토화시킨 시절이었다. 부족한 식량과 인구문제는 항상 유럽인들이 해결해야할 생존의 조건이었다. 그들이 외부로 눈을 돌린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당시 중국은 아프리카까지 항해를 할 정도로 뛰어난 과학문명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화약을 만들었지만 폭탄을 제조할 줄 몰랐고 나침반을 만들었지만 항해엔 관심이 없었다. 몽고의 침략에 고민하던 황제의 결정은 결국 서양화를 부추긴 꼴이 되고 말았다. 이에 반해 12세기와 18세기 사이 어느 시점에 유럽에선 부가 부를 낳은 자기촉매과정이 탄생하게 된다. 흔히 말하는 계몽주의와 르네상스 그리고 산업혁명의 부흥이다.

코엔은 현대 경제학이 차지하는 비중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추적한다. 특히 갈수록 첨예해지는 도덕적 논란과 근거가 없는 금융상품의 폐해를 예로 들며 앞으로 인류의 집단적인 자기파멸을 경고한다. 그 중심에 생태계의 파괴가 있다. 생태계는 그동안 인류를 괴롭혀온 문제와는 관점이 다른 문제다. 어떻게 되었든 모든 것은 지상이나 지하로 사라졌지만 근원적인 자원은 고찰의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누구도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했지 전 인류적인 호소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강대국일수록 이러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그는 생산성 상승으로 가격이 낮아지는 만큼 ‘쉽게 쓰고 버리는 경제’가 세상을 휩쓸고 있다고 말한다. ‘소비’가 미덕이라는 경제의 오래된 논리가 지구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거의 없다해도 무방할 것이다.

‘악의 번영’은 상당히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무려 12장에 달하는 코엔의 해박한 지식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담고 있으나 너무 많은 것을 한곳에 보여주려한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의 총명함은 우리들이 알지 못했던 경제학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꾸어 준다. 피하지 못할 두 가지의 종속변수가 항상 우리를 괴롭혀 왔다. 바로 인구와 토지문제다. 맬서스의 법칙이 더 이상 효용가치를 잃어버렸을 때 우린 새로운 세계에 대한 충분한 고찰을 가져야만 했다. 하지만 파티를 깰 어떠한 명분도 끼어들 틈이 없었다. 위기는 항상 풍요 속에서 탄생한다. 세계사를 전환시킨 대부분의 전쟁은 번영과 평화 속에서 발생했다.

과연 전 지구적 커뮤니케이션은 존재하는가? 애덤스미스의 이론은 여전히 막강한 힘을 발휘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역사는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새로운 현상을 태동시킨다. 제3세계, 사이버세계는 인류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공존과 번영의 길목에서 과연 지구인들은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코엔교수의 뛰어난 경제학적 고찰과 서양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고려해볼 시간이다. 패러다임은 자신이 보고 싶은 세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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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이 답이다 - 생각을 성과로 이끄는 성공 원동력 20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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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1%만 다를까? 상당히 많이 다르다. 하지만 우린 무엇이 다른지 굳이 비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한마디로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겠냐 하는 비아냥거림과 자만심이 잠시나마 언짢았던 기분을 덮어둔다. 왜 베스트셀러인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안고 있는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원한다. 그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공인된 베스트셀러에 눈길을 돌린다. 하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왜 자기계발서들은 나오는 수량에 비해 제몫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문제는 너무 꿈에 부풀어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가슴 벅찬 꿈만을 심어준다. 진정 당신의 문제가 꿈이 없어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일까?

