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2 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박찬옥 감독, 서우 외 출연 / 이오스엔터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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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답은 그렇지 않다. 영화 포스터 제목처럼 "이 사람.. 사랑하면 안돼요?"라는 자극적인 멘트로 유혹한 영화.. 아니 정상적인 남녀간의 사랑이면 무엇이 문제가 되겠냐만은.. 이 영화는 형부와 처제라는 관계 설정부터 그런 유혹의 올가미를 만들었다. 더군다나 매력적인 저음 보이스를 가진 이선균과 TV물 '탐나는도다'의 앙증맞은 제주처녀로 인기몰이를 한 서우양의 그림만으로 단박에 눈길을 끈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1996년 봄, 그가 나타났다. 은모(서우)의 언니, 최은수가 서울에서 온 대학생 김중식(이선균)을 좋아하기 시작할 때부터 은모는 중식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결국 언니는 그와 결혼한다. 돈을 벌어오겠다고 은모가 가출한 사이 언니는 사고로 목숨을 잃고 어른인 중식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인 은모는 그와 함께 살아가기로 하는데...

이렇게 형부 중식과 처제 은모가 극의 중심이다. 하지만 은모의 언니 은수가 사고로 죽으면서 둘만의 생활은 시작되고 그런 그들의 그림은 아스트랄하게 흘러간다. 그러던중 중식이 민중운동으로 투옥되고 은모는 그런 빈자리로 인해 인도도 여행을 떠나고 돌아왔을때 중식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같은 자리에서 은모를 기다리고 있었다. 

중식은 강사 생활을 때려치고 철거민들 투쟁에 앞장선 위원장으로 분연한다. 그러면서 영화는 그런 재개발앞에 쫓겨나갈 힘없는 서민들의 투쟁을 담았냈다. 하지만 처제 은모는 그런 형부를 보면서 미덥지 않는다. 보험금때문에 언니를 죽게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잠재된 의혹때문에 그렇다. 결국, 은모는 그를 향해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것에 끝까지 매달리는데...

그런데, 영화는 이런 둘의 대치점을 시간 순으로 그려내지 않고 과거로 갔다 다시 오는 나름 어지러운 플롯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 영화의 시선이나 그림들은 마치 독립영화를 보는 연출과 분위기로 일관되어 있다. 때로는 루즈하게 말이다. 

그러나, 형부와 처제로 연기한 이선균과 서우의 무미건조한 일상과 모습은 그들 연기력과 함께 나름 연출이 돋보이지만 무언가 김빠진 모습들의 연속이다. 그러면서 결국, 둘은 다시 사랑하는 모드로 돌변하며 파국을 맞이하나 싶었는데.. 그냥 거기까지다. 그 이상으로 발전하지 않으며 그냥 애틋한 情의 감정선까지 도달하고 만다. 무언가 아쉬움이 남지만 영화는 그런 여운과 여백으로 남겨둔 느낌이다.

즉, 그 情의 폭발이 아닌 스며드는 정이랄까.. 결국 이 세상에 의지할 사람은 두 사람 뿐이었던 말인가.. 이렇게 어찌보면 형부와 처제의 위험하고 금지된 사랑이라는 엄청난 떡밥은 던졌지만 최고의 수위대신 형부의 눈으로 바라보며 때로는 잔잔하게 여운있게 그려낸 멜로물..

두 배우의 잔잔한 연기때문에 돋보이는 작품이 되었지만 영화적으로 흥행하긴 힘든 소재라는 생각이다. 왜냐 이런 주제를 제대로 연출하기는 사실 어려운게 아닌가 싶다. 잘못 하면 안개속으로 빠져들지 모르기 때문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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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에단 코엔 외 감독, 조쉬 브롤린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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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맥카시의 원작 소설을 읽고 나서 만나본 코엔 형제 감독의 2008년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an)>.. 역시 원작이 있는 작품들은 원작을 읽어야 영화를 좇아가는 맛이 있다. 글로 읽으며 상상했던 그림과 대사들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지는 맛은 가장 일차원적이면서도 단순한 재미거리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이 영화도 원작 소설을 아주 충실히 거의 백프로에 가깝게 그렸냈다.

