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아트, 메이드 인 코리아 - 광기와 집착으로 완성된 현대미술 컬렉션
임근준 지음 / 갤리온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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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위이다.

아방가드. 전위적 실험... 그런 단어들이 익숙했던 시절들이 있었다. 그런 단어들을 화두처럼 감싸 않고 보이지 않는 어둠 저편을 향해 무작정 달려가던 젊음들이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갔다. 그리고 그 열정에 찬 전위적 영혼들은 오늘날 더 이상 '미친'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이제 한국 예술계에 새로운 기둥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젠 그 이름도 친숙한 사람들이 되었다. 세상은 그렇게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가는 것이다. 한 세상을 열정에 사로잡혀 어둠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간 사람들을 담은 책이다. 한국이 배출한 아방가드 적인 영혼들의 삶과 예술을...

이젠 책에 실릴만큼 그 예술성을 인정받은 젊은 예술혼을 가진 사람들, 그들이 한 시절 세상을 주유했던 그 아픔과 도전과 성과에 대한 비망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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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 여행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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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풍경

정물화가 놓여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처럼, 창 밖으로 세상이 천천히 움직여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처럼,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는 경험을 가질수 있다. 무턱대고 올라탄 버스가 날 데려가는 곳을 따라, 창밖을 스쳐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책을 타고, TV와 신문을 타고 사람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지겨울때, 문득 여행이라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타고 세상의 이곳저곳을 주요하는 것도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 될 것이다. 여행. 먼 곳으로, 기약을 하지 않고 떠나는,,, 그런 것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떠나본 사람들은 안다. 그렇게 떠난 여행길이 사람을 얼마나 외롭게 하는지, 그렇게 떠나서 다시 만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낮설게 느껴지는지... 이 책은 그 여행길에서 만난 낮설고, 둔탁한 소리로 다가오는 새로운 풍경들에 대한 마음의 울림을 적은 책이다.

사람들은 웃고 이야기하고 미소지으며 거리를 걸어가고, 여행자는 그들의 표정과 그들의 손이 짓는 모습들을 유심히 바라본다. 그리고 그 낮선 곳에서 익숙했던 감정들의 정체를 하나씩 깨달아간다. 때로는 공포를 때로는 슬픔을,,,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감정들을 가지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감정들을 다루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낮선 곳,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그래서 새로운 방식으로 날선 감각을 느끼면서,,, 사람들의 풍경을, 사라들의 내면의 풍경을 담았다.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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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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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떠나는 영혼들의 성지

떠나고 싶다...고 마음속으로 하루에도 수십번도 더 되뇌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서도 결코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땅에 깊이 붙박혀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읽어서는 안되는 책이다. 이 책은 위험하다. 매우 위험한,,, 말하자면 불온한,,, 아주 불온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책은 배낭하나로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바람같이 가벼운 삶을 사는 사람들의 존재를 가득히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1주도 못되는 휴가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1년 혹은 2년을 단위로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인생들이 즐비하게 등장한다.

카오산은 방콕 인근의 조그만 마을이다. 바로 그런 존재양식을 추구하는 사람들, 떠돌아다니며 세상을 느끼고 붙박혀 사는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존재양식을 전파하는 책이다. 그래서 '떠나고 싶다'를 되뇌이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유혹을 안길수 있는 책, 매우 불온한 책이다.

각지에서, 독일에서, 한국에서,.. 세상의 모든 나라에서 사람들은 카오산으로 모여들고 또 카오산을 떠나간다. 이곳은 배낭여행의 성지이자, 기착지이고, 쉼터이자 정보의 공급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머물던 땅을 떠나 배낭하나를 메고 이곳에 모였다 또 떠나간다.

세상을 살아가는 다른 방식을 꿈꾸는 사람들, 지금 살아가는 삶과 다른 존재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 삶에 독한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 그런 이들이 읽으면 좋을만한 책이다. 떠나고 싶은데 1%의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 그들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을 예감하면서고, 끊임없이 떠나가고자 하는 환상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에게도 위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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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이마고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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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이 아닙니다.

난 이 책의 이름이 심심치 않게 거론될때 애써 외면했다. 난 소위 유명세를 가진 책들에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난 소설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니 당연하지 않겠는가. 아내를 모자로 착각했다니... 요즘 유행하는 엉뚱한 판타지 류의 소설로 생각하는 것을...

그런데 이 책은 소설이 아니었다. 유행이 지나갈 즈음 약간의 감추어진 호기심으로 뒤적거려본 이 책은 그렇게 내 손에 들어왔다. 이 책은 신경병리학에 대한 책이었다. 의학책이라고 하기엔 좀 대중적이고, 대중적인 책이라고 하기엔 좀 전문적인 책이었다. 그러나 그리 어렵진 않았다. 집중해서 읽기에 적당한... 그런 책.

