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09 한해 우리 영화들중 흥행에 실패하며 관객들에게 실망과 짜증을 안겨준 영화를 나름 10편 뽑아봤다. 이른바 시망한 영화들.. 물론, 나의 주관적인 기준이라 틀릴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공감가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서 영화 리뷰를 전사적으로 쓰기에 부담이 되는 이 영화들에게 초단평을 내멋대로 날려본다. 순서는 무작위다.


오감도 :  오감을 자극하려다 오그라드는 심정이랄까.. 모든 오감이 지루하고 뻣뻣해짐을 느낀다.

펜트하우스 코끼리 : 엣지있게 강남에서 잘 나가는 세남자의 복에 겨운 일탈기.. 그런데, 재수없거든..

정승필 실종사건 : 코믹 수사극을 우습게 보다가 코믹이 대책없이 실종되며.. 이범수만 개고생..

청담보살 : 잉여남의 대부격 임창정이 잘나가는 보살녀를 살린 그런저런 연애담.. 근데 식상하다.

전지현의 블러드 : 뱀파이어 헌터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란다. 지현양.. 어디서 블레이드 흉내를..

굿모닝 프레지던트 : 인간의 일상은 누구나 똑같다지만 대통령은 거들었을뿐.. 소소한 드라마 수준..

요가학원 : 매력녀들이 요가로 다시 태어날려다 요스러움으로 그치며 식상한 관절꺽기는 이젠 그만..

핸드폰 : 누구나 핸드폰을 잃어버릴 수는 있지만 돌려줄때는 항상 예의있게.. 잘못하면 큰코 다친다. 

실종 : 사람은 아무나 못 죽여.. 문성근 형님의 대사만 맴돌뿐.. 스릴감이 실종된 막가파 리얼리티..

유감스러운 도시 : 두사부일체 시리즈 용사들이 다시 나섰지만 감을 잃었는지 제목처럼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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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의 마지막 황녀로 일컫는 덕혜옹주(1912~1989).. 사실 난 그녀를 잘 몰랐다. 학창 시절 배운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그와 반대로 명성황후 관련된 이야기는 책, 사극, 영화, 뮤지컬등을 통해서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어느정도 알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덕혜옹주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전무한 상태..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작게나마 그녀의 비극적인 삶이 오롯이 전달된 느낌이다.

물론, 이 책은 소설이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당시 시대상과 제도, 덕혜옹주의 삶에 대한 묘사는 여러 기록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소설적 개연성을 위해서 재구성 작업이 있었지만 모두 허구로 치부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그녀의 삶은 어떠했을지 정리해서 줄거리를 살펴보면 이렇다.

이야기의 서막은 일제 강제 합방(병합)을 앞둔 1909년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통해서 당시 시대상을 이야기 한다. 대한제국을 만든 고종은 일본에게 이미 폐위당하고 아들 순종이 즉위한 상태.. 하지만 대한제국의 미래는 없다. 일본의 식민지배로 민중의 삶은 이미 피폐해가고 암약중인 독립군과 일본 앞잡이(극중 갑수역)가 활개치는 세상에 이미 고종 조차도 뒷방 할아버지 신세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런 고종에게 말년에 얻은 막내 딸 덕혜옹주(이하 덕혜)만이 유일한 희망이자 낙이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고종은 1919년 어린 딸을 두고 승하(독살설 제기가 있지만 확실치 않다)하고.. 이러면서 유년 시절 아비의 사랑을 받고 자란 덕혜는 이때부터 아비를 잃은 슬픔에 당차게 일본을 향해 모질찬 시선을 돌린다. 하지만 망국의 운명앞에 그녀를 포함한 이왕가의 황족들은 모두 뿔뿔히 흩어지는 시련을 맞이한다. 그러면서 10대시절 1925년 일본으로 건너간 덕혜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바로 일본 대마도주 번주의 아들 소 다케유키와 마음에도 없는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뜻하지 않은 결혼과 일본에서 생활은 자신의 고국 조선을 그리워하며 이미 작고한 어머니 양귀인과 아비 고종을 그리워하는데.. 물론 그 중심에는 조선으로 가고 싶다는 열망이 뿌리깊게 박혀있다. 그런 가운데 그녀는 점점 피폐해가며 우울증과 함께 정신질환을 않는데.. 혹자는 그녀의 남편 다케유키의 폭압에 그렇다고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런 모습이 아니다. 도리어 남편은 그녀를 보듬어 주는 따뜻한 남자로 나오며 자신의 부인의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때로는 자상한 남편의 모습이다.

