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rld in 2007 - 이코노미스트 세계대전망 2007
The Economist 지음, 현대경제연구원 엮음, 인트랜스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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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항상 흥미롭다.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대통령선거나 월드컵 같은 굵직 굵직한 행사가 있는 시기에는 책 판매량, 특히 소설책 판매량이 대폭 준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현실세계가 소설보다 더 소설적인데 굳이 소설을 읽을 필요가 없어서라는 것이다. 미래를 전망하는 책에 손이 가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새로운 시기에는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자신의 미래를 알기 위해 천기를 훔쳐보려고 돈을 들여 점을 치는 사람과 같이, 나도 올 한해에 벌어질 일들을 살짝 미리 들추어 보기 위해 이 책을 본다.

사실 나에게 이런 전망들은 아무 소용없는 것들이다. 나는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도, 세계경제의 부침에 민감해야할 투자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아니니 말이다. 그저 세상 돌아가는 것에 호기심이 많은 무색무취한 독서밖에는 취미가 없는 사람일 뿐이다. 그러나 그럼 어떤가. 책을 읽고 보내는 시간이 도박이나 술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아니지 않을까. 도움이 되거나 말거나 그저 책은 나의 관심사요 흥미거리일 뿐이다. 혹 삶을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더욱 좋고...

이 책은 그래서 흥미롭다. 신문을 열심히 읽는 것과 같다. 신문이 하루만 지나면 구문이 되어 읽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는 것처럼, 이 책은 마치 미래의 신문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다. 더욱 흥미로울수 밖에 없다. 아침에 오늘의 날씨를 챙기고, 어디에 교통혼잡이 일어날 것인가를 챙기듯이,  이번해에 일어날 가능성이 많은 일들을 챙기는 것은 흥미롭다. 지구 반대편의 기상이변에 관한 뉴스를 흥미롭게 보듯이,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정치,경제적 뉴스들을 미리 접해보는 것도 흥미롭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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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의 사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7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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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의 명성에 어울릴만한 책이다. 백년동안의 고독이 준 그 감동이 그대로 느껴지는 책이다. 백년동안의 고독이 한 가문을 둘러싼 이야기이고, 서사적인 느낌을 주는 시대비평에 관한 이야기라면,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사랑에 관한 아픔과 슬픔, 그리고 희망에 관한 이야기인것 같다.

'같다.'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은 마르케스의 작품 자체가 정확한 해석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가 창작하는 작품세계를 칭하는 환상적 리얼리즘 혹은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장르 자체가 은유적이고 비유적이고, 복합다단한 뉘앙스를 함유하면서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를 가지는 장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런 작품들은 애당초 명확한 주제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고, 그런 방식으로 읽혀져야 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인지도 모른다.

한 쌍의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콜레라시대를 살았다. 그들은 이별이라는 아픔을 겪었고, 무려 오십년이라는 세월을 건너뛴 사랑같지 않지만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없는 사랑을 했었다. 굳이 이런 식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그러나 줄거리나 결말이나 주제에 대한 해석을 하지 않더러도 이 책은 아름답다. 아름답고 슬프다. 그리고 사랑이야기면서도 단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백년동안의 고독에 숱한 사랑이야기가 나오지만, 그 책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혁명에 관한, 새로운 미래에 관한, 마콘도라는 마을에 비유된 라틴아메티카에 관한 이야기로 읽히듯이, 이 책도 사랑에 관한, 인간의 운명에 관한, 삶의 아픔에 관한 책으로 읽히지만 때로는 이 이야기가 배경으로 깔고 있는 콜레라시대라는 은유적인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 모든 생각을 떠나서 이 책은 읽는 맛 자체가 맛깔스럽다. 책의 군데 군데서 느껴지는 글들은 보석처럼 빛나고 시보다 더욱 시적이다.  혹자들이 이런 작품을 몽환적 리얼리즘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마르께스의 작품이 그런 몽환적인 미학만을 찾는 것은 아닌것 같다. 내 생각에는 이 책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보다도 그 사랑의 배경이 되는 콜레라 시대라는 아픈 시대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미가 아닌가 생각이 된다.  그의 대표작 백년동안의 고독이 그렇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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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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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고 치명적인 유혹

이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이 있다. 이런 식으로 과자를 강도높게 공격하는 책이 출간된지 1년이 넘었는데, 이 책이 제과업체들로부터 소송을 당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도 과자를 계속 먹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과업체의 손실이 엄청날 텐데...

그러고도 소송을 당했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없는 것은 내가 신문을 꼼꼼히 읽지 않아서 일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이 책에 실린 무시무시한 내용들이 전부 사실이어서 소송을 할 거리가 없기 때문일것 같기도 하고, 이 책을 읽건 말건 사람들이 먹을 것은 다 먹기 때문에 매출에 큰 손실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을 하나 읽으면서도 별 생각을 다해보는 내 유별난 독서습관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이런 제과업계에 치명적인 책이 시중에서 꽤 인기를 얻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응이 없다는 것이... 하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몸에 나쁜 것을 다 아는 담배도 소송을 당하면서도 버젓이 광고를 하고 있으니,,, 또 그 와중에서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이 있으니...

과자가 그렇게 나쁜 것을 알면서도 졸라대는 아이들에게 이 정도야... 하면서 사주는 부모들의 마음도 이해된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이 책을 읽고 나서도 과자를 먹는다. 물론 전보다는 훨씬 적게 먹지만... 퇴근을 하면 컴퓨터 앞에 붙어 않아서, 옆에 과자 봉지를 두고 먹기 시작하는 내가 아이들보다 과자 소비량이 훨씬 더 많았었으니까...

