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절세를 한번에 잡는 채권투자 바이블 - 금리 역습의 시대, 채권으로 부자되는 법
마경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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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채권은 자본시장의 양대 산맥이다. 주식은 매시간 시세를 확인할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채권은 주식에 비해 비인기 투자처다. 아무래도 개인의 주식비중이 채권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자본시장 전체규모는 채권시장이 주식시장보다 훨씬 크다. 흔히 채권은 운용사나 연기금과 같은 거대 자본이 투자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최근 etf의 활성화는 개인의 채권에 대한 새로운 투자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한국경제는 완전히 다른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고금리가 꺾이고 물가가 잡히면서 미국경제는 초호황을 누리며 주식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지만 한국경제는 서서히 그리고 급격하게 침몰중이다. 특히 주식시장은 연일 신저가가 연출중이다. 경제 펀더멘탈도 차이가 있지만 자본에 대한 투자 다양성도 문제로 부각된다. 특히 개인들의 과도한 주식투자는 현금흐름을 막는 가장 큰 요인이다. 또한 채권의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주식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개인은 어떤 투자전략을 가져가야할까? 또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금리인하는 어떤 시그널을 보여주고 있는가?

 

이제 채권시대가 시작된다. 채권은 금리와 아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채권은 시간가치와 매각차이로 수익을 낸다. 만기까지 보유하고 있을 경우 표면이자와 원금이 지급된다. 만약 금리가 내려간다면 채권가격이 상승한다. 원금 상환기간을 뜻하는 듀레이션은 금리와 만기에 매우 민감하다. 특히 듀레이션이 긴 장기채는 금리하락이 예상된다면 상당한 매각차이를 기대할 수 있다. 채권의 이자지급은 예금과 비슷하지만 저금리 상황에선 채권의 효용성이 훨씬 유용하다. 보유 기간 중 가격이 상승하여 만기 전 조기회수가 가능하며 예금에 비해 다양한 절세효과를 누릴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시 가장 유의할 점은 금리의 방향이다. 특히 금리인하가 시작될 때 채권의 랠리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바이블은 금리인하에 맞춰 채권이 새로운 투자가 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저자는 오랜 투자경험을 통해 얻은 채권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새로운 관점을 이야기한다. 특히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저금리 시대에 채권이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etf를 통한 채권투자는 소자본으로도 얼마든지 채권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etf는 주식매매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또한 유동성에 대한 걱정이 줄어들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미국의 성장배경엔 특별한 자본운용이 자리 잡고 있다. 달러는 미국인의 수출상품이자 최고의 먹거리다. 달러는 특별한 태환대상이 없다. 오직 미국정부와 연준의 필요성에 의해 발행되고 통용된다. 미국경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자본시장의 메커니즘이다. 연준의 금리 시그널은 세계금융시장을 뒤흔들 정도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고 지구촌은 매달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와 ISM제조업지수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소비자본시대는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채권은 미국금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채권을 알아야하는 이유는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적자생존이라는 개인우선주의에 맞설 최적의 조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 이제 그 새로운 사이클의 도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본 책은 투자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채권투자방법, 특히 채권에 대한 오해와 이해가 자세하게 설명되어있다. 한정된 현금 흐름을 확장할 수 있는 길은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하는 방법뿐이다. 채권투자바이블은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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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대화법 - 칭찬보다 더 효과적인 말투의 심리학
하야시 겐타로 지음, 민혜진 옮김 / 포텐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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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상대와 원활한 대화를 원합니다. 의사전달을 통해 최적의 문제해결을 희망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대화는 상대의 호감이나 긍정적인 자존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대화로 상대를 불신하거나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인간은 의사소통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만 상처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을 인지하고 스스로에 당위성을 부여합니다. 좋은 대화는 원활한 교류를 위한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하지만 대화의 중요성에 비해 대화 방법이 서투른 것은 무척 아쉽습니다. 대화는 상대를 인지하는 과정입니다. 자신이 중요하듯이 상대 역시 같은 입장을 견지합니다.

