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에서 만나요 - 말이 통하지 않아도 괜찮아! 용감한 10인의 38개국 여행 이야기
강석환 외 지음 / 허니와이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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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행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 전문적으로 자신의 여행이야기를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삼거리에서 만나요'는 네이버와 티스토리의 여행 분야 인기 블로거 열 명이 자신들의 여행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담아낸 책이다.

 

해외여행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자유여행 보다는 패키지여행을 찾게 된다. 나 역시도 별반 다르지 않으며 이제 조금씩 자유여행을 시작하는 중이다. 언어, 숙소, 음식, 안전 등에 대한 부담감이 적은 것이 패키지여행의 가장 큰 장점이고 이런 이유로 인해 패키지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삼거리에서 만나요'를 통해 자신의 여행이야기를 들려주는 열 명의 블로거들이 38개국을 여행한 이야기는 해외여행하기 위해서는 바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읽을수록 느끼게 된다. 학창시절을 배우고 영어에 관심이 있어 나름 영어 공부를 따로 한 시간도 있지만 여전히 해외여행에서 자유로운 영어는 못하고 있다. 들인 돈에 비해 너무나 안타까운 나의 영어실력... 허나 이 책을 읽다보면 결코 영어를 잘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하며 즐겁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 명의 저자가 아니라 열 명의 블로거의 여행이야기를 담고 있어 그들이 가진 각기 다른 색깔의 여행기가 흥미롭고 즐겁게 읽게 된다.


자신만의 여행지를 소개하고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 여행하는 방법, 교통수단, 만나는 사람들, 주의할 점들을 간단하지만 알고 있으면 좋을 도움이 되는 팁이 담겨져 있어 도움을 얻을 수 있어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참고할 수 있다.


다소 황당하지만 유쾌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도 있어 웃음을 짓게 하는데 캐나다를 입국 시에 구제역으로 인해 한국에서 챙겨간 음식들을 전부 빼앗긴 이야기와 코리안 타임에 얽힌 이야기, 콜롬비아에서 난데없이 듣게 된 청혼... 나이와 상관없다는 말을 하지만 기껏 열 살짜리 꼬마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하는데도 꼬마의 아버지는 콜롬비아에선 사랑은 나이와 상관없다며 찬성하는 모습을 보며 자꾸 그 모습이 연상이 되어 웃게 된다. 인도 여행길에서 배탈이 나서 고생한 이야기에서는 나 역시도 아들과 한 첫 자유여행에서 아들이 먼저, 돌아오는 날 내가 걸려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 블로거의 고통을 충분히 공감하며 읽었다. 파리 여행을 할 때 소매치기와 함께 관광명소에서 만나게 되는 흑형들에 대한 이야기는 파리 여행을 꿈꾸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많이 알고 있는데 블로거에게 다가와 친구라며 다짜고짜 팔찌를 끼어주려는 모습에 파리 여행을 떠날 때는 꼭 조심해야겠다는 위험성을 느끼게 된다.


책에 담겨진 여행지 중에서 내가 다닌 여행지는 거의 없다. 다른 곳보다 개인적으로 끌린 여행지가 있다면 캐나다와 러시아다. 캐나다야 오래 전에 단 일주일 정도 아는 지인의 집에서 잠시 머무른 게 전부 다다. 그때 밴쿠버를 조금 본 기억 밖에 없는데 천혜의 자연환경이 가진 아름다운 모습에 끌리고 내가 좋아하는 빨간머리 앤의 도시는 보고 싶다. 러시아는 아직은 낯선 여행지인데 하나하나 무척이나 끌리는 여행지에 책 제목과 같은 삼거리에서 만나요가 블로거가 부모님과의 여행이야기를 통해 알려준다. 외국에 나가면 한국의 제품을 보면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카우치 서핑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의 자동차가 현대고 현대를 러시아 발음으로 일본의 차와 비슷한 발음이라는 것이 의외였다.  


