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아름다운 나의 사춘기 특서 청소년 에세이 3
탁경은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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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말을 하고 싶지만 망설여지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지만 마음을 쉽게 열 수 없는, 자신이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방황하는지 알지 못하는 시기, 설익은 사과 같은 풋풋함이 베어나는 사춘기입니다. 당신의 사춘기는 어떠했나요? 아련히 떠오르는 자신의 모습에 잔잔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제 사춘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당시와는 많이 다르지만 고민은 다르지 않습니다. 성적, 친구, 대학, 미래, 어쩌면 평생 마주해야할 잠재적 문제들이 그들 앞에 놓여있습니다. 어떤 말을 해주어야할지, 자칫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지는 않을지,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누구나 편한 길을 가고 싶어 합니다. 굳이 알지 못하는 길에 들어서 불확실한 가능성을 마주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타인이 걸었던 길을 주시합니다. 어떤 길을 걸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나에게 미칠 영향력을 나름대로 분석합니다. 타인의 선택에 의지하는 것은 특별한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굳이 에너지를 써가며 자원을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여유시간을 다른 곳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공허함과 무기력이 커져갑니다. 선택의 기준에 자신에 제외된 까닭입니다. 나는 나일 때 가장 만족스럽고 행복을 느낍니다.

 

탁은경 작가는 자신에 주어진 삶의 운명을 숙명으로 받아들입니다. 재능? 엿이나 먹으라 그래! 어렸을 적 꿈꾸었던 작가로서의 삶을 글쓰기를 통해 승화시킵니다. 오랜 기간 자신을 짓눌렀던 패배주의를 시간과 인내로 이겨냅니다. 무엇보다 일기를 통해 자신을 바로보고 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을 스스로 선택합니다. 인간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고 존중받고픈 근원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글은 자신과의 대화입니다. 감정을 추스르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을 때 평온과 평화가 찾아옵니다. 또한 글을 통해 타인과의 소통이 가능합니다. 글은 드러남으로 가치를 더합니다. 나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할 때 삶의 모든 것이 변화를 시작합니다.

 

모든 이들이 선택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합니다. 타인과 같은 길을 갈 것인가, 나만의 길을 갈 것인가, 평탄한 길이 보인다면 주저앉고 선택할 것인가, 다소 느리지만 천천히 자신의 길을 찾을 것인가, 인생은 무수한 선택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조그만 선택들이 모여 현재를 이루고 미래를 형성해갑니다. 본서는 저자가 겪었던 수많은 고통과 고민 그리고 번뇌를 중심으로 청소년기에 부딪히는 고민을 꺼냅니다. 저자는 시종일관 타인의 시선에 파묻히지 말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라 충고합니다. 100번의 실패는 100번 시도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패 때마다 다른 시각을 배우게 되고 다른 관점을 만나게 됩니다. 1번의 성공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자신에 대한 가장 큰 축복이자 선물일 것입니다. 1장엔 저자가 전하고픈 질문들로 시작됩니다.

 

질문들 중의 하나가 꿈과 돈에 관한 주제입니다. 꿈을 쫒을 것인가? 돈을 벌 것인가? 물론 둘 다 결정한다고 쉽게 해결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발을 내미는 순간 인생은 전혀 다른 모습을 띄게 됩니다. 꿈은 자신이 허락한 자유를 상징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이런 상황을 즐기는 이는 극히 드뭅니다. 문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어떤 자세를 갖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직업은 외부적 조건뿐만이 아니라 자존감에도 아주 중요합니다. 일단 잘하는 일을 한다. 잘하는 일로 돈을 벌면서 좋아하는 일을 놓지 않는다. 차츰 좋아하는 일의 시간을 늘린다.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면 잘하는 일을 정리한다. 꿈과 돈을 한 번에 잡을 수 없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방황을 합니다.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한 의문과 타인의 시선에 삶의 무게를 짓누릅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삶에 대한 의문이 갈수록 불어납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인생은 누구에게나 같은 시간을 주지만 같은 경험을 주진 않습니다. 선택은 자신의 현재 모습을 투영합니다. 그리고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사춘기엔 자신만의 철학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꿈과 희망, 자신에 대한 성찰, 세상에 대한 이해는 성장의 폭을 확장시켜주고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함께 원하는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용기와 인내를 가르쳐줍니다. 커다란 벽으로 다가온 문제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 좋은 질문은 좋은 해결방법을 가져옵니다. 다양한 질문과 작가의 생각, 강의를 통해 만난 청춘들과의 대화, 자신을 일으켜 세워준 소중한 문장, 그리고 자신을 만들어온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솔직하고 담백한 글,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의 사춘기를 통해 만나봅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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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담장을 뛰어넘는 아이들
문경보 지음 / 마음의숲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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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아이를 응원할 수 있을까요? 성급한 마음에 자신의 선택만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마음이 아립니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 없다지만 멀뚱한 자식은 아는지 모르는지 부모마음과는 매번 다르게 반응합니다. 누구나 걸어온 열아홉, 마치 벼랑 끝에 놓인 밧줄처럼 아슬아슬하기만 한 시간, 하지만 그 어떤 시기보다 활기차고 왕성한 시간, 모든 것을 제자리로 가져다놓고 다시 재청조할 수 있는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우린 열아홉을 어떻게 보냈습니까? 누구의 지지와 응원을 받으며 힘든 시기를 이겨냈습니까? 혹 자신의 아이에겐 모든 것을 갖추어 주고 싶은가요? 누구에게나 방황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통은 성장의 밑거름이 됩니다. 알을 깨주는 것 보단 스스로 깨는 것이 자신의 삶입니다.

