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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보기
이동연 지음 / 시간과공간사 / 2025년 2월
평점 :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무엇을 바라보면서 무엇을 생각하면서 자신을 만나고 있을까? 길을 걷을 때 마다 많은 것을 잃는다. 건강하기 위해 걷는 걸음에 무거운 마음의 짐을 한가득 싣고 걷기 때문이다. 쌓인 무게만큼이나 허리는 휘고 머리는 무겁다. 왜 걸을 때조차 생각을 비우지 못하는 것일까? 삶의 무게는 자신의 생각만큼 크다. 날마다 좋아진다는 생각조차 나를 무겁게 만든다. 마음 가득 쌓인 짐을 내려놓을 때 평온이 찾아온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은 무엇에 대한 생각인가? 이미 우린 답을 가지고 있지만 찾지 않고 있을 뿐이다. 자신을 마주한다는 것은 현존하는 것이다.
각박한 세상에 자신을 만난다는 것이 무척 어렵다. 자존감과 인정욕구에 메말라하는 정서를 헤집는 수많은 sns 글들이 난무하지만 초조함과 공허함만이 맴돌 뿐이다. 우린 소음에 지배당하고 있다. 수많은 생각들, 떠오르는 감정들, 이성이라 생각하는 의식들 모두 우리를 지배하는 소음들이다. 자신을 되찾는 느낌은 소음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린 소음으로부터 탈출해야한다. 그 어떤 의미를 지녔든 우리 내면은 침묵과 고요함을 원하고 있다. 고요함은 거대한 공간이다. 그리고 그 공간으로부터 수많은 물질이 탄생한다. 고요함은 자신을 만나기 위해 항상 그 자리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
어려운 시절일수록 스스로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 뒤따른다. 지금껏 살아왔던 삶에 대한 통찰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삶에 대한 관점 역시 변화를 맞이한다. 자신을 바로 보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진실에 대한 요구는 타인으로부터가 아닌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을 만난다는 건 더욱 신중하고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고대 그리스인은 신적 부르심이라는 카이로스적 시간을 요구해왔다. 우리의 삶이 수평적인 크로노스라면 카이로스는 삶의 태도와 안목에 변화를 주는 깊이를 이해하는 시간이다. 신적인 기쁨은 카이로스로 시간으로부터 비롯된다. 당신이 카이로스는 무엇인가? 무엇이 당신의 삶에 깊이를 전해주는가?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보기’ 는 나에 대한 소소한 일상이, 나를 위한 성찰이,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자아에 대한 지독한 집착보단 자신에 대한 성찰을 일깨운다. 저자는 나를 찾아가는 길을 시작으로 자신과 주변을 받아들이는 방법, 그리고 행복과 기쁨에 관한 에피소드를 전달한다. 삶에 대한 관점의 변화와 내면을 바로 보는 소중한 시간이 곧 자신을 찾아가는 길임을 인지한다. 특히 빨리 여과하기, 상황과 사건을 분리하기, 간절히 원하기, 마음 비우기, 아낌없이 나누어주기, 있는 그대로 만족하기, 깊이 몰입하기, 자주 멈춰서기, 저자가 소개하는 자신을 사랑하는 여덟 가지 방법은 행복을 찾는 것은 물론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지혜가 가득하다.
‘나 자신에게 행복해질 필요가 없다고 설득한 그날부터 내겐 행복이 깃들길 시작했다.’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지드의 말이다. 우린 과거의 근심이나 미래의 걱정을 현재에 놓고 무수한 갈등과 번민을 거듭한다. 행복은 살아있다는 자체에 대한 느낌이지 목표를 달성한 후 찾아오는 감사의 표현이 아니다. 행복은 성취해야할 과제가 아니라 순간순간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실천 덕목이다. 이미 행복한 마음으로 오늘을 만끽하는 것이 곧 우리의 삶이다. 저자는 월트 휘트먼의 열린 길이란 노래를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를 소개한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인생, 그 무엇이 앞을 가로막더라도 열린 길을 떠나겠다는 긍정적인 태도는 자신의 앞길은 스스로 선택한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있다. 그는 대지,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우리 삶 역시 수많은 유혹과 장애물이 있지만 열린 길에 대한 생각이 필요하다. 우리가 걸을 수 있는 대지로 만족한다면 무엇을 만나든 무엇을 행하든 서로에 의미가 있고 공존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제 나만의 오아시스를 만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