부족한 언어에 바디랭귀지가 가미되어 현지인들과의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면서 마음과 용기만 있으면 충분히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자유여행을 생각하고 있고 언어에 대한 욕심이 있어 조금씩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데 완벽하지 않아도 자꾸 현지인들과 대화하려는 용기가 제일 중요함을 느낀다. 여행 책을 보면 당장이라도 가방을 싸서 떠나고 싶은 욕구가 막 생긴다. 여행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책이지만 자유여행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분이나 언어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이 책을 보며 자신감을 가지고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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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피시 - 제23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
오사키 요시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문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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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피시'란 다른 물고기를 대신해 미리 수족관 투입되어 최적의 환경을 만든 다음에 희생되어야만 하는 물고리를 가르치는 말이라고 한다. '파일럿 피시'란 제목이 왜 붙었는지 궁금증이 생기는데 젊음의 한 때 누구보다 열렬히 사랑했던 연인이 생각지도 못한 일로 헤어지면서 서로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다.


주인공 야마자키는 문인출판이란 출판사의 편집자로 에로 잡지를 만드는 일을 십구 년이나 해오고 있는 남자다. 에로 잡지사를 연결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야마자키가 기억의 저 편에 늘 껴안고 있는 유키코란 옛여자친구다. 어느 날 갑자기 동창인 줄 알고 받은 전화가 한 때 연인이었던 유키코의 전화다. 단숨에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이름을 기억할 만큼 야마자키의 기억 속에 그녀는 늘 존재했던 사람이다. 스티커 사진을 같이 찍자는 유키코의 전화를 끊으며 오래전 두 사람의 모습을 떠올린다.


엄청난 길치인 야마자키는 아르바이트 일거리를 찾아가던 중 길을 잃어버리고 만다. 우연히 들어간 찻집에서 울고 있는 유키코를 본다. 그냥 말을 붙이고 싶었던 야마자키로 인해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은 얼마 후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특별히 할 일이 없지만 함께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던 그 시절... 식구처럼 지내던 아르바이트 사장이 갑자기 죽음을 맞자 이것이 계기가 되어 야마자키는 유키코에게 상처를 입힌다.


십구 년이나 흐른 후에 다시 만난 남녀... 마흔한 살의 각기 다른 가족과 연인을 둔 두 사람이지만 담담하게 함께했던 추억을 되새기고 있음을 깨닫는다. 3년이란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다. 허나 야마자키에게 있어 유키코와의 3년은 너무나 많은 기억을 저장한다. 한 번 헤어졌기에 다시는 헤어질 수 없다는 야마자키의 이야기는 매번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을 살고 있는 우리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 역시 매번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그 반복이 경험으로 쌓여 새로운 관계를 유지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성숙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것이 바로 이 기억이다.


출판사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던 중 만난 인기녀와 우연히 함께 한 짧은 시간과 이별, 인기녀의 친구이며 현재의 애인이다.


야마자키는 항상 자신을 이끌어주던 유키코의 기억을 안고 살았다는 것을 느낀다. 유키코 역시 야마자키와 같은 좋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항상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선택했던 그녀이기에 야마자키의 용서를 받아들인다면 멈추어 설 것을 두려워한 결과로 두 사람은 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무수히 많은 만남과 이별을 가지고 머리에 저장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생에서 한 사람의 기억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다. 잔잔하고 담담하게 풀어가는 이야기가 나름 괜찮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기억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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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문학 여행 - 이탈리아를 거닐며 르네상스 천재들의 사유를 배우다 아트인문학 여행
김태진.백승휴 지음 / 카시오페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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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미술작품, 인문학은 내가 좋아하는 단어다. 여행을 통해 미술작품을 만나고 인문학을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아트인문학 여행'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된다.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을 만난다는 것이 한 편으로는 마냥 즐겁고 행복 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내가 느낀 감동을 짧은 서평으로 적어낸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게 해줄 만큼 알차게 담겨진 책이다.


예술작품을 통해 들려주는 인문학을 이처럼 재밌게 풀어내는 저자는 꿀구라라 불리는 서울시립대 김태진 교수와 막구라라고 불리는 프로사진 작가 백승휴 씨다. 인문학 열풍 시대를 이끌고 있는 꿀구라란 말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지만 글이 주는 재미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인문학 이야기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만나는 막구라의 재치 넘치는 이야기가 완벽한 한 쌍을 이룬다.


