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타이 - 침샘 폭발하는 태국 먹부림 가이드
쿠나 글.그림 / 북폴리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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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여행을 즐긴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혼자서 여행을 떠났다면 두려움이

생길 것은 뻔하다.

저자는 미리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 첫 날 만난 사람이 주인이 아니고 여행자들이다.

그들과의 즐거운 시간은 이후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먹방을 함께 한다.

게스트하우스의 장단점까지 꼼꼼히 담고 있어 나의 경험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평소 단것을 즐기지 않는 저자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단맛이 들어간 음료...

허나 이 단맛에도 저자는 점자 적응을 하며 즐기기도 한다.

 

 

저자가 종종 찾는 아주머니 혼자 운영하는 밥집의 인심은 좋다.

넉넉한 양을 자랑하는 이곳에서 종종 아점을 즐긴 저자는 컵라면과 함께 한끼 식사를 해결한다.

나 역시도 어쩌다 한 번 떠나는 외국여행 길에 꼭 챙겨가는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라면이다. 라면은 어디에서 먹어도 늘 맛있는데

향식료가 들어간 컵라면이 많다니 나중에 태국에 갈 때 신라면 맛을 내는 이 컵라면을 기억해 둘 생각이다.

 

 

좋아서 떠난 여행이라도 갑자기 아프면 마음이 약해진다.

집에서 먹는 것과 비슷한 맛을 내는 죽... 아니 쪽

아플 때는 물론이고 평소에도 즐기는 쪽... 한 그릇에 고작 1,500원 밖에 하지 않는다니..

정말 착한 음식이다.

 

 

태국에서 보내는 동안 인접 국가의 도시나 다른 도시로 여행을 다닌 저자...

말레이시아 페낭을 가는 길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힘든 만큼 아름다운 페낭의 유명한 맛집을 찾거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길거리 포장마차

이곳에서 먹은 '락락'은 푸짐한 음식처럼 다가와 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군침이 돈다.

 

 

책을 읽으며 태국의 먹거리에 대해 내가 정말 모르고 있던 음식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다양한 요리들이 침샘을 자극한다.

태국 여행에서 먹은 다양한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만화를 통해 보니 색다르고 흥미롭다.

카오산 로드를 중심으로 싸얌, 치앙마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과 교통수단, 기본적인 회화 등의

다양한 태국 정보를 담고 있어 기존의 가이드북과는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많은 사람들이 갔고 가족들은 서너 번씩 다녀 온 태국

난 아직 태국여행을 하지 못했다.

향식료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있는 나지만

책을 읽으며 맛있는 먹을거리를 먹기 위해서라도 태국 여행을 상상해본다.

아무래도 책에 담겨진 음식 중 몇 개가 유달리 나의 침샘을 자극하기에

조만간 시간을 만들어 태국으로 먹거리 여행을 세워 볼 생각이다.

배낭여행자들의 천국과도 같은 나라 태국

먹고 놀면서 힐링을 경험하고 싶어 태국으로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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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7-28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타이....저는 세탁 세제 하이타이 말씀하시는 줄 알았어요 호호호^^
 
세계 괴담 명작집 - 클래식 서스펜스 걸작선
지식여행 편집부 엮음 / 지식여행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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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괴담은 어떤 이야기일지 내심 궁금해서 선택했던 '세계 괴담 명작집'.... 기 드 모파상, 아서 코난 도일, 찰스 디킨스 등과 같은 우리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여덟 명의 작가가 알려주는 괴담 이야기는 오싹한 무서움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그냥 무시할 수 없는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주홍글씨의 작가 너새니얼 호손의 '라파치니의 딸'...이탈리아 남부 파도바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매력적인 청년 조반니는 자신이 머무르는 집 창문을 통해 보이는 정원의 모습에 시선을 빼앗긴다. 더군다나 이 정원에 정성을 쏟고 있는 주인과 그의 딸 베아트리체에 대한 이야기는 조반니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어느 날 자신의 눈에 띈 베아트리체의 의아한 행동이 무엇인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원은 그녀의 아버지의 실험을 위한 장소이며 베아트리체에 매료된 조반니는 그녀를 만나러 정원으로 가고 자신 역시 베아트리체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변한 것을 느낀다. 조반니를 아끼는 교수는 베아트리체를 구하기 위해 약병을 내미는데... 이것은...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의 '스페이드의 여왕'... 자신은 도박을 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이 도박하는 것을 보는 것을 즐기는 독일인 게르만... 그는 사실 도박 할 돈이 없다. 친구는 게르만 보다 더 이해하지 못할 인물로 도박을 하지 않는 자신의 할머니인 백작 부인에 대해 말한다. 사실 백작 부인은 예전에 도박을 했던 할머니의 숨겨진 사연을 알게 되는 게르만은 할머니에게 비밀의 숫자를 알고 싶어 한다. 방법을 모색하던 그는 백작부인의 말동무를 하고 있는 여인에게 접근한다. 그녀의 마음을 얻은 게르만은 백작 부인의 방의 단서를 얻게 된다. 게르만이 백작 부인에게 접근하여 숫자 셋에 대한 단서는 얻지 못하고 그만... 헌데 백작 부인이 나타나 그에게 숫자를 알려주며 그는 도박장으로 향하는데...


