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는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멘델에서 합성생물학까지, 유전자를 다시 읽다
김훈기 지음, 전방욱 감수 / 동아엠앤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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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게놈, 읽기에서 쓰기로의 전환, 생명의 설계와 제조를 꿈꾸어 왔던 과학자들의 연구가 현실화 되고 있다. 2013년 하버드대 의대교수인 조지 처치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네안데르탈인의 화석 뼈에서 일부 유전자를 추출해 염기서열정보를 확인하고 유전자를 합성에 인간 줄기세포에 이식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네안데르탈인과 유사한 유전자를 가진 수정란을 만들 수 있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생명공학이 합성생물학을 중심으로 세상에 나오는 순간이었다. 처치는 Regenesis(새로운 창세기)란 용어를 사용하며 세포 내 23개 염색체의 염기를 모두 합성해 낸다는 게놈프로젝트 쓰기를 사이언스에 게재한다. 그리고 2025년 영국은 인간 유전체를 인공적으로 설계하고 합성하는 대규모 국제 프로젝트, SynHG를 착수한다.

 

기존의 유전자 치료가 유전체 편집기술을 활용하여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찾아 고치거나 왜래 유전자를 덧붙이는 국소적 방식이었다면 인간게놈합성프로젝트는 애초에 결함이 없는 유전정보를 설계하고 새로운 살아있는 세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편집에서 설계로 유전체의 활용이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생명공학에서도 눈부신 성장이 이루어져왔다. 분자생물학을 중심으로 컴퓨터과학, 나노공학이 융합되며 생명체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응용하려는 흐름이 시작된 것이다. 합성생물학은 시스템생물학의 결정체다. 시스템생물학은 유전체학, 전사체학, 단백질체학, 대사체학등 오믹스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통해 세포내 다양한 성분들의 상호작용을 밝히고 동적변화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려는 분야다.

 

자연세계에 존재하지 않은 생물 구성요소와 시스템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일, 자연세계서 존재하는 생물시스템을 재설계해 제작하는 합성생물학은 생명공학의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와 해결방식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유전자를 레고와 같이 모듈화 한다면 이를 생명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 수십억 년의 시간에 대한 역설은 진화로 증명된다. 합성은 진화가 아니라 새로운 기계의 출현에 가깝다. 또한 유전자를 부품화, 표준화하는 작업이 일부 의료적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지 몰라도 생명 본질에 대한 의구심을 내려놓기 어렵다. 만약 조그만 오차라도 발생한다면 후폭풍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생명공학에 쌓인 질문은 그들이 추구하는 연구만큼이나 큰 사회적 파장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본질에 충실해온 생명체다. 그 어떤 유기체보다 미시적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기에 자신의 생물학적 정체성을 찾고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그 대가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21세기 초를 장식한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완성과 오믹스의 확장으로 인한 포스트 게놈시대의 개막, 후성유전학과 장내미생물과 유전학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유전체에 대한 구체적인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엔 도덕적이고 윤리적, 사회적 판단이 뒤따른다. 유전자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면서 사회적 합의과정도 확산되고 있다. ELSI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유전정보에 대한 공개방식과 프라이버시 보호가 중점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인간게놈프로젝트는 분명 인류에 엄청난 혜택을 줄 수 있지만 빛이 강한만큼 그림자도 짙다. 과학계와 인문사화학의 통합된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유전자결정론은 오랫동안 사회의 원칙으로 여겨져 왔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부모의 유전자를 계승하며 초기 삶을 결정짓는다. 하지만 유전자는 파헤쳐갈수록 경이롭고 신비하며 생각보다 훨씬 방대함을 보여준다. 유전자의 정의도 시대에 따라 조금씩 바뀌어왔다. 또한 오믹스학의 확산과 함께 유전자와 단백질간의 관계, rna의 새로운 특성과 활동이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본 책은 1부를 통해 유전학의 역사를 소개한다. 멘델의 고전유전학으로부터 왓슨과 크릭의 DNA이중 나선구조의 규명, 분자생물학의 전개, 그리고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장대한 과정을 디테일한 그래픽을 통해 세세히 설명한다. 2부의 유전자를 사용하는 인간을 통해 생명공학의 흐름과 발전방향, 그리고 사회적 연계와 문제점을 꺼낸다. 생명공학은 생명체에 대한 거대한 지도와 같다. 여전히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호기심과 노력이 생명체의 본질에 성큼 나가선 느낌이다. 하지만 생명은 하루아침에 형성된 구조물과는 다르다. 유전학이 발전할수록 수많은 난제가 발생할 것이며 사회적 과제도 늘어날 것이다. DNA가 모든 답을 알고 있다는 사실은 틀린 믿음이다. DNA는 설계도에 불과하다. 어쩌면 이런 인식이 생명체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포스트 게놈시대에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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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 - 현직 정형외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유쾌 상쾌 통쾌한 촌철살인 의료 사용 가이드
김현정 지음 / 부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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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의료대국이라 불릴 만큼 엄청난 의료비용을 지출한다. 건강보험 활용도 높지만 민영보험 가입률도 최고수준이다. 이든 비단 고령화에 따른 과도한 의료비용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과거에 비해 뚜렷해진 건강염려증과 다양한 증후군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빨간약은 대부분의 상처치료에 사용되었다. 한마디로 만병통치약이었다. 부족했지만 만족했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일상에 복귀했다. 지금 기준으론 상상할 수 없는 치료법이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시대다. 어렵지 않게 병원을 찾을 수 있고 의료선택도 자유롭다. 덕분에 풍요가 과잉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나친 의료방문이 낭비의 원인이 되고 항생제를 비롯한 약제내성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조금만 아파도 약을 먹는 행위는 결국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병에 노출된다. 소비자가 처방에 대한 기준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 의료체계의 실상과 의료제도를 파악하는 것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되고 있다.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 검사도 덜 받는다. ,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의학에 대한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평생 환자를 상대하는 의사들의 행동엔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그들은 왜 환자들에게 권하는 처방을 자신을 위해선 선택하지 않는 것일까? 정형외과 의사가 무릎수술을 받거나 안과의사가 라식을 하고 치과의사가 임플란트를 하는 경우는 특이한 뉴스만큼이나 희귀하다고 한다. 아이러니하다. 인공무릎수술은 거의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임플란트 광고는 홍수를 이루고 있는데, 이들은 왜 수술을 거부하는 것일까? 이유가 너무 단순하다. 잘 알기 때문이란다. 현대의학은 혜택뿐만이 아니라 한계와 허상도 분명하다. 의사는 병원치료는 보조역할에 불과할 뿐이고 근원적 치료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선 시간이 걸린다. 무엇보다 그들은 주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다. 의사는 보수적이고, 보존적이며, 최소한의 의료를 신속하고 조용히 선택한다.