 

주영이는 바쁜 아버지와 거의 대화할 시간이 없습니다. 초중 때부터 고집이 강해 금쪽이란 별명이 생겼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선 친구들과 시선교류도 힘들어합니다. 그는 매일 반 아이들이 떠들어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영이가 문자를 보내왔습니다.‘여전히 아이들이 선생님 말을 무시하고 교실 분위기를 망치고 있습니다.’ 매번 반복하는 주영이의 말에 짜증이 폭발합니다.‘언제까지 친구들 탓만 할래. 세상이 네 마음대로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해,’놀라서 나가려는 주영이의 손을 잡은 사람은 문 선생님의 선생님이셨던 민 선생님 이였습니다. 주영이의 손엔 국어문제집과 오답노트가 들려있었습니다. 주영이는 의지하고픈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오랜 기간 자신을 억눌렀던 감정을 기대고 싶었고 누군가의 시선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학부모입장으로 선생님을 생각하기 쉽지 않습니다. 언제나 자기 아이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모든 부모들이 역할극을 한다면 선생님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선생님 또한 학생 생각에 집중한다면 보다 나은 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이 항상 기대를 따라가지는 않습니다. 삶의 지혜는 한발 뒤로 물러서 큰 흐름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고민이 다른 이에겐 축복일 수 있듯이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서로의 관계를 형성합니다. 문경보 선생님을 스승으로 둔 아이들은 커다란 축복을 받은 이들입니다. 그는 35년간의 교직생활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합니다. 23명의 아이들은 그의 인생과 같습니다. 등대를 자청했던 그의 선택은 수많은 아이들에게 희망의 불빛이 되어주었고 거친 파도를 이겨내는 버팀목이 되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두 번째 도전이 무척 어려운 국가입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직업이전이 훨씬 쉬어졌지만 여전히 직장에 대한 고전의식이 강합니다. 부모의 선택을 강요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는 알아야하지 않을까요? 세상에 억눌려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현실을 고스란히 물려주고 싶진 않을 것입니다. 아이에겐 아이의 세상이 있습니다. 30년 전에 현재가 이렇게 변할 줄 상상했습니까? 마찬가지로 30년 후 미래도 현재와 거의 관계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의 삶에 중요한 것은 지지와 인정입니다. 부모의 지지는 아이의 성장에 큰 힘이 됩니다. 23명의 아이들은 눈앞에 놓은 담장이 너무 높아 보입니다. 그들은 부모, 성적, 친구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은 불확실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아름답고 도전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누군가의 등대가 되어준 적이 있습니까? 속을 알 수 없는 바다와 어둠을 밝혀주는 등대, 우린 한줄기 빛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자신의 삶을 경청해줄 한사람, 힘들 때 같이 걸어주고 상처받을 때 묵묵히 들어주는 사람, 지치고 쓰러질 때 옆에서 기다려주는 사람, 등대는 누군가일 수 있지만 모두 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열아홉은 어땠습니까? 당신은 거대한 담장 앞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습니까? 눈앞에 놓인 수많은 고민들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였습니까? 자식이기 전에 고군분투하는 한 인간으로 아이를 바라본다면 어떤 인생이 다가올까요? 문득, 학원에 찌들려 자신을 잃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누군가에게 고민이 누군가에겐 축복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등대는 어둠 속에 비치는 한 줄기 희망입니다. 문경보 선생님의 함께 걷기, 소중한 시간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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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뇌를 공감합니다 - 타인의 뇌를 경험하는 역할놀이 사고법
고보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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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자신을 위하는 것임을 알지만 쉽지가 않다. 관계설정을 위해 잠시 마음을 내려놓거나 기대보지만 역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시도에 불과하다. 참 어렵다. 일관적이지도 평탄하지도 않은 사회생활이 주는 기대와 효과는 무엇일까? 단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를 보낸다면 이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유대관계를 통해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간다. 곧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자아를 형성해 간다. 나는 타인에 의해 기록되고 완성되며 자체적 경험대본이 되어가는 것이다.

