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이 온다 -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
레이 커즈와일 지음, 김명남.장시형 옮김, 진대제 감수 / 김영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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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할때가 있다. 거침없이 발전하는 인류의 미래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술로 뒤덮인 장미빛 유토피아가 있을까. 아니면 공상과학영화에서 말하는 비참하고 우중충한 디스토피아가 기다리고 있을까. 오늘날의 상황을 가지고 생각해보면 두가지 다 가능성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진보는 틀림없이 놀라운 신세계를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에너지의 소비와 환경의 파괴는 디스토피아를 가리키고 있다. 어쩌면 미래는 이 두가지 모두가 한꺼번에 공존하는 세상일수도 있겠다. 그래서 건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 기필코 오래토록 살아남아서, 미래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확인해보고야 말리라는 오기같은 것 말이다. 이것은 장수에 대한 열망이 아니라,  순수한 지적인 호기심의 발로이다.

이 책 '특이점이 온다.'는 인류가 발전을 향해서 나아갈때 지금부터 20년 후에 이룩할 수 있는 발전의 최대치를 그린 책이다. 이 책이 말하는 미래는 너무나 장미빛으로 가득해서 사실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무시할 수도 없다. 우리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 인류는 항상 당시의 사람들 대부분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룩했고, 더 큰 진전을 이루어 내었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적인 문제나 정의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과학기술적인 측면에 한정 했을때에 그렇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런 발전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한 소수의 사람들 중에 이 책의 저자가 들어 있었다. 과거의 예측이 맞았다는 것이 미래의 예측이 맞을 것이라는 증명이 되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런 그의 전력이 우리가 그가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에 일말의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있다.

그래서 이 책 속으로 들어가서 한번 여행을 해본다. 20년이라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까지 인류는 어떤방식으로 얼마만큼의 진보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인가... 그가 말하는 미래는 너무나 놀랍다. 특히 '특이점'이라는 그가 말하는 개념은 마치 우주 물리학의 '빅뱅' 의 임계점을 연상시키게 한다. 어느 정도까지의 발전단계에 도달하면 기계와 인간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기계가 스스로 과학을 발전시켜서 놀라울 정도로 자기진화를 계속하는 새로운 문명이 펼쳐진다는 개념이다. 속는 셈치고 읽어보고 머리를 시원하게 씻어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편의 환타지를 보았다고 생각해도 좋고, 이 책의 장미빛 미래가 이루어지면 더욱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몇명의 천재적인 사람들은 이 책에서 얻은 영감으로 실재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매진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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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특이점이 온다 -레이 커즈와일
    from 김재호의 디지털보단 아날로그 2009-06-21 21:39 
    특이점이 온다 - 레이 커즈와일 지음, 김명남.장시형 옮김, 진대제 감수/김영사 회사에 과학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이 책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앞으로 변할 미래 세계의 모습을 담은 책인데, 그리 멀지 않은 미래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변화를 예언하고 있어서 나는 사이비같은 이야기라 생각하고 한귀로 흘려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진대제의 열정을 경영하라라는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고는, 그가 쓴 다른 책이 없을까 하고 찾아봤는데 이 책이 떡하니 나오..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월터 블록 지음, 이선희 옮김 / 지상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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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경제학 책이 나왔다. 작년에 쉬운 경제학 책, 재미있는 경제학 책이 나와서 세간의 흥미를 모은 적이 있었다. 경제학콘서트는 경제이론을 숩게 풀어쓴 책이었고, 괴짜 경제학은 세상의 특이한 현상들을 경제학적으로 풀어서 쓴 소위 비주류 경제학이었다.

