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증인 - 상 대한민국 스토리DNA 7
김성종 지음 / 새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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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쓴 김성종 작가의 '최후의 증인'을 읽게 되었다. 김성종 작가란 이름은 솔직히 잘 몰랐지만 여명의 눈동자의 작가란 사실 만으로 이 책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이미 이 작품은 두 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첫 번째 작품보다 두 번째 영화인  '흑수선'이 잘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원작이 가진 느낌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최후의 증인이 더 궁금했고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와 그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의 아픔을 담아낸 이야기를 알고 싶었다.


무기징역으로 20년이나 산 황바우란 남자가 특별사면으로 풀려나게 된다. 황바우의 죄는 살인죄로 그는 자신이 저지르지 않았지만 강압적인 수사와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이 정말 사람을 죽였는지에 대한 의문도 살짝 들 정도다.


황바우가 출소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김중엽이란 변호사가 살인을 당한다. 나름 거물급에 속하는 그의 사건이지만 다른 커다란 사건에 묻히고 만다. 전라남도 문창에 위치한 양조장 주인이 끔찍하게 살해를 당한다. 본처와 자식을 두고 소실을 데리고 살던 남자의 죽음이지만 죽은 남자에 대한 동네 평가는 좋지 않다. 무슨 이유로 이토록  동네 인심을 잃은 것인지... 이 사건의 범인으로 한 청년이 지목되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어 그는 풀려나고 사건을 해결하고 싶은 서장은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끈기를 가진 남자로 오병호를 영입하고 그가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오병호 형사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조사를 벌이던 중 황바우란 인물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은 양조장 주인의 소실 역시 예사롭지 않은 경력을 가지고 황바우와 한때나마 부부로 지낸 사이다.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 6.25사변 안에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한 사람과 이 남자를 따른 사람들은 38선 넘어 북으로 가고 싶어 한다. 헌데 생각처럼 일이 풀리지 않고 남자의 자식은 이들 틈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 공격을 당한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분노했다. 전쟁은 아이들과 여자에게 가장 큰 슬픔을 남긴다. 여자로 그것도 특별한 몸 상태를 가진 여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한 번의 억울함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또 한 번 억울한 일을 감내하려는 남자와 이를 묵인하고 싶지만 양심이 허락지 않기에 어쩌지 못하는 남자... 여기에 권력과 부를 가지고 사건을 조작하고 알리는 인물 등 다양한 인물들의 본모습이 적나라하게 들어난다. 해피엔딩을 원한 것은 아니지만 안타까운 죽음들이 이어지자 마음이 아프다.


한국전쟁이 남긴 악연이 빚은 비극을 통해 우리의 슬픈 역사를 들여다 보게 하는 작품이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탄탄한 문장력에 속도감, 인간의 선과 악을 제대로 표현한 작품이라 책에서 느낀 감동을 영화는 어떤 식으로 표현 했을지 궁금해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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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8-02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만화방에서 빌려 읽은 기억이 납니다^^
제오열 하고 음 ....김성동 소설 좀 읽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
 
