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몽

선생님은 말하셨다.

"백일몽은 나빠요"

나는 착한 학생이었다. 비교적.

선생님의 말을 잘 듣는 편이었다. 대부분.

가끔 숙제를 안해가기도 하고, 가끔 장난치다가 벌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을 정면으로 거부한게 하나 있었다.

난 백일몽을 꾸기를 멈추지 않았다.

 

내 백일몽의 세계에선 내가 하늘을 날기도 하고

내가 슈퍼맨이 되기도 했고, 내가 영화속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때로 역사책을 읽고 소설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난 후엔

내가 소설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 소설은 무척 분량이 큰 소설이었다.

책으로 만들면 500page 짜리 책이 수십권도 더 될...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계속 읽어도 다 읽지 못할만한.

 

그런 백일몽을 난 아직도 꾸고 있는가보다.

가끔 책을 읽으면서, 가끔 영화나 그 비슷한 것들을 보면서

난 나도 모르게 무언가 내가 모르는 생각을 하는 것을 느낀다.

난 습관처럼,

내 의식도 자각하지 못하는

그런 백일몽을 꾸고 있는 것인게다.

지금까지도 포기하지 않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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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누군가....

나는 어떤 모습인가....

나는 늘 그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대답은 들리지 않는다.

내 모습은, 희미한 그림자 같은 것인가 보다.

난 모른다. 내가 누구인지.

그러나 난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질문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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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세계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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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


사람과 사람 사이에 경계가 없어진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그 무시무시한 침묵의 벽이 사라진다면... 그래서 그 강한 쇠가 황산에 녹아서 없어지는 것처럼, 사람사이의 단단한 무관심의 벽이 녹아내린다면... 이 책은 그런 말을 담아 놓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황산이다.


사람이 사람을 지켜보는 사회. 사람이 다른 사람의 고통과 아픔을 지켜보는 것을 오락으로 삼는 사회. 무작위로 추출되어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수용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TV로 생생하게 생중계하는 사회. 그리고 그 TV를 지켜보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사람들...


유명한 영화 '트루먼 쇼'를 연상케 하는, 그러나 그보다도 한결 더 폭력적인 사회. 저자가 이 책에서 그리고 있는 이 엄청난 폭력적인 사회의 모습은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인지도 모른다. 먼 미래에 어쩌면 찾아올지도 모르는 디스토피아에 대한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오늘날 우리의 삶에 '오락'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그 비극의 씨앗이 뿌려져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 책을 읽을 때 느끼는 그 기이한 감정은 어쩌면 자각하지 못하고 살아오던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우리가 배태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인지도 모른다. 또한 우리들 스스로도 언제 피해자가 될지도 모르는 그런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염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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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성
양철민 지음 / 황금분할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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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는 농민이 천하를 결정한다.

마르크스는 그토록 노동자와 농민의 결합을 원했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노동자들에 의한 혁명만이 일어났다. 중국을 공산화시킨 마오쩌뚱은 농민을 주축으로 한 군대로 중국을 공산화시켰다. 아시아적 생산양식이 가지고 온 현상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이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책이아니다. 나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동양의 거대한 땅 중국에서는 역사 이래로 끊임없이 크고 작은 농민들의 '난'이 일어났었고, 왕조의 교체를 이룬 뒤에 숨어 있던 실체적인 변혁의 주체들은 거의 항상 농민들이었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이자성'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리고 역졸이었다. 그리고 결국 직업을 잃은 후 25세의 나이에 농민운동에 참여하여 그 운동을 주도하게 된다. 그의 나이 40이 되기전에 그가 이끄는 무려 100만명(당시의 중국의 인구를 생각할때 엄청난 숫자이다)의 농민군을 이끌고 당시 명나라의 수도이던 북경을 점령한다.

태평천국의 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어져온 중국의 농민들의 '난'  이 책을 통해 그 자세한 기록을 살펴봄으로써 중국을 더 잘 이해하고,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숨어져 있는 깊은 심성의 원형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양의 고전에 더 익숙해진 우리들의 독서의 편식을 막는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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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나라의 앨리스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36
루이스 캐럴 지음, 남기헌 옮김 / 책세상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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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함과 신기함의 사이

재미있는 이야기의 주인공 앨리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기자기한 '동화책'의 외형을 벗고, 멀쑥한 단행본 '책'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도대체 앨리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앨리스가 겪은 모험의 내용이 달라지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다. 꼭 같은 내용이다.

달라진 것은 책의 내용이 아니라 책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출판사가 '이상한'을 '신기한'으로 바꾸어 출판하는 것은 출판사 기획자들의 손끝이나, 번역가의 뇌에 들어있는 단어장의 어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책을 읽고 받아들일 수요자들. 즉 우리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꼭 같은 단어 'wonderful'의 미국적 혹은 영국적 의미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앨리스가 겪은 모험담을 '참 이상한 경험이군'이라고 받아들이던 사람들이 이젠 '정말 신기한 이야기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앨리스가 겪은 모험을 수식하는 의미부여를 하는 독자들의 생각이 달라진 때문이다.

이상한 이야기와 놀랍고 신비로운 이야기의 차이. 그것은 동화책에서 판타지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아이들의 책에서 꿈꾸는 성인들의 책으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사회에 허용되는 범위안의 일탈에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추구하는 지적 흥미의 추가가 만들어낸 작지만 큰 변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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