꿈이 없는 사람과는 대화도 하지 말라 라는 교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위한 자신과의 결심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최소한의 피드백이라도 하고 있는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의 저자이자 심리학 교수인 이민규님의 ‘실행이 답이다.’란 책이 출판되었다. 그는 세상이 포괄적인 문제에 너무 일방적인 해답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실행’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격언은 실행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알려준다. 좋은 꿈도 원대한 이상도 계단 하나를 올라가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꿈은 높게 가지되 현실은 극히 보수적이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하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위해서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선 상당한 이견이 존재한다. ‘언제쯤이면 당신의 목표가 이루어질 것 같나요?’ ‘글쎄요, 한 10년, 아니면 40대 중반’ 대략이라는 예측은 정확한 목표가 아니다. 목표를 달성하기위한 접근 방법에 ‘역산 스케줄링’을 시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역산 스케줄링은 수치(목표달성 년도)를 정해놓고 역으로 이루고 싶은 일들에 대한 목표를 계산하는 것이다. ‘99퍼센트의 사람들은 현재를 보면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고, 1퍼센트의 사람만이 미래를 내다보며 지금 무엇을 행동할지를 결정한다.’ 왜 꿈만 가지곤 안 되는지, 우리에게 필요한건 자신을 벼랑 끝에 세울만한 정확한 데드라인이다.

자기비하는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줄 수 없다. 흔히 말하는 생각의 차이라는 관점을 자신의 현실에 접목시킨다면 시도하는 모든 일을 ‘실험’이라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실험은 실패한자만이 성공을 얻을 수 있는 창조적 행위다.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누구의 행위인가? 안 될거라 미리 단정 짓는 자기암시와 불가능한 이유를 늘어놓는 뻔뻔스러움이 당신의 앞길을 막고 있다. 에디슨은 모든 것을 실험으로 규정했다. 그랬기에 수천 번을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으며 그가 창조한 대부분의 발명품들이 부산물로부터 얻어진 것을 알게 된다면 실험은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위한 가장 실천적인 행위이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엔 롤링 12번, 1억부 이상이 팔린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의 저자 잭 캔필드와 마크 한센 33번, 100편의 소설이 2억부이상이 팔린 루이스 라모르 350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가? 세계적인 작가들이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한 횟수다. 이들의 성공을 눈앞에서 본 출판사들로서는 자신들의 무능함에 속만 태우겠지만 그들은 자신을 믿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인물들이다. 모든 관계 특히 설득의 단계엔 임계의 법칙이 있다. 아무리 바위 같은 사람도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이 있다. ‘할 만큼 해봤다고’ 수많은 세일즈맨들이 늘어놓는 고민은 자신에 대한 의무감이 지배적이다. 마지막 한 번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기회였다면 그동안 당신의 수고는 아무런 대가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인생은 실패 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할 때 끝나는 것이다.’ 닉슨의 말이 폐부를 찌른다.

같은 말이지만 다르게 받아들일 때가 있다. 그때가 이 말을 듣고 싶을 때다. 분명 실행이 답이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목표가 명확하지 않아서다. 분명 바뀌고 싶은 인생인데 분명 성공하고픈 인생인데 왜 우린 지배적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일까? 일의 우선순위에 대한 개념,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무엇보다도 스스로에게 절박한 이유를 찾아내는 것이 실행에 대한 답이다. 결심-실천-유지, 누구에게나 같은 조건이지만 문제는 실행뿐이다. ‘1% 실행하면 100% 달라진다.’ 1%가 다른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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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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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목을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 이라고 지었을까? 성난 마녀의 복수일까? 왕자에게 사랑을 빼앗긴 일곱 난장이의 질투였을까? 아쉽게도 마녀와 일곱 난장이는 본 소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백설 공주를 발견한 곳은 어두운 지하실이었다. 그녀는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자폐증을 앓는 소년의 보호를 받았다.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표현은 못했지만 누구보다 그녀를 보호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또 한 남자, 미성년자 살인죄로 10년 형기를 꽉 채운 토비아스가 출소한다.

