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심리해킹이다
강미정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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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제품을 사야할까? 물건을 고르기 위한 당신만의 전략은 무엇인가? 당신은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물건을 고르는가? 소비 후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 소비는 자본주의 핵심적 가치다.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경제는 물론이고 생존에 대한 욕구마저 사라질 것이다. 소비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채워준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을 것이다. 소비는 감정을 다스리고 감정에 의해 소비가 이루어진다. 또한 소비를 통해 자기만족을 실행하고 성장과 성공이라는 자본주의 핵심결과물을 만끽하게 된다. 소비는 마치 모든 걱정과 시름마저 잊게 해줄 정도로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과연 소비의 중심은 누구일까?

 

나도 모르게 소비에 이끌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정말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는가? 특별한 물건이나 광고에 유독 눈길이 떠나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도대체 무엇이 우리의 지갑을 여는 것일까? 답은 무의식에 있다. 소비는 인지적 과정이 아니다. 소비는 우리의 부족함, 결핍, 욕망들을 채우기 위한 무의식적인 욕구다. 무의식을 이해하면 우리가 무엇을 갈망하는지, 왜 상대와의 비교에 관심을 갖는지, 감정적 패턴이 어떻게 소비를 유도하는지를 알 수 있다. 무의식은 단순한 패턴을 따른다. 익숙함을 신뢰로, 결핍을 충동으로, 불안을 행동으로 전환한다. 본 책의 핵심 주제는 이 흐름을 이해하고 설계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마케터의 관점에서는 소비자의 무의식을 파고드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소비자는 설득당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강요나 설득에 의해 구매를 한다는 것은 이상하리만치 비정상적인 인식을 느끼게 만든다. 질이 좋지 않더라도 자신의 의지에 의해 선택한 물건에 대해선 충분한 만족을 느낀다. 마케터는 소비자의 말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한다. 그들이 무엇을 잃을까 두려워하는지, 무엇을 얻고 싶어 하는지, 그 틈새를 설계해야한다. 즉 마케터는 고객의 욕구와 두려움, 편리함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통해 움직여야한다. 또한 고객의 마음을 열기 위해선 먼저 자신의 질문 방법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고객은 익숙함에 길들여있다. 이는 본능적인 뇌의 에너지 절약과도 관련되어있다. 익숙함은 편리함을 가져다주고 편리함은 신뢰라는 소비패턴을 만든다. 또한 인간은 생각과 행동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같은 경로, 같은 소비패턴은 불확실성을 제거한다. 이는 반복적인 습관이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질적인 경험과 낯선 것과의 만남은 심리적 불편과 경고, 불편을 유발한다. 익숙함과 반복적 패턴은 무의식으로 비롯된다. 우린 이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만족을 느끼며 자신의 소비에 정당성과 당위성을 부여한다. 또한 재구매를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확인한다.

 

마케팅은 심리해킹이다. 우리가 알았던 대부분의 소비 뒤엔 이를 조작하는 설계자가 존재한다. 그들은 구체적인 심리기법을 활용해 제품의 구성과 이미지를 편집한다. 양이나 질은 물론이고 포장지의 그림이나 광고효과를 통해 수없이 소비자의 감각을 두드린다. 결국 무의식은 반복적 효과에 항복을 선언한다. 그 대표적 판매기법을 활용하는 매장이 다이소다. 1000원 샵으로 알려져 있지만 매장의 구성은 백화점을 방불케 한다. 다이소는 고객의 행동과 인식을 본인이 선택하도록 구성되어있다. 다이소의 첫 전략은 가격부담을 줄여 소비의 망설임을 제거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보물찾기라 불리는 발견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정도 가격이면 충분히 괜찬아 라는 확신성과 더불어 고객의 상상력을 부추긴다. 그리고 물건으로 가득한 장바구니는 비교우위를 조장한다. 다이소는 판매를 유도하는 점원이 없다. 오직 고객이 선택하고 발견하고 구매한다. 그리고 장바구니에 가득한 물건을 보며 스스로의 결정에 만족한다. 하지만 대대분의 물건은 사용되지 않고 창고에 쌓인다.