앰브로즈 그위넷 비어스의 '요물'은 솔직히 아직도 이해가 조금 덜 된 작품이다. 죽은 남자 누워 있고 사람들이 죽은 남자 주변에 모여 있다. 죽기 전의 남자를 마지막으로 만난 남자가 등장하고 그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검시관은 죽은 남자가 남긴 일기장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일기장에는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고 남자의 사인은 퓨마의 공격 때문이라는 사냥을 하고 있었다고 해도 조금은 황당한 이유로 사망 이유를 발표한다. 헌데 남자의 일기장에 등장하는 요물... 초자연적인 색은 무엇일지 아직도 난 이해가 안 간다.


목걸이, 벨아미로 유명한 기 드 모파상의 '유령'... 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여든을 넘긴 후작은 자신이 겪은 괴이한 사건으로 인해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말을 꺼낸다. 군대에 있던 시절 한 때 친하게 지낸 아는 사람을 만난다. 시간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남자의 외모가 의외스럽고 그의 부탁은 거절하기 힘들다. 그가 원하는 것을 찾으러 갔다가 생각지도 못한 여인을 만나고 그녀의 부탁을 들어준다. 이 사실을 아는 남자에게 말하자 그는 괴로운 표정을 짓는데 시간이 오십여 년을 흘렀지만 여태껏 그때의 사건의 진실을 모른다는 이야기로 끝이 난다. 열쇠로 막힌 공간으로 사라진 여자.. 그녀는 누구이며 어떻게 사라졌는지... 나 역시도 이 여인의 존재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내가 지금 생각하는 인물이 맞는 것인지... 아님 죽은 여인의 유령인지...


이외에도 다른 이야기들 역시 예사롭지 않다. 갑자기 사라진 여자 유령의 존재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드는 폐가의 아름다운 여인 이야기, 이상한 조건을 내세우는 주인에게서 산 이상한 거울을 통해 아름다운 여인이 등장하는 이야기, '거기, 아래에 서 계신분!'이란 소리가 들리고 낯선 남자가 서 있던 곳을 향해 갔지만 알 수 없는 그림자는 사라지며 느낀 공포에 대한 이야기... 섬뜩하게 무섭다는 느낌보다는 쫄깃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밋밋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반전이 존재하기에 나름 재밌게 다가온다.


여덟 명의 작가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괴담 이야기가 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드는 환상적이고 독특한 이야기가 나름 재밌게 느껴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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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
히라야마 유메아키 지음, 윤덕주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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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자는 모든 희망을 잃게 된다!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소설 '남의 일'에 대한 평가다. 책을 다 읽은 지금의 느낌이 딱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 거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읽는 내내 불편하고 답답하다. 호러, 공포소설이 가진 섬뜩한 무서움과는 거리가 있는 책이다.


저자의 이름은 낯설다. 남의 일의 읽기 전까지 저자의 책은 만난 적이 없다. 솔직히 지금 같은 느낌이라면 더 이상 저자의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만큼 인간이 가진 비열하고 잔혹함이 책 속에 담겨져 있어 혐오감을 남긴다.


총 열네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일이 짤막하게 줄거리를 거론하고 싶지 않다. 그 중에 몇 편의 이야기를 담는다. 제목과 같은 첫 번째 이야기 남의 일... 갑자기 중앙선을 넘은 차로 인해 벼랑으로 추락해 나뭇가지 걸려 있는 차에 한 남자가 접근한다. 추락한 차에 타고 있던 아이가 사라졌는데 엄마는 남자에게 거짓으로라도 아이를 안정시켜 주길 부탁한다. 헌데 이 남자 어딘가 낯이 있다. 여자는 독백처럼 무의미한 죽음이 고요하고 평온한 꿈일 줄 몰랐다는 말로 이야기가 끝이 나는데 사실 이 문장에서 순간 섬뜩하게 느껴졌다.


