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테리어 - 늙지 않는 뇌를 위한 공간 처방
손혜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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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두렵고 공포를 가져온다. 생각이 사라지며 기억이 잠식되고 삶의 흔적이 지워진다. 나의 정체성이 서서히 그리고 잔인하게 무너져 간다. 유전자 분석이 세분화되면서 알츠하이머에 대한 근원적인 원인도 밝혀졌다.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린 단백질의 얽힘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세포는 노화와 함께 제거되거나 교체되어야 하는데 일부 단백질은 뇌에 남아 기존의 세포까지 파괴시키며 뇌 기능을 빠르게 퇴화시킨다. 치매는 감각의 세계를 바꾸어 놓는다. 시각과 청각, 후각과 촉각의 감각을 서서히 잠식하며 눈앞의 세상을 왜곡시킨다. 치매는 개인의 질병을 넘어 국가적 질병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기존 방식이 치료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예방에 집중한다. 치매는 더 이상 노화와 관련된 질병이 아니다. 뇌 기능의 변화는 세포 변화가 집중되는 40대부터 시작된다,

 

뇌는 공간을 인지하는 능력부터 소리 없이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물건이 기억나지 않는 것이 가장 흔한 기억력 감퇴다. 뇌가 보내는 첫 신호를 이해하게 되면 효과적인 치매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다. 우리 뇌는 스트레스와 질병으로부터 놀라울 정도의 회복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병리저항성과 회복탄력성이다. 뇌는 글림파틱 시스템을 통해 독성 단백질을 제거한다. 리소좀은 찌꺼기를 태우고 ADAM10효소는 단백질을 독성이 없는 상태로 유도하여 아밀로이드베타의 싹을 잘라버린다. 그리고 신경가소성을 활용한 적응력이다. 치매 병리물질이 쌓여 손상이 발생했음에도 생각하고 기억하는 인지 기능을 잘 유지하는 방법이다. 두둑한 비상금과 같은 인지 예비력은 치매증상을 방어하나 급격한 균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50대의 10%, 70대 이상에서는 20%의 아밀로이드가 쌓여있다는 것이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선 병리저항성을 높이기 위한 생활습관의 변화와 손상된 뇌기능을 유지하거나 회복시키는 회복탄력성, 두 전략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치매연구가 확장되면서 치매예방 요인을 위한 다양한 모델이 소개되고 있다. 라이프코스 모델은 생애주기에 따라 위험요인을 나타낸다. 특히 치매는 만성질환의 원인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치매위험 요인의 첫 번째 도미노는 청력이다. 치매발생원인의 7%나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청력이 10데시벨 떨어지면 치매위험은 16% 올라간다고 한다. 청력이 망가지면 대화가 힘들고 만남을 회피하게 된다. 뇌는 희미해진 소리를 붙잡기 위해 에너지를 소진한다. 결국 기억과 사고인지가 고갈되고 뇌 기능이 잠식된다. 저자는 노년기 뇌를 지키는 핵심 요소로 관계, 공기, 감각을 제시한다. 감정적 외로움이 치매를 강화한다. 특히 주의할만한 내용이 공기다. 미세먼지와 배기가스의 블랙카본은 뇌혈관을 자극해 뇌 기능을 빠르게 무너뜨린다. 그리고 세상과의 접함 점인 감각이다. 청력과 더불어 시력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관계, 공기, 감각은 공간과 관련이 있다. 밀접한 관계, 깨끗한 공기, 시력 치료는 훨씬 건강한 삶을 유지시켜 줄 것이다.

 

공간구조는 삶의 범위를 결정짓는다. 더불어 사고와 생각을 규정하고 행동반경을 구속한다. 과거엔 공간에 대한 이미지를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았지만 주거환경과 건강의 상관관계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뉴로테리어는 신경과 인테리어의의 합성어로 공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뇌를 최적화할 수 있는 인테리어를 소개한다. 저자는 익숙한 집안이 낯선 곳으로 변할 때의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하고 사랑하는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안정적인 일상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며 인간의 마지막 존엄성을 지키는 방식을 제안한다. 1부를 통해 뇌 기능의 역할을 조명하고 2부는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마주하는 감각의 세계를 분석한다. 1~3단계 스펙트럼으로 치매 단계를 구분해 각기 다른 뉴로테리어 방식을 소개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이 사라지면서 느꼈을 고립과 두려움이 치매환자에게 얼마나 커다란 외로움과 공포로 다가왔을지, 인간 존재의 의미가 실체적으로 느껴진다.

