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의 시대 경인한국학연구총서 50
박찬승 지음 / 경인문화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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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합니다.” 우리는 수도 없이 그 말을 되풀이 하면서 자랐다. ‘민족’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민족을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바쳤다. 요즘 인기있는 주몽, 대종영, 연개소문의 서사 드라마는 우리민족을 지키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가열찬 노력을 해왔는가를 영웅적인 모습으로 보여준다. 민족이란 지선의 가치인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말한다. 민족은 가변적인 상황이 만들어낸 일시적인 이데올로기이다. 민족이란 개념은 이제 외국에서는 거의 ‘폐기’된 국민국가 시대의 낡은 이념일 뿐이다. 이게 무슨 엉뚱한 소리인가 하고 자세히 읽어보면 저자는 결코 반민족적인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다. 그는 이 책에서 특히 식민지지배하에서 ‘우리’의 다양한 민족주의적 모색을 찾아본다.


이제는 전 세계가 냉전체제에서 벗어난지가 오래되었고 새로운 질서하에서 국익추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가 아직도 제국주의 시대의 이념적 산물인 민족이라는 것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것은 바로 제국주의 지배와 냉전체제의 산물은 분단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매우 설들력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아직도 분단은 지속적이지만, 적대구조는 많이 와해되었다. 또 대한민국은 세계화의 물결에 휩슬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많은 외국인이 이주노동자나 경영인으로 우리속에 들어와 있다. 이젠 우리의 민족주의도 새로운 옷을 입을 때가 된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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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
데이비드 베레비 지음, 정준형 옮김 / 에코리브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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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말은 참 좋은 말이다. 우리집, 우리가족, 우리나라... 이렇게 ‘우리’라는 단어는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야 할 대상을 말해준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나’가 아니라 ‘우리’라는 것은.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쓰면서도 ‘우리’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바로 한 줄 위에 쓴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야 할 대상’ 이라는 말에도도 나는 ‘내가 아끼고 사랑해야할’ 이 아니라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야 할’이라는 문장을 썼다. 사실 어느 단어가 들어가도 뜻의 차이는 거의 없다. 단지 우리라고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더 부드럽고, 더 멋지게 느껴지는 것 같아서 습관적으로 그렇게 쓰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라는 단어에는 이면성이 있다. 이 책은 바로 그것을 일깨워준, 그래서 영감에 가득 차 있고 놀라운 안목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은 말한다. ‘우리’라는 범주는 좋은 것이지만, 우리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범주를 외부라는 다른 세계로 갈라놓는 작용을 한다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절대적으로 맞는 말이다. 우리는 저들의 반대되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라는 단어를 한사코 사용하는지 모른다. 저들. 즉 이방인의 무리속에 포합되지 않기 위해서...


이 책은 다양한 실례를 들어서 우리와 그들에 대해서 설명한다. 우리라는 개념은 상대적인 것이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편 가르기에 다름이 아니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 얼마나 적절하고 올바른 지적인가. 이 책은 요즘 내가 읽고 있는 또 다른 주제 ‘민족’이라는 것과도 잘 어울리며, 민족이라는 주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가 가변적인 카테고리이듯이, 민족이라는 개념도 상황이 만들어 낸 일종의 이데올로기라는 깨달음을 더욱 강화시키는 말이다. 그러나 역사발전의 단계에 따라서 때로는 우리와 민족이 필요한 단계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고 우리와 민족을 치켜세우는 것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가 혹 온 것은 아닌지 늘 경계심을 가지고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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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뜨거워 Heat
빌 버포드 지음, 강수정 옮김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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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가히 미국판 식객, 혹은 맛의 달인이라고 할만한 책이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만화 화백이 그린 음식에 대한 장편 만화 ‘식객’을 연상케 한다. 이 책은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음식에 대한 열정을 말하고 있는 책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책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명한 잡지 뉴요커지의 중견기자가 어느날 직장에 사표를 던졌다. 왜? 요리를 배우기 위해서란다. 우리나라 대기업 이사 출신이 웨이트를 하겠다고 나선것 만큼이나 쇼킹한 일이 벌어진거다. 자신의 친구의 친구인 요리사가 한 음식을 먹고는 그 놀라운 맛에 반해 식당 보조로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당근을 써는 일만 1년을 넘게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비행기타고 바다를 건너 유명한 푸주간으로 가서 고기써는 법을 배운다. 이런 가히 '식객'스러운 행보를 거듭한 끝에 얻은 깨달음으로 그는 다시 글을 쓰는 본업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이 독특한 책이다. 음식과 음식을 만드는 노력에 관한책. 그리고 궁극적으로 좋은 음식을 위해서는 사회가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는 것까지 이야기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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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을수록 잘 통하는 영어 - 원어민 영어 뇌 만들기 프로젝트
David Thayne 지음, 홍성민 옮김 / 넥서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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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이런 영어가 진짜영어다. 길게 엄청나게 긴 영어는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그네들은 실제로 이런 영어를 쓸것 같다. 짧고 간단하고 실용적이고, 그래서 하루종일 영어로 말해도 피곤하지 않은 영어. 우리가 배우는 문법에 철저한 우아한 영어를 종일 사용한다면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2세기전 세익스피어나 혹은 그 전 시대의 문학작품에 나오는 길고 장황한 어조의 문학책을 읽으면 눈과 머리가 같이 피곤해지는 느낌을 그네들은 우리들이 사용하는 영어에서 느낄 것이다. 짧은 영어. 얼마나 좋은가. 그네들이 듣기에 편하고, 우리 또한 내 말이 맞긴한가 하며 불안에 떨며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짧게. 그리고 간단하게. 그렇게 하는 말이 우아한 영어일 것이다. 앞으로는 이런 류의 책으로 영어를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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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노 - 지금은 사라진 고대 유목국가 이야기
사와다 이사오 지음, 김숙경 옮김 / 아이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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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역사의 현장에서 흉노족이 복권되고 있다. 흉노족이라는 멸시적인 명칭에서 유목국가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제 모습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역사는 언제나 승리한 사람들이 쓰는 것이다. 긴 역사의 흐름에서 정착민족들의 시대가 펼쳐졌다. 그래서 국민국가를 이루지 못한 흉노족은 오늘날 사라졌다. 그래서 흉노족은 한족의 입장에서, 또 서구인의 입장에서 기술되었다. 그래서 야만적이고 흉포한 민족으로서의 흉노가 탄생한 것이다.

이제 국가적 시각의 틀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연구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되면서, 국가적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 입장의 역사재발견이 시도되고 있다. 그래서 이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왔던 있던 전설의 야만적이고 흉포한 민족 흉노가 제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그전부터 의문은 있어왔다. 흉노가 그렇게 야만적이고 문화적으로 열등하다면, 왜 그 위대한 동양과 서양의 제국들은 흉노를 근원적으로 차단하지 못하고 주기적인 침공에 시달려야 했단 말인가. 이 책은 기존의 역사서술의 공백이자 의문에 대한 시원한 답을 달아주는 책이다. 이제 바야흐로 흉노의 재발견이 시작될 시점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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