함께, 다시, 유럽
정민아.오재철 지음 / 미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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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가장 먼저 세우는게 새해계획인데 그 중에 꼭 들어가는 것이 있다. 영어와 여행이다. 국내여행도 별로 한 적이 없지만 해외여행은 더더욱 힘들기에 이왕 기회가 생기면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어 한다. 해외여행을 가면 이 나라에서 조금 오래 머물 수 싶은 마음도 생기고 한두 달이라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늘 마음을 내려 놓는다. 함께, 다시, 유럽 은 신혼여행을 끝내고 곧장 중남미를 중심으로 무려 414일간 여행을 떠난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414일을 여행하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부터 하면서 읽게 되는 여행에세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리잡은 직장을 그만두고 오랜시간 여행을 떠난다면 선뜩 허락하기에 쉽지 않은데 이 부부의 걱정과는 달리 부모님은 응쾌히 이들의 생각에 찬성한다. 식장을 공짜로 결혼할 수 있기에 원래 생각했던 예정일이 아닌 서둘러 결혼을 하며 이보다 싸게 결혼한 부부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알뜰하게 결혼을 마친 부부는 그들이 결혼 전에 여행을 위해 마련해 둔 돈과 집과 예단으로 쓸 돈을 전부 모아 커플링도 없이 여행길에 오른다. 정말 대단하다. 나중에 자식이 이런 결정을 한다면 나는 선뜩 허락해 줄 수 있을까? 살짝 고민하게 되는데 부부나 그들의 부모님이나 예삿 분들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신혼부부의 여행이야기는 상큼하다. 내가 평소에 너무나 가보고 싶은 유럽의 여행지가 거의 다 담겨져 있고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나 싶은 전혀 몰랐던 생소한 여행지도 담겨져 있다. 사진 한 장에 끌려 가거나 평소 자신과 맞지 않은 여행길이지만 여행자라면 꼭 해야 할 여행지도 있음을 알려준다. 서로가 잘 하는 일을 알게 되고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는 부부의 모습은 여행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처음에 함께 여행을 시작한 사람들과 한 달 만에 헤어지고 부부만 보내는 시간... 여행경비도 아낄겸 음식은 거의 다 해먹고 이틀에 한 번씩 차에서 잠을 잤다는 이야기에 놀라기도 했다.


올 가을에 아들과 함께 조금 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비행기표를 끊어 놓은 상태라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 책에 담겨진 내가 모르던 여행지는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여행으로 개인적으로 아들이 꼭 하고 싶어하는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위해 스위스에서 일주일 머물 예정으로 경비가 많이 들 거 같아 한 곳에서 있을 예정이었는데 책에 소개된 부부가 아침 풍경으로 최고라고 말한 '그림젤 패스'가 끌린다. 그림젤 패스는 3대 드라이빙 코스 꼽히는 곳이라고 한다. 이 곳을 가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렌트해야 하지만 자전거를 이용해 다녀도 그 아름다움이 온전히 느낄 수 있어 끌린다. 가을에 여행을 가기에 수영은 힘들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푸른 빛을 자아내는 이탈리아 '체팔루'의 바다와 오래된 건축물은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여행지란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아말피 코스트, 함께 한 여행자 세 명과 헤어져 온전히 자유를 느낀 프랑스 아비뇽에서의 시간... 우리가 갈 때는 아비뇽 페스티벌은 안하겠지만 거리의 풍경들이 시선을 사로잡아 가보고 싶은데 거리와 루트로 인해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 도시다. 너무나 아름다운 유럽의 도시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많이 남은 여행에 대한 욕구를 자극해 빨리 떠나고 싶어진다.


마냥 부럽기만 한 신혼부부의 414일 간의 해외여행.... 그들이 떠난 여행지는 하나같이 매력적인 곳이란 생각이 들며 책 뒷부분에 있는 비교 체험 극과 극이나 여행준비에 대한 이야기는 여행 준비를 하는 사람이나 저자처럼 오랜 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다.


항상 안전우선주의와 조금은 낯선 환경에 두려움을 느끼는 나에게 책을 보며 인종, 피부색은 달라도 어디나 사람들이 사는 곳이란 생각을 갖게 한다. 매력적인 유럽의 모습을 보면서 여행에 대한 설레임과 욕구를 자극받았으며 나의 여행도 이들처럼 자연, 사람을 제대로 느끼며 여행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세심한 계획을 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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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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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행복한 탐정'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가 나왔다. 평소에 미미여사의 책을 좋아하기에 신간이 나오면 늘 관심이 갖고 있는데 행복한 탐정 시리즈는 조금은 낯설게 느껴져 내가 이 시리즈 책을 읽었나 싶은 생각을 살짝 해보며 읽기 시작했다.


서양과 달리 동양... 그 중에서 중국, 한국, 일본 등은 결혼이 둘 만의 결합이 아니라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란 말을 할 정도로 자식들의 결혼에 부모님의 간섭이 큰 편이다. 주인공이자 행복한 탐정으로 나오는 스기무라 사부로도 아내가 비록 다른 곳에서 나온 혼외자식이지만 재벌의 딸이다. 집안에서 아내는 그럭저럭 딸로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아무것도 없는 스기무라 사부로와의 결혼은 애당초 환영하지 않았다. 그나마 아내의 아버지이며 대기업의 총수인 장인의 허락으로 결혼하여 자식까지 낳아 살고 있지만 집안 차이가 너무 난다며 부모님과도 연을 끊고 살고 있는 외로운 남자다.