 

불안은 한국사회 건강열풍의 주원인이다. 분명 과거에 비해 풍족해지고 훨씬 유연한 의료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데 왜 이토록 건강불안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일까?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격이다. 뉴스나 미디어는 전체를 가리키지 않는다. 자극이 될 만한 소재를 묶어 단편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수많은 정보는 파편처럼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또 다른 이유는 식습관과 환경, 생활양식이 변화하면서 질병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발생하지 않았던 회전근개 파열, 부정맥, ADHD가 최근에 주목받는 질병들이다. 질병의 패턴이 바뀌면서 의료기술과 치료제도 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몸의 세포들까지 변한 것은 아니다. 몸은 탄생과 함께 자가 치유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잠재력을 발휘하기도 전에 서둘러 약을 먹고 수술을 받는 구조가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본 책은 1부를 통해 의료시스템의 현상을 파헤친다. 왜 약에 대한 의존도가 그토록 높아지는가? 수술이 만사형통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과잉의료시스템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병원과 제약업계, 보험회사가 추구하는 이익엔 환자의 권리나 건강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들은 저마다 불안을 내세우며 현상을 자극한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불안에는 근거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저자는 현상을 해법으로 전환하기 위한 영차의료를 소개한다. 영차의학은 병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마음의 힘을 키우고 몸을 많이 움직이며 있는 그대로의 몸을 오래 사용하는 방식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7가지의 해법을 제시한다. 영차의료는 의료주권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자기방어이자 주체로서 의료시스템을 자각하는 행위다.

