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와 죽은 자 스토리콜렉터 3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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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누스 시리즈'의 저자 넬레 노이하우스의 신작 <산 자와 죽은 자> 77인의 리뷰단으로 당첨이 되어 먼저 읽게 되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날카로운 직감과 자신만의 감성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여형사 피아와의 콤비가 이번 책에서도 돋보인다.


크리스마스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어느 날 한 남자가 개와 산책을 하는 여인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익숙한 패턴을 이미 파악한 남자는 그녀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방아쇠를 당긴다. 한 번에 목표에 정확히 명중시킬 정도의 사격 실력을 가진 이 남자는 누구이며 그는 계획적인 살인을 저지른다.


한 번에 아픈 결혼이 있었지만 첫 눈에 반한 새로운 사랑하는 남자와 조금 장기간의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피아 키르히호프 형사.. 허나 계절이 계절이고 수사팀의 인원이 부족한 탓에 강력반 수사반장 보덴슈타인은 피아에게 연락을 취한다. 사건 현장이 피아에 집 인근이라는 이유로... 사건 현장에 도착한 피아는 단숨에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느끼게 된다. 그녀의 피를 뜨겁게 하는 사건 현장을 두고 휴가를 간다는 것에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연달아 같은 인물에 의해 두 건의 살인사건이 더 일어난다. 범인을 '스나이퍼'라 칭하며 그가 보낸 메일을 통해 세 사건이 무작위로 일어난 사건이 아님을 알게 된다. 세 번째 사건은 특히나 총알을 맞은 엄마를 곁에서 보게 된 딸과 손녀에게는 커다란 상처, 슬픔, 고통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현장에 있던 딸은 자신으로 인해 엄마가 죽었다고 느꼈지만 이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버지가 무엇인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는데...


강력반 내부에서는 스나이퍼가 누구인지 쉽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직 FBI 직원인 남자가 강력반에 배치되면서 신경질적인 분위기가 강력반을 점령한다. 반장인 보덴슈타인은 자신으로 인해 피아가 진급하지 못한 것을 신경 쓰고 그가 사건 현장을 떠나도 좋을 엄청난 제안을 받게 되면서 그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스나이퍼를 잡아야 하는 상황 속에서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나름의 방식으로 범인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체포하는데...


제 생각에 우리가 찾는 범인은 아주 특이한 살인자 유형이예요. 사이코패스하고는 거리ㅏㄱ 멀고, 과대망상증 환자도 아니예요. 범인은 우리와 게임을 하는 게 아닙니다. 스릴이나 도전을 즐기는 것도 아니예요. 범인은 총 쏠 장소를 고를 때 도발이 아니라 오직 실용성만을 생각해요. 최적의 각도와 최적의 도주 가능성을 따져서요.  -p254-


죽어야 했던 사람들은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들이다. 산 자는 벌을 받을 것이고 죽은 자는 원을 풀 것이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p355-


범인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고 싶다. 우리가 타인을 심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넘어 그가 왜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그의 선택이 옳지 않지만 세상은 힘 있는 자에 의해 움직이고 이 과정에서 인간이 아닌 인물보다 꽤 있기에...


독일 미스터리가 재밌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 넬레 노이하우스... 그녀의 타우누스 시리즈는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다. '산 자와 죽은 자'에서도 역시나 전작에 결코 뒤지지 않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마지막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긴장감을 누출 수 없다. 기대했던 만큼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책으로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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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
구보 미스미 지음, 서혜영 옮김 / 포레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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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19금 소설을 보는 편이 아니다.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는 확실한 19금 소설로 일본의 문화가 우리와 참 많이 다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사랑을 하는데 국경, 인종, 나이를 초월한다는 말은 맞다. 허나 그럼에도 지켜야 할 선이 분명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유명 게임이나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모방하여 그들과 같은 의상을 입고 분장을 하며 행동을 흉내 내는 놀이로 일종의 퍼포먼스인 코스프레가 우리나라에도 조금씩 퍼지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야 코스프레를 즐기는 사람들에 대해 책이나 TV이를 통해 심심치 않게 보았기에 그러려니 했다. 친구랑 우연히 함께 한 자리에서 친구가 한 학생을 가리키며 캐릭터를 입혀보고 싶다고 말한다. 평소에 자신의 행동이 아닌 행동을 하며 연락을 하게 된 두 사람... 두 사람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으며 서로를 탐닉하게 된다.