 

감각은 뇌를 통해 재해석된다. 시각기능을 담당하는 후두엽과 청력을 담당하는 측두엽 이를 기억하며 처리하는 시상의 역할이 무너지면서 흐릿해지는 시선과 이해할 수 없는 소음이 뇌를 잠식한다. 두려운 것은 두정엽의 공감각이 합세한다면 치매는 걷잡을 수 없이 뇌를 무너뜨릴 것이다. 촉각이 사라지면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고통이 뒤따른다. 통증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생존의 위험이 급격히 확장된다. 평상시 감각이 얼마나 중요하고 삶의 바탕이 되고 있는지, 또한 뇌기능이 어떻게 삶을 무너뜨리는지, 치매를 이해하는 것은 삶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덕분에 세계 각국에서는 치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스웨덴 왕실은 기억을 지키는 집이라 불리는 실비아보를 탄생시켰고 많은 국가들에 도움을 주고 있다. 본 책은 3부를 통해 공간 처방전을 제안한다. 뇌의 안정감을 주기 위한 색상과 색채전략, 공간의 윤곽을 나타내기 위한 대비, 시각적 오류를 없애기 위한 조명 가이드와 전략을 디테일하게 소개한다.

 

치매예방은 빠를수록 좋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있는 40대부터 인생의 후반을 준비하면 그 무엇보다 특별한 선택이 될 것이다. 치매환자는 감각이 사라져가지만 감정을 공유한다. 부드러운 색상을 통한 동질성과 공동체와의 밀접한 교류,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안정감이 치매를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공간을 이용한 동선 확보와 가구배치는 삶의 유용성을 훨씬 높여줄 것이다. 치매 예방에 대한 획기적인 검진방법이 도입되면서 조기에 얽힘 단백질을 제어할 수 있는 치료법도 활성화 중이다. 하지만 모든 이들에게 특별한 혜택이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공간에 대한 뇌기능의 역할을 재해석하는 뉴로테리어는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치매 예방법이다. ‘공간이 바뀌면 뇌의 운명이 바뀝니다.’ 우린 어디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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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작은 미술관 - 골목길에서 만나는 예술가들의 삶
김정화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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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유럽의 중심은 파리였다. 산업혁명이 유럽을 휩쓸고 있었지만 파리는 새로운 정치적 혁명을 맞이하고 있었다. 프랑스 대혁명, 왕조의 몰락과 시민의 탄생, 잦은 전쟁은 새로운 시대의 개혁과 함께 안정과 위로가 필요했다. 예술가들은 파리로 모여들었다. 혼돈과 혼란은 새로운 질서를 요구했다. 예술도 예외가 아니었고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뛰어난 예술가들이 등장했다. 오스만 백작의 파리 확장 정책은 과거의 흔적을 지우는 동시에 새로운 예술의 거리를 탄생시켰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이 웅장하게 서있는 몽마르트르 언덕, 해발 130m의 낮은 지대지만 고즈넉한 파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파리는 높지 않다. 덕분에 자유와 평등, 독립이 가장 강하게 분출되었던 도시다.

 

몽마르트르는 19세기 중반까지 풍차가 돌아가고 포도밭이 펼쳐진 변두리 시골이었다. 1860년 도시개발이 확장되면서 외곽지역의 몽마르트르엔 술집과 카바레, 댄스홀, 공연장등이 들어서게 된다. 가난하고 자유분방한 예술가들이 꿈을 좇아 파리에 모여 들었다. 르픽가에 들어서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물랭루즈와 빨간 풍차가 한 눈에 들어온다. 툴루즈 로트레크는 물랭루즈에서, 을 통해 당시의 내밀한 분위기를 농밀하게 표현했다. 춤을 추는 무희를 바라보는 빨간 옷을 입은 귀부인의 표정이 인상적이다. 외로운 것일까? 삶의 욕구가 교차되는 작품을 통해 물랭루즈의 흔적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다.