 

상처받지 않는 대화가 가능할까? 질문엔 많은 이들이 대화를 통해 상처를 받고 있음을 내포합니다.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대화법누군가를 부정하는 습관을 대화를 가로막은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해법들을 제시합니다. 대화를 진행하다보면 상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말을 끊거나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말하려는 상대는 무척 곤혹스럽거나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불편한 감정은 상대를 불신하게 되고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못합니다. 부정의 에너지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아픈 기억과 두려움을 안겨줍니다. 부정은 상처, 분노, 불신, 자신감의 상실 등을 유발합니다. 또한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부정적 답변을 했을 뿐인데 상대방은 자기 자신을 부정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토록 쉽게 부정적인 마음에 길들여진 것일까요? 저자는 이를 동서양의 문화 차이에서 찾습니다. 개인문화의 다양성과 폐쇄적 문화의 집단성이 무의식적인 사고를 형성했다는 것입니다. 부정하는 말의 패턴은 대부분 일정합니다. ~알 것 같은데, 얼마나 어려운줄 아니?, 대부분 상대의 의견보단 자신의 의견을 존중하는 말입니다. , 상대와의 대화에 자신의 우위가 먼저라는 이야기입니다. 말 속에 특별한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자하는 말만 한다면 굳이 대화가 필요할까요? 본 책은 이러한 부정적 습관을 극복하고 인간관계를 회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당신 말의 패턴은 어떠합니까?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며 끝까지 경청하는 편입니까? 아니면 하고 싶은 말을 아무 때나 뱉어냅니까? 말은 상호적입니다. 인간의 생각은 언어로 규정되며 기억되기에 말 한마디의 의미는 실질적으로 하는 말보다 큰 가치를 부여합니다. 대화에서도 리프레이밍이 필요합니다. 리프레이밍은 직접적 언어보단 간접적으로 상대를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관점을 달리 해석하면 부드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보다 원활한 대화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대화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중요하지 않을 때가 더욱 많습니다. 오히려 기술보단 몸짓이나 태도 상대의 기분에 따라 많은 요소들이 작용됩니다.

 

상대의 태도를 보면 울컥할 때가 있습니다.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가족 간의 대화는 더욱 어렵습니다. 가족은 무의식적인 권위주의가 지배합니다. 대화는 항상 충고나 지적 혹은 의견이라는 이름으로 탈바꿈됩니다. 단지 의견을 물어봤을 뿐인데 말을 가로막거나 자신의 의견을 먼저 주장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너를 위해라는 말을 빼놓지 않습니다. 한국사회는 폐쇄적 사회입니다. 상대의 의견보단 자신의 의견을 더욱 중요시합니다. 또한 사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강합니다. 마치 타인의 의견에 대한 부정이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화의 원래 목적은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입니다. 오히려 대화가 사회적 이슈를 더욱 확장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과연 자신이 옳다는 생각, 자신이 맞다는 생각만으로 문제가 해결될까요? 문제는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언어소통의 관점입니다. 본 책은 대화를 위한 다양한 기법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때, 가장 쉽게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을 지키고 상대를 배려하는 상처받지 않는 대화법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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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하늘길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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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정약전의 유배지엔 돌담의 흔적만이 외롭게 늘어서있다. 야트막한 산자락을 사이에 두고 길게 늘어선 돌 자락, 그는 16년간의 유배생활을 이곳에서 마친다. 그토록 가고 싶은 고향을 등진 채, 사랑하는 아우 약용을 보지 못한 채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다. 여전히 숨 쉬는 돌 자락이 약전의 외로움과 고독,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를 한 것 안고 있는 것 같다. 당대의 사대부 가문으로서, 무엇 하나 부러울 것 없었던 병조좌랑으로서, 정조의 총애를 한껏 받았던 총명한 신하로 조선의 미래를 이끌 것 같았던 그가 무엇 때문에 이토록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 했을까?