누구나가 알고 있듯이 이탈리아는 르네상스의 본고장이다. 이탈리아에서도 피렌체에서 가장 먼저 르네상스가 시작된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본 영화팬이라면 피렌체에 가면 자연스럽게 두오모 성당을 보고 싶어 할 것이다. 이탈리아의 도시 곳곳에 있는 두오모(라틴어: 신의 집)이란 이곳은 항상 많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100년을 넘게 지어지고 있는 두오모를 자기 손으로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브로넬레스키가 로마까지 가서 건축을 하며 익힌 것을 바탕으로 완성하게 된다.


브루넬레스키와 그의 일당들은 창조성의 가장 첫 단계가 다름 아닌 태도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자기 생각대로 해보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과 만나야 한다. 주위의 몰이해와 선입견도 장벽이 된다. 하지만 르네상스의 선구자들을 보면 세상의 모든 핑계가 갑자기 초라해진다. 이들의 강력한 무기는 수학적 사고력이다. 이를 통해 원근법이 창조되었고 전혀 새로운 차원의 예술을 선보이면서 철옹성과 같던 국제 고딕의 시대를 허물어버렸다.  -p66-


피렌체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인물은 보티첼리다. 인간중심의 르네상스 사상은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 학문을 연구하는데 바로 보티첼리가 그리스와 로마를 그림으로 완벽하게 되살려낸다. 보티첼리가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에는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를 이야기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메디치 가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디치 가문이야 미술에 관심이 있거나 이탈리아에 대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깊이의 차이가 있겠지만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피렌체를 대표하는 가문으로 엄청난 부를 바탕으로 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한 가문으로 알고 있다.  코시모 데 메디치 1세부터 시작해서 돈 먹는 하마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며 피렌체를 수도로 만들기 위해 인문주의의 부활을 꿈꾸며 플라톤 아카데미를 이끈다. 보티첼리도 메디치 가문이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많은 지식을 습득한다. 여기서 그의 위대함을 알아 본 죽은 후에 위대한 로렌초라고 불리는 로렌초의 적극적인 후원 하에 있으며 활발하게 예술작품을 만든다.


밀라노를 대표하는 예술인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다. 메디치 가문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는 보티첼리와 달리 신분이나 인맥이 전무한 다 빈치는 완벽함을 고집하는 성격 탓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작품이 20여 점 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무수히 많은 스케치들이 많아 있으며 그가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는지 새삼 놀라게 된다. 다 빈치를 아끼는 주군과 그의 아름다운 부인이 좀 더 오래 살았다면 다 빈치의 작품이 좀 더 많이 남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다 빈치의 모나리자가 피렌체의 거리 바닥에 그려진 사진을 보며 예술의 도시는 다르구나 싶었으며  너무나 웅장한 최후의 만찬을 예약해야 볼 수 있다는데 예약을 해서라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티치아노까지 위대한 예술작가들의 예술작품 속에서 그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저자도 말했듯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천재라고 생각했는데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다니 실제로 보면 그 느낌이 어떨지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미켈란젤로와 로렌초의 일화도 흥미롭고 교황과 불편한 관계를 만든 사연, 시스티나 예배당 천정화는 미켈란젤로의 천재성을 느낄 수 있는 웅장한 작품이지만 낯선 작업에 나쁜 자세로 인해 그는 몸이 망가진다. 미켈란젤로에게 사교적인 성격의 라페엘로는 늘 신경 쓰이는 존재였지만 친화력이 뛰어난 사교적인 이 위대한 화가는 신분의 벽을 넘는 사랑의 영향? 탓에 서른일곱 살에 생을 마감한다. 티치아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명성을 얻어간다. 당시 최고의 예술가 자리에 있던 미켈란젤로가 그의 작품을 보고 스케치가 약하다는 말을 남겼지만 이는 후세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판단하느냐의 문제다. 스케치의 정교함보다 그림을 덧칠하며 만들어내는 사실감이 더 뛰어났던 것이다.  


