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 어 원더풀 월드
정진영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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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 작가의 [왓 어 원더풀 월드]를 읽었다. What a Wonderful World. 전작인 [젠가]와 [침묵주의보]에서 그랬듯 이번 작품도 술술 잘 읽혔다. 로또 복권 1등 당첨자를 둘러싼 직장인들의 애환을 그린듯 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살아가면서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매 순간 이미 늦었다고 체념하며 지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허쉬처럼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우리나라의 국토종주가 가능한 자전거길이 소개되는 명장면들이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 


주인공 상익은 여상정공이라는 자동차부품 납품 중소기업의 품질관리팀의 말단 사원이다. 소설의 첫머리에 그려진 사장 오제일의 모습은 그야말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전형적인 속물로 그려져 있다. 온갖 얍삽하고 졸열한 방법을 동원해서 직원들의 연봉을 줄이고 야근 수당을 비롯한 추가 비용이 나가지 않도록 법을 적용할 줄 아는 치밀함도 갖고 있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약을 통한 관계가 우선된다 하더라도 오제일과 같은 사장 밑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제일은 가장 믿음직한 부하 직원 중의 하나인 문희주 과장이 그만둔다는 말을 듣고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송별회식까지 열지만 그의 결정은 요지부동이다. 홧김에 로또 복권을 사서 회식한 참석한 이들에게 나눠주며 복권에 당첨되면 돌아오라는 말도 안되는 부탁까지 청하게 된다. 이런 일이 있은 이후에 오제일이 사서 나눠준 복권 중의 하나가 1등에 당첨되어 누가 당첨된 것인지 직원들의 지갑을 들춰보는 치졸한 모습에서 시작된다. 


오제일의 팔렴치하고 야비한 모습에 분노한 직원 중의 하나인 우희철이 사장과 대거리질까지 하며 자신을 데리고 오기 위해 거짓으로 연봉을 뻥튀기한 사실을 밝히며 사표를 내민다. 궁지에 몰린 오제일은 직원들을 회유하기 위해 1등 복권이 당첨되었을 것이라 짐작되는 문희주 과장을 찾아오는 사람에게 연봉 1천만원을 올려줄 것이라는 각서를 작성하게 된다. 이후 박상익과 우희철, 이재유, 임정연은 문 과장을 찾기 위해 수소문하게 되고 그가 자전거로 국토대장정길에 올랐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자전거 길에서 문과장을 만나기 위해 차로도 걸어서도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급하게 자전거를 구입하여 문과장을 뒤쫓게 된다. 


한강자전거길에서부터 시작된 대장정은 우희철과 이재유의 갈등과 다툼이 지속되는 계기가 된 야유회 때의 노래 사건을 전해주고 사장과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임정연의 놀라운 반전 또한 드러나게 된다. 화자이자 주인공인 상익은 처음에는 이런 어이없는 상황을 관망하는 제3자처럼 나오지만 자전거 종주가 지속되면서 점차 주인공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한다. 추노꾼처럼 문과장을 추척하는 중간에 간발의 차이로 놓치게 되는 장면이 반복되며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기도 하지만 문과장이 올리는 인스타그램의 인증샷에 담긴 비밀이 무엇일까 궁금증은 지속되었다. 그리고 로또 복권 1등 당첨자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심준호의 카톡 메시지를 통한 지속적인 안부 인사는 그가 소설의 정점을 향한 결정적인 키를 갖고 있음을 충분히 예상케 했다. 


이재유가 과거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꽤나 유명한 노래를 만들고도 빼앗긴 사실이 드러나며 서로의 잃어버린 꿈을 되찾게 만들어주는 부분은 감동적이면서도 조금은 진부하게 느껴졌다. 이재유의 결심을 계기로 임정연 또한 사장과의 관계를 고백하고 회사의 대주주임이 밝혀진다. 임정연의 사이다가 같은 발언들은 그저 항상 을에 불과했던 수많은 약자들을 심정을 대변하는 모습이었기에 소설 속에서나마 오제일과 같은 이들이 몰락하고 회사가 제대로 자리잡는 이상적인 결말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인 상익 또한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그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아픈 사람을 낫게 해주는 것인지, 그저 번듯한 직업을 갖고 싶었던 것이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상익의 고민을 해소시킨 자전거종주길을 끝까지 달려가고자 하는 마음은 독자로 하여금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와 핑계로 단념했던 꿈을 향해 질주해 볼만한 가치가 있음을 전해주었다. 


