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리스트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임재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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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리스트 읽은책들

2015.07.06. 21:19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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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리스트

작가
로이 넬슨 스필먼
출판
나무옆의자
발매
201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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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는 '버킷 리스트'가 한동안 인기를 엄청 누렸고 지금도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실행에 옮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도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였고 여건만 허락한다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세 개 정도는 꼭 이루어보고 싶은 일이 있다. 버킷 리스트와 다른 인생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라이프 리스트'란 소설책을 만났다. 열네 살 한창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작성한 라이프 리스트를 잊고 살다가 엄마가 죽으며 남긴 마지막 소원을 실행에 옮겨야 하는 서른네 살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로라 넬슨 스필먼의 데뷔작으로 출간도 되기 전 간단한 시놉시스만으로도 영화화로 결정 되었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엄마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브렛은 엄마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문득 엄마의 값비싼 샴페인이 생각이 나서 찾던 중 우연히 엄마가 자신에게 남긴 일기장을 발견한다. 당장 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잠시 참기로 한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한 브렛과 가족 앞에 엄마의 유언장이 발표된다. 엄마의 회사를 이어받을 브렛이기에 지난 6개월 동안 경영자 수업을 열심히 받았는데 엄마의 생각은 달랐나보다. 회사 경영을 올캐언니에게 맡긴다는 엄청난 사실 앞에 브렛은 할 말은 잃는다. 오히려 변호사로부터 황당한 말을 듣게 된다. 브렛이 열네 살 때 작성한 라이프 리스트에 담겨진 내용대로 1년 안에 완수하면 유산을 준다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사태 앞에 브렛은 할 말을 잃게 되고 자신의 매력적인 변호사 남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알려야 할지 고민스럽다.


정해진 기한 내에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없는 일이 있다. 현재의 남자친구와 사이에 아이가 생기는 것은 하늘의 뜻이라 성공은 확실하진 못한다. 오래전 친구의 갑작스런 커밍아웃으로 멀어진 친구에게 다시 연락을 하는 브렛... 헌데 일이 꼬여 만날 날짜에 다시 일이 생긴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은 아빠... 아빠와의 거리가 오빠의 서재에서 발견된 자신에게 엄마가 남긴 일기장 속 내용 때문이란 걸 알게 된다. 알았으니 바로 잡기 위해 한 인물을 수소문 하는 브렛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실마리를 찾게 된다. 어릴 적 꿈인 임시 교사 일을 하던 중 한 여학생에게 눈길이 가고 그녀의 처지에 신경이 쓰인다.


엄마의 소원대로 라이프 리스트를 실행에 옮기는 브렛이지만 사랑만큼은 엄마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자신에게 맞는 사랑이 누구인지 가늠할 수 없는 브렛은 착각과 실수 뒤에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운명과도 같은 사랑을 만난다.


브렛이 가진 성격, 성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죽으면서 딸에 대한 소원을 남긴 엄마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브렛이 자신이 행복하고 있어야 할 곳을 잘 찾았기에 엄마도 하늘나라에서 브렛을 보며 웃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조금은 황당한 요구 조건이란 생각이 들지만 브렛이 엄마의 소원을 따라 라이프 리스트를 실행에 옮기는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흥미롭게 전개된다. 난 라이프 리스트를 작성한 적은 없다. 어릴 때 그냥 막연하게 서너 개 정도 긁적거린 적은 있었던 거 같다. 책을 읽으며 자라나는 아들에게 라이프 리스트를 작성하게 해보고 실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의 모성이 딸을 행복으로 이끈 라이프 리스트... 돈 보다 더 소중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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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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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1960년에 출간되었다. 영화로 만들어지고 전 세계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책이지만 솔직히 제목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왜 전 세계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감동했는지 확인 할 수 있었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말은 익히 알고 있다. 허나 세상은 평등하지 못하다는 것을 커가면서 늘 느끼게 된다. 앵무새 죽이기는 너무나 어린 소녀 스카웃(진 루이즈 핀치)이 아빠와 오빠 젬(제러미 애테커스 핀치), 친구들을 만나며 겪는 이야기에 마을 전체에 흐르는 백인우월주의를 시간이 흘러 돌아보는 이야기다.


