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스토리
임영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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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는 사람을 사로잡는 무엇이 있다. 뉴욕의 이미지가 그렇다는 것이다. 뉴욕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나도 뉴욕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언가 향수병에 걸린 사람같은 가슴 앓이 같은 것이 느껴진다. 뉴욕...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미국인들의 땅이다. 그러나 뉴욕은 미국의 심장부라는 의미로보다는, 현대의 지적인 방랑자들의 메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한 곳이다.

그곳에는 이미지가 아닌 사람들이 살고 있다. 살아서 밥먹고 움직이고 숨쉬는 생생한 사람들. 그러나 그들은 뉴욕에 대한 이미지를 생산해내고, 그 이미지가 뉴욕을 더 강하게 만든다. 더 강한 뉴욕은 더 강한 흡인력으로 주변부의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그래서 오늘도 나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 중 용기 있는 몇몇은 그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뉴욕의 땅을 밟는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백남준. 월스트리트. 자유의 여신상. 할렘. 브루클린. 스파이더맨. 소호. 그리니치빌리지, 뮤지컬. 브로드웨이. 사라진 월드트레이드 센터. 한대수. 뉴욕타임즈... 나에게 뉴욕은 이런 이미지들의 종합이자, 그런 이미지 들이 만들어 내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언젠가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지금은 나는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는다. 습관처럼,  나의 일상적인 독서는 이 지겨운 일상을 탈출하기 위한 나의 강박의식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여행에 관한책. 특히 그 나라의 풍물에 관한 책들을 좋아한다. 그런 책들 앞에 손이 먼저 끌린다. 생각보다 뉴욕에 관한 책들이 별로 없다. 많을것 같았는데. 찾아보면 별로 없다. 모든 그리운 것들이 그렇듯이.

한국사람의 뉴욕에서의 생활을 담은 책. 몇권 있다. 최근에는 현란한 그림에 적은 글들로 뉴욕체류기를 담은 책도 몇권 나왔다. 한대수가 찍은 사진집도 나왔다. 그러나 아직은 이 책과 '뉴요커'라는 책이 뉴욕을 그리워하는 나를 가장 만족시킨 책들이다. 뉴욕에 대한, 뉴욕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가 아는 뉴욕에 사는 사람들을 다룬, 한국적인 시각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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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들
김영현 지음 / 실천문학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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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의 제목이 낯선 사람들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역시 알수가 없었다. 몹시 흥미로운 책이지만 그 재목을 명확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알것도 같았다. 왠지... 낯선 땅, 낯선 하늘, 그리고 낯선 사람들... 

"얼어붙은 저하늘, 얼어붙은 저벌판, 태양도 빛을 잃어... " 이 노래 뒤에는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라는 가사가 따라왔었다. 그 노래를 따라부를때 느끼던 막연한 느낌. 그 막연함. 그 감정이 낯섬이라는 감정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이 책은 어쩌면 한국사회의 부조리 신학 계열의 문학적 전통을 잇는 것 같기도 하다. 김은국의 '순교자'로 대표되는.... 외형적으로는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과 더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책에서 느껴지는 강한 실존적인 감정은 김은국의 것에 더 닮은 것 같다.

소외. 아픔. 고통. 그리고 무관심. 분노와 좌절. 그리고 삶은 계속되어지고, 그러한 삶. 그러한 존재에 대한 질문의 제기. 이 책은 그런 것들의 전통을 잇고 있으면서, 현대적 맥락에 맞게 새롭게 재해석했다. 그리고 멋진 문학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아프다. 아직도 이런 책이 나온다는 것이 기쁘면서 아프다. 오늘날 우리들의 삶의 아픔을 적시하는 좋은 책을 만나서 기쁘고, 아직도 우리의 삶이 이토록 아프다는 것을 대면하게 되어서 아프다. 그리고 다시 이런 작가를 알게 되어서 기쁘다. 그래서 기쁘고 아프고, 아프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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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도쿄 - No Plan! No Problem!, Enjoy 세계여행 시리즈 1 인조이 세계여행
최영민 지음 / 넥서스BOOKS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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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도쿄를 그리워하는가. 혹 도쿄를 알고 싶은가. 아니면 일본의 수도라는 메트로폴리스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보라. 그대가 도쿄를 찾아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준비중에 있던지, 그저 책으로 도쿄라는 도시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고 싶든지 상관없다. 이 책은 그 두가지 목표를 모두 충족시키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는 책이므로..."

