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을 없애기 위해서

빈곤의 종말
제프리 삭스 지음, 김현구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7월

이 책은 빈곤의 문제를 임상경제학이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접근하게 있다. 저자 자신이 볼리비아, 폴란드, 러시아, 인도, 잠비아의 거시경제에 대한 자문위원으로 일한 경험에다 독특한 분석적 틀을 합쳐서 만들어 낸 빈곤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이다.

이제까지 빈곤의 문제는 흔히 “열대지방의 따뜻한 기후의 혜택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나태함 때문”이라는 식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우세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는 빈곤의 진정한 원인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후의 변화, 질병, 그리고 적절한 경제발전의 기회를 얻을 수 없는 지리적인 고립성 등이 빈곤을 만들고 고착화시키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각 국가의 정치적 조직이 자신의 국민들에 대해 느끼는 책임감의 정도와 그 정부의 효율성이 빈곤의 문제에 특히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빈곤은 국민성의 문제가 아니라 지리적, 생태적, 문화적 특수성과 사회집단이 빈곤을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노력의 정치적 효율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식의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그 나라에서 효율적으로 빈곤을 퇴치할 수 있는 정치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볼리비아의 빈곤이 바다와 연결되지 않은 내륙 국가이면서, 효율적인 정치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빈곤에 시달려온 중국의 경제적 발전이 지도부의 장기간에 걸친 정치적 안정과 경제발전을 위한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것도 설득력이 있다. 중국의 경우도 외부와 접근성이 용이한 해안지방을 중심으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지리적 인접성이라는 요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저자는 임상경제학이라는 접근법을 제시하면서 저자는 빈곤은 질병과 마찬가지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의사가 환자의 환부를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약을 주면서, 환자의 환경을 조절하여 환자가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듯이 한나라의 빈곤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같은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빈곤에 시달리는 나라에는 우선 원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절대적 빈곤에 시달리며 기아선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경제를 발전시키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원조만으로 빈곤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빛을 탕감해주고 관세장벽을 낮추어 그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만들어 낸 조악한 물건을 사 주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가난을 해결할 수 있는 세계경제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대규모 난민, 집단학살, 기아와 같은 끔찍한 질병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도적 프레임을 차지하라

프레임 전쟁 - 보수에 맞서는 진보의 성공전략
조지 레이코프.로크리지연구소 지음, 나익주 옮김 / 창비 / 2007년 7월

저자의 고민은 진지한 것으로 여겨진다. 왜 보다 나은 가치를 담고 있는 진보진영이 계속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이런 의문은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의 이면에 있는 원인을 파악하고 싶어하는 진지한 의문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던질만한 질문이다. 그러나 그 답을 내놓기는 쉽지 않은 질문이기도 하다. 저자의 해법은 일종의 헤게모니 이론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이 세상을 볼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를 못한다. 인간은 언어의 감옥에 갖혀 있다는 말이 있듯이, 인간은 일정한 개념으로 규정지워진 세상의 모습들을 보는 것이다. 세상을 어떤 식으로 구성하고 조립하는가가 바로 프레임이다. 그래서 어떤 프레임이 세상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도록 만드는가에 따라서 선거의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진보도 보수도 아닌 중도에 있는 사람들의 표를 모아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정교하 프레임을 고안해 내어서, 사회에서 그 프레임이 주도권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프레임 전쟁에서 승리하는 진영이 사회의 주도권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이중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그 이중적인 면모중에서 진보적인 면모를 잘 사로잡을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멋진 지적이다.

영어단어 가르치기

단어 나와라, 뚝딱! 6학년 - 도깨비 어드벤처
황혜영.최재훈 지음, 이국현 그림, Anna Paik 감수 / 아울북 / 2007년 2월

아이들이 회화는 곧잘 합니다.

왠만한 생활이야기는 부담을 느끼지 않고 하여서 마음이 흐뭇합니다.

그러나 조금 관심을 가져보면 아이들이 하는 말들이 늘 비슷한 유형에서 벗어나질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어가 부족한 때문이지요.

그러니 한정된 단어를 가지고 비슷한 문형만을 되풀이 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학습이라는 부담감을 더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어휘력을 높혀주기에 좋은 책 같습니다.

돈키호테 읽기

돈키호테처럼 미쳐?
박홍규 지음 / 돋을새김 / 2007년 7월

너무나 유명한 인물 돈키호테. 그는 아이들도 알 정도로 유명한 캐릭터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작품속의 그를 해석하는데 시간을 바쳤다. 단순히 엉뚱한 영웅으로만 생각되었던 돈키호테가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방식의 해석유형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제까지의 돈키호테에 관한 해석과는 다른 방식의 해설을 추구한다.

저자 스스로가 돈키호테적인 방식이라고 부르는 방식이다. 돈키호테를 철학적인 틀을 통해서 바라보려고 했던 기존의 방식들을 버리고, 돈키호테를 있는 그대로의 인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 간단해 보이는 돈케호테식 돈키호테 해석은 그리 쉽지는 않다. 그러나 읽기에 어려운 책은 아니다. 새로운 방식의 해석을 통해서 철학적 사유의 경험을 넓히고 돈키호테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지평을 넓힐수가 있게 된다.

젊음. 아프리카.

우먼 인 아프리카 - 아프리카에 두고 온 서른한 살
정은선 지음 / 이가서 / 2007년 8월

요즘은 이런 유형의 여행 책들이 많이 나온다. 단순한 기행문이나 여행담보다는 여행지와 자신의 내면이 만나는 경험을 기술하는 책들 말이다. 우리들의 여행문화와 여행에 관한 책들이 많아지면서, 더욱 깊은 정보를 담거나, 여행지에서 느낀 더 깊은 체험을 담게 되는 것일 게다. 처음 소개될때의 요란한 현지의 풍경스케치보다는 더 농밀한 경험을 담은 책들이...

영화 마케터. 참 생소한 직업이다. 여자. 서른 한살. 참 복잡한 나이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나도 그 시절 참으로 힘든 삶을 살았다. 열정은 타오르고 삶은 쉽지 않았다. 욕심과 한계와 아픔과 또 도전의 열정이 시간을 꽉 채우고 있던 시기였다. 한해 한해가 지나가는 것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고 그렇게 안타까울수가 없었던 시긴대의 삶.

뜨거운 아프리카에서 뜨거운 삶을 체험하고 돌아왔다. 그래서 말한다. 아프리카에 한해를 두고 왔다고. 그녀가 만난 아프리카. 그녀가 아프리카에서 발견한 자신의 마음. 그녀가 아프리카에 두고 온 정념과 부서진 열망의 잔해들. 그런 것들이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책이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