주인공 아홉 살 소녀 스카웃은 열세 살 오빠, 아빠와 살고 있다. 엄마는 일찍 돌아가셨기에 가정부 캘퍼니아 아줌마가 그들의 살림을 도와주고 있다. 스카웃과 젬 오빠의 인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일이 발생한다. 여름을 맞아 이모네 집에 온 '딜'이란 소년과의 만남이다. 딜은 스카웃네 이웃에 사는 한 번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부 래들리를 집 밖으로 끌어내자는 생각을 하고 이들은 실행에 옮긴다. 허나 마을에 떠도는 부 래들리에 대한 소문으로 인해 아이들은 겁을 먹는다. 나중에 젬 오빠가 실제로 부 래들리 집에 들어가는 시도를 다시 하고 이 과정에서 그만 바지를... 나중에 찾으러 갔지만 부 래들리는 친절하게도 젬이 돌아올 줄 알고 손질까지 해놓고 밖에 놓아둔다. 그가 은둔형으로 집에서 지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어쩌면 마을에 흐르는 분위기와 사람들의 폐쇄된 생각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유얼 집안의 아이들... 그들 중 첫째가 젊은 흑인 남자한테 강간을 당했다며 신고가 들어가고 스카웃의 아빠는 피의자인 흑인 남자의 변호를 자처한다. 마을 분위기가 생각할 때 흑인을 변호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핀치 변호사가 변호를 맡으면서 학교 아이들은 물론이고 마을 사람들이 핀치네 가족에게 보내는 눈길이 곱지 않다. 가정부 캘퍼니아 아줌마를 따라 흑인들만 가는 교회에도 가는 스카웃과 젬... 그들은 흑인들이 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숨기며 사는 현실이 이해되지 않는다.


핀치 변호사의 뛰어난 변론을 펼치지만 흑인 남자에게는 유죄 판결이 내려지고 스카웃과 젬 남매에게도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당하는데...


자신들을 감싸고 있는 분위기와는 달리 핀치 가족은 흑인과 백인을 나누지 않고 그들 또한 같은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사람들에게 전혀 해가 되지 않는 앵무새처럼 흑인들 역시 백인들에게 전혀 해가 되지 않지만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만으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 것이 무척이나 부당하지만 흑인들 스스로도 그것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다. 핀치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전형적인 남부사람이라면 고모다. 핀치 가족을 도와주러 온 그녀는 캘퍼니아 아줌마에 대한 의견이나 스카웃이 섬머슴처럼 지내는 것을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고 숙녀들처럼 행동하도록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 가르친다.


앵무새 죽이기를 읽으며 자꾸만 예전에 읽고 영화로도 보고 감동한 '헬프'가 생각이 났다. 거만하고 위선덩어리 백인 여성에게 케이크를 선사하며 통쾌한 복수를 한 장면에서 박장대소하고 웃었던 기억이 있는데 '앵무새 죽이기'는 전혀 그런 이야기가 없지만 그나마 다행이고 안타까운 일이라면 젬이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이를 마무리 된 이야기다.


시대가 흘렀지만 여전히 미국내 흑인들에 대한 인권이 백인들과 같다고는 할 수 없다.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틈이 존재하고 그로인해 갈등이 존재한다. 인종, 인권, 인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깊은 감동을 안겨주는 책이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뭘 따 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 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것은 죄가 되는 거야.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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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측 죄인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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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지우면 그 죄에 합당한 벌을 받는 것이 정상이다. CCTV이를 비롯한 과학적인 온갖 장비들로 인해 개인의 사생활이 없다는 말을 할 정도로 발달된 사회에 살고 있지만 죄를 짓고도 죗값을 치르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시즈쿠이 슈스케의 '검찰 측 죄인'은 공소시효가 지낸 후 미제사건의 범죄자를 법의 이름으로 심판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면...  중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정말 필요할까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사법연수생들 앞에서 사법제도에 대해 날카롭게 이야기를 펼치는 검사 모가미 다케시가 자신처럼 검사 일에 매력을 느낀 연수생 오키노와 만나게 된다. 시간이 흘러 2012년 입관 5년 차 오키노 게이치로가 도쿄 지점 형사부 검사로 발령을 받는다. 이곳에는 모가미 검사가 근무하고 있다. 노부부를 잔인하게 살인한 사건이 발생하고 시간도 흐르고 현장에는 범인을 예측할 수 있는 증거라는 하나도 없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두 사람이 함께 배속 된다.


범인에 대한 윤곽을 잡기 위해 조사하던 중 피해자에게 돈을 빌려간 차용증을 보게 되고 그 속에는 잊을 수 없는 이름을 발견 한다. 잠시 기숙사에 지내던 시절 유달리 수줍음이 많았던 기숙사 관리 부부의 딸에게 공부를 가르치며 친하게 지낸 모가미... 졸업 후 자신을 따르던 그 딸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한다. 용의자로 떠오른 인물이 있지만 다른 사람이 함께 있었다는 증언을 하며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된다. 헌데 노부부 살인사건에 대해 인물을 조사하던 중 노부부 살인사건이 아니 그 옛날 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이미 예전 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났다. 법의 심판으로 그를 심판할 수 없다. 옛사건 속 인물과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는 모가미와 그의 지인들은 그 사건이 그들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기에 잊을 수 없는데 범인은 태연하게 법의 심판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니...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모가미 검사가 노부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한 인물이 오키노 검사에게는 자꾸만 의문점이 생긴다. 모가미 검사의 뛰어난 능력을 믿기에 따라야 하지만 도통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으로 그는 중대 결심을 하게 되는데...