당신은 인생을 걸고 헌신할 소중한 대상을 찾았습니까? 설령 결과가 더디게 나온다 해도 손해를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의향이 있습니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해도 아무도 가지 않는 길에 도전할 수 있습니까? 당신을 몰입하게 만ㄷ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스스로 완벽한 답을 갖고 있다는 것을 믿습니까? 당신은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입니까? 그중에서 새롭게 창조할 것은 무엇입니까?

나의 기적은 무엇인가.

우리의 기적은 무엇인가.

르네상스는 창조의 시대다. 우리는 지금 르네상스를 꿈꾼다.                          -p301~302-


올 가을에 여행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이탈리아는 내가 평소에 꼭 가보고 싶은 도시가 많아 여행기간의 절반 가까이를 이탈리아의 도시를 돌아보며 지낼 예정이다. 여행이란 게 알면 더 많이 보인다고 한다. 용감하게 사전 정보 없이 다니며 즐기는 여행도 즐겁지만 다른 것도 아닌 예술작품은 특히나 알고서 보는 것과 모르고 스쳐 지나가는 것과는 그 느낌이 천지차이다.


'아트인문학 여행'을 한 번 읽었다 고해서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문화를 온전히 이해했다는 말은 못하겠다. 허나 이 책을 통해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를 꽃피운 도시, 예술가, 예술작품을 만나고 배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나의 기적은 무엇인지 돌아보며 우리 모두가 꿈꾸는 르네상스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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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 대한 고집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요시카와 나기 옮김, 신경림 감수 / 비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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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시인'으로 맞아주시기를 바란다는 다니카와 슌타로의 '사과에 대한 고집'은 일본의 국민시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저자의 시와 산문을 담아낸 책이다. 왜 굳이 사과에 대해서 고집을 피울까 하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제목과 먹음직스러운 사과 그림을 보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책을 통해서 일본 내에서 저자 다니카와 슌타로의 명성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난 개인적으로 장르소설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찾아서 있는 일본 책의 대부분도 거의가 장르소설이다. 장르소설에 대한 조금은 과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편이지만 일본 시인의 시집은 거의 읽은 기억이 없다. 예전만큼 시를 자주 접하는 편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인의 시를 접하는 기회도 적은데 일본 시인의 시는 접하거나 굳이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암축된 단어를 통해 만나는 시는 그 느낌이 나의 마음 상태에 따라 많이 다르다. 온전히 시인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시를 읽은 적이 몇 번인가 싶을 정도로 시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면이 많지만 그럼에도 시를 만나게 되면 늘 아름다운 언어에 늘 감동하는 경우가 많다.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는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자꾸만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장르소설을 술술 읽었을 때와는 다르게 하나의 시를 읽는 것에도 자꾸 시간이 걸린다. 모든 시가 다 이런 느낌은 아니다. 조금 재밌다는 시 구절도 있고 아하~ 이런 의미를 여기에 들어가 있나 싶은 구절도 있지만 이것은 무엇인가 생각의 생각을 이끌어주는 심오한 면도 갖추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즐겁게 느껴진다. 여기에 뒷부분에 담겨진 산문집을 통해 저자의 면모가 느껴져 인상 깊다. 시인이면서도 시인이라고 불리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시에 대한 생각을 통해 하나의 장르에 국한 된 시가 아니고 우리 생활 다양한 곳에서 시를 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시도 있고 가볍게 스치면서 읽어도 좋은 시들도 있다. 시는 시대로 산문은 산문대로 보는 즐거움을 안겨주며 저자만이 가진 유머와 위트를 시를 통해 느낄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자기소개


저는 키 작은 대머리 노인입니다.

