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 - 밑줄 긋는 시사 작가의 생계형 글쓰기
김현정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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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의사전달 방법이 통용되고 있을까요? 언어만큼 우리 마음과 정서를 흔드는 개체는 없을 듯합니다. 말 한마디에 가슴 저리고,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좋은, 그야말로 언어에 의해 지배되고 종속되는 삶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적으로 우린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합니다. 그로인해 자기주장을 펼치기도 하지만 적지 않은 오해와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말이 무분별하다면 글은 나름 적절한 통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게 됩니다. 말과 글은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합니다. 어떤 말을 하고 글을 듣고 읽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 또한 결정됩니다.

 

손석희 앵커는 뉴스 룸의 앵커브리핑을 통해 그날의 이슈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차분하게 분석하였습니다. 시청자들은 앵커의 한마디를 통해 가슴 시원함을 느꼈고 사회를 이해하는 특별한 경험을 가졌습니다. 매일 무척 많은 자극적 기사들이 난무하지만 앵커브리핑과 같은 깊이 있는 뉴스코너가 사라진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뉴스 룸의 앵커브리핑은 950회를 했다고 합니다. 횟수도 상당한데 도대체 그 많은 콘텐츠를 어떻게 구해 한 시대를 풍미했는지 무척 놀랍습니다. 그 배경엔 매시간 긴장과 초조, 고민과 기대가 상존하는 작가의 영역이 있습니다. 20년 동안 매일 다른 소재로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김현정 작가님의 연중마감이 무척 기대되고 반갑기만 합니다.

 

연중마감은 김현정작가님의 작가로서의 인생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기고만장했던 젊은 시절부터 삶의 철학을 느끼는 현재까지 그녀가 작가로서 이어온 글쓰기의 모든 것을 이야기합니다. 소재의 구성부터 콘텐츠 제작까지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일이 없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삶을 규정한 것은 잘 쓴 글이 아니라 꾸준함과 포기하지 않았던 태도라고 평가합니다. 작가로서 누군가와 비교된다는 것은 무척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특히 천부적으로 글에 대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을 바라볼 땐 자괴감마저 듭니다. 하지만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자신만의 특별함으로 채운다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특히 소재를 찾기 위한 작가로서의 여정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순간적인 지혜도 중요하지만 진심과 솔직함이 담기지 않는다면 좋은 콘텐츠가 탄생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작가로서의 품위는 어떻게 유지 될까요? 좋은 글은 듣는 이의 마음을 훔칩니다. 저자는 잘 쓰는 글은 문장이 좋은 글이 아니라 상대방을 헤아려 쓰는 글이라 말합니다. 특히 근사한 말이나 대단한 경험담보다는 상대의 눈동자의 눈을 맞추며 공감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주장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마음을 우선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글쓰기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글은 누군가에게 읽혀야 제 몫을 합니다. 글은 존재 가치를 잃어버리면 폭력이 됩니다. 수많은 이들이 글로 인해 상처를 받습니다. 글은 쓰기에 앞서 비판을 수용하고 다른 시각과 관점을 이해하는 포용적인 태도가 요구됩니다. 그런 면에서 글쓰기 작가의 삶 또한 글쓰기와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글은 좋은 작가에서 탄생되기 때문입니다.

 

거짓과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시대입니다. 각자의 이익을 위해 분란과 분열을 조장하고 수많은 언론과 미디어들은 자극적인 뉴스를 쏟아냅니다. 솔직히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 또한 편견이라면 감내해야할 고통일 것입니다.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세상을 이끌어줄 한줄기의 빛과 같은 언론인이 필요합니다. 그들의 일필휘지를 기대합니다. 군사독재 시절, 어려웠지만 서민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던 적지 않은 에피소드를 기억합니다. 좋은 글은 마음을 움직입니다. 위정자들의 거짓된 글이 아니라 진솔하고 정직한 울림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연중마감은 기한이 없습니다. 세상은 지속될 것이고 우린 그 안에서 시대정신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글은 기록이고 기록은 역사의 부분입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모든 것은 삶을 통해 전승 될 것입니다. 오늘도 무언가를 쓴다는 것은 개인의 성찰 못지않은 역사적 사명은 아닐까요?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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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 노트
김종원 지음 / 청림Life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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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집니다. 특히 자신에 관심 있는 분야엔 전문가 못지않은 견해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sns가 발달되었다고 개인의 말이 줄어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수많은 미디어의 편향적이고 단편적인 말과 글들이 더욱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문화와 문명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선 공감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삶을 대하는 자세 역시 바뀌어야합니다. 언제까지 자신에 얽매인 말로 세상을 탓하겠습니까? 삶은 기분대로 살 수 있지만 태도만큼은 고려해야하지 않을까요?