법 제도가 가진 한계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생각처럼 무거운 형량을 받는 경우는 많이 않아 울분을 갖게 하는 일이 종종 있다. 특히나 어린 아이나 여자들을 상대로 한 범죄에 너무나 약한 처벌이나 법 적용은 어떤 인물들이 판결을 내리는지 궁금해지기 까지 한다. 범죄자의 인권을 중시하는 제도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기를 포기한 인물에게조차 인권이란 이름으로 보호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모가미 검사가 공소시효가 끝난 범죄자를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심적 갈등, 고민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의 선택이나 방법이 옳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솔직히 이런 일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기에 그의 모습이 공감이 되고 이해가 간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가진 매력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먼저 범죄에 대한 뻔뻔한 태도를 보이며 오키노를 몰아세운 범인에 대한 모습은 화가 난다. 자신을 존경하는 마음을 가진 5년 차 검사와 베테랑 검사와의 긴장감 넘치는 두뇌싸움이 흥미롭고 재밌다. 우리가 원하는 정의는 무엇이며 이 정의를 법이 올바르게 보여줄 수 있는지.... 법과 정의, 죄와 그에 대한 댓가, 인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법이라는 검으로 악인을 일도양단한다. 그것이야말로 검사라고."             -p27-


오키노는 알 수가 없었다. 자신은 뭘 틀린 걸까. 아무것도 틀리지 않았는데 왜 이런 기분이 들까. 자신은 뭘 하고 싶었던 걸까. 정의란 이렇게나 삐뚤삐뚤하고, 이렇게나 애매모호한 것인가.                               -p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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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황금방울새 - 전2권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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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이며 탁월한 심리묘사로 하여금 주인공에게 빠져드는 흡입력이 돋보이는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 도나 타트의 책은 황금방울새가 처음이다. 고전을 연상시키는 첫 작품 '비밀의 계절'에서 이미 자신만의 글쓰기로 인기를 얻은 작가란 것도 이번에 나온 황금방울새가 두 번째 작품과  무려 11년이나 시간의 차이를 갖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황금방울새 주인공 소년의 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궁금증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읽은 책이다.


인생에 있어서 결코 지울 수 없는 커다란 사건과 맞닥뜨린 열세 살 소년 시오... 시오는 엄마와 함께 비 내리는 날 미술관을 찾는다.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흠잡을 데 없을 정도로 일과 아들에게 성실하고 자상한 싱글맘 엄마... 그림 설명을 해주는 엄마 곁으로 할아버지와 손녀쯤 보이는 소녀가 시오 눈에 들어온다. 소녀에게 단숨에 사로잡힌 시오는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에 핑계를 대며 엄마와 기념품 가게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소녀를 보기 위해 찾은 전시실에서 소녀는 없고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폭발음과 함께 정신을 잃게 된다. 정신을 차린 시오 앞에 소녀와 함께 있던 할아버지가 눈에 들어온다. 할아버지는 다른 어떤 것보다 시오에게 한 가지만은 꼭 가져가라고 명령하고 시오에게 도움이 될 인물이 있는 주소까지 알려준다. 시오는 모든 것이 악몽처럼 느껴지며 다시 또 서서히 정신을 잃어간다.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엄마와 했던 약속대로 집으로 돌아온 시오... 허나 시간이 흘러도 엄마는 오지 않는다. 시호는 자신의 사정을 알게 된 친구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된다. 아직 미성년자이기에 아내와 자식을 두고 떠난 아버지와 아버지의 애인이 나타나며 시오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따라간다. 절박한 상황에서도 엄마에 대한 기억과 미술관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가지고 온 물건이 시오에게 커다란 위안으로 자리 잡는다. 새로 사귄 친구 역시 가정에서 폭력에 시달리고 있어 두 사람은 서로가 갖은 고통으로 인해 금지된 약물의 힘을 빌리게 된다.


정신적으로 부족함을 모르고 지낸 엄마와의 시간과는 다르게 아버지와는 점점 피폐해져만 가는 시호의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다행이라고 하면 안 될 말이지만 시호에게 그나마 안정한 장소란 곳으로 돌아오며 다친 마음을 서서히 회복되어 간다. 시간이 흐르고 자신을 믿는 사람을 도와 생활하던 시호 앞에 생각지도 못한 편지와 옛 친구의 등장한다. 처음으로 되돌릴 수 없지만 모든 것을 바로 잡고 싶은 시호... 시호는 움직여야 한다.