 

온라인 플랫폼은 전쟁터다. 구매 전 방문만으로도 알고리즘이 작동해 원치 않는 광고와 이미지들이 우후죽순 화면에 띄워진다. 그리고 우리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혹 클릭이라도 한번 하게 되면 구매버튼을 누를 확률이 배가된다. 이는 아주 편리하게 구성된 결제시스템과도 연관이 있다. 소비에 대해 반감을 가지진 않는다. 소비는 인간에 필수적인 욕망의 분출구이자 생리적이고 심리적인 완충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이상의 소비 뒤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순간의 만족도 중요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가는 어쩔 땐 가혹하리만치 잔인하다. 본 책은 인간의 무의식 속에 감춘 소비패턴을 읽어 내기위한 심리적 기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기업인이자 마케터로 심리해킹 기법을 통한 마케팅을 소개한다. 그의 선택은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린 결국 모두 보이지 않는 시스템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신은 설계자인가, 아니면 설계당하는 사람인가? 저자의 마지막 말에 대한 답이 삶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불편하지만 사실적인 심리해킹에 대한 소비전략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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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야마다 사토루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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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 대한 욕구는 사회성장과 비례한다. 오프라인으로만 느꼈던 맛의 느낌을 온라인으로도 얼마든지 느낄 수 있는 시대다. 풍부한 식재료와 가공육, 디테일한 요리법들이 sns를 통해 매시간 공개되고 경쟁한다. 이에 질세라 기존 언론들도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의학지식과 건강 상식을 매일 쏟아낸다. 마치 먹거리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음식은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절대적 요소일 뿐 아니라 본능적인 생존 욕구다. 원시인류와 같이 먹거리를 찾아 헤매지는 않지만 현대 인류에게 먹거리는 또 다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과잉섭취가 시대적 문제로 대두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비만은 일찍부터 사회적 문제로 가시화되었다. 70년대 비만원인을 지방섭취에 두었다면 최근엔 탄수화물을 비만과 질병의 원인으로 주목한다. 신체를 구성하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중요성은 달리 말할 필요가 없다. 한데 왜 수천년 동안 인간에 엄청난 에너지를 부여한 탄수화물이 급격하게 문제가 된 것일까? 밀과 곡물, 옥수수를 자연에서만 섭취했다면 대사질환이 이렇게까지 확장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과도한 당질의 출현이다. 식품과학의 발전이 인간에 필요한 당을 거의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탄수화물은 당질과 식이섬유로 구성되어있다. 포도당은 대사 작용을 통해 신체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당은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있고 인간의 몸은 당에 무척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당이 부족하면 피곤함과 무력감이 찾아온다. 또한 뇌기능의 저하와 우울증, 심하면 저혈당으로 쓰러지기까지 한다. 무엇보다 당은 행복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해 보상심리를 자극한다. 문제는 과도한 당 섭취다.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간을 거쳐 혈액으로 들어가 모든 세포 수용체와 결합하여 대사 작용을 진행한다. 또한 여분의 당질은 간과 근육, 내장에 축적되어 다시 에너지로 사용되는데 문제는 혈액에 남아있는 당이다. 고혈당은 혈액 속에 포도당이 축적되어 당화색소, 당뇨, 동맥경화, 심근경색, 치매, 뇌졸중, 심부전등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이 된다.