"어머니 장례를 치르면서 깨달은 건데, 판단하기 어려울 때 죽음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많은 고민이 줄어든다는 거였어. 내일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해봐. 오늘의 나는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도 않을 테고, 온종일 침대에 퍼져 잠만 자지도 않을 거야. 그때 어머니는 진심으로 무지개를 보고 싶으셨던 거야. 그러니까 아들에게 무리한 부탁을 했겠지. 자기에게 남은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니까. 우리가 죽을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기억 말고는 아무것도 없잖아. 사장한테 섭섭하다는 이유만으로 회사를 그만두는 게 아냐. 하고 싶었던 일에 한번쯤은 최선을 다해보고 싶어졌어.(227)"


"예전에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본 건데, 지구상에서 가장 비행을 잘하는 생물이 잠자리래.

잠자리는 앞날개 두 장과 뒷날개 두 장을 가지고 있는데, 이 네 장의 날개를 각각 따로 움직일 수 있다고 이재유가 설명했다. 그 덕분에 방향 전환은 물론 정지비행, 급선회, 급하강, 급상승, 상하좌우 이동, 심지어 후진 비행까지 가능하다는 추가 설명도 더해졌다.

더 신기한 게 뭔 줄 알아? 날개를 접을 수 없는 곤충이 접을 수 있는 곤충보다 더 오래된 곤충이라는 거야. 날개를 접지 못하는 잠자리는 한 마디로 구닥다리라는 거지. 그런데 어떻게 접을 수 없는 날개로 접을 수 있는 날개보다 더 멋진 비행을 하는 걸까. 그게 진화의 결과래. 기존의 불완전함 위에 새로운 불완전함을 반복해 얹으며 세상에 적응하는 것, 그게 진화라는 거야.

이재유의 말은 세상 모든 게 불완전한 것들로 이뤄져 있다는 의미로 들렸다. 우리의 삶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리셋하거나 회귀할 수 없다. 좋든 싫든 주어진 환경에서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삶이란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과정이고, 아름다움은 그 삶을 사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선물이 아닐까. 문득 차장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세상이 눈부시게 아름다워 보였다.(238-239)"


#정진영 #왓어원더풀월드 #WhataWondefulWorld #북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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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 2024년 제4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조경란 외 지음 / 문학사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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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4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었다. 대상 수상작은 조경란 "일러두기"이고, 우수작은 김기태 "팍스 아토미카", 박민정 "전교생의 사랑", 박솔뫼 "투 오브 어스", 성혜령 "간병인", 최미래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 등 이다. 


성격테스트가 스테디셀러처럼 꾸준히 유행중이다. 아주 간단하게는 혈액형 가지고, 12간지나 별자리를 따지기도 하지만 좀 더 전문적인 절차를 거치는 MBTI와 에니어그램을 통해서 나와 다른 상대방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런 테스트가 어떤 유형에 대한 선입견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동안 전혀 이해살 수 없었던 상대방의 행동을 조금은 지켜봐 줄 수 있는 아량이 생겨났다면 꽤나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성격 유형은 타고난 유전적 영향을 많이 받지만 더불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이나 주변환경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행여나 일반적이지 않은 강렬한 트라우마를 남길 사건을 겪게 된다면 그 특정한 사건은 한 사람의 일생에 오랜 시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문제는 내가 만나는 사람이 어떤 사건을 겪고 어떤 상처가 있는지 처음에는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태에서 관계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조경란 작가의 "일러두기"에는 우리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데 있어 결정적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서로에게 미리 일러 둘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결론을 맺고 있다. 쉰을 앞 둔 반찬가게를 하는 미용과 아버지의 복삿집을 물려받은 돌싱남 재서는 재서의 아버지가 버리기를 만류한 오래된 장롱이 넘어져 재서의 팔꿈치가 다치는 것을 계기로 가까워지게 된다. 서로에 대한 관심이 생겨난 이유는 단지 미용이 오지랖이 넓어서만이 아니라 미용이 프린트물 출력을 위해 남기고 간 USB에 담긴 미용의 글을 재서가 읽게 되면서부터이다. 미용의 글에는 혼자 사는 여자가 반찬 가게를 운영하며 근방의 자영업자들과 스스럼 없이 지내는 외적인 모습에서는 전혀 추론할 수 없는 미용의 고백이 담겨 있었다. 미용은 자신을 이렇게 만든 고등학교의 교련 선생을 찾아내서 왜 그랬냐는 복수의 칼날을 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미용이 걱정되어 집을 찾아온 재서에게 USB에 담기지 않은 다른 글에는 어린시절부터 무용한 존재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 미용이 교련 선생에게 당한 수치와 급우들의 왕따로 인한 상처가 아니라 그 순간 서서히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느꼈던 추억의 고백이었다. 미용이 되새기는 아픈 추억을 공유하게 된 재서는 우리 삶에도 이렇게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일러두기가 있다면 좋겠다는 말로 미용을 보듬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그런 게 있으면 좋겠네요.