특히 코엔 형제가 만든 영화라 그들만의 사색적 연출이 돋보인 스릴러물은 소위 많이 봐온 씨끌벅적한 피칠과 총칠이 난무하는 그림대신에 조용하고 진중감 있게 때로는 코엔식의 지루함을 보이며 그려냈다. 그런데, 이런 그림들중에 과연 돋보이는 이가 있었으니.. 이 영화나 원작을 보신분은 인정하리라 본다. 바로 인정사정 볼것없는 살인마 '안톤 시거'..

책에서 만나며 내가 그린 그림에서도 포스를 점쳤는데.. 이거 뭐.. ㅎㄷㄷㄷ 그 차체.. 사이코패스적인 모습은 둘째치고 대갈장군같은 모습에 벙거지 헤어스타일하며 푹꺼진 눈매와 알 수 없는 묘한 웃음과 냉소.. 마치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밀라노 공국의 '일 모로'로 불린 루도비코 스포르차를 보는듯 하다. 아래 그림처럼 말이다. ㅎ

스포르차 관련내용 : http://mlkangho.egloos.com/10221474

그래서 좀더 찾아봤다. 우선 배우의 이름은 '하비에르 바르뎀(Javier Encinas Bardem)' 1969년생이다. 많이 좀 자신줄 알았는데.. 의외로 나이가 적다. 스페인 배우 출신으로 그 유명한 '하몽하몽'에 나왔던 배우.. 그리고 , 이 작품을 통해서 그는 조연상이라는 상은 다 휩쓸었다. 아래처럼 말이다.ㅎ



제61회(2008)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제80회(2008)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제14회(2008) 미국 배우 조합상 영화부문 남우조연상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제65회(2008) 골든 글로브 시상식 남우조연상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제72회(2007) 뉴욕 비평가 협회상 남우조연상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제20회(2007)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남우조연상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암튼, 이 배우의 연기와 냉혈한 같은 살인마 연기뒤에 숨어있는 냉소적 분위기를 이끌어낸 그만의 매력이 이 영화를 살렸다고 본다. 물론, 그 중심에는 코엔 형제가 원작 코맥 매카시가 던져준 의도를 나름 잘 살리며 사색적 연출과 의도한대로 관조적 스릴러 분위기로 잘 그려냈다. 하지만 때로는 이해가 안가고 난해하다는 호불호속에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모든 행운에는 피의 댓가가 뒤따른다!!

영화는 사막 한 가운데서 사냥을 즐기던 모스(조쉬 브롤린)가 총격전이 벌어진 듯 출혈이 낭자한 사건 현장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모스는 물 한 모금을 갈구하는 단 한명의 생존자를 외면한 채 떠나다가 우연히 이백만 달러가 들어있는 가방을 발견한다. 횡재를 했지만 물을 달라는 요구를 거절한 게 내심 꺼림칙했던 모스는 새벽녘에 현장을 다시 방문하게 되고, 때마침 마주친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여기에 이백만 달러가 든 가방을 찾는 살인마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와 보안관 벨(토미 리 존스)가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혼돈과 폭력의 결말로 치달아 가는데...

이렇게 원작 소설 리뷰에서도 썼지만.. 우리 퓨전 사극 '추노'처럼 쫓기는 자 모스, 쫓는자 시거, 잡으려는 자 .. 즉, 돈을 갚고 튄 넘과 그 돈을 찾아야 하는 넘, 그리고 그 둘을 잡아야 하는 보안관.. 이렇게 셋이 주인공이자 이들의 추격전이 주 내용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살인마 '시거'가 자리잡고 있지만.. 원작에서는 시거보다는 벨에 중점을 맞추며 그의 다큐처럼 독백으로 과거를 회상하고 넋두리를 읊는 관조적 관점의 이야기들이 챕처마다 수를 놓는다.

하지만 영화는 그래도 비주얼이 우선인지라.. 벨보다는 모스와 시거, 시거와 모스 그 둘의 추격전에 중점을 둔 느낌이다. 그래서 더욱더 보는 재미는 있지만 벨의 역할이 많이 빠진 느낌으로 마지막 삼촌 엘리스와 자신의 아버지를 회상으로 씬으로 마감하는 그림으로만 표출되었다. 하지만 영화는 코엔 형제가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독특한 연출의 대가답게 원작의 느낌을 살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여기서 노인은 어찌보면 절대악 시거로 대변되는 투영인 셈이다.