 

당이 왜 문제가 되는 가는 우리의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매일 먹은 음식을 분석해보자. 우린 세 끼니를 먹고 과자, , 음료, 디저트등 당질이 폭발적으로 들어있는 부식을 시도 때도 없이 섭취한다. 또한 야식을 비롯해 배달 음식 등엔 엄청난 양의 당과 나트륨이 포함되어있다. 밀키트와 1회용 음식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생활이 편리해짐에 따라 거의 매일 가공식품에 의존한다. 아무리 당을 조절하고 싶어도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저자는 하루 당질 섭취량을 70~130g 으로 제한할 것을 권장한다. 밥 한끼에 90g의 당질이 들어있다고 하니 얼마나 적은 당을 섭취해야하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탄수화물은 한 번에 끊기가 쉽지 않다. 요요현상으로 폭식할 우려가 증가한다. 적절한 식단은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지방을 늘리는 구성이 필요하다. 또한 당질 함량이 많은 음식을 적은 함령으로 교체하거나 단백질과 지방을 섞어 요리하면 훨씬 건강한 식단을 구성할 수 있다. 탄수화물엔 소량의 식이섬유가 들어있다. 또한 야채나 채소를 곁들인다면 훨씬 풍요로운 식사를 할 수 있고 저당에도 효과적이다. 본 책은 탄수화물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특히 탄수화물 과잉섭취에 따른 비만과 다이어트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당을 줄임으로써 건강한 식단을 만들어 보다 나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식사 전 과일을 먼저 먹는 경우가 많다. 과일 속 과당은 과자와 비슷한 수준의 당질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음식을 섭취한 후 혈당속도를 측정하는 GI지수가 매우 높다. GI지수가 놓은 식품은 급격하게 혈당을 올려 신체에 많은 부작용을 양산한다. 저자는 혈당상승을 막기 위해 단백질을 먼저 먹고 마지막에 천천히 GI지수가 낮은 현미나 호밀빵류 섭취를 권장한다. 또한 빵에 버터를 바르거나 흰공기밥 대신 다양한 재료를 섞은 볶은밥을 추천한다. 혈액 속에 남은 과당은 중성지방으로 변해 지방간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적당한 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본 책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탄수화물에 대한 궁금증을 해설과 그림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내용들이 기득하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곁에 두고 꾸준히 읽어야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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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까이 죽음을 마주했을 때 - 자녀 잃은 부모의 희망 안내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지음, 오혜련 옮김 / 샘솟는기쁨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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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우리에게 수많은 가능성을 주고 있다. 죽음도 마찬가지다. 죽음은 생의 완성이자 졸업이며, 또 다른 출발을 위한 작별인사이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 전의 종결이다. 죽음은 위대한 변화다.’ 죽음은 삶의 변화만큼 다양하다. 우린 태어남을 알 수 없듯이 죽음을 예고할 수 없다. 죽음엔 상실과 고통이 따른다. 하지만 죽음은 남겨진 자들에 생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우린 죽음을 통해 삶에 다가선다. 인간 본성을 만나고 근원적인 질문에 답을 한다.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인생에 던지는 메시지는 생의 시간만큼 유한하다. 하물며 아이의 죽음엔 어떤 의미가 존재하는가?

 

어린아이의 죽음은 거론하기 힘든 주제다. 죽음이란 노화를 연상하는 단어이기에 어린아이의 죽음은 마치 모든 생각의 흐름을 멈추고 단절시키는 충격을 가져온다. 하지만 우리 주변엔 알지 못하는 수많은 죽음이 일어나고 있다. , 불치병, 사고, 자살, 어린아이의 죽음은 가족들에게 씻기 어려운 고통과 상실감, 죄책감, 무기력, 절망을 안겨준다. 인간은 심리적 안정감을 통해 고통을 승화시키고 내면적 성장을 이끌어 새로운 희망을 받아들인다. 우린 타인의 아픔을 받아들이는 이들에 의해 성장한다. 공감으로부터 희망이 싹튼다. 위로의 말 한마디가 삶을 일으키고 곁을 허락하는 마음이 생명을 지켜나간다.