 내가 노래를 만들수 있다면 이런 류의 노래를 하나 지어 한가로운 시간에 흥얼거리면서 이 책을 바라보고 싶다. 이 책은 바라보는 책이다. 읽는 책이 아니다. 집의 소파에 기대어 책장을 뒤적이며 "긴자가 이렇구나, 시부야 거리는 이렇게 생겼구나..."라며 한가롭게 도쿄를 완상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고, 피끓는 청춘이 주말을 이용해 도쿄로 반딧불 여행으로 떠날때 좋은 길잡이로 삼을수도 있다.

 이 책의 절대적인 장점은 이 책 하나로 도쿄의 사정을 훤히 알수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문화나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닌, 길거리의 풍경에 한해서이다. 이 책은 도쿄의 주요 중심가들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v세한 지도와 함께, 볼만한 곳의 위치가 적혀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장소에 대한 사진도 곁드려서 각각의 장소에서 볼거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해설도 있다.

 이 책의 장점은 그뿐만이 아니다. 각각의 장소에 그 곳에 가기 위해 이용가능한 교통수단과 요금 필요한 시간도 꼼꼼하게 기재되어 있다. 또 그 곳들을 둘러볼때 어떤 경로를 택하는 것이 시간과 발품을 줄일수 있는가에 대한 요령까지 곁들여져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여행코스는 각각의 장소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서 중간에 점심과 저녁 간식을 먹을 장소까지 배치하는 섬세함이 돝보인다. 정말 이 책하나이면 도쿄에 대한 관광을 아주 체계적이고 경제적으로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 책은 책의 맨 처음에 스케쥴 표들이 여러페이지에 걸쳐서 들어있다. 됴쿄 관광 3일짜리 코스... 5일코스... 이런 식으로 말이다. 토쿄에 대한 단순한 정보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도쿄를 알고 싶은 사람들이 도쿄를 방문하는데 필요한 스케줄러의 역활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이 책은 물론 나같이 도쿄 여행을 계획하고 있진 않지만, 도쿄를 알고 싶은 사람, 그곳에는 대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일본 제일의 도시라는 도쿄는 서울과는 어떻게 다른지, 어떤 것이 유명한지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도 풍성한 지식을 제공한다. 지도와 사진, 그리고 그 사진들에 대한 꼼꼼한 설명이 있기 때문이다. 이 유명한 건물과 저 유명한 건물 사이의 거리감과 시간감은 어떤지, 그 곳에서는 무엇이 유명한지에 대해서 잘 알수가 있다.

 그래서 만약 일본 사람을 만나거나 일본에서 살다가 온 사람을 만난다면, 마치 도쿄에서 오랫동안 체류를 하거나, 도쿄를 여러번 다녀온것처럼 "아 그곳에는 뭐가 좋지요..."라며 아는 체를 할수 있을 정도로 도쿄에 대한 지식을 만끽할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외형에 관해서만 그렇다는 이야기지만... 흥미가 생기면 도쿄의 문화에 대한 더 많은 책들을 접하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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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7 11: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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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앤 더 시티 - 4년차 애호가의 발칙한 와인 생활기
이진백 지음, 오현숙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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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내가 가보지 않은 곳이 있다는 것은 참 아쉬운 일이다. 사람은 모든 길을 다 가볼 수는 없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여유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지런히 내가 선택한 길을 가야 한다. 그러나 주변의 다른 길들을 힐끔힐끔 넘겨다보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모든 유혹이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달콤하면서 위험하지 않은 안락을 주는 유혹도 있고, 때로는 내 인생의 행로를 바꾸어 놓는 긍정적인 의미의 유혹도 있다.