왜요?

그러면 미리 이해를 구할 수도 있고 안내 같은 것도 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47)"


성혜령 작가의 "간병인"은 유방암으로 아내를 떠나보낸 아버지가 딸 나진에게 유전자 검사를 받아 암이 발병된 가능성을 미리 제거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건낸다. 예방접종도 아니고 지금은 멀쩡한 가슴을 혹시나 암에 걸릴 것을 예방하기 위해 미리 잘라내라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해결책일까? 사별한 아내의 병력이 행여나 딸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 당연한 아버지의 심정이겠지만 조금은 부당하고 어이없어 보이는 제안을 나진은 물리치지 않는다. 유전자 검사 결과에도 돌연변이 인자가 발견되었고 반드시 유방암게 걸리게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불확실성에 오는 불안보다는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들여 수술을 받는다. 나진은 수술을 받고 생각보다 큰 고통을 느끼며 간병인의 도움을 받게 된다. 아버지와 잘 아는 사이라는 미형은 나름 간병 전문가라며 나진을 안심시킨다. 얼핏 미형의 캐리어에서 본 청록색 자켓은 돌아가신 엄마의 것과 비슷해보여 나진은 미형과 아버지는 무슨 사이일까 의구심을 갖는다. 미형은 나진을 돌보다 아버지의 공장이 도산된 측은한 처지라는 어이없는 소리를 듣고 아버지가 미형을 재혼 대상으로 테스트 하고 있는 중이라 짐작한다. 나진은 엄마의 항암치료를 비롯한 모든 것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아버지에 대한 냉소적인 마음이 있는 듯 했지만, 미형의 간병을 받으며 특히 나진의 캐리어를 열지 못해 미형의 속옷을 빌려 입으며 깨닫게 된다. 자신 또한 아버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엄마가 정말 어떤 사람이었는지 나진 또한 궁금해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나진이 입원하기 전 어머니의 일주기가 되어 봉안당에 다녀오던 길에 아버지는 네 엄마는,이라고 시작하는 말을 늘어놓았다. 네 엄마는 진밥보다 꼬들밥을 좋아했는데, 다른 김치는 하나도 못 담그면서 나박김치만은 맛있게 했는데, 네 엄마가 너를 낳을 때 죽을 뻔했더 걸 알고 있냐. 네 엄마가 나한테 말 한마디 없이 쌍꺼풀 수술을 하고 온 날 기억하냐..... 그런 건 같이 사는 사람이면 알고 싶지 않아도 알 수밖에 없는 사실들이었다. 그 말들을 아무리 쌓아도 어머니가 정말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분노했으며 어떤 순간에 평온했고 또 어떤 순간에 불안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런 말을 자랑스레 늘어놓는 아버지를 보면서 나진은 알고 싶지 않아도 알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와 자신이 근본적으로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자기 또한 단 한 번도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지 않았다는 것을.(246)"