 

의학혁명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질병을 극복하고 건강수명을 늘리는 다양한 의학기술들이 발전하고 있다. 특히 AI는 거대언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맞춤형 의료를 실행할 것이다. 의학은 보다 나은 인류의 삶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의학혁명엔 엄청난 투자금과 임상적 데이터가 필요하다. 기존의 방식이 여전히 활용될 것이다. 저자는 영차의료의 해법을 통해 생존이 아닌 삶을 이야기한다. 자본너머의 인적 요소, , 자신의 힘과 역할을 키우자는 의미다. 몸을 타인에 맡기기 전에, 의료의 주체로서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한다. 삶은 건강을 통해 이루어지고 건강한 삶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인생을 더 즐겁고 멋지게 보낼 수 있다. 탈자본의 의료, 탈 의료의 의료, 영차 의료 해법은 자신을 되찾는 것이다. 의사들은 자신을 위해 환자들에게 권하는 처방을 선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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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폐업할 것처럼 팔아라
김종언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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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빈 가게들이 부쩍 늘어나는 것 같다. 개업보단 폐점이 많아지며 간판도 자주 바뀐다. 장사가 쉽지 않다는 것을 체감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가게들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동일한 인테리어와 품질로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욕구를 채우기 어렵다. 사회변화는 욕구의 기준을 재평가한다. 주제가 바뀌면 방향도 재설정해야한다. 한국사회는 압축경제를 통해 성장했다. 때문에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재하며 과거와 미래가 교치되는 다양한 소비가 진행 중이다. 다양해진 만큼 복잡하고 예측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회는 고정적이지 않다. 수많은 변수에 의해 새로운 질문과 해답을 요구한다.

 

이제 자신을 직시해야할 때다. 과거의 생각과 습관을 인지하고 새로운 사고를 형성해야한다. 문제는 반복될 것이며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즉답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무엇이 진행 중이고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야하는지에 대한 인식은 가지고 있어야한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뀌는 시대다. 오늘의 가치가 내일까지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모든 이들이 당장에 혈안이 되어 가치를 놓치고 있다. 결국 소모적 게임에 올인하며 극도의 피곤함과 공허, 무기력을 느낀다. 같은 생각, 같은 목표, 같은 결과가 짜인 시스템에 구속되어 삶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 벗어났다고 삶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을까? 개인의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빠르고 급박하게 변하는 세상이 자신을 기다려줄 리도 만무하다.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본 책은 20, 빠른 성공을 이루었지만 자기 착취와 내면의 붕괴를 겪으며 성과 너머 삶의 본질을 찾아가는 젊은 CEO의 기록이다. 저자는 정해진 답안지로 살아온 시간에 대한 회의감으로 가짜 나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한다. 인생의 반전은 계산기가 멈춘 그 지점에서 비로소 시작된다는 저자의 고백은 그가 그동안 느꼈을 세상의 기준이 얼마나 허망하고 자신을 가로막고 있었는지를 실감케 한다. 내일 당장 문을 닫아야한다면 마지막 손님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시장은 차가운 숫자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윤활유는 인간의 뜨거운 기억이다. 세상은 수많은 조건으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누구도 자신이 조건의 대상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오늘 베푼 대가없는 호의는 결국 가장 절박한 순간에 가장 필요한 형태로 돌아올 것이다.

 

세상은 갈수록 평평해지고 있다. 이젠 누구나 어렵지 않게 창업이 가능하고 선택기회를 부여받는다. 반면에 일률적인 아이템들이 반복되면서 성공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자신을 다시 세우는 리브랜딩은 그동안 경험했던 가짜 시간들과의 결별로부터 시작된다. 타인의 질문이 아닌 나만의 문장으로 답하는 삶의 과정을 만드는 것이다. 어쩌면 가장 가까이 있지만 가장 몰랐던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 삶의 주인공으로 살고자하는 선언일 것이다. 우린 그동안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것이 아닌 것은 결국 미래를 만들지 못한다. 나만의 것은 무엇인가? 나만의 이야기가 유일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기술혁명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아직은 크게 변한 게 없지만 물밑에선 미래를 준비하는 치열한 전쟁에 펼쳐지고 있다. 영국이 산업혁명을 통해 세계패권을 지배했듯이 미국 역시 기술혁명을 통해 영원한 강자를 꿈꾸고 있다.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진국들도 이번기회를 놓치지 않게 엄청난 자본과 인프라를 투자하고 있다. 해자기업과 패권국을 향한 집념은 전방위로 확산중이다.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기대와 두려움이 상존한다. 국가전략은 개인의 삶에도 강한 영향을 미친다.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설만 난무하다. 산업혁명 초기에 영국인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지금이 그 시대와 같지는 않을지라도 혁명은 분명 예기치 않은 고통과 고난을 수반할 것이다. 무엇을 준비하든,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인식해야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자신을 세울 특별한 무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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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 - 인류학적 오답 연구
다크모드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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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인문학은 인간과 인간의 근원, 내면의 본질과 가치를 사상과 문화를 통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은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일을 대변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인문학은 대부분 따뜻한 관계의 인문학이다. 불안과 두려움은 단지 감정에 불과한 것일까? 오히려 감정은 인문학적 사유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감정의 동요에 의해 이성과 합리적 생각이 무너지고 전혀 다른 인간의 형태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과 형벌은 사회가 죄인을 어떻게 보았는지, 권력이 고통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했고, 정의를 말하면서 어디까지 폭력을 정당해 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죽음에 앞선 형벌은 가혹하리만치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한다. 죄에 대한 판단은 시대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극한방식을 통해 이루어졌다. 특히 존속살해는 로마인들에 최악의 금기였다. 차라리 교수형이나 참수형이면 고통 없이 끝날 텐데, 죄인을 커다란 자루에 네 마리의 동물과 함께 넣어 물속에 던져버린다. 자루 안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고 지옥이 따로 없을 것이다. 로마는 가장에 대한 뚜렷한 위계가 존재했다. 가장의 권위는 국가와 같았기에 존속에 대한 공격은 곧 사회를 부정하는 것이었다. 모두가 두려움에 떨었던 포에나쿨레이는 너는 인간이 아니다란 메시지를 형벌의 형식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는 죽음을 집행하는 사람에게도 죄책감을 덜어주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형벌과 죽음은 특정 시대의 합의에 따라 전개되었고 정의는 상징이나 정화의식이란 이름으로 포장되었다.