 

몽마르트르엔 뛰어난 인상주의 대가들이 모여들었다. 외관의 묘사보다 정신과 감정을 강하게 표현하는 후기인상주의는 클로드 모네를 중심으로 크게 확장되었다. 드가, 마리조, 피사로, 카사트등이 새로운 화법을 선보이며 색을 회화의 중심으로 이끌었다. 고흐 역시 인상주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색의 조화를 통한 생명력을 일깨우는 작품에 집중한다. 몽마르트르는 예술가들에 깊은 감명과 감동, 영혼의 교차를 일으켰다. 물랭 드 라 갈레트, 갈레트라 불렸던 커다란 풍차는 몽마르트르의 대표적 놀이터였다. 갈레트는 고흐와 르느와르에 의해 새롭게 해석되었다. 르느와르는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를 통해 흥겨운 야외음악회를 표현했는데 다채로운 표정의 군중 이미지와 안정적인 구도는 마치 그곳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왜 이 작품이 전설로 인정되고 있는지 눈길을 뗄 수 없다,

 

불문학을 전공하고 미술에 푹 빠진 저자의 선택은 예술에 응축된 작은 세계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예술은 인간의 적극적인 의사표현이다. 작품은 작가가 세상에 자신을 알리고자 하는 특별한 메커니즘이다. 들라크루아는회화에서는 작품 속에 그려진 인물들의 영혼과 작품을 보는 사람의 정신 사이를 잇는 신비한 다리 같은 것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예술작품은 시간의 흔적을 좇아 정신을 일깨우고 삶의 희비를 정의하며 미래의 방향을 기대한다. 작품은 저마다의 해석을 통해 새롭게 탄생하며 작가의 생을 통해 삶의 본질을 담고 있다. 저자는 파리 골목에 담긴 조그만 미술관을 찾아가며 거리와 건물, 자연을 통해 작가의 숨결을 확인한다. 그리고 공간과 시간사이에 축적된 이야기를 풀어낸다.

 

부유층이 사는 파리 16, 개선문과 트로카데로 광장을 지나 서쪽으로 블로뉴 숲까지, 조용한 고급 주택과 매력적인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은 파시엔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이 있다. 이 곳 역시 19세기 중반 파리 개조사업과 함께 크게 번성한 지역이다. 광산업으로 큰 부를 축적한 마르모탕은 대단한 미술품 수집가였다. 대를 이어 왕정과 나폴레옹시대의 예술품을 수집했던 폴 마르모탕은 사후 저택과 수집품을 예술원에 기증한다. 당시 파리엔 모네를 중심으로 한 인상주의화가들이 대거 등장했으나 사실주의를 고수했던 마르모탕은 전통에 집착했다. 그런데 불우한 예술가들을 후원했던 빅토린의 등장으로 마르모탕의 의도와는 다르게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미술관을 채우게 된다. 르누아르, 카유보트, 그리고 모네의 작품들이 기증되면서 1993,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으로 재개장된다. 1층엔 제정기의 화려한 가구와 장식품이 전시실을 빛낸다. 마네와 모리조의 초상화를 감상하면 지하실로 모네의 특별 전시실을 만날 수 있다. 인상주의를 탄생시킨, ‘인상, 해돋이가 기다리고 있다.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진 파리, 골목마다 예기치 않은 과거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예술은 시대의 혼을 반영한다. 개인이 겪는 고민과 고통, 기쁨과 슬픔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삶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완성한다. 시대는 변하고 있지만 인간의 마음은 고정적인 실체를 찾아 나선다. 위안과 위로가 필요하고 평온한 일상이 가장 원했던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종교적 환희나 엄격한 도덕적 책임감, 이를 너머선 자유분방한 개인의 일탈, 자유와 독립은 인간이 추구하고자 했던 삶의 열망이었을 것이다. 때론 거대한 성당을 통해 세상의 모습을 투영하지만 반복적인 일상은 새로운 형태로 태어난다. 들라크루아 미술관으로부터 자코메티 미술관까지 미술관에 얽힌 화가들의 생애는 파리의 다채로움 속에서 빛을 낸다. 허접한 마음을 위로해주는 아날로그 시대의 짙은 향기가 묻은 파리의 작은 미술관, 아름답고 솔직하다. 예술은 마음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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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디자인
석지현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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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엔 노포문화가 있다. 짧게는 100, 길게는 천년을 이어온 가게들이다. 노포문화는 오래된 단골들로 경영을 유지하며 최근엔 여행객들의 성지로까지 추앙받고 있다. 노포문화는 오프라인을 상징한다. 광고는 입소문이 전부다. 한마디로 고유명사가 된 것이다. 반면에 SNS는 셀 수 없는 기업들이 실시간으로 광고를 쏟아낸다. 0.1초의 순간을 사로잡지 않으면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그야말로 절대적 시간과의 전쟁이다. 순간 당황스럽다. 폭주하는 광고 속에서 어떻게 브랜드를 인식시키고 구매를 유도할 것인가?