최미래 작가의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은 배우 지망생인 '나'가 꼬마 아이 '서라'를 돌보는 시터 일을 하면서 벌어진 일을 이야기한다. 화자는 처음 냉장고에 붙여 있는 서라와 같이 있는 여자의 사진을 보며 서라의 엄마가 어떤 이유에서든 아빠가 갈라서고 지금은 고령의 할머니가 서라를 혼자 돌보기에 벅찬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서라의 아빠는 외국에 긴 출장중이고 서라의 할머니는 화자를 통해 서라의 하원을 책임지게 된다. 오후 5시에 서라의 하원을 책임지고 함께 놀아주고 씻고 먹이는 일을 통해 받는 보수는 적지 않아 화자는 꽤나 흡족해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서라의 아빠가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서라의 할머니와는 다르게 서라의 아빠는 화자에게 서라의 엄마로서의 역할을 강요받는 상황을 만든다. 화자가 서라를 처음 만났을 때에는 아이답지 않게 필요한 말만 하고 TV를 보다가 지쳐 잠드는 일상이었지만, 서라를 놀이터에 데리고 다니고 서라가 필요로 하는 순간에 엄마와 같은 자리를 지키자 서라는 점점 여느 아이들처럼 엄마 껌딱지가 되어간다. 점점 부담을 느끼는 화자는 이런 애매모호한 시터 자리를 포기하지도 못한 채 자기 자신이 소모되어 가고 있다는 자괴감에 빠진다. 배우가 되기 위해 항아리를 막는 두꺼비 역할도 기꺼이 감내했던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며 결국 자신은 온 몸으로 그 구멍을 매우려 한다 하더라도 어디선가 줄줄 물이 새어가는 꼴을 면치 못하리라는 좌절감과 함께. 


#조경란 #일러두기 #문학사상 #2024제47회이상문학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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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사 오늘의 젊은 작가 44
이희주 지음 / 민음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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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주 작가의 [나의 천사]를 읽었다.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44번째 작품이다. 스마트폰이 아닌 2G 아날로그폰이나 삐삐라는 무선 호출기를 사용할 무렵 1004라는 네 자리 숫자가 유행이었다. 발신번호 표시를 제맘대로 바꿀 수 있었기에 1004라는 번호로 알쏭달쏭 누굴까라는 의문을 갖게 만드는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 천사라는 말은 사실 종교적 용어임에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로도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종교적 용어로의 천사는 당연히 절대자인 하느님을 도와주는 선을 상징하기에 착함과 진실함이 내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천사라는 말을 쓸 때에도 그와 유사한 의미를 담아 전달하기에 익명의 누군가가 나에게 무상의 도움을 주었을 때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천사처럼 특정인을 항상 지켜보며 사랑을 마음껏 베푸는 이들을 지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작품 속의 천사는 전혀 다른 의도로 사용되고 있다. 근래에 들어 AI 곧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범람하고 있지만 인간과 유사한 형태의 로봇은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소설 속의 시대적 연대는 오히려 지금보다 과거의 시간으로 거슬로 올러가는데, 이미 인간과 구별하기 힘든 로봇이 절대적 아름다움을 가진 천사라는 이름으로 팔려나가고 있었다. 소설 속에서 몇 번 언급이 되기는 하는데 천사와 같은 외적 미를 가진 로봇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판매되었다. 섹스봇과 같은 아마도 분명 심각한 윤리적,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켰을 문제를 벗어나 자비천사라는 로봇은 관용사의 대표격으로 자리잡아 인간의 육체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외적 미를 완성시키게 된다. 


우리나라의 외모지상주의는 이제 자리를 잡은 정도가 아니라 거의 추앙하다시피 하여 더 이상 성형을 숨기지 않고 심지어 그냥 잘 생기게 태어난 연예인에게 얼굴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이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잘 생기고 예쁜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일단 외모가 호감형이면 아무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암묵적으로 가산점을 먹고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입으로는 외모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시각으로 많은 정보를 얻는 인간의 메카니즘은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없는 마음의 따뜻함보다 외모 점수를 금방 매겨버리게 된다. 언젠가 읽은 책에서 인간이 잘 생기고 예쁜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는 본능적으로 미적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코가 높든 낮든, 눈이 크든 작든 숨쉬고 보는 데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잘 생기고 예쁘다고 판단하게 되는 것은 눈과 코와 입이 얼굴 전체에 균형이 잡혀 있다는 것을 순식간에 파악하기 때문이다. 나태주 시인이 '풀꼿'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고 말한 이유가 어쩌면 순식간에 파악되는 미적 균형감보다 각 개인이 갖고 있는 고유한 눈과 코와 입의 모양을 자세히 살펴보면 나름대로의 예쁨을 깨달을 것이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소설 속 주인공에 해당되는 유미와 미리내는 어린시절 환희에게 끌려다니시피 자비천사를 찾아다니곤 한다. 약아빠진 환희는 미리내를 구박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지마 유미는 별 생각없이 환희와 미리내와 무리를 지어 놀러 다닌다. 유미가 사는 동네에 자비천사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말에 망을 보다가 학교에 한동안 나오지 않는 이오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갑자기 시간은 뒤로 흘러 셋 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리내와 환희의 처지는 정반대가 되고 미리내는 돼지 같던 소년에서 말끔한 배우 시온이 되어 나타난다. 유미는 특수청소용역에 해당되는 일을 하며 홀로 혹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이들의 사후를 정리하게 된다. 유미는 의뢰받은 일을 하다가 추가로 정리를 부탁받은 창고에서 이오를 재회하고 되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죽은 줄 알았던 이오는 천사라는 로봇이었음이 드러난다. 미리내가 시온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배우가 되어 자신의 대역인 류를 통해서 천사로봇이 만들어진 곳의 추악한 진실을 밝혀내려 한다. 그곳에서 천사의 모델이 되었던 수많은 소년들은 제2차 성징이 시작되자 선우선생에게 버림받게 된다. 결국 관용사의 디자이너로 추앙받던 선우선생은 가장 아름다운 청소년 시기 아이들의 싱그러움만 빼앗고 만 것이다. 