딱 한 입에... 낯선 남자가 찾아와 자신이 딸을 유괴했다고 말한다. 유명한 요리평론가인 남편에게 요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온 남자... 딸을 되찾기 위해서는 남자가 만든 요리를 부부는 먹어야 한다. 남자의 요리를 먹어 본 여자는 남편의 평론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남편이 집에 오고 요리를 한 입 먹은 남편은 단번에 알아챈다. 이 요리의 재료가 무엇인지...


띠동갑을 두 바퀴나 되는 연상연하 커플이 떠난 가족 캠핑... 웅덩이 있는 섬뜩한 모습의 남자를 만나고 그는 자신의 딸을 찾는다. 헌데 딸은... 연상연하 커플의 아이는... 단란한 가족 캠핑의 바비큐 파티의 섬뜩함을 다룬 '쓴 바비큐', 자살을 결심한 남녀가 마주치고 서로 오늘 꼭 죽기를 원한다. 남자는 여자의 아픔을 알게 되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이용해서 여자를 살리겠다며 자살을 말린다. 헌데 이 모든 것이.. 사실 읽으면서 가장 기분 나쁜 이야기였던 '인간 실격' 등등 하나같이 인간의 어둡고 무서운 잔인함이 느껴져 읽는 동안 자꾸 책을 덮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야기들이다.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작품으로 이런 장르의 채을 유난히 좋아하는 독자라면 모를까 아니라면 이 책에 대해 좋은 평가는 힘들 거란 생각이 든다. 피와 살점이 남무하여 취향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혐오감만을 안겨 준다는 스플래터 무비의 안 좋은 면이 부각된 이야기다. 코믹한 요소나 사회 비판적인 요소들은 사실 혐오감을 일으키는 이야기로 인해 느끼기 힘들다.


장마로 인해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 사실 시원한 전율을 느끼게 해 줄 오싹한 공포 호러 소설을 원했던 것과는 달리 읽고 난 느낌을 오싹한 느낌이 아닌 후회가 더 많아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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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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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킨스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앨프레드 히치콕이다!" 전미대륙에서 6초마다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띠지에 있는 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을 최고의 스릴러 감독으로 그의 영화에 영감을 받은 사람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히치콕 감독의 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명성이나 가끔씩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살짝 본 기억이 있어 그에 대해 알고 있기에 더욱 띠지에 담겨진 글에 매혹되어 도대체 어떤 이야기기에 히치콕과 비교되는 작가에 6초마다 책이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인지 내심 많이 궁금했다.


첫 장을 열면 나오는 문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살인자는 한 여자를 기찻길 옆 백자작나무 밑에 묻혀 있다고 자백한다. 도대체 그 여인은 누구이며 그녀는 무슨 이유로 죽음을 맞이했는지... 단숨에 사로잡는 문장으로 인해 시선을 뗄 수 없다.


스토리는 세 명이 화자가 되어 이끌어 가고 있다. 레이첼, 메건, 애나... 레이첼은 알코올중독에 빠져 남편과 이혼한 여자다. 아니 아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갖지 못하면서 심적 고통에 시달리다 남편 톰과의 사이가 벌어지고 이런 아내에게 질려? 다른 여인 애나와 바람이 난 것을 알고 헤어지게 된다. 레이첼의 즐거움은 매일 같이 이용하는 통근 기차에서 보이는 완벽한 커플을 보는 낙이다. 두 사람을 알지는 못한다. 다만 자신이 이혼 전 살던 좋아하던 집과 별로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그들은 아름다운 여성과 잘 생긴 남편... 완벽하게 행복해 보이는 커플이다. 두 사람에게 제스, 제이슨이란 이름까지 지어주며 두 사람을 지켜보는 레이첼의 눈에 어느 날 낯선 남자가 이 부부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기에 잘생기고 자상한 남편을 두고 낯선 남성과 진한 키스를 나누는 것인지... 레이첼은 자신의 문제를 넘어 두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불안하다.


메건의 시간은 일 년 전으로 돌아간다. 레이첼과 헤어진 톰이 애나와 결혼한다. 두 사람 사이에 있는 아이를 돌보는 메건은 더 이상 아이를 돌볼 마음이 없다. 까다롭고 불안한 증세를 보이는 메건의 모습은 레이첼이 보며 상상한 아름다운 제스의 모습과는 다르다.