하지만, 덕혜는 딸 정혜(마사에)를 낳고부터 조선인과 일본인의 피를 반반씩 갖은 자신의 딸을 보며 심한 자괴감에 빠지며 자신의 가둬둔 늪에 한없이 빠지고 만다. 그러면서 당시 2차 세계대전 발발과 태평양 전쟁을 통해서 패전이 짙던 일본은 항복하며 국내외 상황이 악화되자.. 이 둘 부부도 위기에 처하고 어느새 훌쩍커버린 딸 정혜는 엄마 덕혜옹주를 가녈차게 몰아붙인다. 그러면 그럴수록 덕혜는 심한 정신적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한채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덕혜는 해방 전후로 정신병원에 감금되고 만다. 그러면서 남편 다케유키로부터 이혼을 당하고 딸 정혜의 행방불명까지.. 그녀는 인생의 나락으로 이미 떨어진 상태다. 과연 그녀는 거기서 살아 돌아왔을까.. 물론, 역사적 기록대로 그녀는 김을한 기자의 구명운동으로 환국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는 정신병원 탈출장면에 대한 묘사를 넣으며 소설적 재구성으로 비극적 삶에 대한 발호로 투영시켰다.

이렇게 조선의 마지막 황녀로 태어났지만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 감내해야 했던 30여년의 그녀의 비참한 삶을 이야기한 중심에는 두 인물이 있었다. 바로 옹주의 정혼자였던 박무영(김장한, 고종의 시종 김황진의 조카이자 양아들로 김을한의 동생)과 그녀를 지근에서 끝까지 지키려했던 '복순'이라는 나인이다. 여기서 박무영은 명성황후를 지키려 했던 호위무사 '무명'처럼 그는 덕혜를 일본에서 어떻해든 구출하려는 구국청년단의 수장이다. 그리고 복순은 바로 덕혜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로 그녀를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나인이다.

특히 여기서 복순의 캐릭은 소설 중반이후에 도리어 덕혜옹주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한 느낌이다. 작가는 아마도 복순 그녀를 통해서 일본 식민지 시대의 그들의 광기를 그녀를 통해서 투영시킨 느낌이다. 바로 식민지배로 인한 민중의 피폐와 위안부 문제, 그리고 패전이후의 삶까지.. 복순은 어찌보면 덕혜에게 차마 메스를 못가했던 부분을 가한 그런 처참한 피해자로 그린 것으로 본다.

이렇듯 작가는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던 소개글로 말문을 연 <덕혜옹주>.. 기존 일본의 번역서에 그치며 지금까지 우리네 손으로 그려지지 않은 그녀의 삶이 오롯이 이렇게 한권의 책으로 태어난 것이다. 책의 큰 얼개인 조선의 마지막 황녀로써 고귀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잊혀져간 덕혜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이야기는.. 나라 잃은 자의 설움과 함께 매 순간마다 조국을 그리워했던 어찌보면 그냥 한 여자의 비극적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황녀였다는 사실.. 하지만 그녀는 황녀였다는 사실..

더군다나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터치로 그려냈기에 그래서 더욱더 울림이 있지 않나 싶다.
그것이 바로 이런 소설이 주는 맛일 것이다. 직관적인 사료(史料)가 줄 수 없는 그런 감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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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책은 알라딘 TTB 광고로 알게 된 책이다. 지금은 광고로 안 나오지만 몇주전 떴을때 사실 메모를 해둔 책이다. 책의 부제로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미 제국주의 역사'라는 소제가 사실 끌렸다. 그래서, 지난주 YES24 블로그 테마링에 선정되면서 받은 만원 상품권으로 질러서 구한 책이다.

암튼, 우리도 그렇고 전세계의 어느 나라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지금 세계의 중심인 미국은 수백여년에 그친 역사다. 하지만 그 역사에는 이렇게 광포한 제국의 역사가 있음을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자국 사람이면서 그대로 자국의 치부를 들어냈다는 이야기인데.. 다소 도발적인 이 책을 쓴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잠깐 소개를 빌어보면은..

'하워드 진'은 노암 촘스키와 함께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으로 일컬어지는 대학교수, 사회운동가, 역사학자이다. 하워드 진은 ‘역사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일관된 자세로 저술과 강연 활동을 전개하여 20여 권의 저서를 출간하는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는 1922년 뉴욕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조선소 노동자로 떠돌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기를 타면서 전쟁의 참화를 몸소 겪은 뒤 평생 전쟁에 반대하게 되었다.

제대 후 원호법GI Bill 아래 컬럼비아 대학에 입학해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흑인 여성들의 대학인 스펠먼 대학에서 처음 교편을 잡았으나 당시 미국을 뒤흔든 반인종차별 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불의에 맞섰던 그는 학교 당국의 눈엣가시였고, 결국 해고되고 만다. 이후 보스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노엄 촘스키와 함께 베트남전쟁 반대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파리 대학과 볼로냐 대학의 방문교수, 하버드대 극동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있기도 했다.

이렇게 하워드 진의 현장에 기반을 둔 역사관은 당시로서는 매우 혁명적이었고, 많은 사람들의 반박도 있었지만 역사 기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하워드 진의 최신 역작인 이 책 『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에서도 역사책의 새로운 지평을 확실하게 탐색하고 있다.

그리고 본 책의 여러 추천평을 보더라도.. 미국이 '자유와 기회의 나라'이자 '민주주의의 선진국'이며 '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 책은 민중의 시각에서 미국의 역사를 가녈차게 비판적으로 서술하며 폭로했다는 평가다.