 

호기심을 일으키지 않는 외형은 관심을 끌지 못한다. 강요나 강조에 의한 마케팅으로 구매를 일으키기 쉽지 않다. SNS는 대부분 고만고만한 콘텐츠를 통해, 좋아요와 구독을 강요한다. 한번은 가능할지 몰라도 시선은 빠르게 이동한다. 인간의 뇌는 반복되는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타인의 강요에 의한 구매결정은 자신의 범위를 침범하는 것 같은 불쾌감을 남긴다. 선택은 본인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2017년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는 강요하지 않고, 금지하지 않고, 선택의 구조를 바꿔서 자연스럽게 특정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넛지라는 개념을 정의했다. 선택환경을 바꿔서 특정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설계를 의미한다.

 

사람은 디자인을 보지 않는다. 디자인에 반응한다. 인간의 뇌는 0.1초도 안 되는 순간에 정보를 처리하고 무의식적으로 감정반응을 끝내버린다. 이때 소비자는 네 가지의 감정을 통해 반응한다. 첫 번째가 자신과의 관련성이다. 관련 없는 정보는 빠르게 소거한다. 두 번째는 레이아웃과 헤드라인구조의 신뢰성이다. 어떻게 보이느냐를 먼저 판단한다. 세 번째는 손실회피 경향이며 네 번째는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한 효용성이다. 네 가지 감정 중 하나를 건드려야 비로소 손이 움직인다. 디자인은 감각이 아니라 설계의 영역이다.

 

상대의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상대가 선택하게끔 만드는 구조를 디자인 하는 것,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인간은 감정에 의해 결정을 하고 이성을 통해 합리화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감정을 설계한다는 것은 불안, 호기심, 공감, 결핍을 건드려야한다. 이 문장을 보는 순간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 이 콘텐츠를 보는 사람이 느껴야할 감정은 무엇인가? 이미지와 텍스트에 치중한 콘텐츠는 내용을 보기도 전에 이탈이 결정된다. 감정의 맥락을 이해하며 디자인을 구성하는 것, 디자인은 미학이 아닌 행동을 설계하는 일이다.

 

블로그나 개인 SNS를 꾸밀 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레이아웃이다. 대부분 블로그와 홈페이지는 F자 구조를 패턴으로 왼쪽상단에서 오른쪽으로 다음엔 아래로 내려가면서 콘텐츠를 구성한다. 저자는 콘텐츠 시선을 끌기 위한 도구로 크기와 대비, 공간을 강조한다. 특히 여백이 많은 요소가 훨씬 눈에 띄며 대비효과가 강한 색상에 시선이 집중된다. 사람은 색을 이해하지 않는다. 먼저 느낀다. 색에 대한 인간의 감성은 순간적이다. 파란색을 통해 신뢰와 안정을 느끼고, 초록색은 자연과 성장, 빨강은 강렬한 에너지를 상징한다. 색을 이해하는 것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공유하는 것이다. 기업마다 저마다 추구하고자하는 가치를 색을 통해 전달한다. 적절한 색 배치는 강력한 넛지효과의 일부다.