특히 극중 시거가 자주 쓴 동전던지기로 생과사를 결정짓는 궤변의 모습은 자기 정당화의 극치이자 사악함이다. 그런 모습은 마치 <다크나이트>에서 히스 레저가 분연한 조커의 모습과 일치해 보인다. 하지만 시거는 그런 분장없이 얼굴에 그런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그리고, 카메오 같은 느낌의 웰스역을 '우디 해리슨'이 맡았다.. 책에서는 나름 비중있게 나왔는데 여기서도 그는 그냥 현대인의 잘난체하는 해결사였지만 결과는 시망.. ㅎ

결국, 원작에서 보안관 벨이 영화에서는 살인마 시거가 중심이 된 그림들은 글을 통해서나 영상을 통해서나 던져진 화두는 사실 철학적이고 사고의 깊이에 대한 심려가 깔려있다. <더 로드>에서도 그렇고 코맥 매카시는 어찌보면 단순한 주제에 그만의 심각한 의도로 묵시록적인 화두를 던지는 스타일인데.. 이 영화 또한 그런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모호하고 난해하다는 의견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분명 이 영화는 장르상 범죄 스릴러라 표방했지만.. 어찌보면 스릴러가 아닌 그냥 관조적인 관점에서 유기적으로 그려낸 살인 추격전 행각의 모습들은 원작을 통해서 이미 표출이 되었고, 그것을 코엔식의 사색적 연출과 영상으로 빚어냈으니 걸작으로 평가받고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게 아닐까.. 왜냐하면 액션의 향연과 자극적인 스릴러물이라면 우리네가 많이 바온 그림들이고.. 이런 스릴러는 색다른 재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그들 코엔형제는 처녀작 <블러드 심플>을 통해서 포텐을 날렸고.. 영원한 스릴러 명작 <파고>등.. 코엔식 스릴러는 21세기에 들어 이렇게 코맥 매카시와 죽이 잘 맞아 새롭게 만들어 진게 아닌가 싶다. 물론, 그 중심에는 '하비에르 바르뎀'이라는 배우의 명연기가 있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래서 이 배우의 모습때문에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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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썸머 - (500) Days of Summe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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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연애사를 발전시켜온 사랑은 무한반복 리콜된다는 사실.. 특히나 영화를 통한 이런류의 로맨틱 코미디물을 보면 항상 그런 느낌이다. 무엇이 연애중인 남녀를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겁게하는 희노애락으로 빠져들께 하는 것일까.. 이런 것들로 점철된 다양한 연애사들이 사실 정답도 없다지만.. 그래도 그속에서 묻어나는 그들만의 정답이 있다. 여기 영화속에 그런 어느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런데, 한 여자를 사랑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상한 반어스런 떡밥을 던진 영화 <500일의 썸머>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우리 모두는 썸머와 사귄 적이 있다.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운명적인 사랑이 나타날 것이라 믿는 순수청년 ‘톰’, 어느날 사장의 새로운 비서로 나타난 썸머를 처음 보는 순간 강렬한 스파크를 일으키며 자신의 반쪽임을 직감한다. 이후 대책없이 썸머에게 빠져드는 톰. 그녀에게 접근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랑도 남자친구도 눈꼽만큼도 믿지 않고 구속받기 싫어하는 썸머로 인해, 그냥 친구 사이로 지내기로 하지만 둘의 사이는 점점 그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그녀를 천생연분이라 확신하는 톰. 이제 둘 관계의 변화를 위한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 다가오는데...



뭐.. 내용도 별거없다. 그냥 보통 직장내의 남자와 여자의 연예담이다. 평이하다. 그런데, 여자는 평이한 수준에 조금 나아보이는 캐릭으로 그 여자는 지금까지 소위 눈에 띄는 그런 여자였다. 자체 발광이랄까.. 그러니 순진남 눈에 당연히 들어오는 그녀.. 그러나, 바로 작업 들어가기는 힘들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다. 그냥 그렇게 친숙해지며 사귀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진리고 순리다. 내 경험상으로 봐도 말이다. ㅎ