 

삶의 조건 중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 타인과의 관계 설정입니다. 저마다의 개성과 가치관이 대립할 때 무척 곤란하고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친한 친구일수록 조그만 말 한마디에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우린 적어도 선을 넘지 않는 사이를 존중합니다. 직언보다는 칭찬을 하는 친구가 소중합니다. 비록 현재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더라도 자존감을 지켜주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필사 첫날, 작가님은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을 소개합니다. ‘언제나 선을 넘지 않고 나를 존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선을 넘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애착이 너무 강해서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충고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우린 선이 어디인지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선을 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선을 넘지 않고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는 평생을 함께해야할 소중한 사람입니다.



 

김종원 작가님은 무척 많은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특히 철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수많은 작품을 통해 삶의 성찰을 일깨웁니다. 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노트는 그분의 인생철학을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은 아닙니다. 어른에 대한 품격은 스스로의 말과 행동으로부터 비롯됩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작가들과 시인들 역시 삶에 대한 품격을 갖춤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인정받았습니다. 하루가 지나가면 필요 없는 말들이 뇌에 가득한 걸 느낍니다. 무엇을 담고 가야할지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내일이 결정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거울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바로보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필사는 조그만 수행을 통해 삶을 반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본 책의 구성은 매일 챕터씩 100일 동안의 필사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알 수 없듯이 하루 한번 필사는 자신에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줍니다. 나이듦에 대한 명징한 해석과 삶에 대한 재해석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 읽는 내내, 필사를 하는 동안 내면에 숨긴 용기가 일어나는 듯합니다. 글이란 참으로 묘합니다. 없는 생각을 떠오르게 하고 잃었던 희망과 용기를 다시금 만나게 합니다. 소중한 한마디의 글을 통해 누군가를 떠올리고 삶의 이정표를 다시금 확언할 수 있다는 것에 무척 감사한 마음을 느낍니다.

 

살면서 절대로 잃지 말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요? 누구나 삶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삶의 의미는 내가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자 해답입니다. 그래서인지 삶의 의미는 저마다 다르고 같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회는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누군가에겐 좋은 터전일지 모르지만 어떤 이에겐 무척 힘든 시련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인생의 행로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에 부여된 가치를 잃지 않는 것,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아닐까요?

 

마음 둘 곳 없을 때 마음에 담아둘 말 한마디를 찾습니다. 혹시나 위로가 될까봐, 혹시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을 까봐, 말이 난무하는 세상이지만 진솔한 말이 힘을 잃어갑니다. 세상의 외침은 메아리가 되어 돌아와야 하건만 어느 순간 안개 속에 갇힌 무운처럼 사라져버립니다. 인간에겐 힘들지 않은 역사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에겐 마음을 다독이고 다시금 용기를 불어넣을 소중한 말들이 있었습니다. 타인을 공격하고 상처를 주는 말들이 난무합니다. 우린 거친 말을 거두고 다시금 말에 대한 성찰을 가져가야합니다. 말 한마디에 1000냥 빚을 갚았다던 옛사람들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무엇보다 익어가는 시간 앞에서 자신에 가장 소중한 순간을 허무한 말로 허비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밝혀줄 소중한 100일 동안의 필사를 소개합니다. ‘내가 읽고 쓴 문장이 쌓여 삶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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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 고립되고 은둔한 이들과 나눈 10년의 대화
김혜원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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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짜인 문화와 구조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을 선호한다. 불확실한 가정보단 예측 가능한 현실이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구속을 느낀다. 영원할 것 같은 시스템도 결국 한계의 오류라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걸리곤 한다. 그래서 인간은 무한정 오락과 쾌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현실모순 같은 행동은 인간만이 지닌 특이한 습성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러한 모든 행위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이러한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며 자신을 감춘다. 세상에 대한 절규의 목소리를 내어보지만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소외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가혹한 형벌이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움츠리고 자신만의 살길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린 주변에 수많은 은둔, 고립하는 젊은 세대를 만나곤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회시스템에 대한 오류일까? 아니면 개인의 일탈인가?