인간심리. 특히 뇌기능의 이상에 관한것. 이건 전문적인 영역이다. 라고 생각하는게 당연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당연을 뒤집었다. 뇌기능 이상에 관한 신경학적인 내용을 대중적인 읽을거리고, 그래서 베스트 셀러로 만들수 있는것도 작가의 역량 나름이라는 것을.

이 책에는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실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도 실제 그런 괴상한 신경증상을 앓고 있는 병자로 나타난다. 정말 괴이하기 이를데가 없다. 그런데 재미있다. 그리고 유익하다. 음.... 그 유익을 어디에 써 먹을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세상에 꼭 써먹을 수 있는 것만 유익하다면, 세상에서 퇴출시켜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컴퓨터 게임. 각종 불량식품(햄버그, 술... 포함해서)...

혹은 혹세무민하는 정치학 서적, 사람의 귀중한 시간을 빼앗는 인문학서적, TV와 신문, 그리고 대부분의 책... 그리고 나라는 세상에 별로 기여하지 못하는 존재까지... 그래서 이 책은 좀 위안이 된다. 이런 사람들도 사는데... 나도 살아야지... 그런 위안을 안주삼아 주 매뉴로 몇일을 보내기에 딱 좋은 책이다. 유익함의 판단은 각자에게 맡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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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닛 -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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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증상은 어떠신가요.

심프토머라는 각종 이상한 증상을 가진 존재들이 등장하는 책이다. 사람이라고 하기 보다는 존재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수도 있는 희안하고 독특한 존재들이 읽는 이를 즐겁게 한다. 이 책은 매우 독특한 형식과 구성 그리고 내용을 지닌 책이다. 내가 아는 한...

사실 난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에 더욱 끌렸는지도 모른다. 다른 소설들에서 비슷한 이야기들이 반복되고 있었는지, 이런 류의 소설들이 오늘날의 책을 이루는 대세인지... 그런 것은 내가 알길이 없다. 난 사실 1년에 몇권의 소설을 대할 뿐인 사람이므로...

살아가는 것이 참 빡빡하다. 삶은 더 이상 여유롭지도 않고, 더 나은 삶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지도 않는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기 보다는, 오늘도 무사히... 라고 생각하며 저녁에 무사히 하루의 잠자리에 드는 것을 축복으로 여긴다. 이젠 예전처럼 잠자는 시간을 아끼면서 책을 읽지는 않는다. 아직도 내 삶이 아깝기는 하지만, 시간들은 존재를 위해 판매하는 것으로만 여겨질뿐,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가치로 느껴지진 않는다. 하물며 소설들이야...

때로는 그렇게 하찮게 취급하는 소설들이 내 가슴에 문득 와 닿을 때가 있다. 이 책. '캐비넷' 같은 책 말이다.

심심한 인생. 하루에 10분만 일하는 인생. 그 무료함을 참지 못해 절대로 열어서는 안돼는 캐비넷을 열어버린 인생이 있다. 그 사람이 이 책의 화자이다. 그리고 그 금단의 캐비넷에서 각종 증후군(심프톰. symptom)을 가지고 있는 가련하고 독특하고 희안한 존재들이 튀어 나온다. 그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감동적이랄 것도 교훈적이랄 것도, 아주 재미있지도 않다. 말장난 같이도 보인다.

그러나 그것 외에 하나가 더 있다. 바로 그 캐비넷을 연 장본인. 그 심심한 존재. 매우 다양하고 다체롭고, 화려한 심프톰을 가진 존재들이 아니라, 정상인인 그가 바로 내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는 내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심심하고, 무료하고, 삶의 중심을 잃었고, 장래도 희망도 없고, 내가 책의 페이지를 뒤적이는 것처럼 캐비넷을 뒤적이며 존재의 허전함을 메꾸는 존재. 존재이면서도 존재감을 가지지 못하는 존재...

그가 바로 진정한 심프토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모든 심프토머는 그의 존재감을 수식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그리고 그가 바로 나다. 어느날 낮선 책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게 바로 내가 이 책을 대한 느낌이다... 나의 느낌이 다른이에게 공감을 주면 좋고,,, 아니면 말고...

난 내 새로운 명칭을 얻었다. 무릇 이름은 그의 가면이자 페르소나이고. 누구나 자신의 십자가처럼 자신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다. 난 나의 가면을 새로이 바꾸었다. 심프토머란 이름의 가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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