 

우린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매일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만 해결이 쉽지 않다.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선 자신의 뇌를 재활성하는 엄청난 수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린 타인을 해석할 수 없다. 공감이라 불리는 것 역시 타인의 표정과 체험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모든 것은 뇌가 어떻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 뇌는 미러시스템의 활동에 따라 타인의 행동을 반사적으로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과 나의 뇌 부위가 동시에 활성화되어 서로간의 동일한 감각을 느끼는 경우다. 이는 무의식적인 뇌작용으로 타인의 생각과 행동이 얼마나 쉽게 자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내가 만약 그 사람이라면 어땠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타인의 입장이 되어보는 상상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심리화시스템이라 말하는데 미러시스템이 자동모드라면 심리화시스템은 의도적인 활용과 조절이 가능하다. 이를 확장하면 저자가 강조하는 브레인 롤플레잉, 뇌가 연출하는 역할극이 시작된다. 공감은 뇌가 펼치는 연극이다. 우리의 감각과 감정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언제든 변화가 가능하다. 인생은 다양한 가면을 쓴 연극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브레인 롤플레잉은 타인의 관점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편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의 경험이 뇌가 창출하는 연극이라는 설정이 안타깝지만 뇌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생존전략을 실행해왔고 스토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바로 타자설정의 조건이다.

 

본서는 공감에 대한 독특한 관점을 시사한다. 우리가 왜 영화, 연극, 드라마를 보며 감정이입을 하는가 에 대한 의문을 시작으로 어떻게 타인의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연극을 매개로 설명한다. 흔히 경청을 공감의 주된 통로로 이야기한다. 많은 자기계발서에서도 경청의 의미를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듣는 의미는 무엇일까? 듣는 과정은 타인의 관점에 몰입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역할극의 시작이다. 타인이 되어 본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다. 인간은 만약 ~라면이라는 가설은 삶이 지닌 특별한 유연성을 발휘한다. 역할을 바꾸면 관점이 바뀌고 관점을 달리하면 감정이 달라진다.

 