그런데 이 책에 실린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다. 과자가 몸에 나쁠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고, 과자류를 통칭해서 불량식품이라고 쉽게 이야기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을 하나하나 곱씹어보면 과자는 정말 건강에 나쁜 것이다. 그럼에도 과자의 성분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거나, 제한치를 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아무런 규제가 없는 것이다. 과자봉지에서 벌레가 나오면 메스컴을 떠들썩하게 하지만, 거의 모든 과자에 빠짐없이 들어있는 식품첨가물에 대해선 규제가 없다는 것은 어찌보면 아이러니가 아닐 수가 없다.

다행히 과자업계에 종사하던 저자의 용감한 저술로 우리가 막연히 건강에 좋지 않겠거니... 생각만 하던 과자에 대한 자세한 지식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그래서 나도 이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기는 하는데, 유난히 과자를 좋아하는 내가 과자를 전혀 안먹게 되지는 않는다. 과자가 담배같은 습관성 물질도 아닌데... 이 책을 읽고서도 과자를 먹는 것은 내 안이함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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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영화 1 위대한 영화 1
로저 에버트 지음, 최보은.윤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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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명작영화에서 흥행작까지

비쥬얼세대. 요즘 사람들을 그렇게 부른다. 나도 영상물이라면 어지간히 좋아하는 편이다. 한때는 영화동호회에 가입해서, 회원제로 낡은 명화들을 담은 비디오들을 빌려다 보기도 했었다. 내용도, 영화사적 의미도 알지 못한채 유명한 영화라고 하는 이유만으로 자막도 없는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

이젠 시대가 바뀌었다. 영화전문잡지만도 여러가지이고, 영화를 다루는 책들도 서점에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다. 이젠 오히려 어떤 책을 보아야 할지를 몰라서 선택을 하기가 힘든 세상이다. 출판계가 위기라고 하지만 영화에 적어도 대해서만은 몇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이루어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화에 대한 선호도가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영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딱 알맞은 책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한 영화에 대해 너무 분량이 많지도 않고, 너무 전문적이고 어렵게 쓴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대중 취향에 맞추어 쓰지도 않았다. 이 책속에는 내가 내용도 잘 모르고 열심이 보았던 '이카루..'같은 주옥같은 명화들을 포함해서 컬트영화, 헐리우드 오락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포함되어 있다.

두권의 분량이 적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 두권의 책이 영화사에 중요한 책들을 다 망라하고 있지는 않다. 이 책에 포함되지 않는 영화라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세상은 넓고 영화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책을 지은 사람의 섬세한 감정과 영화를 보는 깊은 시각이 뭍어나기에 좋은 책이다. 이 책이 말하는 영화의 '위대함'이란 어디까지나 저자의 개인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좋은 영화를 선정하는 안목을 훔쳐봄으로써 영화라는 것을 이렇게 볼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은 문체가 무척 맛깔난다. 그래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더 깊이 빨려들수 있다. 저자의 어렵지 않은 설명을 통해 영화를 분석하고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들을 경험함으로, 영화를 보는 시각이 깊어지면 우리나라의 관객들의 수준도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좋은 영화에 대한 수요의 증가로 나타날 것이다. 한권의 좋은 책이 때로는 사람들과 영화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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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영화 - 전2권 세트 위대한 영화
로저 에버트 지음, 최보은.윤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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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전명작영화에서 흥행작까지

비쥬얼세대. 요즘 사람들을 그렇게 부른다. 나도 영상물이라면 어지간히 좋아하는 편이다. 한때는 영화동호회에 가입해서, 회원제로 낡은 명화들을 담은 비디오들을 빌려다 보기도 했었다. 내용도, 영화사적 의미도 알지 못한채 유명한 영화라고 하는 이유만으로 자막도 없는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

이젠 시대가 바뀌었다. 영화전문잡지만도 여러가지이고, 영화를 다루는 책들도 서점에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다. 이젠 오히려 어떤 책을 보아야 할지를 몰라서 선택을 하기가 힘든 세상이다. 출판계가 위기라고 하지만 영화에 적어도 대해서만은 몇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이루어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화에 대한 선호도가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영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딱 알맞은 책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한 영화에 대해 너무 분량이 많지도 않고, 너무 전문적이고 어렵게 쓴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대중 취향에 맞추어 쓰지도 않았다. 이 책속에는 내가 내용도 잘 모르고 열심이 보았던 '이카루..'같은 주옥같은 명화들을 포함해서 컬트영화, 헐리우드 오락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포함되어 있다.

두권의 분량이 적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 두권의 책이 영화사에 중요한 책들을 다 망라하고 있지는 않다. 이 책에 포함되지 않는 영화라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세상은 넓고 영화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책을 지은 사람의 섬세한 감정과 영화를 보는 깊은 시각이 뭍어나기에 좋은 책이다. 이 책이 말하는 영화의 '위대함'이란 어디까지나 저자의 개인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좋은 영화를 선정하는 안목을 훔쳐봄으로써 영화라는 것을 이렇게 볼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은 문체가 무척 맛깔난다. 그래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더 깊이 빨려들수 있다. 저자의 어렵지 않은 설명을 통해 영화를 분석하고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들을 경험함으로, 영화를 보는 시각이 깊어지면 우리나라의 관객들의 수준도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좋은 영화에 대한 수요의 증가로 나타날 것이다. 한권의 좋은 책이 때로는 사람들과 영화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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