 

은둔, 고립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곱지마는 않다. 저자는 은둔, 고립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열 가지로 구분한다. 고립은 제한적이지만 대인관계나 외출을 허락한다. 하지만 은둔은 사회적 관계를 하지 않는다. 은둔과 고립이 절대 밖을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다. 핵심은 사회적관계의 유무다. 두 번째 오해는 사람이나 사회적 관계를 싫어한다는 오해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상처받을까 두려워하는 이들이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진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들이 원하는 타인의 인정과 관심이다. 그들만큼 사람과의 관계를 간절히 원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세 번째, 게임중독 때문에 은둔한다. 네 번째, 현 상태가 편안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잘못된 가정이자 오해다. 상담자들 대부분은 현 상태를 벗어나길 원한다. 그들은 단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인간과의 단절에 마음 편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또한 정신질환 문제도 아니다. 이들은 타인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동을 원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에 얽매인 채 스스로를 구속하고 압박한 것뿐이다. 오히려 삶에 대한 강한 애착과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다.

 

은둔, 고립은 현대사회를 특징하는 사회적 현상이다. 현대사회는 이분법에 익숙하다. 맞거나 틀리고, 옳거나 잘못되었다는 시각이 중심이 되어 쉽게 판단하고 성취하는 것을 추구한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보다 타인에 뒤처지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선택의 기준이 사회적 기준이고 타인 의존적이다 보니 자신을 마주할 용기도 시간도 허락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서적으로 민감한 수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세상은 가혹하리만치 규정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저자는 X(이성)을 따라 움직이는 성과주의 보다 Y(감성)을 키우라고 충고한다. ‘내가 이 진로를 생각하는 게 맞나라는 말보다 내가 이 진로를 원하나라는 말은 스스로에게 만족감, 성취감, 행복을 전해준다. 타인으로부터의 인정, 사회적 적응, 사회적 성취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에 대한 만족과 성취감만큼 자신의 마음을 이끌어주는 요소는 없을 것이다. X축과 Y축의 균형과 조화는 비단 은둔, 고립청년들뿐만이 아니라 이 시대를 견뎌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기준이다.

 

수많은 분들이 은둔, 고립청년들을 위해 자신을 아끼지 않는다. 그분들의 노고와 수고에 고개가 숙여진다. 하지만 은둔, 고립은 그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실패를 허락하지 않는 사회분위기는 언제든, 그리고 누구에게든 나이를 불문하고 은둔, 고립을 허용한다. 우리 주변엔 상담자들 못지않게 적지 않은 은둔, 고립 자들이 존재한다. 나에 대한 믿음은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것일까? 은둔, 고립청년들은 자신에 대한 자신 없음, 나다움에 대한 불신임과 불수용을 허락한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서투른 이들에게 다양한 삶의 방법들이 존재하고 스스로에게 부여된 아름답고 소중한 자산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상담가들의 목적이다.

 

본 책엔 자신을 잃어버린 다수의 청년들이 등장한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의지를 전하는 청년, 자신의 의지보단 부모의 선택에 의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청년, 그들은 누구에게도 간섭받기 싫어 자신을 감추고 존재의미를 놓아버린다. 저자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기다린다. 기다림은 마음의 숙성을 거쳐 자신의 내면에 쌓인 고뇌와 고민의 흔적을 끄집어내고 사투 끝에 새로운 결말을 맺을 것이다. 우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으로 구성되어있다. 너무 많은 시간을 자신보단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지배를 받는다. 은둔, 고립은 자신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스스로가 원하는 삶, 일률적인 목적을 따라하지 않는 다양한 삶을 이해하고 자신에 최선을 다하는 삶의 모습이 아름답다. 은둔과 고립에 대한 고찰은 내면적인 성찰을 이끈다. 모든 삶은 아름답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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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스토리 - 잘 팔리는 콘텐츠에 숨은 4가지 스토리텔링 법칙
캐런 에버 지음, 윤효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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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훌륭한 재원이나 자원,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더라도 제대로 활용하거나 완성하지 않으면 쓸모없다는 의미다. 실시간 쏟아지는 데이터의 활용도 또한 실질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상상하고 추론하는 개인의 역량에 달려있다. 의미는 감정을 자극하고 공감을 연출한다. 또한 콘텐츠를 통해 화자와 청중간의 소통을 연결한다. 인간이 스토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감춘 내면의 기억과 경험이 화자와의 이야기에 의해 소환되기 때문이다. 소설, 드라마, 영화, 음악 우린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만난다. 그리고 타인의 관점을 내면화한다. 스토리는 상호교류이며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또한 무의식을 자극해 심리적 갈등을 해소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조직은 이기는 스토리를 원한다.