이 책. depending the undependable 은 온통 영어로 된 제목과 딱딱해보이는 표지와는 달리 무척 재미있는 경제학 책이다. 재미있는 지적 소일거리로 삼을 수 있다. 이 책이 삶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를 더 잘 이해하는데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재목 그대로 이다. 그래서 출판사에서도 영어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제목을 한글로 풀어서 쓰기가 무척 곤란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의지해서는 안될 것들에게 의지하기" 굳이 한글로 번역을 한다면 대충 이런 내용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사회는 사실 의지해서는 안될 것들에 의지하고 있단다. 바람직하진 않지만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필요악이라고 인정하는 매매춘의 경우는 그래도 쉽게 받아들여 진다.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약상도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 필요한 존재라고 말한다.

마약을 규제하지 않으면 사회에 혼란이 생긴다. 그러나 마약을 완전히 규제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금지된 것들에 대한 갈망이 존재하고 수요가 있는데 공급이 없으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약상은 바로 그런 사회적 딜렘머를 해결하는 답이라는 것이다.

마약상의 존재로 세상은 양성화하지 않으면서, 꼭 필요한 마약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우회루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가장 나쁜 존재로 여겨지는 마약상의 존재는 사실상 우리사회가 음성적으로 인정하는 존재이고, 조금 과하게 말하면 우리사회가 고안한 안전장치라는 것이다.

사회규범상으로는 인정되지 않는 이러한 논리를 경제학적으로 바라볼 때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이론으로 설명이 된다.  이 책은 사회의 다른 분야에도 이와 같은 경제논리가 적용된다고 설명한다. 그런 논리가 적용되는 사회현상에 대한 여러가지 흥미로운 예와 설명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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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은 혁명, 1848 - 1830년부터 1849년까지 유럽의 혁명운동
볼프강 J. 몸젠 지음, 최호근 옮김 / 푸른역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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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18-19세기는 혁명의 시기였다. 미국의 독립과 프랑스 혁명. 오늘날 유럽 정치지도의 밑그림을 그린 것은 19세기의 지난한 몸부림의 산물이다. 부르조아 혁명과 근대적 의미의 국가의 탄생이 그 시기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의 열기가 다시 왕정의 부활로 돌아가고 있을때, 1830년의 혁명이 일어났다. 노동계급과 부르조아들의 연합에 의한 혁명이었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입헌군주제는 국민국가의 출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1848년의 혁명은 결코 부르조아들이 바랐던 혁명이 아니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그 해의 혁명은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거리까지 번져나갔다. 당시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혁명에 대한 자각과 공산당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던 시기였다. 마르크스의 1차 인터네셔널이 활동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혁명은 노동자 계급의 단합과 국경을 넘어선 상호공조를 부르짖었다.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이웃나라의 혁명에 참여하기도 했다.

1848년의 혁명은 사회주의적 시각에 입각한 사람들이 국가와 민족이란 경계를 넘어서 동류의식을 가지고 일으킨 혁명이었다. 세상의 모든 노동계급은 동류라는 인식이 바야흐로 팽배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한 혁명은 부르조아들이 바라보기에 지극히 위험한 혁명이었다. 자신들의 계급적 이해에도 맞지 않았고, 근대국가를 형성해가고 있는 당시의 국가라는 틀을 깨트릴수도 있는 지극히 위험한 혁명. 그래서 원치 않았던 혁명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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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긴 서양 미술 탐사 Easy 고전 22
조광제 지음, 정우열 그림, 한국철학사상연구회 / 삼성출판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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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학생들에게 서양미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목적으로 편찬된 책이다. 미술사라는 것이 책이 아니므로 엄밀히 말하자면 고전은 아니다. 그러나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많은 지식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기에 수능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지고전 시리즈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서양미술사는 좀 어렵다. 서양미술을 이해하는 것이 교양을 쌓는데 무척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서양미술사 책을 읽어보아도 서양미술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크고 두꺼운 책을 덥고 나면 기억하기도 어려운 미술가들의 이름과 작품들의 이름만이 혼란한 머리속에 남게된다.
 