 

어떻게 하면 상대의 시선을 머물게 할 수 있을까? 넛지 디자인은 무의식을 지배한다. 익숙한 공간을 구조적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을 소비와 연결시킨다. 넛지 디자인을 이해하기 위해선 인간의 감정을 알아야 한다. 어떤 방식이 시선을 머물게 하는가? 시선을 고정시키기 위한 구조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본 책은 후반부, 실전을 통해 당신의 콘텐츠를 바꿀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앞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설계해야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전적 해법을 소개한다. 넛지 디자인을 통해 보다 나은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것이다. ‘당신의 디자인은 고객을 설득합니까. 아니면 조종합니까?’넛지디자인은 가장 강력한 시스템 설계로 비주얼시대를 리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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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 지식 브런치 마스터 에디션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지식 브런치 지음 / 서스테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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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지식에 의해 해석된다. 어떤 과정을 통해 배워왔고 무엇을 이해하고 있으며, 스스로의 해석기준에 따라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스스로 가치관을 정립했다고 판단하지만 정체성은 수많은 이해관계와 경험의 축적, 그리고 교육에 의해 형성되었다. 지역과 세대 공동체는 동일한 이념과 가치관을 공유한다. 하지만 공통적 개념인 정의도 시대별, 지역별로 다르게 해석된다. 인간은 지식을 통해 삶을 구성해왔다. 언어와 글자는 지식을 확산시키는 문명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했다. 지식은 보편적이지만 일방적이지 않고 객관적이지만 주관적 해석을 따른다. 우린 지식을 통해 삶의 방향을 결정하지만 지식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식을 안다는 것은 세상을 직시하는 것이며 삶의 과정을 체험하는 것이다.

 

우르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 전투라던 세간의 평가는 이제 수십만의 사상자만을 남긴 채 지리멸렬하게 끝날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다. 푸틴은 왜 그토록 우크라이나에 집착하는 것일까? 우크라이나 전쟁이면엔 러시아의 뿌리 깊은 공포가 숨겨있다. 94년 체첸침공, 2008년 조지아 몰락,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끝없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이 깊다. 북으로 북극해, 동으로 시베리아, 남으로 캅카스산맥, 서쪽으로 카르파티아 산맥이라는 이상적인 국경선은 러시아의 거대한 방어선이다. 러시아 안보전략의 핵심은 모스크바다. 러시아는 약한 고리인 서쪽 방어선을 지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떼어주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변심과 나토가입은 러시아에겐 철저한 배신과 다름없었다. 러시아는 침공으로 인한 경제제재를 받고 있고 군비확장을 서둘러야한다. 안보를 위해서 영토를 팽창시키고, 팽창된 영토는 안보와 경제 불안을 가져오는 시지푸스의 숙명과 같은 러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어떻게 결론을 맺을까?

 

왜 산업혁명은 프랑스에서 일어나지 않았을까? 18세기 프랑스는 영국보다 GDP도 인구도 세배가 많았다. 기술이나 과학수준도 결코 뒤처지지 않았다. 오히려 라부아지에 앙페르등 뛰어난 과학자들이 배출되었다. 석탄도 철도 부족하지 않았고, 자본도 뒤처지지 않았는데 무엇이 달랐을까? ‘앙시앵 레짐루이14세의 치정과 리슐이외의 중상주의는 프랑스를 절대주의에 머물게 했다. 또한 16세기 위그노전쟁은 개신교 지식인들을 타국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만들었다. 절대주의는 내부의 모순으로 곪아간다. 프랑스는 혁명에 이어 나폴레옹전쟁, 7월혁명, 2월혁명으로 이어지는 파괴적인 전쟁을 치루며 결국 영국에 뒤처지게 된다. 최고 공업 국가였지만 봉건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던 독일은 19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비스마르크의 보호무역주의를 중심으로 산업혁명이 전개되었다. 스페인, 포르투갈은 탐욕이라는 덫에 걸려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고 네덜란드는 규모의 뚜렷한 한계를 노출한 채 변화를 이끌지 못했다. 새로운 기술 혁명을 문전에 둔 인류에게 산업혁명은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감정은 무척 독특하다. 정치적 경제적으론 적대적이지만 개인적 주관적으론 일본만큼 자주 방문하는 국가도 없기 때문이다. 이는 특별한 개인적 취향이라기 보단 이질적이고 독창적인 일본문화의 매력에 이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포는 일본의 대표적인 장수문화다. 음식점, 떡집, 반찬집, 찻집등이 수백 년을 이어오며 같은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100년 이상 된 가게가 27,300개 정도라니 일본 장수문화를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면엔 다른 고민이 숨겨있다. 일본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와()를 잘 해석해야한다. 일본은 일왕을 중심으로 지독한 신분제가 세습되어왔다. 일본인들은 와를 위해 이전과 직업의 자유가 없었다. 우동 만들기를 싫어해도 우동을 만들어야했고 싸우기 싫어도 사무라이를 해야 했다. 자신에 주어진 위치에서 알맞다고 정해진 일을 하는 것만이 목숨을 잃지 않고 사는 유일하게 안전한 선택이었다. 한곳에 오래 장사하면 단골이 생겨 쉽게 망하지 않는다. 끊이지만 않으면 1,000년도 할 수 있는 노포문화는 일본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다.