 

세상은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스토리가 없는 곳은 존재의미를 찾기 어렵다. 스토리는 인간의 삶과 생존의 역사를 같이 해왔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스토리 구성은 더욱 구체적이고 치밀해졌다. sns의 발달에 따른 정보취합의 용이성이 스토리의 관점을 더욱 확장시키고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린 실시간 콘텐츠를 경험하고 기억하며 자신에 맞는 스토리에 몰입한다. 인지편향이 늘어난 것도, 자신의 당위성을 더욱 강조하는 것도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스토리에 대한 의구심 또한 급증하고 있다. 진실을 포장한 가짜뉴스의 범람은 스토리의 효용성을 급격하게 무너뜨린다. 인간은 생의 전반을 통해 스토리를 투영하기에 스토리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것보다 지나침이 훨씬 유용할 것이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지는 곳이 인간의 뇌다. 뇌는 생존, 이해, 소통,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이야기를 통한 의사소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훌륭한 스토리를 구성하기 위한 뇌의 다섯 가지 기본설정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가 게으른 뇌의 관심을 끌고 집중시키기다. 뇌는 에너지를 절약을 위해 본능적이고 무의식적 행위를 반복한다. 뇌의 흥미를 이끌기 위해선 뜻밖의 긴장감이나 위험성이 요구된다. 뇌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예측과 가정을 하며 새로운 감각을 통합하여 몰입을 경험한다. 또한 집단 소속감이 강해 내집단에 대한 감정을 자신의 일처럼 인식한다. 소속감은 편안함, 안락함, 흥분을 느끼는데 공감과 연결을 통해 집단의식을 강화한다. 이러한 작용들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통해서 이루어진다. 뇌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신경화학물질을 발산하며 자신의 선택과 행동을 강화시킨다.

 

이야기엔 캐릭터가 필요하다. 캐릭터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공감과 갈등의 주체다. 캐릭터의 역할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영웅적 스토리도 좋지만 청중은 실수나 실패로부터 간접적 경험을 배우게 된다. 캐릭터의 갈등은 청중의 갈등을 연상시킨다. 갈등구조는 이야기를 변화시키는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가정의 속도를 늦추고 뇌의 긴장감을 증폭한다. 갈등은 이야기의 감초 같은 존재다. 문제의 방향을 제시하며 해결방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또한 청중과의 연결을 통해 감정이입을 경험하게 만든다. 훌륭한 스토리엔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 갈등과 긴장감의 조성, 감정과 자극을 통한 청중의 몰입, 예상치 못한 플롯 포인트와 디테일, 그리고 결과가 필요하다.

 

이기는 스토리는 성과를 위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조직내부의 갈등에 대한 원인으로 소통부재를 꼽는다. 소통부재는 진솔한 이야기의 부재다. 이야기의 조건에 따라라 조직의 운명이 좌우되기도 한다. 저자는 수년간 다국적 기업들의 고민을 상담하면서 계획적 스토리텔링의 구성이 조직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디테일하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콘텐츠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스토리텔링의 4가지 원칙으로 맥락, 갈등, 성과, 핵심메시지를 소개한다. 맥락은 스토리의 전개과정이다. 왜 이러한 스토리가 중요한지. 어떻게 인간과의 연결고리를 가질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갈등은 스토리텔링의 핵심주제로 스토리의 전환점이자 몰입과 공감, 자극을 이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직은 성과를 달성한다. 마지막은 유일한 브랜드를 구축할 회사의 핵심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기는 스토리는 관계설정으로부터 시작해 스토리로 마무리된다. 스토리에 대한 역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거의 모든 것이 구축된 이기는 스토리, 그 비밀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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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심리해킹이다
강미정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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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제품을 사야할까? 물건을 고르기 위한 당신만의 전략은 무엇인가? 당신은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물건을 고르는가? 소비 후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 소비는 자본주의 핵심적 가치다.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경제는 물론이고 생존에 대한 욕구마저 사라질 것이다. 소비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채워준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을 것이다. 소비는 감정을 다스리고 감정에 의해 소비가 이루어진다. 또한 소비를 통해 자기만족을 실행하고 성장과 성공이라는 자본주의 핵심결과물을 만끽하게 된다. 소비는 마치 모든 걱정과 시름마저 잊게 해줄 정도로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과연 소비의 중심은 누구일까?