주사위를 통해 개인의 관점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이론이 무척 흥미롭다. 사물이나 인물에 던진 한마디의 메시지가 고정관념을 형성한다는 이론은 우리의 시각이 얼마나 편협한지를 깨닫게 한다. 주사위가 6면이듯이 개인도 독특하고 특별한 관점이 존재한다.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존경할만한 부분도 있다. 주사위 이론은 의식적인 자각이 필요하다. 저자가 시종일관 강조한 부분도 뇌의 의식이다. 무조건적인 반사작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심리화 시스템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공감하고 싶은 타인의 뇌를 자신의 의지대로 상상하고 경험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거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역할극을 통한 타인의 뇌 경험하기의 핵심은 관점의 해석이다. 편파적이 되느냐, 반전을 일으키느냐, 중립을 지키며 관람에 만족하느냐, 1,2,3차 관점은 같은 상황을 왜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서로 오해와 불신이 쌓여 가는지를 설명한다. 같은 말을 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을 빗대는 것이다. 연극을 통한 관점 재해석은 우리의 경험과 기대치를 확장할 수 있다. 우린 대부분 타인이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라며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틀에 갇혀있다. 공감은 오래된 인간의 감정이다. 하지만 해묵은 과제이기도 하다. 인간의 뇌 구조를 이해하면 우리가 왜 이토록 공감이 어려운지를 깨닫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브레인 롤플레잉이다. 인생은 연극이다. 우린 다양한 연출을 통해 삶의 진실에 다가가고 있다. 역할을 바꿔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분명 지금과는 다른 기대치가 형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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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지음 / 니들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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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아침마다 마음의 여유를 찾는 한편의 시가 간절합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경건함이 감사함과 고마움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시는 마음을 씻고 몸을 가볍게 합니다. 시가 주는 여운과 울림은 삶의 자세를 일깨웁니다. 너 오늘 잘 살았니? 아픈 상처 보듬고 가여운 마음 달래며 내일도 잘 살기를 바라며 두손 모아 조용히 삶을 반추해봅니다. 매순간 쏟아지는 정보는 우리의 소중한 에너지를 소비하라 부추깁니다. 가여운 마음은 한없이 쪼그라들고 무엇이 자신에 중요한지 알지 못하며 소중한 자원을 낭비합니다. 허탈과 무관심, 이토록 힘든 이유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무엇보다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나태주님의 시는 현재를 이야기합니다. 머나먼 미래나 과거가 아닌 눈앞에 펼쳐진, 자신과 마주한 시간과 공간과의 만남입니다. , 자세히 보아야하고 오래 보아야 그 진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빠른 발걸음으로 거친 숨결로 무언가를 바라본 적이 있습니까? 허영과 그림자만이 그 뒤를 따를 뿐 삶의 진실을 찾기 어렵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누군가에게 이런 시를 전달해 준적도 받은 적도 없지만 읽는 순간만이라도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또한 당신이 있음으로 자신이 존재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일깨워 줍니다.

 

가만히 다가가 조용히 바라보면 지금껏 알던 세상과는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풀꽃은 너무 흔하지만 우리에게 수많은 메시지를 보냅니다. 나를 자세히 바라보면 자연을 만날 수 있고 결국 자신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우린 공감합니다. 자세히 보아야하는 이유는 풀꽃뿐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내면도 자세히 그리고 오래 보아야 합니다. 조그만 돌부리에 걸려 상처받지 않도록 세심하게 어루만져야합니다. 의미는 자신에 주어진 삶의 과제입니다. 오랫동안 자신을 바라본 자만이 스스로를 만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삶은 풍요롭고 평온해지며 간결하고 담백한 시와 같은 인생이 펼쳐집니다.

 

나태주님의 풀꽃인생은 선생님이 EBS강연프로그램을 통해 나누었던 12편의 촬영분을 바탕으로 모든 세대에 따듯한 위로와 평온을 주는 시와 평화롭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펼쳐있습니다. 선생님의 시는 쉽지만 가볍지 않고 짧지만 긴 여운을 남깁니다.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납니다. 삶에 대한 자각과 타인에 대한 이해, 많은 이들이 무엇 때문에 방황하고 상처를 입는지 세대의 고민을 한 구절의 시로 대변합니다.

 

아침을 시작하면서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는 시를 읽었습니다. 오늘 하루 잘 살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내일 또 잘하면 된다는 시의 내용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란 묘해서 우리를 지배하는 것 같지만 가끔은 우리가 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선을 다한 하루, 자신에 주어진 선물은 무엇일까요? 자신을 칭찬해주고 보듬어 껴안아 줄때, 푸근한 하루와 내일의 시간이 기대됩니다. 좋은 책은 곁에 두고 싶고 좋은 시는 마음에 담고 싶습니다. 인생은 알 수 없다는 것이 참 매력적입니다. 우린 그런 인생을 살아가며 희망과 사랑을 알게 됩니다. 따뜻한 시와 아름다운 그림이 마음을 채운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시간을 만날 수 있을까요? 풀꽃인생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체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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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이유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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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것일까? 구소련이 무너진 이후 지금처럼 민주주의에 대한 위기감이 감지 적이 없다. 이념이 중심이었던 과거에 비해 현재는 권력쟁탈과 기득권 유지가 초점이다. 권력추구는 인간의 동물적 본능이다. 헌데 민주주의 권력은 너무 자주 오용되고 변질되어 왔다.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최소한의 권리인 자유와 평등이란 단어가 민주주의를 가장 심하게 부정하는 단어가 되고 있다. 법은 사회 안정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다. 하지만 법 앞에선 누구나 평등해야한다는 원칙은 더 이상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원리가 아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진다. 법의 원칙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법위에 군림하려는 자들은 고도의 법 기술을 활용해 자신에 유리한 판결을 선택한다. 민주주의 주인이라는 국민의 자부심은 법 앞에 무너지고 있다.