 

우린 지식에 대해 얼마나 열려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을 통해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가? 정보가 쏟아지지만 모두 지식은 아니다. 지식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범위와 한계를 규정하고 새로운 관점을 투영한다. 특히 리더의 역량은 다양한 지식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지식 브런치는 부와 권력의 움직임을 통해 지식의 이동이 어떻게 세게 지형을 바꾸어 왔는지를 디테일하게 고찰한다. 스위스가 중립국을 자처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동남아를 누볐던 오토바이가 사라지고 있는 이유, 그리고 세계 지형을 뒤흔들고 있는 유대인과 돈의 유착은 지식의 범주와 효용성을 세밀하게 표현한다. 서유럽 국가들의 패권주의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를 지정학적으로 분리시켜 놓았다. 과학과 기술, 종교를 앞세워 교체한 문명은 전통을 지워갔다. 독립을 이룬 국가들은 여전히 내전과 분란을 빠져나오지 못하며 빈곤에 허덕인다. 진실은 언제나 거대한 흑막에 가려져있다.

 

세간의 뉴스엔 서로 다른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뉴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맥락을 알아야한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의심과 질문은 사건의 본질을 파악할 뿐만 아니라 지식의 범위를 확장시킨다. 흔히 역사를 승자의 결과물이라 표현한다. 우린 지역적으로 편협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 승자든 패자든 자신에 유리한 역사관이 곧 자신의 정체성이다. 역사를 올바로 해석하기 위해선 객관적인 시각이 요구되며 이를 해결해줄 방법이 사고의 전환이다. 지식브런치는 단단하게 굳은 사고를 더욱 넓혀주고 확장시킨다. 조그만 생각이 세상을 바꾼 이야기, 문명의 판도를 바꾼 지리의 역사, 종교적 갈등, 부와 권력의 움직임, 그리고 되풀이되는 역사를 통해 과거를 반추하고 현재를 직시할 수 있다. 새로운 지식이 채워질 때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고 나만의 지도가 완성될 것이다. 지식 브런치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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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지음 / 북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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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보기조차 쉽지 않지만 필름카메라 하나들고 여행갈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처음엔 필름을 넣는 방법도, 초점 맞추는 것도 서툴렀지만 카메라를 어깨에 메는 것만으로도 낭만을 느끼던 시절이었습니다. 아득히 오래된 것 같은데 불과 몇 십년전의 일입니다. 당시엔 몇 통 안 되는 필름 아끼기 위해 구상을 먼저 했습니다. 어떤 포즈가 잘 나올지, 어떻게 구도를 잡을지. 덕분에 한 장을 찍을 때마다 정성을 가득 담았습니다. 찍은 필름을 들고 현상소를 방문합니다. 이제 사진 나오는 날만 기다립니다. 사진에 이토록 강렬한 기억이 남아있을줄 미처 몰랐습니다. 사진의 재현성이 과거를 떠올리고 시간성이 추억을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와 다른 시간을 살고 있지만 사진은 과거의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추억의 선물입니다. 그런데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AI는 빠른 속도로 인간의 범주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를 해체하고 디지털을 무력화시키며 새로운 이미지 세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이미지 생산은 놀라울 정도의 정밀함과 세밀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젠 직접 찍은 사진과 AI를 이용한 이미지와의 구분조차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AI의 합성 이미지가 인간의 시간과 감성을 나타낼 순 없습니다. 디지털화 될 수 있지만 사진은 인문학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피사체와 사진가, 관람자의 동선이 교차되며 서로의 경험과 감정에 의해 연결되어있습니다. 사진은 작가의 기록이고 감정을 일으키는 매개체입니다. 또한 공유되는 경험입니다. 오래된 사진을 통해 무엇을 느낄 수 있습니까? 훌쩍 지나버린 수많은 시간이 안타깝고 아쉬워 깊은 상념에 잠겨있지는 않은지요?