 

나도 모르게 소비에 이끌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정말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는가? 특별한 물건이나 광고에 유독 눈길이 떠나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도대체 무엇이 우리의 지갑을 여는 것일까? 답은 무의식에 있다. 소비는 인지적 과정이 아니다. 소비는 우리의 부족함, 결핍, 욕망들을 채우기 위한 무의식적인 욕구다. 무의식을 이해하면 우리가 무엇을 갈망하는지, 왜 상대와의 비교에 관심을 갖는지, 감정적 패턴이 어떻게 소비를 유도하는지를 알 수 있다. 무의식은 단순한 패턴을 따른다. 익숙함을 신뢰로, 결핍을 충동으로, 불안을 행동으로 전환한다. 본 책의 핵심 주제는 이 흐름을 이해하고 설계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마케터의 관점에서는 소비자의 무의식을 파고드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소비자는 설득당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강요나 설득에 의해 구매를 한다는 것은 이상하리만치 비정상적인 인식을 느끼게 만든다. 질이 좋지 않더라도 자신의 의지에 의해 선택한 물건에 대해선 충분한 만족을 느낀다. 마케터는 소비자의 말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한다. 그들이 무엇을 잃을까 두려워하는지, 무엇을 얻고 싶어 하는지, 그 틈새를 설계해야한다. 즉 마케터는 고객의 욕구와 두려움, 편리함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통해 움직여야한다. 또한 고객의 마음을 열기 위해선 먼저 자신의 질문 방법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고객은 익숙함에 길들여있다. 이는 본능적인 뇌의 에너지 절약과도 관련되어있다. 익숙함은 편리함을 가져다주고 편리함은 신뢰라는 소비패턴을 만든다. 또한 인간은 생각과 행동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같은 경로, 같은 소비패턴은 불확실성을 제거한다. 이는 반복적인 습관이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질적인 경험과 낯선 것과의 만남은 심리적 불편과 경고, 불편을 유발한다. 익숙함과 반복적 패턴은 무의식으로 비롯된다. 우린 이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만족을 느끼며 자신의 소비에 정당성과 당위성을 부여한다. 또한 재구매를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확인한다.

 

마케팅은 심리해킹이다. 우리가 알았던 대부분의 소비 뒤엔 이를 조작하는 설계자가 존재한다. 그들은 구체적인 심리기법을 활용해 제품의 구성과 이미지를 편집한다. 양이나 질은 물론이고 포장지의 그림이나 광고효과를 통해 수없이 소비자의 감각을 두드린다. 결국 무의식은 반복적 효과에 항복을 선언한다. 그 대표적 판매기법을 활용하는 매장이 다이소다. 1000원 샵으로 알려져 있지만 매장의 구성은 백화점을 방불케 한다. 다이소는 고객의 행동과 인식을 본인이 선택하도록 구성되어있다. 다이소의 첫 전략은 가격부담을 줄여 소비의 망설임을 제거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보물찾기라 불리는 발견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정도 가격이면 충분히 괜찬아 라는 확신성과 더불어 고객의 상상력을 부추긴다. 그리고 물건으로 가득한 장바구니는 비교우위를 조장한다. 다이소는 판매를 유도하는 점원이 없다. 오직 고객이 선택하고 발견하고 구매한다. 그리고 장바구니에 가득한 물건을 보며 스스로의 결정에 만족한다. 하지만 대대분의 물건은 사용되지 않고 창고에 쌓인다.

 

온라인 플랫폼은 전쟁터다. 구매 전 방문만으로도 알고리즘이 작동해 원치 않는 광고와 이미지들이 우후죽순 화면에 띄워진다. 그리고 우리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혹 클릭이라도 한번 하게 되면 구매버튼을 누를 확률이 배가된다. 이는 아주 편리하게 구성된 결제시스템과도 연관이 있다. 소비에 대해 반감을 가지진 않는다. 소비는 인간에 필수적인 욕망의 분출구이자 생리적이고 심리적인 완충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이상의 소비 뒤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순간의 만족도 중요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가는 어쩔 땐 가혹하리만치 잔인하다. 본 책은 인간의 무의식 속에 감춘 소비패턴을 읽어 내기위한 심리적 기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기업인이자 마케터로 심리해킹 기법을 통한 마케팅을 소개한다. 그의 선택은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린 결국 모두 보이지 않는 시스템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신은 설계자인가, 아니면 설계당하는 사람인가? 저자의 마지막 말에 대한 답이 삶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불편하지만 사실적인 심리해킹에 대한 소비전략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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