학생을 좋아하는 여학생이 학생에게 고백을 하고 자신 역시 여학생을 좋아하지만 먼저 다른 사람과의 정리를 하지만... 우연히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마주치면서 자신도 모르게 다시 그녀의 집을 찾아간다.


솔직히 재밌다는 말은 못하겠다. 롤리타를 읽고서 중도에 포기했던 나였기에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다. 학생과 여자의 관계가 아무리 사랑이란 말로 포장을 하여도 결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여기에 여자와 남편, 그리고 시어머니와의 관계도 불편함을 준다. 


자극적인 이야기지만 쓸쓸함이 전체적인 분위기로 깔려 있다. 어느 한 사람도 결코 행복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들 나름대로 자신의 방법을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여성작가가 쓴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관능소설이란 표현을 하며 초대형 신인의 등장이란 표현을 했을 정도라니... 서로 인물 네 명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가는 스토리를 통해 사랑과 상실, 비밀 등이 담겨져 있으며 사랑이란 보는 사람의 편견을 넘어 그 모습을 인정하며 볼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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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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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닮은 듯 다른 여자의 반족 얼굴을 표지로 한 '나오미와 가나코'는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종종 읽었고 저자만이 가진 유머와 경쾌함을 느낄 수 있어 그의 작품을 좋아한다. 이번 신작도 내심 기대했던 작품이라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을 안고 읽었는데 마지막까지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어느 종교도 믿지 않는 무신론자지만 때로는 저런 인간은 천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이들과 여성을 상대로한 성범죄자, 폭행을 저지르는 인간은 가장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고 한다. 폭력을 한두 번 용인하면 그 수위가 높아지고 나중에는 습관처럼 폭력을 행사한다. 여성의 지위가 올라갔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매 맞고 사는 여자들이 분명 있어 TV이 뉴스를 통해 이런 사건을 종종 접하게 된다.


전공과 연관이 있는 미술쪽 일을 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백화점 외판부에 근무하는 나오미는 힘겨운 몸을 이끌고 출근한다. 나오미는 최고의 VIP 회원들을 상대하며 그들은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오랜 시간 애인도 없이 살고 있는 그녀의 유일한 친구라면 은행원인 남편을 둔 가나코다. 나름 똑소리 나고 착한 가나코가 남편에게 맞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된 나오미는 충격을 받는다. 어린시절 어머니에게 가해지는 아버지의 폭력을 보고 자란 탓에 잊고 있던 트라우마가 되살아난 것이다.


고객과의 친밀함을 중시하는 외판부에 중국의 부자들이 몰려와 쇼핑을 즐긴다. 갑자기 몰려든 손님으로 인해 나오미가 맡고 있는 데스크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비싼 시계 하나가 도난을 당하며 이 제품을 가지고 간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이 된다. 일반 고객도 아니고 엄청난 쇼핑을 즐기는 VIP 고객에게 함부로 대할 수가 없기에 시계가 전당포에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훔쳐간 사람을 찾아간다. 차이나타운에서 요식업을 하는 여자는 당당함을 내세우지만 결국 실수를 인정하고 한 발자국 물러선다. 나오미는 시계를 찾기 위해 다시 차이나타운을 찾았다가 가나코의 남편과 너무나 닮은... 쌍둥이라고 해도 믿을 남자를 보게 된다. 음식점 여사장의 말과 매 맞고 사는 가나코의 현실, 과거의 트라우마가 뭉쳐져 뜻밖의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세상에 완벽한 범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헌데 나오미와 가나코가 세운 계획은 즉흥적인 요소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전 계획과 예행연습을 했기에 완전 범죄를 꿈꾼다. 허나 생각지도 못한 가나코의 시댁 쪽 인물이 사건을 물고 늘어지면서 궁지에 몰리게 된다.


폭력의 공포에 서 보지 않은 사람은 그 두려움을 모른다. 폭력에 익숙해지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가나코의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트라우마가 있다고 하지만 어찌 보면 자신과 크게 연관이 없는 일에 적극적인 나오미의 모습은 의외성을 띈다.