벌써 반세기 이상

명사 동사 조사 형용사 물음표 등

말들에 시달리면서 살았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저는 공구 같은 게 싫지 않습니다

또 작은 것도 포함해서 나무를 무척 좋아하는데

그것들의 명칭을 외우는 일은 서투릅니다

저는 지나간 날짜에 별로 관심이 없으며

권위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팔뜨기고 난시고 노안입니다

집에는 불단佛壇도 신위神位도 없지만

방 안에 직결되는 커다란 우편함이 있습니다

저에게 수면은 일종의 쾌락입니다

꿈을 꾸어도 눈만 뜨면 잊어버립니다


여기에 쓴 것은 다 사실인데

이런 식으로 말로 표현하니 왠지 수상하네요

따로 사는 자식 두 명 손자손녀 네 명 개나 고양이는 없습니다

여름은 거의 티셔츠 차림으로 지냅니다

제가 쓰는 말은 값이 매겨질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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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일 자전거여행 -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한국의 밀양까지 11개국 8천 킬로미터를 달리다
김미영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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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외국이란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으로 패키지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나이를 떠나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떠나는 배낭여행, 내가 원하는 장소를 나만의 방식으로 즐기기 위해 자동차 여행, 캠핑카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으며 엄청 힘들 것을 예상하면서도 도전하고 싶어 선택하는 자전거 여행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런 사람들의 여행이야기는 늘 나의 관심을 자극한다.


'332일 자전거 여행'은 한국인 아내와 프랑스인 남편이 신혼여행으로 11개국을 자전거를 타고 직접 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332일 이란 날짜에 놀라고 자전거로 여행을 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시댁의 뒷동산에서 출발한 그들은 가장 먼저 자신들이 살고 있는 프랑스 액상프로방스가 첫 번째 여행지로 시작한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익숙한 장소를 떠나 새로운 풍경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특히나 이들 부부가 선택한 잠자리가 인상적이다. 숙소를 찾아 헤매거나 텐트를 치는 것은 충분히 예상된다. 허나 우리나라에는 아직은 낯선 카우치 서핑 회원들을 통해 숙소를 해결하는 것을 모습은 위험하지 않나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의외로 그들에게 기꺼이 숙소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나라와 인종이 다르지만 내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시간이 맞지 않으면 카우치 서핑 회원과의 약속을 취소하는 일도 발생하지만 그럼에도 이 방식이 낯설지만 새로운 여행방식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여행이란 게 항상 계획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여행자가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분명 존재하고 생각지도 못하게 아프기도 한다. 이들 부부에게도 이런 시련은 찾아온다. 이들에게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아무래도 그리스에서 터키로 이동할 때 생긴다. 충분히 계산한 여행일수가 그리스에서 생긴다. 90일을 넘긴 유럽여행... 다행히 한국 대사관 직원의 친절함으로 해결이 된다. 


이들이 다닌 여행지의 사람들은 대부분 너무나 친절하고 인심도 좋다. 터키 가족들과의 만남과 그들의 초대.. 항상 낯선 사람의 갑작스런 초대는 조심하라고 여행가이드북에 늘 쓰여 있는데 이들의 모습은 순박함 그 자체다. 우리에게 불안 국가로 인식되고 있는 이란에서의 첫 날 만난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힘든 여행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배려심이 책을 읽는 나조차도 그 마음이 느껴져 따뜻하게 다가온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여행지를 더욱 풍성하게 느끼게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여행지에 만난 같은 여행자의 모습에서도 이런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예순이 넘은 나이에 자전거 여행을 하시는 분은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들의 여행은 저자 미영 씨의 친정에서 3개월을 보내며 끝이 난다.


결코 쉽지 않은 자전거 여행을 끝낸 부부는 한층 더 성숙해진다. 여행을 통해서도 충분히 얻었겠지만 일상을 살고 있는 친정 가족의 모습에서 더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느낌을 준다.


"우린 여행하면서 조금씩 배워 왔잖아. 난 오히려 기대치도 않고 계획치도 않은 길이라 더 많은 게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을 거 같아."                      -p239-


예전에는 여행을 생각하면 자전거여행은 아예 생각지도 못했다. 물론 시도는 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방식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사진에 담겨진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아~ 저런 곳에 나도 있었으면 싶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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