 

인간의 유한하다. 나는 새를 떨어뜨린다는 권세도 한갓 구름과 같다. 생의 유한함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성리학의 대가 이익과 권철신의 제자로 이름을 날리던 약전에 만인의 평등에 대한 천주학은 그야말로 혁명적인 목소리였을 것이다. 인과 예를 숭상하는 조선의 기풍은 위로부터의 인과 예였지 결코 균형을 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천문은 무엇인가? 성리학의 천이 곧 천주학의 천이 아니던가? 천에 대한 해석이 한 인간의 삶을 바꾼다면 학문이 추구하는 목적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마음을 숨기면서 자신의 내면에 가득한 의심덩어리를 해결하지 못한 채 살아가야한다는 것은 학문을 숭상하는 선비로서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의심은 곧 멸족을 의미하기도 한 세상이었다.

 

벽파의 세상이다. 황사영 사건의 주모자들은 모두 죽임을 당하고 약용과 약전 형제는 강진과 흑산도로 두 번째 귀양을 가게 되었다. 형제는 애달픈 삶을 토로하면서 서로의 안부를 다짐한다.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살아서 다시 만나야 한다. 천주를 거부한 것은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이 우선이었고 미래를 위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시커먼 바다를 눈앞에 둔 약전은 거대한 파고 앞에서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자신의 처지에 깊은 한숨과 끝없는 걱정을 토로한다. 어지럽고 혼미한 세상, 차라리 학문을 알지 못했다면, 이토록 모진 삶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진 않았을 텐데, 어두운 흑산도의 밤은 끝없는 소용돌이로 그를 몰아세운다.

 

흑산도는 고도절벽이다. 얽히고설킨 사람들로 이루어진 흑산도엔 마음 둘 곳이 없다. 아전들의 감시는 갈수록 교묘해지고 이를 틈타 시대에 편승하려는 아부꾼들의 계략이 약전의 목을 짓누른다. 시대는 무엇을 요구하는 것일까? 무지 랭이 같은 백성들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출세에 눈 먼 그들에 약전은 어떤 사람으로 보였을까? 흑산도는 고립된 공간이다. 들어오기도 쉽지 않고 나가기는 더욱 어렵다. 약전은 폐쇄된 공간 안에서 삶의 절규를 체험한다. 끝없는 번뇌와 의심, 언제 올지 모르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삶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깨닫게 한다. 우린 삶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누군가 추구해야할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시대가 만들고 상황이 삶을 이끌어갈 뿐이다. 약전의 삶은 한정된 시공간에 갇힌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다.

 

흑산도 하늘길은 한승원님의 2005년도 작품이다. 저자는 다산과 형제들을 통해 삶의 무상함을 꺼내든다. 권력도 권세도 한낱 구름과 같다면 왜 그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학문은 배워 무엇에 쓰려는 것일까? 타인위에 군림하려는 사대부적 욕망은 결국 허황된 욕심에 불과하다. 돌고 돌다보니 그 자리라는 말은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이 자신에 있음을 뜻한다. 약전은 바다를 통해 절규의 삶을 포용의 삶으로 바꾼다. 암흑과도 같은 흑산도 바다가 생명을 품은 어머니의 모습으로 변한 것이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나의 처지가 바뀐 것인가? 자유에 대한 박탈은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인간은 존재론적 의미를 되짚어볼 때 자신의 모습을 반추한다. 처절한 삶의 고뇌와 욕망 그리고 끈적끈적한 삶의 모습이 가득한 흑산도 하늘길, 과거의 모습이 눈앞에 투영된다. 약전의 삶은 우리의 삶이다. 그리고 저자가 넘고 싶은 잔혹한 일상의 단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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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기후 괴물이 산다 - 기후변화는 어떻게 몸, 마음, 그리고 뇌를 지배하는가
클레이튼 페이지 알던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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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기후를 어떻게 인지하고 있을까? 흐르는 구름, 변화무쌍한 바람, 뜨거운 태양,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로 인지한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의 생각을 포용하지도 무시하지도 않는다. 기후에 대한 인간의 감정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린 기후에 대해 이럴것이다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사계절이 존재하고 여름엔 덥고 겨울엔 눈이 오고, 하지만 일상의 기억이 무너진다면 뇌는 새로운 생존방식을 고려할 것이다. 기후를 재해석하는 것이다. 최근 기후위기의 원인을 외부변수에서 찾았다면 기후가 인간의 신체, 특히 뇌를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는 가설은 상당히 위협적이다. 뇌신경과학의 발전은 기후위기, 특히 온난화에 대한 뇌의 기능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뇌는 세계를 하나의 모델로 해석한다. 뇌의 인지는 스스로 생성된 것도 저절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뇌의 구성은 정보전달을 통한 기억이다. 시각, 청각, 후각등의 감각기관과 운동감각은 실시간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뇌를 통해 해석한다. 그리고 감각적 경험을 축적하며 행동에 반영한다. 뇌는 구축모델과 새로운 모델과의 오류를 예측하고 수정을 가하면서 충격을 최소화한다. 뇌의 후천적 가소성이 모델을 변경하는 것이다. 뇌의 모델링은 현존하는 인지를 확신시키며 생존을 이어나간다. 문제는 좋지 않은 모델링으로의 변환이다. 기후는 서서히 그리고 알지 못하는 순간에 뇌를 변화시킨다. 특히 인지능력과 기억의 저하는 모델 오류를 일으키며 경험하고 싶지 않은 정신적, 심리적 변화를 발생시킨다.