법을 통해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여건이 아직은 부족하고 실제로 헤어진 남편, 애인이 여자친구, 전처의 집을 찾아 끔찍한 사건을 저지르는 일은 얼마 전에도 뉴스를 타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적이 있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남자가 많아서인지 솜방이에 가까운 처벌을 내리는 현실을 개선할 필요성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더 큰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해결점을 찾지 말고 그 전에 격리시키는 방법이나 제대로 된 처벌을 내려졌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무엇보다 나오미와 가나코의 마지막 모습에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분명 살인은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 그럼에도 이들의 결말이 해피엔딩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 가정폭력을 다루고 있지만 무섭게 느껴지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름 재밌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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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배운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6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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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란 필명으로 발표한 작품 중 하나인 '사랑을 배운다'... 인간의 복잡한 사랑의 감정을 흥미롭게 담아낸 책이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읽은 기억 밖에 없기에 추리소설이 아닌 심리소설을 읽는 느낌은 색다르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랫가사가 있을 정도로 누구나 사랑받고 싶은 근본적인 욕구가 있다. 타인도 아닌 자식들이 부모님의 사랑을 구하는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소녀 로라는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활달한 오빠 찰스가 소아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분노와 슬픔에 휩싸이지만 그럼에도 한 줄기 희망을 생각하게 된다. 부모님의 사랑이 자신에게 쏟아지리라는... 허나 이런 로라의 생각은 아들을 원하는 아버지에 엄마가 임신을 하면서 희망이 꺾이게 된다. 아들이라 확인했지만 딸을 낳은 실망도 잠시 죽은 아들 찰스를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갓난아기의 모습에 단숨에 부모의 사랑이 쏠린다. 로라는 여동생 셜리에 대한 감정이 복잡해진다. 이런 로라의 심정을 아빠의 친구인 존 밸독은 로라의 영악함을 눈치채지만 아직 어린 소녀의 마음을 이해한다.


부모님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보모로 인해 집에 불이 나면서 갓난아이 셜리가 위험에 빠진다. 로라 역시 어린 소녀지만 화상을 입으면서도 셜리를 구해낸다. 이때부터 로라의 감정에 커다란 변화가 생긴다. 동생을 죽기를 바란 마음이 동생에 대한 무한 사랑의 감정으로 변한 것이다. 열네 살의 로라와 세 살인 셜리를 두고 휴가를 떠난 부모님이 사고로 죽자 로라는 슬기롭게 셜리와 함께 생활할 방법을 추진한다. 시간이 흐르고 기숙 비서학교에 들어간 셜리가 멋쟁이 청년 헨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


사람이란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사랑 역시 그렇다. 나는 마음을 다해 성심성의껏 사랑을 주지만 상대는 그 사랑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자식이 흔히 이런 감정을 가지게 된다. 나이차이가 나는 동생 셜리를 로라는 엄마의 마음으로 사랑을 쏟아 붓는다. 좀 더 좋은 남자를 바란 로라의 마음과는 달리 셜리는 헨리와의 결혼을 감행한다.


스토리는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로라는 오빠 찰스가 죽고 여동생 셜리가 태어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고, 2부에서는 열여덟 살의 셜리가 결혼을 하고 남편 헨리와의 갈등, 그에게 생긴 불행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3부에서는 평범한 생활을 하려던 남자 루엘린 녹스는 전도사가 되었지만 다시 평범한 삶을 살며 우연히 셜리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내면의 슬픔을 눈치 챈다. 마지막 4부에서는 셜리의 인생에 사랑이란 이름으로 깊숙이 관여한 로라가 느끼는 상실감, 후회, 사랑 등의 감정을 루엘린 녹스를 통해 돌아본다.


사랑이란 감정에 대한 이야기는 시대가 흘러도 변화지 주제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우리들 내면에 존재하는 질투, 사랑, 희생이 각자의 입장에서 다르게 보이고 있기에 지금 우리... 당장 나 자신부터도 내가 주는 사랑이 어떤 모습일지... 진정 내가 아닌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마음을 가져야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을 다 읽지 못했다. 구십 년 가까이 지난 작품을 읽어도 몇몇 요소를 제외하면 시간의 무게를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고전을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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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러시아로 떠난 네 남자의 트래블로그 러시아 여행자 클럽
서양수.정준오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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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아직은 낯선 여행지 러시아... 주위의 지인들을 통해서 러시아 여행 이야기는 들어 본 기억이 없다. 러시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커다란 땅덩어리에 춥고, 엄청난 길이의 시베리아 횡단 열차와 대문호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여름궁전, 캐더린 에카테리나 여제, 크렘린 궁,  푸친 정도다. 아직은 낯선 나라고 여행지로서의 러시아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러시아 여행자 클럽'은 러시아에 빠진 네 명의 젊은이가 6년이 흐른 후 다시 한 번 러시아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대학교 때 역사 탐방단으로 뽑혀 무료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탄 것 계기가 되어 인연을 맺어 학생, 사회인으로 살다가 모스크바에서 살고 있는 친구로 인해 여행 계획을 잡고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 여행을 다시 떠나게 된다.


