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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티어링 - 세상을 바꾼 최고의 아이디어 이렇게 만들어진다
케빈 P. 코인 & 숀 T. 코인 지음, 김고명 옮김 / 북앳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꼭 그런건 아니지만 나는 책을 대할 때 어떤 느낌을 받는다. '이 책... 정말 괞찮을것 같다'는 논리를 초월한 느낌. 요즘은 보내주는 책들 보기도 바쁘지만, 그런 책들도 선별해서 신청해야 한다. 그럴때 책을 소개하는 얼마되지 않는 정보만 보고도 왠지 읽고 싶은 책, 왠지 마음에 드는 책들이 있다. 워낙 책을 좋아하니 서점 나들이도 잦고, 그 많은 책들 중에서 표지에 적힌 글자 몇개로 손에 잡아볼 책들을 선별한다. 그렇게 잡아 몇 페이지 들추어본 책들 중에서 그날 구입할 책들이 정해지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구입한 책들 중 상당수가 나를 후회시키지 않는다. 왜일까... 나도 모르지만 어려서부터 오랜 시간동안 책을 읽는 과정에서 내 나름대로 책을 선별하는 방식이 생긴것 같다.
브레인 스티어링이라는 책은 제목만으로도 그 내용을 대충 알것 같은 책이었다. 사람의 생각을 담당하는 영역인 두뇌를 어떤 식으로 운용할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논하는 책이라는 느낌이 대번에 들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보면서 그런 예상이 어긋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쾌재를 불렀다. 이런것이 소소한 나의 일상의 기쁨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또 한번의 쾌재를 부르지 않을수 없었다. 내가 예상했던 '일반적으로 좋은 책'의 내용을 훨씬 뛰어넘는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책 꽤나 읽은 사람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내용을 담은 책들은 잘 존재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책들이 기존의 논리들에서 약간의 변화를 죽나, 약간의 관점의 변화를 두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가끔씩 새로운 아이디어와 신선한 시각을 바탕으로 치밀한 논리를 펼치는 책을 만날때가 있다. 그럴때는 나의 책 읽는 속도가 엄청 느려진다. "좋은 책을 만나면 반드시 정독을 하라. 그리고 그 나머지 책들은, 차이점만을 발견하고 빨리 읽어버리자." 이것이 내가 책을 읽을때 사용하는 기본적인 전략이다. 정말 좋은 책을 만나면 집중해서 책을 읽는 속도가 한시간에 30페이지 정도로 뚝 떨어진다. 내 주변에서 이 정도 속도로 책을 읽는 사람은 그리 만나지 못했다. 문장 하나 하나의 맥락을 헤아리면서, 글들을 음미하면서 읽을수 있는, 그렇게 읽어야 하는 책을 만나는 일을 아주 흔하지 않고, 그려면 나는 몇일간 낑낑걸면서 즐거운 고통을 견디게 된다.
이 책은 두뇌를 사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해 내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기존의 아이디어 창출법이었던 브레인 스토밍이 생각보다 창조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에서 시작해서, 보다 효율적으로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묻는 질문 자체가 정확해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읽고보면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다른 책에서는 만나지 못한 질문이다. 이쯤에서 부터 이 책을 읽는 나의 흥미가 바짝 당기기 시작했다. 저자는 미국의 거대한 기업들중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단 하나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함으로써 거대한 성과를 일구어 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브레인 스토밍이 왜 비효율적인지에 대한 상세하 설명을 한다.
이런 저자의 논리적인 설명과 구체적인 예에 설득을 당하고 나면, 저자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그런 아이디어를 사용하여 큰 사업의 기회를 잡은 예들을 풍부하게 제공한다. 무조건 노력하면 성공한다 류의 책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시장의 어떤 틈을 어떤 아이디어를 무기로 하여 공략하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어 낸 사례들을 만나다 보면 책을 읽는 흥미가 더 깊어진다. 저자가 예시하는 그런 사례들에 나 자신을 대입해보고, 나 자신의 현재의 상황에 그런 아이디어를 적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는 속도는 더 느려지기 시작한다.
어제 나는 드디어 내가 하는 일과 관련한 '정말 새로운' 아이디어를 하나 만들어 냈다. 이 책에 나오는 사례인 '엔진오일만 갈아주는' 사업에서 힌트를 얻은 아이디어이다. 내가 하는 일에 그런 방식을 적용하면 새로운 시장기회가 열릴것만 같은 흥분에 어제 저녁에 한참동안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오늘 다시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흥미로운 시간을 접어야 하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 살아가다 간혹 이런 책을 만나는 기쁨, 그런것이 살아간다는 것의 소소한 기쁨이기도 하거나와, 때로는 삶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꾸는 큰 이정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