이렇게, 영화는 500일간 한 남자의 연예담 기록의 과정을 숫자판 돌리듯 앞뒤 안가리고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어떤 모습은 둘이 친하게 보이다가도 또 싸우기도 하고 또 거시기한 분위기까지.. 다 많이 바온 그림들이다. 그래도 이렇게 사탕 사랑하는 모습들은 이뻐보이고 흐뭇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남자는 분기탱천 돼서 콧노래에 뮤지컬같은 그림으로 정점에 다다른다. 하지만 정점에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어찌보면 이 썸머라는 여자의 캐릭이 소위 '어장녀'의 느낌이다. 물론, 그녀도 남자를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그 이상의 발전이 되지 않는다. 남자는 애간장이 타며 앙앙불락.. 그때부터 매사에 의욕이 없고 그런 시름을 떨치기 위해서 자기 멋대로 군다. 그러면서 여동생인지 어느 10대 소녀에게 자문을 구하는 모습이라니.. ㅎ

하지만 그런 그를 누가 위로하겠는가.. 바로 자신밖에 없다. 결국, 다시 일어서는 남자는 썸머와 멋지게 헤어지고 그녀와의 추억 오백일의 종지부를 찍는날.. 남자는 새로운 썸머를 찾아나선다. 그게 바로 연애의 무한반복이자 리콜인 셈이다. 이렇게 그냥 한 남자의 연예담을 평이하게 그려낸 작품은 크게 감동이 있거나 코믹이 깃든 영화는 아니다.

내가 보기에도 어떤 연애의 교훈을 담아낸 것도 아니고.. 그냥 미국식 남녀생활탐구의 정형돈 남자편을 본 느낌이랄까.. 하지만 우리식이 더 재밌다. 미국식은 코드가 틀려보이기에.. 그런데, 왜 이 영화가 케이블등에서 뜨는 영화로 소개까지 해주며.. 영화 평론가들 조차 호평일색으로 '로맨틱 코메디의 걸작'이라는 극찬까지 들어야 하는 모르겠다. 또 수상건에 이력이 올라가서 그런것인가?

내가 삶의 치열한 '유부' 전선으로 감정이 너무 메마르지 않고서야..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금 연애 시작, 중반, 후반을 달리는 젊은 남녀들에게는 나름 공감가는 부분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주위에 여자든 남자든 썸머는 쎄고 쎘으니 말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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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 S.E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조엘 코엔 감독, 스티브 부세미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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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엔 형제의 처녀작 <블러드 심플>과 어찌보면 궤를 같이하는 코엔 형제의 또다른 스릴러 명작 <파고(Fargo, 1996년작)>.. 이 영화는 요즈음 나름 히트치고 있는 우리 스릴러 영화 <용서는 없다>의 김형준 감독이 몇주전 EBS에 나와서 자신이 추천하는 명화로 이야기한 작품이다. 그가 이 영화를 통해서 스릴러물의 전형과 인간의 일그러진 탐욕을 잘 그렸다는 평을 했는데 그래서 나도 나름 찜해두었던 영화로 먼저, 시놉시스는 이렇다.

"이 이야기는 실화로, 이 사건은 1987년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당사자들의 요청에 따라 등장인물은 가명을 사용하였으며,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사건 발생 그대로를 묘사하였다."

1987년 미국 노스 다코타주 파고(Fargo, North Dakota). 빚에 쪼들린 자동차 세일즈맨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gaard: 윌리암 H. 마시 분)는 자신의 아내(Jean Lundegaard: 크리스틴 루드루드 분)를 유괴하여 돈 많은 장인(Scotty Lundegaard: 토니 덴맨 분)으로부터 몸값을 받아 내는 계획을 세운다. 제리는 자동차 수리공 샘을 통해 잡범 (Carl Showalter: 스티브 부세미 분)과 게어(Gaear Grimsrud: 피터 스토메어 분)를 소개받는다. 폭설이 내리는 어느 겨울밤, 파고의 후미진 바에서 만난 제리와 칼과 게어. 제리는 범인들과 8만불의 몸값을 나누어 갖기로 하고 아내의 납치를 의뢰한다. 범인들에겐 회사에서 새로 출고한 밤색 씨에라 자동차까지 몰래 빌려준다.

납치범들은 제리의 아내 진을 납치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사건이 엉뚱한 곳에서 뒤엉키기 시작한다. 진을 태우고 은신처로 향해 가던 범인들이 뜻하지 않게 고속도로에서 속도위반으로 검문을 받게 된 것이다. 당황한 칼과 게어. 어쨌든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신분이 노출될까 두려워 한 게어의 총구가 경찰관을 향해 불을 뿜는다. 설상가상으로, 살인현장을 목격한 지나가던 무고한 사람을 쫓아가 두사람 마저 죽이고 마는데...