 

권력의 정점은 자비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코끼리는 매우 영리한 동물이다. 감정을 느끼고, 소통하며, 뛰어난 기억력으로 주변 환경을 완벽하게 파악한다. 16C, 무굴제국황제는 반란군에 코끼리를 활용한 무시무시한 형벌을 가했다. 코끼리는 통제자의 의도에 따라 죄수의 신체를 하나씩 부러뜨린다. 즉사는 차라리 관대한 사형방식이었다. 코끼리 처형은 형벌의 잔인함과 잔혹함, 그리고 상대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권력의 유연성을 보여주었다. 황제는 원하면 자비를 베풀어줄 수도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사면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상황을 지켜보았던 수백, 수천의 군중은 왕의 권력을 확인하게 된다. 그들은 형벌의 공포와 왕의 경외심을 동시에 느낄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은 왕의 뜻에 결정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완벽한 지배는 권력의 도구를 확대하는 것이다.

 

패배하기 위해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전쟁은 승리할 것이란 전제를 두고 시작한다. 전쟁의 목적이 무엇이든 전쟁은 빨리 끝낼수록 피해가 적고 사상자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최근 전쟁의 양상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지만 전쟁에 대한 합리적 이성은 종종 계획에서부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연합군의 유럽 상륙작전을 앞두고 독일군의 대서양 방벽을 파괴할 전략이 요구되었다. 방벽에 다가가기 위해선 지뢰를 통과하고 기관총 세례를 넘어야했다. 영국 해군성은 무거운 폭약을 바퀴에 싣고 로켓으로 굴려 방어선까지 보내는 판젠드럼을 개발했다. 판젠드럼은 초기의 기대와 달리 어이없는 실수가 반복되어 결국 폐기되었다. 한시가 급박한 전쟁 상황에서 어리석은 선택이 큰 실패를 만든 것이다. 인간은 문제가 크고 급박할수록, 해결책도 그만큼 과감해야한다고 믿는다. 간혹 해결책이라 믿었던 것이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거대한 문제는 거대한 착각으로부터 비롯된다.

 

본 책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있었던 인간의 위험한 발상이 어떻게 현상을 왜곡하고 있는지를 다루기 쉽지 않았던 문제들을 소재로 디테일하게 표현한다. 정의와 폭력으로 포장된 형벌, 통제와 역설로 얼룩진 감옥, 완벽과 균열의 경계선을 넘나는 완전범죄, 그리고 해답을 찾지만 재앙을 일으키는 전쟁무기를 중심으로 인간이 반복해온 오류의 기록을 추적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가옥을 불태우기 위해 루스벨트 대통령이 허락한 박쥐폭탄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실패로 끝났을 뿐더러 자연의 법칙을 거스른 인간의 교만함을 그대로 드러낸 특유의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생각은 자유지만 통제는 예외다. 인간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란 특별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인류문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었지만 오류를 무시할 수 있다는 자만심도 가져왔다. 인문학에 대한 접근은 무오류의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인간이기에 수많은 실패를 통해 하나의 결과를 완성한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선택은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 왜 우린 실수를 반복하고 엉뚱한 곳에서 무너지는가? 우린 결코 내면의 패턴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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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상수훈 언덕에서 말씀 듣기 - 삶의 자리를 바꾸는 예수의 말씀 13
권종렬 지음 / 샘솟는기쁨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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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읽는 이마다 해석을 달리하는 경전인가? 대부분 기독교 공동체는 성경 무오류를 이야기하며 성경해독에 생애를 보낸다. 예수님은 성경을 통해 이야기하신 적이 없다. 성경은 오랜 과정을 통해 수많은 수사와 지도자들의 영적체험이 필사로 전달되어 후세에 전해지고 있는 경전이다. 기독교는 본래 의도와는 달리 암울한 중세 암흑기를 보냈지만 누구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산업이 발전하며 특유의 전파력을 중심으로 시세확장에 온 힘을 기울여왔다. 기독교의 근본원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종교의 자유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예수님의 진정한 목소리를 듣고 싶을 뿐이다. 산상수훈은 예수님이 모든 이들에게 전달하고자하는 진정한 복음이다.