 

미국인만 미국의 현실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 것일까?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수많은 국가들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직접선거를 획득했다. 투표권은 개인이 국가의 일원이라는 자부심과 한 표를 통해 국정을 바꿀 수 있다는 자긍심을 내포한다. 또한 당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더라도 몇 년 후면 정권교체가 가능함을 시사한다. 하지만 21세기, 미국 민주주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건국 초의 근엄함과 상호존중이 사라졌다. 1801년 연방당 대통령 존 애덤스는 날이 밝기도 전에 워싱턴을 떠났다. 당시 민주공화당으로의 정권이양은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었다. 상대가 불법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폭력적정치가 난무했던 시대에 그들은 미래를 선택했다. 애덤스는 정당하고 책임 있는 정치란 무엇인가를 후대에 보여주고 싶었다. 무엇보다 이제 막 탄생한 공화국을 혼란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200년이 지난 미국 민주주의는 본연의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다.

 

미국 선거제도는 선거인단이 중심이다. 이는 다수표를 획득하고도 선거인단 선택에 의해 결과가 뒤바뀌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최근 20년간 공화당이 전체 득표율에서 민주당보다 많았던 적은 1번이었다. 하지만 공화당은 3명의 대통령을 선출했고 여전히 현 투표제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종신제를 못 박은 대법관의 임기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오래된 성향을 유지하면서 수십 년간 사법기관을 통제하고 있다. 1965년 린드존슨에 의해 어렵게 만들어진 투표권법은 2013년 대법원에 의해 제한되었다. 당시 대법원은 50년 전 사회상황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구실을 내세웠다. 대법원의 판결이 사회변화를 수용할 수 있을까? 그들은 더욱 애매모호한 근거를 내세운다. 2021년에도 대법원은 투표권제한을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결국 트럼프2기의 출현은 소수 독점의 결과다. 그들은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정치적 이슈와 마찬가지로 민주주주의 원칙을 벗어나는 판결에 집중한다. 공정성을 잃어가는 시스템은 불투명한 미래를 암시한다. 민주주의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세상이 바뀌면 시스템 또한 바뀌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국 민주주의를 망치는 최대의 원인은 표면적 민주주의자들의 득세다.

 

왜곡된 선거제도를 통한 극단주의자들의 헌법유린과 반다수결주의의 파행, 그들은 어떻게 민주주의란 가면을 쓰고 권력을 통제하고 있는가? 본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민주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판단이다. 왜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게 되었을까? 또한 소수가 추구하는 극단적인 정책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가? 저자의 탁월한 분석과 해석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본능적인 생존전략에 한 표를 주고 싶다. 저자가 시종일관 강조하는 개인이 믿었던 정체성의 파괴와 두려움에 대한 반발이다. 표면적 민주주의자들 역시 정치에 대한 애착보단 자신의 정당성이나 집단의 당위성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에게 정치란 효용과 자기기반의 확대에 불과하다. 미국은 거대한 다민족 국가다. 복잡한 다양성이 미국을 이끌어온 힘이다. 그런데 소수 백인에 대한 정치적 책략이 미국 민주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민주주의는 거꾸로 가고 있다. 소수의 파행은 반다수결주의를 중심으로 다양성을 파괴한다. 건국 지도자들은 누구도 지금과 같은 민주주의를 예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화당은 왜 민주주의를 저버렸을까? 극단적 우파가 갑자기 민주주의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호전적인 대통령의 출현으로 미국은 또 다른 시스템을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미국정치는 세계국가들에 적지 않은 파급을 가져온다.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적 복잡성이 증가할 것이다.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경쟁은 과거와는 다른 정치행위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과정을 공정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부재하다면 자유와 평등이라는 최소한의 원리가 사라질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원칙이다. 원칙을 벗어나면 다수의 피해자가 생길 것이며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소용돌이가 일어날 것이다. 민주주의는 왜 다수의 선택을 존중해야하는가? 그리고 그 선택을 받아들여야하는가? 민주주의 위기가 시작된 것일까? 민주주의와 우리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 정치적 해법을 만날 수 있는 소수의 독재(Tyranny of the Minnority), 가장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민주주의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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