 

포토저널리즘과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 중인 저자는 AI시대의 사진을 통해 좋은 사진에 대한 주관적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19세기 사진은 초상화를 대체할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쇄술의 발달과 제국주의의 확산이 펼쳐지면서 객관적인 시각기록장치가 필요했습니다. 표현의 재현력과 회화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원초적 욕망이 시작된 것입니다. 프랑스의 다게르와 영국의 탈보트는 서로를 견제하며 뛰어나 사진술을 발전시킵니다. 사진을 찍고, 보존하고, 공유하는 일이 점점 쉽게 되면서 대중화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드디어 나의 기록이 능동적 화자가 되어 스스로 원하는 서사의 틀 안에서 자신의 경험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시대가 열립니다. 나의 모습을 남기고, 내가 본 세상을 기록하고, 내가 본 세상에서 보고 느낀 것을 전달하기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AI시대가 오면 사진은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을까요? 사진작가인 저자의 고민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나타납니다. 인간의 감성과 경험에만 의존하기엔 너무 큰 불확실성이 다가올 것이라 상상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시각을 중심으로 펼쳐지지만 우리의 내적인 감성을 크게 자극합니다. 자신의 시간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기록성, 재현성, 시간성이 사진이 주는 감성입니다. AI가 아무리 뛰어난 화질과 섬세한 그래픽으로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개인의 경험과 감성을 나타내기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또한 사진의 기록성엔 잊힌 기억을 바로잡는 놀라운 회복효과가 있습니다. 반면에 AI는 가짜사진을 만들어 기억을 속이거나 왜곡할 수 있습니다.

 

사진의 디지털화는 시각의 경계를 무너뜨렸습니다. 회화, 사진, 동영상, 홀로그램 그리고 가상현실까지, 특히 SNS는 이미지화의 집합체로 수많은 개인들의 경험이 축적되는 공간입니다. 사진의 개인화가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사진은 본래의 모습을 찾고자 노력합니다. 본 책은 AI시대의 사진의 효용성과 필요성에 대해 언급합니다. 그리 길지 않은 사진의 역사를 통해 사진이 인간에 어떤 영향을 끼쳐왔고 문화를 만들어왔는지를 추적합니다. 사진이 주는 미학은 결정적인 순간에 대한 반응입니다. 저자는 브레송의 계단을 오르는 소녀를 통해 결정적 순간이 지닌 미학의 결정체를 소개합니다. ‘사진가는 끊임없이 사라져가는 것을 다룬다. 그것들은 한번 사라지고 나면 세상의 어떤 장치나 인위적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다.’우린 결정적인 삶의 순간을 위해 존재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현실의 고민과 미래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 시간을 마주하는 것, 풋풋하고 싱그러운 시절이 그리운 것은 사진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울림이자 메시지입니다. 본 책엔 사진의 과거, 현재, 미래가 펼쳐져 있습니다. 또한 사진을 잘 찍는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진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사진 찍기는 참 재미있습니다. 사진은 이미 삶을 이해하고, 기억을 구축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우리 곁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젠 누구나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뛰어난 카메라를 손에 쥐고 있습니다. 사진 찍기는 영원히 멈춰지지 않을 것입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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