여러가지 유파와 사조에 대해서 알것도 같지만, 다른 유파와의 관련성을 알기는 어렵고, 하나의 유파가 다른 유파와 어떻게 차별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다만 수많은 사실들의 열거를 읽은 것 같은 느낌일 뿐이다. 사실 지나친 간력화로 인한 위험보다는 그렇게 사실들을 나열하는 것이 더 안전한 방법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수능생들이 그 길고 복잡한 책을 천천히 읽을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길고 복잡한 책을 다 읽고나도 머리속에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지 않으면, 그 지식을 사용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은 수험생용으로 딱 좋을 만하게, 미술사조들이 서로 어떻게 다르고, 서양미술은 어떤 흐름을 따라 변해왔는지를 요약하는 책이다.
 
수험생을 위한 책이라고 말을 했지만 사실 이 책은 성인인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나도 미술에 약간의 관심이 있어서, 미술관련 서적을 몇권 읽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좀 처럼 흐름이 잡히지 않아서 나름대로 고심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서양미술사에 흐르는 일관적인 리듬이 있다는 것을 알고나니 서양미술사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졌었다.
 
진정한 교양은 숲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세세한 나무들도 보아야 하겠지만, 때로는 지나친 단순화를 시킬수가 있다는 약간의 부담을 무릅쓰고라도 이런 요약본을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숲과 나무의 모습을 조화롭게 파악하고 있어야 서양미술의 세계에서 얻을수 있는 기쁨을 충분히 누릴수 있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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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하는 제국 투영하는 식민지 - 1901~1945년의 한국영화사를 되짚다
김려실 지음 / 삼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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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새로이 발견된 자료들을 모두 포함하여 한국 근대영화사를 새로이 쓴 책이다. 영화의 도입에서 부터 토키의 도입등 세계영화의 발달과정에 따른 한국영화의 발달과정을 잘 정리해 놓았다. 영화기술과 영화사조, 대본, 당대를 풍미했던 감독과 영화배우들... 시대를 앞서가고 선도했던 영화인들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내용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한국 근대영화가 당면하고 있었던 가장 큰 어려움은 한국의 근대영화라는 것이 모두 식민지 일본으로부터 이식된 것이라는 점이다. 식민지를 경험하기 전의 한반도에는 영화라는 것이 전무했기 때문에, 영화라는 것은 바로 일본적인 영향의 산물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식민지 일본의 감시 속에서도 '아리랑'같은 대단한 민족영화가 탄생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모든 영화인들이 그런 작품을 만들지는 못했다. 일부 영화인은 노골적으로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응호하는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화려해 보이는 영화라는 예술장르는 어려운 시대를 만나면 기구한 운명에 놓이게 되는지도 모른다.

혼자서 글이나 음악을 만들어 놓고 발표를 하지 않거나 해외로 작품을 빼돌릴 수도 있고, 식민지에 정면으로 도전하지 않는 그림을 그리며 세월을 탓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라는 예술은 그 자체가 사업이기도 하고, 극의 구조가 이야기 구조라는 서사성을 담고 있을수 밖에 없기에, 외부의 강압적인 힘에 가장 쉽게 굶복하기 쉬운 장르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식민지 정책에 부응한 영화 예술인들을 응호할 생각은 없다. 이 책의 작가도 마찬가지 시각을 가지고 있다. 식민지 치하 한국에서의 근대영화라는 것은 식민지 일본의 정책이 한반도에 투사된 성격을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고, 그것은 다른 모든 한국의 근대와 마찬가지 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목숨을 건 독립투사가 될 수가 없다면, 영화인으로 당시의 상황에 적극적으로 반항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죄악시 하거나, 한국영화사에서 지워버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학적 차원으로만 접근해서 사회성을 무시하는 것도 옳지 않은 방법이다. 단지 그 시절의 영화를 있는 그대로 분류하고 해석하고 또 비판하면서 새로운 한국영화를 모색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과 마찬가지로 식민지라는 것은 식민지 운영국의 문화가 피식민자들에게 투영되고 이식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아픈 과정에서 한국영화가 태어났고, 그 결과 오늘날의 한국영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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