 

무더위는 인간의 인지감각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폭등하는 기온 앞에서 객관적인 판단은 허상일 뿐이다. 기온이 높아지면 뇌세포는 포도당을 에너지로 변환시키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섭씨39도부터는 뇌 조직에 변형이 일어난다. 세포는 일그러지고 영구적으로 기능을 상실한다. 뇌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신체의 모든 에너지를 사용하며 결국 생존에 문제가 발생한다. 뇌가 영구적일 것이란 생각은 착각이다. 뇌 역시 유기체의 일부분이며 환경적 조건에 따라 쉽게 변형된다. 결국 자연과 인간의 유기체적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기후위기에 대한 선제적 조건이다.

 

내 안에 기후괴물이 산다기후위기의 대상과 해법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뇌과학자인 저자의 환경과의 인터페이스가 독특하다. 기존의 입장에 대한 철저한 논증과 과학적 증명이 설득력을 더한다. 특히 폭염과 뇌와의 관계를 통해 기억, 인지, 행동의 변화를 예측한다. 신경세포의 전기 화학작용은 뇌와 기후와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특별한 메커니즘이다. 전기는 열에 무척 취약하고 뇌의 역할은 감각정보를 취합하고 해석하는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1부는 온난화에 따른 뇌의 기능저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무의식적인 행동변화가 혹 기후와 연관된 것은 아닌지. 만약 기후변화로 인한 뇌의 기능저하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고 법률화된다면 기후위기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해결방법들이 제시되진 않을까?

 

트라우마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절망적인 시간을 지속해야한다는 엄청난 공포와 두려움을 가져다준다. 폭염으로 인한 기후이상, 화재, 재난, 재해는 PTSD를 발생시킨다. 트라우마는 상대적으로 무관한 자극이 기억의 뿌리에 닿는 순간 플레시백이 얼어남으로써 기억을 왜곡시킨다. 트라우마는 행동의 주체성을 빼앗아가 선택과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그리고 평생 불안과 우울, 고립이라는 심리적 두려움에 갇혀 살아가야한다. PTSD는 트라우마의 증상이다. 이는 편도체를 활성화시키고 해마의 기억회로를 무너뜨린다. 그리도 전두엽의 기능을 방해한다. 환경변화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력은 기대 이상으로 확장중이다.

 

나만 무사하면 세상이 무엇을 하든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일까? 기후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언제든 나에게 다가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모두 자신은 예외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생존이 불가능하듯이 지구의 위기는 인류의 위기다. 저자는 현 위기가 인간으로부터 시작되었기에 인간의 변화로 방어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환경변화에 대한 저자의 해법은 이야기다. 인간에 주어진 놀라운 공감능력의 확장은 기후위기에 대한 새로운 어젠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사회는 모든 이들의 염원이다. 하지만 인간은 유기체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기후 역시 유기체의 한 부분으로 인류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할 것이다. 위기를 어떻게 바라보아야하는가? 내안의 기후 괴물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 것인가? 특별하고 독특한 기후 위기에 관한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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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돌아갑니다, 풍진동 LP가게
임진평.고희은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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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추억과 이를 간직한 기억 때문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우린 기억을 헤집으며 일상을 살아갑니다. 기억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를 감정을 저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우리의 삶은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린 어떤 삶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요? 어떤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스스로에 부여한 생의 일기를 써내려가고 싶은 것일까요? 저마다 생각은 다를지라도 어느 날 문득 과거를 되돌아보면 본래 있던 자리를 맴돌고 있었던 건 아니었던지, 오래전 기억의 가장자리에 놓아두었던 무언가가 가슴 깊숙이 들어온 느낌입니다.