"이제까지 윤조에게 천사는 천사였다. 모나리자는 그림이었다. 기숙사 앞의 니케상은 바람이 불어도 날아가지 않고, 장미를 심으면 장미가 났다. 그리고 사람들은 천사를, 모나리자를, 니케상을, 장미를 아름답다고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아름다움은, 천사와 모나리자와 니케상과 장미가 아닌 그게 불러일으키는 마음의 변화를 부르는 이름이었다. 요동치는 물줄기를, 변하는 내 마음을 아름다움이라고 부르는 거다.(350)"


#이희주 #나의천사 #민음사 #오늘의젊은작가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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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를 배우며 생각한 것들 - 33년 차 저널리스트, 우아하고도 단단하게 인생을 건너다
신예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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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리 저널리스트의 [발레를 배우며 생각한 것들]을 읽었다. 부제는 “33년 차 저널리스트, 우아하고도 단단하게 인생을 건너다”이다. 어릴 때는 운동을 꽤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만히 돌이켜보면 운동을 한 게 아니라 그냥 뛰어노는 걸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래도 기구종목에서는 나름 운동신경이 기민한 편이라 적당히 즐길 수 있었다. 한 때 농구에 미쳐 있을 때에는 주일날 아침에도 혼자 학교 운동장에 가서 슛과 드리블 연습을 하기도 했었다. 근래에 이르러 가장 많이 듣는 충고나 조언 중의 하나가 적절한 운동을 하라는 말이다. 하도 오랜시간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다보니 등은 점점 굽어지고 거북목에 가까운 상태가 되어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책에 집중이 안 될 정도로 목이 뻐근해서 목디스크 예방 유튜브를 찾아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며칠 되지 않아 언제 그런 스트레칭을 찾아서 유심히 살펴봤냐는 듯이 구부정한 자세로 회귀하고 말았다. 


그런데 발레라니, 그것도 33년 동안 신문사와 방송사에서 거의 워커홀릭 수준으로 살아온 저자가 50대 중반에 이르러 발레를 시작했다니 정말 놀라운 결심이 아닐 수 없다. 책에서도 언급이 되지만 30년 전의 50대와 현재의 50대는 정말 많이 다른 것 같다. 거의 전 세대가 10살 이상 젊게 사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지금은 70대에 이르러도 할아버지, 할머니 같지 않게 보이고 30대에 결혼을 안해도 더 이상 노총각, 노처녀라는 말을 듣지 않는다. 육체적인 건강이 보장된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정서적으로도 나이를 조금 늦게 먹는 것이 아닌가 싶다. 덕분에 평균 수명이 길어져 100세 시대라는 말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문제는 너무나도 이른 나이에 첫 번째로 가진 직업에서 물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흐릿해지고 더 나은 조건을 위해서 이직을 원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되었음에도 50대에 이르기까지 해왔던 직업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은 좀처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일이다. 자영업이나 전문직의 몇 직업군에 해당되지 않고는 대부분의 직장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는 50대 이후의 제2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또 하나의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몇십년 동안 한 직종에 일하다보면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겨서 감히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아우라가 생성되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익숙해진 일에서 만큼은 아는 척, 잘난 척을 마음껏 뽐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한 직업에 완전히 최적화된 사람이라도 직종을 바꾸게 되면 그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더군다나 20대 때의 열정과 체력도 없는 상태라 무언가를 배우며 익숙해지기 위해 반복된 연습을 하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는 일이다. 그러한 도전이 두렵거나 귀찮게 느껴질 경우 첫 번째 직업에서 물러난 이후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존감이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인생 제2막을 준비하는 것은 경제적인 여건에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함과 동시에 적어도 30년 이상 남은 여생의 행복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고민이다. 