외부와 단절되어있는 조그만 동네 알텐하인이 들썩거린다. 토비아스가 돌아온 것이다. 그를 놀래게 한건 마을 사람들의 조소와 비아냥거림이 아니었다. 쓰레기더미로 뒤덮인 마당과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자신만이 고통을 받았다는 생각은 등이 굽은 아버지의 수척한 얼굴을 보며 깡그리 사라져 버렸다. 고통은 남아있는 자에게 더욱 잔혹했다. 멀리 떠나버릴까 생각해 보았던 토비아스는 집을 지키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그의 자존심이 잃어버렸던 10년을 강하게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사건을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폐쇄된 군 비행장 철거작업 중 사체가 발견되고 중년여성이 고가도로에서 떨어져 수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사건을 진행하던 강력계 형사 피아는 일련의 사건들이 토비아스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이미 종결된 10년 전의 사건을 들추어본다. 토비아스는 미성년자를 살인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10년형을 선고 받았다. 헌데 그는 끝까지 살인을 부정했고 검찰은 사체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너무 명백한 심리적 증거들로 인해 살인죄로 판결을 받았다. 뭔가 꺼림칙하다. 피아의 직감은 보덴슈타인 반장을 자극했고 둘은 미궁의 시간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자유분방한 에밀리가 등장한다. 이제 성인식을 며칠 앞둔 그녀는 식당에서 보조 일을 하며 얼른 베를린으로 떠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술렁거리는 마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 챈 그녀는 모든 원인이 토비아스에게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다. 도대체 알텐하인 주민들과 토비아스는 무슨 원한을 가진 것일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그녀 앞에 가슴을 설레게 할 정도로 매력을 지닌 토비아스가 나타난다. 토비아스는 자신의 마지막 연인이자 살해된 스테파니와 놀라울 정도로 닮은 에밀리에게 연정을 품게 된다. 둘의 관계는 이 소설의 중심이자 사건을 해결하는 유일한 열쇠로 작용한다.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엔 다수의 인물이 등장한다. 토비아스에게 우호적이었던 테를린덴가와 자신을 오랫동안 사모해왔다던 나디야, 그리고 누구보다 세상에 헌신적이었던 여의사 라우터바흐, 그리고 자폐증을 앓는 티스와 라르스가 등장한다. 전혀 다른 인물들에게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의외로 그들은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굳은 집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통속적인 이기심과 극한 공명심의 발로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맹신한다. 반전의 주인공이 된 라우터바흐 원장의 이중성은 우리들이 품었던 연적에 대한 분노와 그리 다르지 않다. 어쩌면 너무 철저하게 자신을 숨긴 대가치곤 곤혹스러울 정도로 결말이 싱겁다는데 문제가 있다.

자신을 가장 사랑한다고 했던 사람이 자신에게 살인죄를 뒤집어씌운다면, 그리고 10년 후 사실이 밝혀진다면 당신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나디야의 역할은 의외로 순진한 구석이 많다. 충분한 시간과 토비아스를 끌어들일만한 재물과 능력이 있었음에도 우유부단한 결정력 때문에 쉽게 꼬리를 잡힌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갑자기 역전된데는 친구들의 배신(?)이 결정적이다. 10년을 함구해왔던 그들이 갑자기 경찰에 자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공포 심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이 역시 다소 의외의 선택이다. 백설 공주는 티스의 보호아래 10년 동안 미라로 있었다. 토비아스를 둘러싼 알텐하인 주민들의 음모와 담합은 팽배해있는 현대사회의 극한 이기주의를 연상케 한다. 테를린덴이라는 절대 권력자를 위한 희생양이 된 것이다.

스릴러 소설의 백미는 반전이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뚜렷한 반전이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예측이 가능할 정도의 전개가 펼쳐진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마지막 장을 넘기지 않고선 책을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구성력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등장인물의 성격묘사와 사건의 진행 속도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눈앞에서 투영된다. 스릴러 소설의 진정한 매력은 긴장감이다. 왜 슈피겔의 추천소설인지, 아마존 베스트셀러인지, 분명한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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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중미전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중미전쟁 - 환율, 무역 그리고 원가를 둘러싼 21세기 세계대전!
랑셴핑 지음, 홍순도 옮김 / 비아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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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최악인 경우는 보도에 대한 공정성에 있다. 공정성에 대한 평가가 독자에게 있다면 독자 역시 나름의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독자는 완벽하게 언론에 통제되어 있다. 결국 정보의 시비는 언론만이 가능하다. 정해져 있는 게임의 룰을 바꾼다는 것이 애초부터 가능한 일일까? 어두운 권력의 그림자들은 사회 전반에 평지풍파를 일으킨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만 권력의 그림자들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조용히 있다 사라져버리던지 다시금 기회를 기다린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현실이 이렇지 않을까? 많이 알면 좋을 게 없다.