애나는 톰과의 결혼에 안정을 찾을 수 없다. 수시로 자신들을 괴롭히는 레이첼로 인해 극도의 신경과민을 가진 애나... 어느 날 느닷없이 자신의 아이를 안고 있는 레이첼을 보고 애나는 불안감을 넘어 하루라도 빨리 레이첼이 없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


세 여인은 하나도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 각기 다른 상처와 고통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녀들인데 갑자기 메건이 사라진다. 레이첼을 분명 자신이 본 의문의 남자가 유력한 용의자라고 여겨 경찰에게 말하지만 알코올중독에 말썽을 일삼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 방법은 하나 직접 메건의 남편 제이슨... 아니 스콧을 찾아가 메건에 대해 알리는 것이다.


부부는 부부만이 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완벽해 보이는 커플이지만 정작 두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아무도 모른다. 메건과 스콧, 톰과 애나... 두 부부 사이에 레이첼이 있다. 기본적으로 알코올중독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레이첼은 본인이 가진 문제를 알고 있다. 그녀의 행동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수시로 전화하고 몰래 찾아가는 모습은 집착을 넘어 스토커라고 해도 좋다. 알코올에 빠져 있기에 자신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며 스스로, 상대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모습에 조금 화가 난다.


세 여자의 모습을 따라가다 어느 순간 생각지도 못한 진실 앞에 헉 하게 된다. 메건의 실종과 관련해 그녀의 이야기가 들어나며 사람들이 모르던 메건의 실체가 모습을 보인다. 세상에나 이런 반전이 숨어 있다니... 생각지도 못한 진실 안에 숨어 있는 인간이 가진 이중성이 섬뜩하다.


절대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없지만 레이첼은 분명 흥미로운 캐릭터다. 자신의 행동과 말을 전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술에 의존하는 레이첼의 이야기를 믿기 힘들다는 느낌을 받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이야기에 무엇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빠져들게 된다. 레이첼이 남의 삶을 훔쳐보며 자신이 놓친 것에 대한 보상처럼 느끼는 감정이 섬뜩하면서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스릴러 영화처럼 흐르는 장면들이 연상되는 이야기가 매력적인 소설로 이 책에 대한 평가가 결코 과하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심리 스릴러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즐거웠다.


붉은 머리, 그 남자가 내게 미소를 지었다. 내게 말을 걸었던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와 관련된 뭔가가 더 있다. 그에 대한 기억에 뭔가가 더 있는데 거기까지 닿을 수가 없다. 암흑 속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p64-


우리는 기억을 일시적으로 상실한 동안에는 기억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억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내게 그 시간을 블랙홀처럼 뻥 뚫려 있고 앞으로 계속 그럴 것이다.                 -p137-


"당신은 아무것도 기억 안 나요?" 그의 말을 듣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하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내 마음이 완전히 다른 곳에 가 있어 대답 할 수가 없다. 그이 말이 아니라 에프터세이브 로션이 문제다. 담배 냄새에 묻힌 그 상쾌한 레몬 향을 맡으니, 바로 지금처럼 기차에서 그의 옆자리에 앉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만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고 누군가가 정말 시끄럽게 웃고 있다. 그가 내 팔에 손을 얹고 같이 한잔하러 가지 않겠느냐고 묻고 있지만, 갑자기 문제가 생긴다. 난 겁이 나고 혼란스럽다. 누군가가 날 때리려 하고 있다. 내게 날아오는 주먹이 보이고 나는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두 손을 들어올리며 고개를 획 숙인다. 이제 난 기차 안이 아니라 거리에 있다.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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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책 - 사춘기 소년이 어른이 되기까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불온서적들
이재익.김훈종.이승훈 지음 / 시공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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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빨간 책'이란 제목보다 '사춘기 소년이 어른이 되기까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불온서적들'이란 부제목에 더 눈이 가는 책이다. 왠지 사춘기 남학생을 떠올리게 되는 몇몇 연상되는 모습이 있기에 왠지 시작도 하기 전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다.


빨간 책의 저자 세 분은 잘나가는 SBS 라디오 피디이자, 인기 높은 화제의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을 진행하고 있는 이재익, 김훈종, 이승훈 세 명의 라디오 피디가 방송국 PD가 함께 사춘기 시절에 읽은 그들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서적에 대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김훈종, 이승훈 씨는 잘 모르지만 들어가는 글에서 이승훈 씨의 글에서 느낀 감정을 나도 가지고 있었기에 내심 그의 고민에 이해가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의 자제분이 경영하는 출판사... 한동안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뉴스를 타고 있을 때 더욱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세 분은 빨간 책을 내기 전에 세 분이 함께 라디오를 진행하며 책을 낸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여러 권의 책을 낸 작가로 잘 알려진 이재익 씨의 책은 여러 권 읽었기에 알고 있어 그들이 말하는 불온서적은 무엇일지 내심 궁금했다.