이렇게 이 작품도 우리네 사고 사건속에서 간혹 나오는 그림들이다. 보험금을 노릴려고 위장해 교통사고를 내거나 살해를 하는등.. 여기서도 남편은 돈이 궁해지자 돈 많은 장인 어른의 돈을 노리기 위해서 아내를 납치하는 위장극을 벌이고.. 나중에 납치범들과 반반씩 나눠자는 제안을 한다. 그러면서 납치범들이 부인을 납치하는데.. 그런데, 이 납치범들이 단순 납치를 하는 수준이 아니다. 경찰관을 죽이고, 목격자들도 서슴치 않게 죽이는 그런 살인마들이다.   



그래서 면면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다. 위의 그림에서 좌측의 저분은 영화 '콘에어'에서 변태스런 성격파탄자 범죄자로 나왔는데 극중 물빠진 수영장에서 어린 소녀와 얘기씬은 기억에 선하다. 그리고 오른쪽 저분.. 바로 최고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1'에서 감옥수들의 짱으로 나오신 아브라찌 형님..ㅎ 암튼, 이 둘은 극의 중심으로 인간의 탐욕의 정점에 있는 놈들이다. 돈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그런 넘들 말이다.

그리고 이런 살인마 납치범을 잡기 위한 시골 경찰 서장역으로 '마지'(프란시스 맥도맨드 분)라는 여자분이 사건을 맡게 됐는데 만삭의 몸이다. 참 독특한게 코엔식이라면 만삭은 또 무엇을 의미할지 생각하게 만든다.ㅎ 암튼, 단순 납치만해서 나중에 돈주고 반반 나누려는 의도가 점점 희색되어 가고.. 직접 딸을 찾아나서며 돈을 건네주려던 장인까지 죽게되면서 점입가경이다. 그러면서 이 두 납치범들도 동상이몽속에 서로 죽이려 하며 파국을 맞게 되는 그런 이야기다. 그렇다면 납치극 원흉인 주인공 남자는 어떻게 됐을까?

그런데, 이 영화는 좀 독특하다. 페이크 다큐로 알려진 공포 스릴러 <파라노말 액티비티>나 <블레어 윗치>처럼 이 영화도 처음 시작에서 영화는 이 사건이 실제 일어났음을 밝히고 있다. 즉, 제목과 동일한 미국의 지방 도시 '파고'를 배경으로 하여 돈을 목적으로 남편이 범법자들을 사주하여 아내를 납치한 충격적인 사건을 그린 이야기인데.. 하지만 납치, 살인이 뒤얽힌 실화극이 아닌 실화처럼 가장한 이야기였다고 나중에 코엔 형제는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실화같은 이야기는 작금의 현실에서도 적잖이 나오는게 우리네 현실이다. 그래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파고(Fargo)는 지방 도시의 이름말고도 'far-gone'처럼 '일이 돌이킬 수 없이 멀리 꼬여 들어간다'라는 뜻을 갖고 있어서 인간이 벌인 일들의 일그러진 탐욕을 시사하는 충분히 공감하는 제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어찌보면 단순하고 스릴러적인 요소가 아니라 그냥 납치를 통한 살인사건 이야기를 무미건조하게 다룬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아마도 10여년 전에 나와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런 무미건조함 속에는 무언가 음산하고 장중한 영화 음악을 통해서 극의 연출을 돋보이게 하는 독특한 리듬감과 함께.. 두 살인마 납치범의 행각을 속도감있게 좇으며 서스펜스적 재미를 준 작품에는 이견이 없을 거라 본다. 