서브프라임이 대단한 이유는 전 세계 국가가 공통적으로 미국의 탐욕에 가차 없는 채찍질을 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몰락, 붕괴, 침체, 대공황, 모든 이들이 하나같이 미국의 탐욕을 꾸짖고 비이성적인 금융정책을 손가락질하고 있다.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권력이 강할수록 상처가 깊다고 했던가, 상처를 입은 미국이 어떻게 변화될지 가끔씩은 두려움이 앞선다. 미국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들은 과거보다 더욱 집요하게 승리방정식을 만들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들은 위기론에 도취되어 있다.

절대강국 미국을 제국주의라 평하는데 주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 영국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17세기를 지배했다면 미국은 다양한 금융정책으로 돈이 마르지 않는 국가라는 칭호를 받을만한 뛰어난(?) 업적을 달성했다. 비록 수많은 약소국가들이 고통을 받았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결과를 내놓았고 약소국의 위기를 발판으로 제국주의의 기틀을 다져나갔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유일한 대항마였던 소련마저 90년대 붕괴했다. 어쩌면 미국은 그들의 자본자유주의 사상을 핵심으로 세계제국을 꿈꾸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들은 누구의 침략이나 침입을 받지 않았다. 스스로 공멸을 자초한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와 동아시아 국가들이 떠오른다. 그들은 오랫동안 세계사의 중심을 이끌었으나 한 번도 게임의 룰을 만들지 못한 국가들이다. 유럽마저 미국의 금융위기에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세계의 시선은 한 곳으로 몰린다. 바로 중국이다. 최근에야 산업화의 도로에 올라탔지만 성장속도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미수출 물량이 GDP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입장에서도 미국의 몰락은 결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문제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론 중국 역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대중국 전략은 집요하리만치 계획적이고 산술적이다. 총성 없는 ‘중미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중미전쟁’ 저자 랑센핑은 국제금융학의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또한 중국내의 인지도도 뛰어나 신화통신은 그를 중국 10대 화제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그의 이론은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상당히 비판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그는 중국출신의 유력한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미국의 치밀한 그림자전략을 주목한다. 위안화 평가절상에 따른 환율전쟁과 그 뒤를 이을 무역전쟁, 그리고 탄소배출권과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세계가 공모하고 있는 원가전쟁등을 중심주제로 다룬다. 그의 전략적 분석은 상당히 전문적이고 뛰어나다.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시나리오는 중국뿐만이 아니라 이미 몇 차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동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유효할 것이다.

‘중미전쟁’의 핵심은 중국인들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 자산거품에 빠져있다. 이에 대한 증거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와 기득권층들은 단연코 거품을 부인한다. 미국은 중국인들의 허장성세를 노리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태국, 일본, 베트남등과 같이 재정위기를 키울 거품을 만드는 것이다. 위안화 절상은 금융개방이라는 미국 최대의 전략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저자는 중국의 위기에 관한 동아시아국가들의 거품시나리오를 적나라하게 증명한다. 특히 20년째 일어서지 못하는 일본에게 다시금 결정타를 날린 토요타의 몰락을 예로 들면서 절정에 달한 미국의 정치적 책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과연 중국의 저가 상품이 미국의 전략을 벗어날 수 있을까? 허술한 중국의 법망을 미꾸라지처럼 빠져가는 다국적기업을 중국이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중미전쟁’은 21세기 자본주의의 핵심을 볼 수 있다. 어렴풋하게 알던 미국의 패권주의와 금융자본주의의 비열함, 성장에 가려진 중국의 거품, 그리고 탄소배출권을 둘러싼 중미간의 대격돌, 세계지배권을 차지하기 위한 중미간의 치열한 공방은 현재진행형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탄소배출권에 대한 현격한 정치적 이해관계다. 다시 한 번 게임의 룰을 지배하려는 미국의 술책과 이를 거부하려는 중국의 방어책, 지구온난화라는 문제와 더불어 탄소배출권은 향후 첨예한 정치적 이슈가 될 것이다. ‘중미전쟁’은 세계인들에겐 위기와 기회가 상존하는 시공간이다. 중미사이에 낀 우린 어디를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탁월한 통찰력을 볼 수 있는 랑센핑의 중미전쟁, 그 서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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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중미전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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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까지 아프리카는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의 다른 국가들과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사실상의 보호무역과 정부의 규제가 아프리카의 성장률을 유지해 온 것이다. 하지만 1980년대가 들어서면서 모든 것이 뒤바뀌어 버린다. 한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년6%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바탕으로 선진국의 턱밑까지 다가갈 때 아프리카 국가들은 70년대보다 못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점점 빈곤과 기아에 휩싸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재정적 지원을 받기위해 국제기구의 문을 두드렸고 IBRD를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들과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은 철저하게 그들의 체제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다. 결국 아프리카는 극심한 내전과 더불어 자유시장의 최대 피해자가 되고 만다. 반면에 상당한 보호무역과 정부의 규제 하에 금융정책을 펼쳤던 동아시아 국가들은 놀라울 정도의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자유 시장정책으로 부자가 된다는 자유 시장 옹호론자들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빈부의 격차는 입장의 차이에 따라 전혀 다른 견해를 보일 수 있다. 자유시장주의자들은 빈부의 격차는 자본주의가 발전하기위해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일 뿐이며 오히려 더욱 부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부자들의 투자가 파이를 키울 것이며 커진 파이를 통해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논리를 펼친다. 하지만 소득 불평등의 심화로 성장률이 오른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부는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합리적인 이기주의 이론이 부자들에게는 정확히 들어맞는 이야기지만 사회적 측면에서 부의 집중화는 결코 좋은 생산성과 성장률을 가져올 수 없었다.