입국장부터 이들의 모습은 서로의 친밀도가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몇몇 나라의 마피아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공포 그 자체다. 다행히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그들이 여행을 계획할 수 있게 모스크바에서 살고 있는 지인이다. 모스크바 광장이나 너무나 아름다운 바실리 성당을 비롯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건축물들이 중세유럽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유럽의 나라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바실리 성당처럼 아름다운 성당이 또 다시 건축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건축자의 눈을 뽑게 했다는 이야기에 살짝 섬뜩함을 느끼게 되며 300년 후에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피의 사원이 생긴 것을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표현한 말에 공감이 된다.


푸시킨과 그의 사랑하는 연인의 동생이 있는 아르바트 거리,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긴 길이의 엘리베이터가 있는 방공호 목적으로 만들었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예술작품들이 많은 지하철, 참새언덕에서 바라보는 모스크바 대학의 전경은 누구나 거치는 필수 여행 코스다. 정교함과 인형 수로 가격이 엄청나게 차이를 보이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인형 마트료시카,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알게 된 빅토르 최란 한국계 3세 록 가수다. 자유의 아이콘으로 불린 그는 20대의 나이에 사고로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그를 그리는 추모의 벽이 있다니... 빅토르 최에 대해서는 듣지도 추모벽도 보지 못했지만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인 가수가 있다는 것에 러시아가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모스크바도 매력적인 도시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매력은 또 다른 느낌이다. 물의 도시란 이름에 맞게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빅토르 최의 추모의 벽과 내가 너무나 웅장하고 아름다운 조각품들과 분수, 정원으로 이어진 바닷가의 모습을 지닌 여름궁전은 예전에 운이 좋아 잠시 러시아를 여행한 적이 있어서 몇 군데는 보았다. 내가 러시아를 여행할 때 놀랐던 곳이 바로 여름궁전이다. 내가 몇 나라 밖에 여행하지 못했기에 내가 여행한 곳 중에서 여름궁전처럼 아름다운 궁전을 못 보았다. 여기에 엄청나게 많은 예술작품들을 가지고 있는 박물관은 보는 내내 감탄하면서 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여유 있게 모스크바 대학이나 안개로 인해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참새언덕에서의 풍경, 유명한 볼쇼이쇼 팀의 공연이나 발레 공연, 아르바트 거리를 온전히 다 보지 못한 아쉬움을 책을 읽으며 예전의 여행을 떠올리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다른 여행자들과 즐겁게 지낸 기억을 떠올리며 찾은 민박집에서 그들만이 묵게 된 이야기도 재밌고 핀란드 헬싱키에서 한 명을 두고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고 빠듯한 출발 비행시간을 남겨두고 택시 요금으로 인한 이야기는 여행자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 즐겁게 느껴진다.


여행은 혼자도 좋지만 함께 할 사람이 있으면 더 행복하다. 대학생 때의 인연으로 여행을 함께할 수 있는 이들의 모습이 부럽고 언제나 늘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구는 늘 가지고 살고 있어 미처 깨닫지 못한 러시아로의 여행을 언젠가 다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들의 여행은 이 책으로 끝나지 않을 거 같다. 인생을 살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은 커다란 재산이다. 네 남자는 분명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서로가 함께 한 추억이 있기에 행복하리란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친구들과 함께 한 짧지만 소중한 여행을 생각하면 한 번씩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런 즐거운 추억을 내 아들은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적극적으로 넓은 세상 보기를 권장할 생각이다. 이 책 그런 면에서 아들에게 줄 생각인데... 러시아가 궁금한 여행객이거나 러시아란 나라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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