세상에 어려운 일들이 무척이나 많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어쩌면 자기 자신의 몸을 단련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몸은 신기하게도 육체적 고통을 반복적으로 견뎌낼 때 더욱 강인해지는 것 같다. 심지어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딴 선수들도 은퇴 이후에는 살집이 늘어난 몸과 더불어 운동이 지긋지긋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하니, 자신의 몸을 날렵하고 활기있게 유지하는 것은 보통의 노력과 결심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가만히 앉아서 하는 기도조차도 근육이 단련되어 있지 않으면 잘할 수 없다. 한 달 동안의 침묵 피정 기간에 하루에 평균 5-7시간 동안 성당 의자에 앉아서 묵상을 해야만 했다. 기도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되도록이면 움직이지 않고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열흘 쯤 지나니 허리부터 엉덩이뼈까지 근육통이 심해져서 쉬는 시간이면 무조건 침대에 누워 앓는 소리를 내곤 했다. 유학 중에는 공부에 대한 압박감으로 인해 하루에 평균 10시간 이상을 책상에 앉아 있었던 것 같은데, 마지막에 논문을 마무리 할 때에는 어깨부터 손까지 저려오는 고통이 심해서 마음은 한 시가 급한데도 어쩔 수 없이 누워만 있기도 했었다. 


저자의 글에 나온 발레의 동작 하나 하나를 상상해보니 안 쓰던 근육에 심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의 고통이 떠올랐다. 운동이나 노동을 안하다가 어느날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고 난 다음 날 계단을 오르내리기조차 힘들 정도로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 그런 날이 며칠 지속되면 내가 아무리 건강해진다고 해도 당장 운동을 때려치고 싶은 유혹을 물리치기 힘들다. 어찌보면 저자가 발레를 1년이나 지속하며 상급반으로 올라가는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인생 제2막의 첫 번째 요소가 아닐까 싶다. 


#신예리 #발레를배우며생각한것들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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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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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었다. 수록작에는 김멜라 ‘이응 이응’, 공현진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김기태 ‘보편 교양’, 김남숙 ‘파주’, 김지연 ‘반려빚’, 성해나 ‘혼모노’, 전지영 ‘언캐니 벨리’ 이렇게 일곱 작품이다.  젊은작가상 이라는 취지에 걸맞는 것처럼 수상작가들의 이름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저자소개란을 살펴보니 다른 작품집의 단편에서 만난적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아마도 아직 장편소설에서 만난적이 없기에 낯선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일곱 편의 작품들이 각각 다른 소재를 다루고 있기에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니 어찌 이렇게 다양한 인간 군상이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란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김기태 작가의 ‘보편 교양’에서는 입시 준비와는 전혀 무관하게 여겨지는 고전읽기 수업을 하는 곽이라는 선생님이 등장한다. 한때 인문학의 중요성이 부각되던 적도 있었으나 과학과 기술의 표면적인 가치 창출에 길들여진 한국 사회에서는 더 이상 문학의 자리를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세속화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고전문학이라니, 궁금하면 웹상의 어느 블로그에 잘 갈무리된 내용을 쓱 살펴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겨지는 세태에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는 학생이 등장한다. 문득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때에 본고사를 위한 특별 수업에서 한국의 단편 소설을 읽고 리뷰를 써오는 것을 과제로 내주곤 했었다. 정규 수업이 아니었기에 과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수업을 듣던 상당수의 학생들이 서울의 괜찮은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였기에 논술 고득점을 위해서는 필요한 과제라고 생각되었다. 매주 리뷰를 돌아가며 발표하곤 했는데, 몇 주가 지나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과제 제출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너무 오래된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독후감을 써오는 학생들이 별로 없어서 나는 꽤나 자주 리뷰 발표를 했었다. 아마도 그때부터 책을 읽고 줄거리를 갈무리하고 느낌을 쓰는 것을 즐겨했던 것  같다. 