 와인의 세계는 그 자체가 하나의 깊고 큰 세계를 형성하고 있으면서도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과는 단단한 절연체로 잘라진듯 담을 쌓고 있는 세계였었다. 일부러 높은 담을 쌓은 것은 아니었다. 그냥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었다. 우연히 내가 걸어가는 길이 와인의 길과는 다른 길이었고, 내가 가는 길이 편하고 익숙했기에 굳이 다른 길로 가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뿐이다. 그러나 그렇게 완전히 차단된 길이었기에 오히려 호기심은 더 있었다.

 저 곳.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저곳에는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이 있을까. 무엇이 저들을 매료시키는 힘일까. 혹시 그곳에 내가 모르는 진정한 가치로움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호기심. 바로 그 호기심이 서점을 찾을때마다 내 발길을 와인에 관한 책 주변을 잠깐이라도 어정거리게 만드는 힘이었다. 그러나 인연이란 쉽게 닿아지지 않았었다. 번번이 나는 손에 들었던 와인관련 책을 내려놓고 다른 책을 들고 서점을 돌아나왔으니 말이다.

 그러다 이 책. 와인 앤 더 시티를 만났다. 뭔가 독특한 느낌이 있었다. 우선 만만해 보인다. 그리고 골치아프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을 손에 드니 우선 가볍다. 책을 휘리릭 넘겨볼 때 눈에 와 박히는 단어들이 쉽다. 원색의 그림들이 나는 어렵지 않아요... 하는 속삼임을 하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와인에 관한 책들에 빠지지 않고 있는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잘난척하는 사진들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 저린 이유로 나는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내가 읽은 첫 와인책이 된 셈이다.

 책은 내가 생각한 첫 느낌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저자는 직장인(아마도 잡지사 기자)으로서 더 멋진 삶을 위해 방황하던 하던 중 와인의 세계를 만났고, 와인의 세계를 열광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상당히 윤택해 보이는 삶 임에도, 자신이 느끼기엔 상당히 가난한 주머니 사정 덕분에 돈 적게 들이고 와인을 경험하는 방법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4년동안 와인과 우정을 나눈 덕분에 이젠 그의 부인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이 와인이 되었다... 뭐 이런 개인적인 경험담에 관한 책이었다.

 모던한 도회적 삶을 살아가는 상당히 세련되었지만, 아주 지적으로 첨예해보이지는 않는. 그러나 상당히 잘 나가는 직장인의 삶. 그리고 그가 느끼는 모던한 삶의 상징으로서의 와인. 이렇게 보면 이 책의 제목은 뉴욕 여성들의 삶을 다룬 '섹스 앤 더 시티' 와 상당히 유사한 편이다. 제목을 잘 정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와인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와인을 좋아하는 일반 와인 애호가들의 삶을 속직하게 느낄수 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어서는 와인의 맛은 잘 모르겠지만,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삶이라는 것이 이러한 것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와인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와인문화에 대한 것이라면, 이 책은 오늘날 우리나라 평균적인 직장인 와인애호가들의 삶을 아주 적절하게 보여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와인에 대한 기호를 어떻게 가지게 되든, 그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와인의 세계가 한번 풍덩 빠져들어 볼것인가 말것인가를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내가 앞으로 와인과 나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기로 했는가 혹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비밀이다. 혹 내가 다른 와인에 대한 서평을 쓰게 된다면 그 글들을 통해 비밀을 푸는 단서가 보여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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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예술 2007.1
사진예술 편집부 엮음 / 월간사진예술(월간지)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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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사진 붐이 일면서 사진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사진을 잘찍는 방법에 관한 책들입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사진론이나 본격적인 사진작품을 다루는 책은 아직은 그리 많지 않은 듯 합니다. 사진잡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실제로 대형서점에 나가보면 쉽게 대여섯종의 사진 잡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에 딱 든 사진 잡지는 바로 이 '사진예술'입니다. 이 잡지는 제목과 마찬가지로 "예술'로서의 사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사진과 관련된 동호회들의 발표지면으로 전락하거나, 사진과 관련된 호기심들을 충족시켜주는 것에 만족하는 다른 잡지들과는 단연히 차별화 되는 잡지입니다.

물론 모든 잡지는 그 잡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것이기에 존재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사진예술을 추구하는 사람, 좀 더 품격있는 사진의 세계를 접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꼭 이 잡지를 권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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