물론 그런 그림 속에는 인간에 대한 일그러진 탐욕이 자리잡고 있으니 바로 돈이다. 처녀작 <블러드 심플>처럼 말이다. 또한 본 작품은 코엔 형제의 6번째 영화이고 이들의 최고 작품으로 평가되며 96년 깐느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고, '97년 아카데미 여우주연, 각본상을 수상하였고, 골든 글로브에서 작품, 감독, 여우주연,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된 유명 작품임은 찾아보면 다 나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런 연장 선장선에서 요즈음 코맥 매카시의 걸작 <더 로드>를 책과 영화를 통해서 만나보면서 알게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노인을 위한 나라가 없다(No country for old man)>다. 더군다나 원작자는 코맥 매카시고 영상을 만든이는 코엔 형제였기에 더 끌리는 이유중 하나다. 원작 책은 이미 지른 상태로 책을 먼저 읽고.. 2008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장작이자 코엔식의 최신 스릴러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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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심플
조엘 코엔 감독, 댄 헤다야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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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후반기에 가장 공상적이고 독특한 영화인 아니 감독을 뽑으라면 코엔 형제(조엘 코엔, 에단 코엔)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전혀 평범하지 않은 극 연출을 통한 사색적인 기발함과 은유, 삐딱한 유머와 풍자, 간간히 보이는 잔인한 폭력의 결합은 코엔 형제의 영화적 스타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그중 여러 작품들이 있지만 이들 형제의 처녀작으로 알려진 필름 느와르 성격을 띤 <블러드 심플(Blood Simple, 1984년작, 우리식 제목은 '분노의 추격자'>..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미국 텍사스. 두 남녀가 자동차로 어두운 도로를 달려간다. 이들을 쫓던 의심스러운 차가 곧 지나친다. 애비는 남편이 운영하는 바의 직원인 레이와 불륜 관계. 남편 마티는 자신이 고용한 사립 탐정에게서 불륜의 증거 사진을 건내받고 분노한다. 레이를 해고한 마티는 2주치 급료를 요구하는 레이와 뉘우침이 없는 아내에게 분괴한 나머지, 사립탐정에게 두 사람의 청부 살인을 의뢰한다. 그의 분노심은 이미 가게 뒷 뜰에 훨헐 타고 있는 소각장처럼 불타고..

그러나 마티의 금고를 노린 음흉한 사립탐정은 두 사람을 죽인 것처럼 위조한 사진을 마티에게 보여준 후, 훔친 아내 애비의 총으로 그를 사살한 후 금고의 돈을 훔쳐 사라진다. 아내가 남편을 죽인 것으로 꾸민 것. 우연히 급료 문제 때문에 바에 들렀던 레이는 애비가 남편을 죽인 것으로 오인하고 범행 현장을 말끔히 치운 뒤, 아직 살아있는 마티를 차에 태워 외진 곳에 생매장해 버린다. 한편 범행 현장에 자신의 라이타를 놓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립탐정은 자신의 계획이 틀어졌음을 알고 현장을 치운 레이와 애비마저 저격하려하는데...

이렇게 스토리가 길지만 한마디로 줄이면 치정 사건에 얽힌 살인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즉, 유부녀와 불륜을 저지른 남자(레이)와 유부녀(애비), 그 연놈을 알게된 남편(마티), 그리고 남편이 고용한 사립탐정이자 청부살인업자.. 이렇게 딱 4명이 극의 중심이자 이들의 얽히고 설킨 내용이다. 그러면서 남편이 고용한 사립탐정은 죽이지도 않은 두 남녀를 죽였다며 사진을 위조하고 결국, 돈때문에 고용인 남편을 죽이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지게 된다.

이렇듯 사립탐정이 돈에 대한 탐욕으로 사건이 위장되고 전개되는 과정 속에서 각 캐릭터간에 오해를 통한 스릴감은 볼만하다. 하지만 20여년전에 나온 작품인지라 세련된 화면은 아니지만 몰입감은 좋다. 특히, 탐정이 마티를 죽이기전에 리볼버 권총에 세발의 총알은 앞으로 세명이 죽는것을 암시하게 된다. 즉, 탐정에서 출발, 마티 살해, 하지만 레이가 살아난 마티의 생매장, 레이의 살해까지.. 그렇다면 남은 두명인 청부업자와 여주인공 레이.. 과연 누가 살아 남았을까? 그리고 여담으로 여기서 여주인공은 실제 조엘 코엔의 부인이다.

이렇게 영화는 전형적인 필름 느와르 성격을 띤 작품으로 청부살인업자와 아내, 그리고 아내를 살해하려는 남편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치정사건에 탐정이 얽혀들어가는 이야기 구조는 고금의 필름 누아르 영화에서 익히 나왔던 소재이고.. 이런 소재의 음모를 깊이 있게 표현함으로써 단번에 컬트매니아들의 환호를 받은 작품이라는 평이다.

내가 느끼기에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세련된 화면이 세련된 스릴러를 보장 하는 것은 아니다.더군다나 코엔 형제의 처녀작으로써 그들 작품 성향을 알 수 있는 교과서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다. 제목답게 베베꼬지 않고 아주 심플하게 그려낸 스릴러로 추천하는 바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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