 

작은 언덕,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다. 모인 이들이 특별하다. 대중이 아닌 아프고 병든 자들이다. 너무 아프고 가난해서 한 끼라도 해결해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을까? 생리적 욕구는 모든 이성을 무너뜨린다. 하지만 예수님은 뜻밖의 말씀을 하신다. ‘이다. 예수님의 설교를 듣자, 누구든 배부르게 먹고 아프지 않으며 평생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복에 대한 환상이 산산이 부서진다. 복은 하나님 나라를 영접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 하나님이 통치하고 하나님의 가치관이 실제가 되는 땅에서의 복이다.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이다.

 

산상수훈은 하나님의 나라 백성이 어떤 가치를 따라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예수님의 말씀이다. 에베소서 122절은 예수님의 권위와 통치, 교회의 충만함에 대해 서술한다. 예수님을 믿음에 죄 사함을 받고 산상수훈의 가치에 따라 이 땅을 살아갈 때 세상은 하나님의 다스림으로 가득하게 될 것이다. 현대인에게 복은 물질적인 욕구나 욕망을 대변한다. 오래 사는 것, , 강녕, 유호덕, 고종명은 누구나 누리고 싶은 오복이다. 하지만 오복이 한꺼번에 들어올 리 만무하고 하나를 얻는다고 만족하는 법이 없다. 가질수록 허무하고 무기력해지며 공허가 삶을 짓누른다. 복에 대한 진정성이 빠졌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해 복을 누리려 하는가? 하나님은 아브라함에서너는 복이 될지라는 말씀을 하셨다.

 

기나긴 고난의 과정을 통해 아브라함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브라함의 인생은 하나님과 함께하며 하나님을 알아가는 복되는 과정이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복을 받을 것이다 라 말씀하지 않으셨다. 복을 주거나 받은 것으로 여기지 않고 그렇게 되어야 하는 존재로 아브라함을 인정하신 것이다. 산상수훈의 복 되어라 란 말씀도 소유가 아닌 하나님 앞에 엎드린 존재 그 자체라는 의미다. 흔히 팔복을 복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자격이나 조건이라 말하기도 한다. 팔복은 자격조건이나 탁월한 성품, 교회공동체가 지녀야할 삶의 태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팔복의 말씀은 복된 존재에게 복된 은혜가 이미 임했다는 확증이다. 예수님 앞으로 나온 제자 됨이 복이고 예수님 앞에 엎드린 그들이 복 있는 사람이다.

 

본 책은 산상수훈의 교훈을 통해 13가지의 은혜를 함께한다. 일상적으로 대하고 고민하는 문제들을 산상수훈의 교훈을 통해 말씀을 전달한다. 수많은 교회들이 기독교 위기를 이야기한다. 교회는 예수님의 몸체요 실체적인 장소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교회위기는 과학문명의 발전으로 막힌 것이 아니다. 또한 인간의 욕망이 더욱 거대해져 교회를 찾지 않는 것도 아니다. 원인은 교회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산상수훈의 복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복이다. 예수님은 언제나 하나님을 말씀하신다. 차별과 차이를 다름으로 인정하는 사회에선 어떤 종교도 신뢰를 얻기 어렵다. 신성과 실체의 경계선을 저울질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교회는 그 기능을 잃어갈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은 언제나 한결 같다. 예수님은 말씀을 통해 진실을 이야기 하셨고 공생애과정을 통해 진리를 보여주셨다. 진정으로 예수님을 따라가는 제자는 누구인가? 너는 복이 될지라. 산상수훈의 교훈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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