 

아이의 죽음 뒤엔 부모와 가족들의 상실과 애통이 뒤따른다. 저자는 너무 애통이 큰 나머지 자신을 추리지 못하고 실성하는 정도에 이른다면 이를 허락하라고 충고한다. 상실의 고통은 의사가 처방하는 진정제로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키며 수년 동안 죄책감과 무기력에 빠져들어 또 다른 병을 유발한다. 죽음은 저항하지 않고 마주해야한다.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인정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형제, 자매간의 죽음이라면 아이들에게 떠나는 형제의 모습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어린 아이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하지만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살아가야할 날에 대한 성찰을 위해 죽음에 대한 인식이 더욱 중요하다. 상실과 애통의 감정치유는 죽음을 대하는 필연적 조건이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다. 외로움을 감추기 위해 다양한 페르소나를 이용하지만 여전히 내면적 외로움을 감추지 못한다. 외로움은 죽음 앞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죽음과 마주하기 위해선 타인의 공감과 시선이 필요하다. 그들은 고통을 이해하고 있으며 생에 대한 이해가 특별하다. 또한 죽음이주는 메시지를 알고 있다. 죽음 앞에선 부모와 형제들에게 이들은 천사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묵묵히 곁을 지켜주며 고통을 이해하고 조용히 주변 일을 정리한다. 무엇보다 삶의 단순함과 경건함 그리고 생이 주는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랑은 타인을 보살피는 것이라는 실천적 의미는 생이 주는 가장 중요한 선물이자 신의 메시지와 동일하다.

 

죽음을 삶의 끝이라는 생각은 처절하리만치 고통스럽다. 죽음에 대하는 자세가 특별한 이유는 우리에겐 삶이 한번이듯이 죽음 또한 단 한번이기 때문이다. 본 책을 통해 아주 가까이 죽음을 느낄 수 있다. 저자 엘리자베스는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자 죽음학의 효시로 죽음에 관한한 세계적인 사상가다. 그녀는 세계 각국을 돌며 불치병과 암, 에이즈, 사고등을 통해 죽음을 앞둔 이들에 위로와 위안을 가져다주었다. 저자는 수많은 상담과 편지를 통해 무너져가는 이들의 마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가슴 뭉클하고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은 무엇일까? 무거운 주제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나가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희망 안내서로 교체된다. 죽음은 삶의 위대한 변화를 가져온다.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삶의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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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 혁명 - 맛은 즐기고 칼로리는 낮추는 비밀
레이첼 허즈 지음, 장혜인 옮김 / 인라우드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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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중심을 형성하는 의식주는 사회변화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과학기술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기업들은 매년 소비자의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한다. 급격하게 변하는 소비심리에 맞춰 AI를 이용한 맞춤형 소비분석 또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개인마케팅을 중심으로 한 sns와 유튜브의 성장은 소비뿐만이 아니라 삶의 모든 부분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정 개인은 일반화를 넘어선 자신만의 패턴을 형성한다. 특히 먹는 것에 대한 욕구와 욕망이 그 어느 시기보다 강하게 분출되고 있으며 사회적 이슈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식욕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너무 많이 먹어도 너무 적게 먹어도 문제가 발생한다. 먹는 것은 갈망 못지않게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린 먹는 것에 대해, 먹고 있는 음식의 특질과 관계에 대해 상당히 무관심하다. 정보는 넘치는데 연계성이 부족하다. 중구난망의 건강상식도 한 몫을 차지한다. 특히 식욕과 신체의 역학관계, 뇌 기능과 정서적인 반응, 무엇보다 행동관계와의 상호성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이는 단지 음식을 배만 채우는 것으로 해석하는 결과다. 음식은 생각보다 훨씬 우리의 감정과 정서 그리고 행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식욕 혁명의 원제는 Why you eat, What you eat. 왜 그리고 무엇을 먹느냐는 곧 자신의 정체성을 의미한다.

