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노트 1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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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베르베르의 상상력은 독특하다. 개미에서부터 파피용에 이르기까지 그가 내놓는 책들은 한결같이 기발한 발상에서 시작된다. 개미들의 조직사회가 단순한 본능적 행동이 모여서 나타나는 집단지능이 아니라, 개미들 개개인의 사고와 의지에 의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의 작품 개미를 돋보이게 하는 힘이었다.




타나토노트는 죽음이라는 과정에 관한 새로운 접근이 돋보이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이 가진 문학적 가치는 대단치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죽음의 과정을 파헤치고, 죽음이라는 과정을 불가해한 것이 아니라 실험의 대상으로 삼으려고 하는 아이디어 자체가 이 책을 이끌어가는 힘의 원천인 것이다.




죽음 혹은 가사상태를 체험했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비슷한 내용들이 있다. 터널을 지나간다든가, 빛을 본다든가 하는 것들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런 내용들을 소재로 하여 흥미롭고 진지한 탐험을 상상해낸다. 그것은 먼 우주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파피용을 탄생시킨 아이디어의 촉발점일 수도 있다. 흥미롭지만 다루기 힘든 소재를 어떻게 잘 소화시켜내는지를 읽어보면서 탄성을 올릴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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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상 평전 역사 인물 찾기 22
안재성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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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년 전 남부군이란 책을 통해 오랜 역사의 침묵을 깨고 우리 앞에 등장한 사람이 바로 이현상이다. 이현상. 그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가 있다. 이현상이란 한 걸출한 인물과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우리 역사에 남긴 것은 크다. 그 큰 영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인지,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인지는 아직 시기가 이른 것 같다. 더 많은 시간이 지나고 세계사 속에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야 비로소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올수 있을 것이다.




이현상은 그가 믿는 것이 옳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신념하에서 자신의 의지를 다해서 열심히 노력을 했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아픈 시대였다. 요즘 새로이 조명을 받는 것처럼, 일제 치하에도 일상적인 삶이 있었다. 문화인들은 문화활동을 했고, 지식인들은 지식활동을 했다. 일반인들은 그들 나름의 삶을 살았다. 당시의 역사에 어느 정도는 반감을 가지고, 또 어느 정도는 순응을 하면서 살았던 것이다.




소수의 독립투사들의 삶은 힘든 것이었다. 공산주의독립 운동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시의 힘든 시대는 뜻을 품은 사람들에게는 아픔을 감내하도록 강요했다. 섵부른 치기로 나설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길을 선택을 했고, 그 삶을 끝까지 열심히 살아나갔다. 그가 살았던 삶의 자리가 특히 힘들었기에, 그는 우리 민족비극의 가장 큰 아픔 속에서 삶을 살아야 했다.




이현상. 그는 좌와 우. 남과 북이 부딪히는 힘의 충돌의 한 가운데에 서 있어야 했다. 그래서 가장 치열한 아픔을 강요받은 사람이었다. 그는 선택을 했고, 그가 선택한 삶을 충실히 살아내었다. 그 삶이 과연 역사 앞에 옳았던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아픔을 딛고 그토록 지켜내려 했던 충실한 삶에 대한 열정만은 우리를 감탄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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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영화 보셨어요?
경제 인류학으로 본 세계 무역의 역사
필립 D. 커튼 지음, 김병순 옮김 / 모티브북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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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현대적 의미의 영토국가가 생겨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고대의 국가들은 명확하게 정해진 영토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국토의 경계는 없거나, 수시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변방에는 힘의 공백이 있는 지역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곳들을 차지하면서 무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있었다. 바로 이 책이 말하는 상인 무역집단들이다.

상인무역집단의 존재는 여러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교적 잘 알려진 중세의 베네치아와 네덜란드가 바로 그런 대표적 존재들이다. 그러나 그런 집단들이 존재한 곳은 유럽만이 아니었다. 아프리카에도, 인도양에도, 동남아시아에도 중요한 무역의 요충지마다 빠짐없이 그런 집단들이 존재했다. 그들이 자리를 잡은 곳은 영토국가보다는 상인집단들에게 더 중요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후예들이 영토국가의 모습으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흔들리는 역사의 부침에 따라 지금은 그 이름조차 잊혀져버린 강력한 집단도 있었다. 동아시아의 말라카 해협에 존재했던 무역집단의 존재가 바로 그런 예이다. 이 책은 무역이라는 코드를 통해 오늘날 잊혀진 무역의 역사를 다시금 조명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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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China
쿠로다 아쯔오 지음, 박정동 편역 / 시대의창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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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관한 책들, 중국의 경제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정말 봇물처럼 쏫아져 나오는 책들중 무엇을 읽어야 할지를 알기 힘들 정도이다. 그러나 그런 책들 중에 정말로 주요한 내용을 담은 책들은 별로 없다. 비슷비슷한 내용. 뜬 구름을 잡는 내용들 뿐이다. 중국경제가 정말로 어떤 상황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을 만나기란 참으로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런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갈증을 식혀주는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중국을 전체로서가 아니라 각 지역의 경제권역별로 나누어서 파악하려는 시도부터가 남다르다. 각 지역의 경제의 특성과 그 지역에서 주로 성장동력으로 삼는 경제발전 모델이 무엇인지를 세부적으로 파고드는 책이기 때문이다. 북경대에서 연구하면서 동시에 경제현장을 열심히 돌아다닌 필자의 경력때문에 가능한 책이다.

그러나 아쉬움은 남는다. 이 책이 실린 놀라운 내용들은 이미 수해가 지난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한해가 다르게 달라져가는 중국의 오늘을 설명하기에는 약간의 모자람이 남는 책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더 나은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 책을 기본으로 중국의 현실에 대한 개략적인 감각을 형성하면서 오늘의 중국뉴스를 추가하는 수 밖에. 더 나은 책이 나올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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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경제, "힘의 이동" - 일본에서 중국으로 옮겨가는 경제주도권
박번순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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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발전 과정은 흔히들 기러기들의 행진이라고 불리곤 했다. 일본을 맨 앞에 나르는 기러기로, 귀뒤에 한국, 대만,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순차적으로 발전하며 따라가는 기러기들의 날아가는 모습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각국의 경제발전 단계에 따라 순차적으로 저부가가치 저임금집약형 산업을 이어받으며 경제발전을 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런 모습에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한가기 요인은 선두를 형성하며 대열을 이끌어가던 일본의 모습에 변화가 온 때문이다. 끊임없이 발전해오던 일본의 경제발전이 주춤하면서 아시아 경제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다. 또 한가지 요인은 중국의 거대한 영향력이다. 중국은 원래 기러기들의 행진의 뒷끝에서 날아가던 형편이었으나, 자국내의 풍부한 고급두뇌와 함께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을 가진 복합적인 사정으로 기러기떼들의 행진을 흔들어 놓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시아 역내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아세안 국가들의 역내 결속력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서 기러기 때의 선두에 속해있지만 아시아 역내에서 상당히 불안정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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