2008년 금융위기는 위기의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아무리 뛰어난 수학자나 물리학자 만들어 놓은 금융상품이라고 해도 이해할 수 없다면 ‘독’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겨준 것이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금융시장에 대한 의견이 자유 시장에 가깝다는 점이다. 어려울 때 정부의 지원 한방이면 모든 것이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모럴해저드와 함께 과도한 레버지리를 수반한 금융상품은 분명히 재고되고 사라져야할 부분이다. 성장일변도라는 경제적 과제가 무분별하게 금융시장을 키워왔다면 자유시장주의자들은 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곳은 금융시장밖에 없다는 하소연을 한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난 후 종이화폐가 사용될 곳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인데 금융시장은 분명 지금보다 훨씬 투명하고 정부의 규제를 받아야 하며 덜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적 균등은 공정사회란 말과 함께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들 중의 하나다. 특히 교육을 통한 기회의 균등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데 과연 이러한 기회균등이 결과의 균등까지로 이어지느냐 하는 것은 분명하게 집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균등하다고 가난한 아이가 대학을 들어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사회적 보장이나 결과 균등한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기회균등은 평등사회라는 시선을 한 몸에 받을 것이다.

자유 시장 경제를 추구하는 최고 국가를 손꼽으라면 단연 미국과 영국이다. 하지만 지금의 그들 역시 처음부터 자유 시장체제를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산업혁명시대의 영국과 19세기의 미국은 철저하게 보호무역과 높은 관세를 중심으로 자국의 산업을 보호해왔다. 그리고 그들 기업이 혼자 일어서게 될 때 이제야 눈을 뜨고 있는 국가들에게 자유 시장논리를 받아들이라 협박을 해왔다. 30년 이상 세계를 이끌어온 자유 시장 자본주의는 경제학적 관점이 아니라 다분히 정치적인 색채가 강하다. 주주의 최고 가치를 주창해온 GM의 몰락은 그들이 진정 자유 시장을 옹호했는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결국 가진 자의 권력과 힘은 영속성이라는 그물에 걸려 스스로를 자멸에 빠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장하준 교수는 자유시장자본주의가 자본주의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한다고 말한다. 세상은 어느 누구의 독점에 의해 이루어지지도 않을 것이며 그렇게 만들 수도 없기 때문이다. 자유 시장 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의 하나에 불과하다. 우린 보다 현명한 자세를 지닌 채 흐름에 대한 통찰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왜 부자는 갈수록 부자가 되고 왜 가난한 사람은 갈수록 가난해 지는 것일까? 자유 시장 자본주의에 대한 맹렬한 비판과 보다 나은 자본주의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다시 한 번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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