 

신경미식학은 뇌와 음식, 먹는 행동관계의 이해하는 학문이다. 음식에 따라 좌우되는 감정과 정서, 행동의 이해관계를 다루고 반대로 감정과 정서에 의해 바뀌는 식습관을 연구하는 분야다. 이는 갈수록 구체화되고 세분화되는 음식과 신체와의 조화가 어떻게 삶을 유지하고 바꿀 수 있는 지를 설명할 수 있다. 감정이나 행동은 뇌의 심리적 기제에 의해 통제된다. 뇌기능의 혁신적인 발전은 감각에도 적용되어 최근 미각과 후각을 통한 신경구조 연구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맛은 신경세포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1만여 개의 맛봉오리를 지닌 초미각자들에겐 미각세포 못지않게 혀 감각의 풍미 또한 특별한 감각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

 

맛있다란 말 만큼 우릴 행복하게 해주는 단어도 드물 것이다. 맛있다는 느낌은 모든 고민과 시름을 잊게 만든다. 또한 행복을 만드는 기적의 열쇠와 같다. 통증을 줄여주고 사랑과 공감의 감정을 일으킨다. 당은 대부분 탄수화물을 통해 몸으로 공급된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단맛에 길들여있다. 하지만 생존에 필요한 단맛도 과용하면 치명적인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과도한 당 섭취는 인슐린 저항성을 생성하여 당뇨, 심혈관, 간지방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을 제공한다. 단백질을 통해 섭취되는 짠맛 또한 인류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미각이다. 단맛, 쓴맛, 신맛, 짠맛은 인간이 지닌 최강의 네 가지 맛이다. 어쩌면 인간은 맛을 느끼기 위해 음식을 섭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맛만큼 우리의 정서를 움직이는 것도 드물다.

 

이 책을 통해 꼭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가 후각이다, 후각은 풍미에 관한 이야기다. 맛을 입으로만 느끼는 줄로 알았는데 냄새 또한 식욕에 굉장히 중요하다. 사고나 질병으로 뇌의 후각신경이 끊어져 뉴런의 재생이 어려운 환자는 맛의 의미를 잃어버린다. 그들은 풍미를 잃어버렸다. 풍미는 입 뒤쪽의 작은 구멍, 후방후각으로부터 느껴진다. 맛봉오리의 맛과는 달리 풍미는 음식의 냄새를 통해 뇌에 각인된다. 베이컨을 맛보기전 냄새만으로 충분히 침이 고이고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풍미가 제대로 작동하는 결과다. 풍미는 인간만이 지닌 고유한 감각으로 먹을 때, 그리고 숨을 내쉴 때 후각으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진화적 선물이다.

 

본 책은 맛과 음식, 식습관을 중심으로 식욕과 마음, 정서와 행동 간의 이해관계를 다루고 있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신경과학자로서 음식관련 기업의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그래서인지 음식과 사회적 이해관계, 특히 식습관이 개인의 감정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양한 자료를 예시하며 소개하고 있다. 사회적 측면에선 소비와 윤리라는 다소 상반되는 기업들의 속사정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마음에 변화하는 식욕을 설명하면서 저칼로리 음식과 유기농에 대한 함정, 과식을 피하기 위한 식습관의 재배치등 음식에 대한 개인적 오류를 과학적으로 풀어낸다. 우린 스스로 원하는 것을 먹는다고 하지만 진실일까? 우리가 먹는 음식은 몸과 마음을 지배한다.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는 곧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정보다. 식욕 혁명을 통해 그 진실을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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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고 쓰다 - 뇌기반 독서심리치료
오수아 외 지음 / 책과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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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다양성이 늘어나지만 마음의 안정과 평화는 더욱 뒤로 밀려나는 느낌이다. 정보의 노출빈도에 비해 외로움과 고독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은 현대사회의 역설이다. 극단으로 치닫는 개인화도 큰 몫을 차지한다. 이젠 각자도생이란 말이 그리 심각하게 들리지 않는다. 오죽하면 이타적인 주제가 특별한 메시지로 인식되고 있을까? 우린 간혹 가던 길을 의심하며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막막한 세상은 주변을 살피게 한다. 의미를 찾기 어려운 시대다. 무엇이 잘못되어가고 있는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혼란스러운 세상 그리고 아프고 고통 받는 마음, 우린 어떻게 살고 있으며 살아갈 것인가?