운명처럼 하나인 사람들이 있다. 시호와 소녀 피파는 같은 시간, 공간에 있으며 평범한 사람들은 일생 경험하기 힘든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고 그 고통 속에서 묶여 있다.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17세기 화가 카렐 파브리티우스의 그림 '황금방울새 '를 잘 몰랐다. 책을 통해 그림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직접 보고 싶기도 하다.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반전 대신에 잔잔하지만 계속해서 시오의 모습에 걱정하며 감정이입이 되어 스토리를 읽게 만드는 책이다. 아무도 모를 것이란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속에 간직한 불안감이 결국 세상에 알려지며 느끼는 공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돈으로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그림을 둘러싼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모습이 흥미롭게 다가오며 재밌다.


​나는 왜 이렇게 사람들에게 집착할까? 낯선 사람에게 이렇게 생생하게, 열정적으로 집착하는 게 정상일까?   -p44-

"세상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이상하니까.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지 나도 알아. 하지만 이거야말로 네가 원하는 것처럼 순전한 '선'이나 '악'으로 결론지울 수 없는 하나의 예일지도 몰라-"                                               -p442-


이 세상의 위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세상에서 위엄을 지키는 것. 세상이 이해하지 못하는 위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자신을 처음으로 흘낏 보고, 그 속에서 스스로를 꽃피우고 꽃피우는 것.    -p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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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1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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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매컬로의 '로마의 일인자'는 13년의 고증과 20년의 집필이 만들어낸 스펙터클한 로마이야기다. 내가 만난 책이 '로마의 일인자' 3권 중 1권인 '마스터 오브 로마'지만 책의 서두에서 이야기하듯 저자 콜린 매컬로와 비교될 수 밖에 없는 개인적으로 사 놓고 아직 시작도 못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의 인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우리나라에서 국회위원에 나가려고 해도 돈이 있어야 하는 것은 세살 어린아이도 알고 있을 정도로 정치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돈이 필요하다. 기원전 로마 역시 현대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했던 거 같다.


평소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인물이 어느 날 갑자기 눈에 들어온다. 한 눈에 보아도 예사롭지 않은 광채를 발산하는 인물 가이우스 마리우스를 보고 그가 앞으로 로마의 위대한 인물로 자리할 것을 알기에 그를 찾아가는 로마의 원로원의원 카이사르...  카이사르에게는 장성한 두 아들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름다운 딸 둘을 두고 있다.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더 높은 지위를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없기에 자신과 별반 나이 차이가 나지 않는 마리우스에게 일생일대의 커다란 거래를 제안한다. 이제 겨우 열여덟 살의 꽃다운 소녀인 큰딸 율리아를 마리우스에게 시집을 보내며 그가 집정관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을 마련을 준다는 것이다. 정숙하지만 부부간의 정은 없었던 마리우스는 현재의 아내에게 이혼을 통보하고 율리아와 결혼을 한다.


카이사르가 마리우스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과는 달리 그의 옆집에 살면서 애인과 아버지의 여자인 새엄마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루카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에 느끼는 찝찝한 마음과는 달리 둘째 딸 율릴라와 결혼을 시킨다. 이 책에서 가장 롤러코스트 같은 인물을 꼽자면 단연코 '술라'다. 그는 고귀한 피를 이어받은 인물이다. 허나 경제적인 부를 갖지 못하고 여자들에게 얹혀사는 술라의 모습은 그가 분명 매력적인 미남자란 생각이 들지만 거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여자들은 물론이고 남색도 마다하지 않은 술라의 성적 취향을 넘어 아직은 어린 소녀의 열정적 순정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보이는 잔혹함?... 한마디로 선과 악을 동시에 갖고 있는 인물로 그의 다음 행동이 어떠할지 짐작이 가지 않기에 더욱 끌리는 캐릭터다.


카이사르, 마리우스, 술라, 율리아, 율릴라를 비롯한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로마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단숨에 빠져들게 할 것이다. 현재의 정치판과 별반 다르지 않는 음모와 계략, 속임수 등이 난무하는 정치현실은 시대를 변해도 여전히 같음을 느낄 수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앞으로 나올 분량까지 합하면 로마사에 대한 방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속에 남녀 간의 사랑, 남남간의 사랑 등 로맨스 소설적인 요소까지 더해져 지루할 틈이 없다. 여전히 세계인의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로사의 역사, 문화, 사람 등 다양한 로마 이야기가 흥미롭고 재밌는 '로마의 일인자'... 빨리 다음 편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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