다시 말한다면 미국 판타지를 부수고 가려졌던 진실을 보여주는 책.. 그러면서 이런 미국의 기만과 침략의 미국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말하려는 책.. 그래서, 이런 미국의 판타지로 점철된 그 속에 진실이 무엇인지 더욱더 끌리는 이유다. 과연, 그 판타지속에 그려진 세계는 어떠했는지 어서 들여다 보고 싶은 마음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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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TV에서 에픽시리즈 84년 8부작 쿼바디스를 보다가.. 이참에 소장할 생각에 구입하게 된 작품들이다. 뭐.. 다들 알다싶이 인정하다싶이 서양 고전 명작으로 손꼽는 작품들이다. 그중 '쿼바디스'는 여러 작품중에 1951년 머빈 르로이 감독이 연출하며 로버트 테일러와 데보라 카 주연의 이 작품이 불후의 명작으로 꼽는다.

내용은 로마 네로 황제 시절에 그리스도인의 박해와 네로의 몰락을 그린 시대극으로.. 네로 황제시의 로마를 배경으로 로마군 장교와 노예로 끌려온 기독교 처녀간의 사랑을 기둥 줄거리로 하여 종교, 사랑, 인생을 묻는 불후의 명작이다. 이에 yes24에서 '3,000원 초저가 dvd기획전' 행사로 2,900원에 업어왔다. 

마찬가지로 이런 쿼바디스와 함께 빼놓으면 섭한 '벤허'도 컬렉했다. 가격은 8천냥에.. 뭐.. 영원불멸의 초대작인 찰톤 헤스톤 주연의 1959년작이다. 본 작품은 고대 로마 시대에 한 유대 청년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신의 섭리를 그린 무성 영화 시대 헐리우드의 최대의 서사시 <벤허>를 윌리암 와일러에 의해 유성에 칼라로 영화화된 작품이다.

당시로서는 천문학적 제작비인 1500만불을 투입, 10년의 제작 기간과 10만명의 출연 인원, 1년여 촬영 기간 동안 지구를 한 바퀴 돌고도 남을 정도로 필름을 소모했다고 한다. 대사를 한마디 이상 하는 인물만도 496명, 하이라이트인 15분간의 전차 경주신을 위해 1만 5천명이 4개월간 연습했다는 전설적인 기록을 남겼다.

당시 아카데미에서 무려 11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바다에서의 격전과 전차 추적씬이 영화사에 빛나는 명장면이자 압권으로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는 걸작이었으니.. 당연 소장은 의무 아니겠는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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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프레지던트 - Good morning, Presiden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현대 사회의 정권의 핵심으로 한 나라의 가장 큰 어른이자 수장으로 누구도 범접 못할 것 같은 대통령.. 이 대통령은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많이 나온것도 사실이고, 그때마다 대통령은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거나, 조연으로 잠깐씩 출연하며 재미적 요소로 관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는데.. 이번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건국이래 한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유쾌한 상상으로 대통령을 그려내며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이렇게 지금까지 우리네가 보거나 겪지 못했던 대통령을 비주얼로 만난 느낌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소박하고 소소한 대통령의 모습으로 그렸냈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세명의 대통령을 통해서 드라마로 일관한 그림은 대통령역만 아니었다면 그냥 소소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는 느낌이다.

로또 1등에 당첨돼서 좋아서 속앓이 하는 사람의 이야기.. 첫사랑 앞에선 한없이 소심한 꽃미남자의 연애담과 생명 이식의 헌신스런 모습까지.. 그리고 대책없는 남편의 내조로 이혼 위기에 처한 한 중년 여자의 이야기가 다다. 이렇게 어찌보면 세편의 에피소드를 그려내며 일상을 다룬 그냥 그런 이야기다. 그런데, 여기에 대통령이라는 직업을 덮씌워 권위적인 모습이 아닌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탈바꿈 시켜버렸다.

그래서, 대통령이라는 소재만 아니면 그냥 그런 영화.. 하지만 소박하고 소소한 대통령을 그려내며 '인간의 일상은 누구나 똑같다'는 다소 진부한 주제를 담은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물론, 작금의 시대에도 세계의 대통령들은 탈권위를 외치지만 아직도 대통령을 소소하게만 바랄 볼수 없는 현실에서 이렇게 영화를 통해서나마 작게나마 안위를 주려 했던 영화라 본다.

이렇게 장진 특유의 위트와 상상으로 만들어진 어찌보면 비현실속의 대통령 모습을 그리며 인간은 소소한 감정선들을 그만의 터치감으로 그려낸 작품의 느낌이다. 결국, 대통령이라는 역은 단지 거들뿐.. 대통령을 빼고 보면 그런 소소한 인간 군상의 소박한 드라마적 이야기다. 마음이 따뜻해지건 아니고 떠나서 말이다. 그래서 때로는 아쉬운 작품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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