 

독서는 마음을 읽고 마음에 글을 쓰는 작업이다. 독서는 내 마음을 알아가는 것,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내는 것, 그리고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독서엔 인내가 필요하다. 시간은 성숙한 자신의 모습을 찾는 독서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무엇보다 독서는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가져다준다. 고전 한마디에 마음을 다독이고 시 한 구절에 고통을 승화시킨다.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로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 독서는 자신이 필요한 만큼의 지식과 지혜를 전달해준다. 아무리 많은 양을 주어도 받아들이는 그릇이 작다면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독서는 끊이지 않은 샘물처럼 필요한 자에게 삶의 지혜를 선물한다.

 

독서는 몸과 마음의 조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시각과 청각, 몸짓과 손짓, 그리고 뇌의 인지와 기억, 회상, 추론, 상상등 우리 몸은 대부분 독서를 위해 특화되어 있다. 특히 뇌는 생각과 감정 행동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뇌기능 연구와 발전은 심리학의 변화를 가져왔고 신경세포 연구는 심리학을 보다 객관적인 학문으로 전환시켰다. 신경세포와 더불어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호르몬 역시 감정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이제 마음을 다루는 심리학은 뇌의 역할을 통해 보다 근접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그리고 독서는 뇌와 심리학의 균형과 조화를 다룰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추천되고 있다. 뇌기반 독서침리치료는 이러한 자료들을 중심으로 심리학과 독서, 뇌과학과 독서 그리고 마음과 독서의 연결을 이야기 한다.

 

우린 기억의 구성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기억의 표현에 대해선 알고 있다. 언어는 자신을 규정할 수 있는 문명의 증거다. 특히 언어에 대한 심증은 자아 정체성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가 곧 자신임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언어는 생각하는 것 보다 깊이 각인되어있다. 특히 감정과의 이입은 자신에 주어진 삶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깊은 상처와 상실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글자는 흔들리는 나를 잡아주고 지친 나에게 평안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를 붙잡는 시 한편이 있다면 이미 심리치료가 시작된다.

 

본 책은 독서를 통한 심리치료 방법을 소개한다. 10인의 저자들은 저마다의 사례를 예시하며 독서가 어떻게 자신을 변화시켰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교육을 받으면서 느꼈던 감정과 심리치료 상담사로서 심각한 감정문제를 겪고 있는 환자들에 적절한 독서 치료법을 제시한다. 특히 심리치료를 위한 책 소개가 돋보인다. 나의 심리상태를 호전할 수 있는 책을 고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는 불안과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의학처방을 통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내면적인 치유는 결국 자신을 만나는 방법이 최선이다. 그리고 개인에 맞는 독서를 통해 마음을 다독이고 메타인지를 통해 자신을 객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불안한 감정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평소 자신의 내면에 대해 꾸준한 관찰을 해온 사람이라면 불안에 대한 인지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감정을 내려놓을 수 있다. 특히 왜 이런 감정에 쉽게 빠져드는지. 뇌의 기능과 심리학적인 연결을 수용한다면 보다 근원적인 치유가 가능하다. 독서는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독서를 통한 뇌 인지기능의 활성화는 훨씬 안정적인 심리적 환경을 제공한다. 누구나 황혼기가 찾아오고 나이듦과 노화라는 과정을 겪게 된다.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독서는 이런 과정을 묵묵히 수용하고 받아주는 좋은 친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또한 변화하는 사회를 대처하는 가장 훌륭한 동반자로 삶의 의미를 되찾게 해줄 것이다.

책은 가장 조용하고 변함없는 벗이다.’ 찰스W.엘리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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