 

LP는 아날로그의 시대를 떠오르게 합니다. LP엔 수많은 사연과 추억 그리고 인연이 담겨있습니다. 어쩌면 꺼내기 어려운 고백이 숨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린 LP를 통해 상실과 회복, 고통과 희망을 경험합니다. 그런 면에서 LP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턴테이블과 LP판은 숭고한 의례가 필요합니다. 음악을 위한 특별한 배려와 마음가짐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바늘의 움직임에 맞춰 아련한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진한 여운이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면서 우리의 시간을 보듬습니다. 누구나 음악을 좋아하지만 존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음악은 자신과 타인의 삶을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죽음 후 유일한 생의 낙이었던 동생 정안의 죽음, 정원은 믿기 힘든 현실 앞에서 좌절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판결에서 한없는 무력감을 느낀 정원의 선택은 포기였습니다. 하지만 죽음을 앞둔 그의 눈앞에 아버지의 유산 LP가 눈에 들어옵니다. 동생 정안의 말이 떠오릅니다. 의미를 부여하는 건 자신이라고. 그리고 LP에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기로 결심합니다. 동생의 죽음으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정원 앞에 놓인 6312장의 음반, LP의 생명력은 생에 대한 마지막 책임이었습니다. 그리고 후미진 동네 풍진동에 중고 LP 가게를 오픈합니다, LP에 대한 소고는 정원이 LP에 줄 수 있는 마지막 의무였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빠르게 기적이 일어납니다.

 

인간은 말할 수 없는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일상이 다채로운 건 비밀을 간직한 이들의 교집함이 삶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한 가게의 첫 번째 손님은 중년의 원석입니다. 원석은 타인과는 다른 정원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생애를 반추합니다. 상처 받은 이들은 이해하긴 어렵지만 서로간의 공통점을 공유합니다. 원석은 매일 LP가게로 출근합니다. 카론의 등장은 다소 뜻밖이었습니다. 인기아이돌 카론은 후배의 죽음으로 깊은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상실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은 간혹 가혹한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하지만 우연은 필연을 가장한 듯, 예측할 수 없는 위로와 따뜻한 공기가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버릴 때도 있습니다.

 

이상한 LP 가게엔 저마다의 아픈 기억을 가진 이들이 등장합니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하는 미래, 천재아들을 둔 변호사 다림, 원장, 예분등,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들을 안고 살아갑니다. 음악은 그들의 시간을 늘려주며 회상과 회한을 끄집어냅니다. 정원의 LP는 이들을 이어주는 특별한 가교입니다. 아픔은 사랑을 희망합니다. 타인의 배려와 공감은 아픈 이들의 마음에 희망이라는 씨앗을 심어주고 사랑과 믿음을 세워줍니다. 풍진동 LP 가게는 공존의 공간입니다. 음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며 가족이라는 경험을 새롭게 선물해 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LP의 긁히는 소리를 경험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한 장의 LP를 선택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허비한 적도 있습니다. LP엔 저마다의 소중한 추억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런 추억을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이 어떤 이에겐 생의 마지막 선물일지도 모르듯이 LP는 생명을 다하는 순간까지 소중한 추억을 기록합니다. 읽는 내내 마음을 숨길 수 없었던 주인공들과의 만남이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게 합니다. 상처받은 마음도, 고단한 삶도 그저 다 흘러갈 뿐이야. 저자가 소개한 음악들을 선물 받으며 빙글빙글 돌아가는 생을 반추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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