이재익 씨의 최고의 책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라고 한다. 10조 개의 별들을 품고 있는 은하가 10조 개 있는 광막한 대우주에 대한 이야기는 어른인 내가 읽어도 머리가 아픈데 열두 살의 어린 나이에 이 책을 접했다니 놀라웠다. 광활한 우주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면서 이 책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한다.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책을 읽은 사람도 많지만 제대로 읽지 못한 사람들도 많이 알고 있는 '삼국지'... 한중일 삼국이 좋아하는 삼국지 속 인물도 흥미롭고 원전과 다른 성격과 관점을 가진 삼국지 책에도 관심이 간다. 나 역시도 많이 읽은 시드니 셀던의 책... 지금 생각하면 우리나라 아침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책들이다. 헌데 '최후 심판의 날의 음모'는 음모론을 다루고 있다. 내가 미처 읽지 못한 시드니 셀던의 책으로 호기심을 유발하는데 유병언 사건의 이야기를 들어 설명하는 부분에 고개를 끄덕이며 음모론에 동조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목소리를 낮추어야 하는 곳이 많다. 본의 아니게 합석한 사람들이 고성을 다른 사람들은 싫어한다. 그들을 노려보는 남녀 중 백팩이 커 보인 남자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한다. 기생오라비란 느낌을 주는 그는 소설가 성석제... 그의 책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그의 글이 얼마나 대단한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 더욱 성석제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평ㅎ고 있어 이 책도 끌린다.


이 광대무변한 우주에서 지구라는 행성에 동시대에 태어나 살고 있는 사랑하는 아내 앤에게 이 책을 바친다.   -p38-

우린 모두 끝없는 우주를 여행하는 벌이다. 타인들로 가득한 까마득한 암흑 속에서, 타인이 아닌 의미 있는 별을 만나 함께 여행을 한다는 건 1에다 0을 33개나 붙인 수를 분모로 하고 분자를 1로 한 확률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나, 이제 그 힘겨운 여행을 시작하려고 한다.            -p39-


사춘기 소년의 성적 환상을 일으키는 책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전혀 다른 불온서적들에 더 시선이 간다. 물론 지금처럼 영상매체가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 잡지, 비디오테이프를 본 남학생은 많았을 것이다. 이재익 씨도 이런 것들을 보았고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테니스 살인사건을 겪으며 사춘기의 호기심을 유발한 책에 대해 마음을 내려놓아 친구에게 빌려 주었다가 친구 엄마의 호출을 받고 반성문을 쓴 이야기에 웃음이 났다. 친구 엄마도 일반적인 엄마와는 다른 깨어 있는 분이란 생각이 들며 사춘기 소년이 느끼는 수치심과 난처함이 느껴졌다. 밤에는 클럽에서 낮에는 도서관에서 살던 시절이 가장 근사했다고 생각하는 남자란 생각을 가진 그가 '체 게바라'의 책을 들고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호기심이 아닌 진짜 체 게바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여성과는 무수히 많은 시간을 친구로 지냈지만 한 번도 연애 감정이 생기지 않았고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여자가 이혼하여 미국의 억만장자 IT개발 업자의 아내가 된 사연을 보며 남녀 간의 친구가 존재하고 자신에게 보이지 않은 매력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에 대한 생각에 왠지 공감하게 된다. 이외에도 세 명의 저자는 각기 다른 빨간 책을 소개하고 있다. 내가 읽은 책도 있지만 읽지 못한 책이 더 많다. 유달리 관심을 갖게 되는 책들을 모아 조만간 도서관이나 서점을 찾아 책을 읽어 볼 생각이다.


어른들은 말한다.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책 많이 읽으라고... 솔직히 나도 자식을 키우면서 이렇게 말하고 나 역시도 이런 말을 부모님에게 들었다. 좋은 책을 가려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지만 좋은 것만 배우지는 못한다. 책을 통해 잘못 배울 수 있지만 그런 책들에서 위안을 얻었다는 이야기에 어느 정도는 공감하게 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책들 중 나의 빨간 책은 무엇이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뛰어난 독서광이자 성공한 그들의 빨간책이 주는 재미가 쏠쏠했기에 이전에 그들이 함께 낸 책도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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