김남숙 작가의 ‘파주’를 읽으면서 혹시나 나 또한 누군가에게 잊히지 않는 상처를 준 것은 아닌지 잠깐 동안 심각해졌다. 취사병 시절 현철을 구타하고 못살게 굴었던 정호의 뻔뻔함은 대중적 분노를 자아내지만 정호의 치사한 변명 중에 하나인 자신은 현철이 당한 것보다 심하면 심했던 덜하지는 않았다는 말이 완전히 100프로 뻥은 아닐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염치가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고 타인에게 피해와 상처를 주곤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인정하며 부끄러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염치가 없는 사람들은 비슷한 아주 두터운 낯짝을 보여준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왜 이제와서 이러는 거냐고? 나만 그러게 아니고 다들 그러지 않느냐고? 니가 나를 그렇게 만든 원인제공자라고.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바라는 것은 진심어린 사과와 정당한 처벌이다. 하지만 염치가 없는 사람들은 그 과정을 회피하고 싶은 겁쟁이가 대부분이라 또 다른 폭력을 선택하다. 돈이든 권력이든 무엇을 이용해서라도 과저에 저질렀던 잘못을 다시 반복한다. 가해자였던 정호의 애인이 현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그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것은 어쩌면 이미 염치가 소멸된 정호라는 인간이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을 예견했기 때문은 아닐까.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는 어린 나이에 신내림을 받은 후 30년 동안 박수무당으로 살아온 주인공이 더 이상 접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러 자신이 모시던 할머니신이 앞집으로 자리를 잡은 과거의 앳된 자신과 같은 어린 학생에게 옮겨간 것을 알게 된 이후의 이야기이다. TV에서 예전에 연예인으로 얼굴을 알린 이들이 한동안 자취를 감춘 후 신내림을 받아 용한 무당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곤 한다. 이미 대중적으로 많은 이들이 알고 이들이 굿을 하거나 점괘를 맞추는 모습 뿐만 아니라 갑자기 무속인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들려준다. 무병이라고도 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세는 신내림을 받아야만 말끔히 사라진다고 하니 샤머니즘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받음이라고 귀결짓지만, 미신이라고 여기는 이들에게는 믿기 힘든 이상한 현상 중의 하나로 치부해버린다. 최근에 영화 ’파묘‘를 봐서 그런지 소설 속에 그려지는 굿하는 장면이 어렴풋이 그려지며 가짜 중의 진짜가 되기 위해 피갑칠을 하고도 서슬퍼런 작두에서 내려오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은 혼모노 라는 진짜는 과연 누가 판명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감정과 노동 사이, 어딘가에 절여진 듯한 이 미진하고 축축한 기운 가운데 ‘낙 없이 사는 사람’이라는 정현의 자기소개는 ‘쾌락을 추구하는 것 말고는 다른 무엇도 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무능을 적시한다. 쾌락을 얻지 못하는 무능이 아니라 추구할 수 있는 것이 오직 쾌락뿐이라는 무능이다. 기만적인 쾌락이 정치를 대체하고 마는 이 상실에는 어떤 우울증적 고갈, 즉 문화적이고 정치적인 불모가 숨어 있다. 레드콤보 한 마리의 화끈한 맛, 유튜브와 왓챠 등 OTT의 짜릿한 콘텐츠와 영구적인 릴스의 미로 속에서 우리의 패배감과 무기력은 짧고 강력한 경험에 밀려 무한히 지연된다.(238)”


“신분이나 계급, 인종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오로지 개인의 능력만을 평가 준거로 삼겠다는 능력주의는 언뜻 계층 간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케 하는, 차별로부터 거리를 둔 공평한 체제로 보인다. 그러나, 노력한 자가 그 대가로 능력을 얻고 이를 인정받아 차등적으로 대우받게 된다는 이 접근법은 노력한다고 해서 누구나 능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전제를 은폐한다. 편향적으로 축적된 부와 권력이 세습되므로 동등한 출발선에서 시작하기 어려우며(유전 등 인간이 인위적으로 개입할 수 없는 요소를 제외하여도) 누구나 노력하여 재능을 얻고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환경에서 노력은 능력과 직결되지 않는다.(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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