스기무라는 결혼과 함께 장인 회사에서 사보를 만드는 편집자로 나름 만족하고 살고 있다. 그는 편집장과 함께 일을 보고 버스에 탑승했다. 혼자 앉아 있던 회색 정장의 노인분이 여성기사에게 다가가 권총을 들이댄다. 갑자기 벌어진 이 상황에 버스 안 승객들은 어떨떨하다. 버스 안 승객들을 제압한 노인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버스를 향하게 한다. 노인을 보았다고 증언하는 백발의 부인과 여성 기사를 버스에서 내리게 한 후 스기무라에게 찾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말한다.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을 찾고 싶다는 노인... 불안감을 넘어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하겠다는 노인의 황당한 말이 믿기 힘들면서도 돈에 대해 욕심을 들어내는 사람도 있다. 경찰이 진압을 하면서 노인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극도의 신경 스트레스로 인해 편집장이 임시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상대의 약점을 잡고 마음대로 하려는 사람에 대해 조사하던 중 스기무라하게 생각지도 못한 택배가 도착한다. 택배 안에는 인질극을 벌인 노인이 약속한 돈이 들어 있다. 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버스 안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니 그들은 나름의 이유를 들어 돈을 갖고 싶거나 거부한다. 특히 편집장은 돈을 자신에게서 멀리 떨어뜨려 놓고 싶어 한다. 이 모든 사실을 재벌 장인에게 말하는 스기무라... 장인의 조언을 통해 노인이 그가 생각한 전직 교사가 아닌 다른 종류의 일을 한 사람이란 생각도 들며 그가 말한 세 명의 인물에 대한 조사를 하고 싶어 한다. 조사를 할수록 노인이 부자도 아니고 그가 한때나마 일했던 곳도 좋은 곳이 아니다. 왜 노인은 전혀 의외의 세 명의 인물을 찾았으며 그들과의 관계는... 생각보다 많은 분량의 책이지만 스기무라가 탐정의 모습으로 발전해 가는 스토리가 흥미롭다.


이런 직종이 있나 싶은 일을 한 노인의 직업을 정확하게 짚어낸 인물의 관찰력도 놀랐고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렘브란트의 그림을 통해 인질극 사건의 숨은 비밀을 진실을 보여주는 이야기 역시 예사롭지 않다. 미미여사의 책 답게 재미는 보장되어 있다.


행복한 탐정 시리즈라고 했는데 스기무라가 편집자가 아닌 탐정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란 생각이 들지만 그가 행복한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내와의 결혼으로 그의 인생이 많이 바뀌었지만 아내를 위해 장인의 회사에 근무하며 나름 생활에 젖어 살던 그가 한 사건으로 인해 탐정으로 거듭나며 열심히 조사를 벌이지만 이 과정에서 장인이 그토록 강조했던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가 다른 사람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는 것은 축하해 줄 일이지만 앞으로 어떤 식으로 관계가 회복될지 그것은 모르겠지만 그 대가는 크다는 생각이 든다.


미미여사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믿고 읽어도 된다. 우리나라도 이런 검은 조직이 벌이는 범죄는 종종 뉴스를 통해 접하고 있어 일본의 이야기지만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름 재밌게 읽은 책으로 다음 편에서는 제목에 맞게 행복한 탐정 스기무라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나는 쓸쓸함을 느끼고 있었다. 바깥 세계의 모든 것이 나와는 인연이 없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의 무사함을 기뻐해 줄 사람들도 거기에 많이 있을 텐데, 잡초가 부슬부슬 자라나 주차장의  지면에 내려서서 제일 처음 느낀 것은 소외감이었다.               -p174-


악은 전염된다. 아니, 모든 인간이 마음속에 깊이 숨겨 가지고 있는 약, 말하자면 잠복하고 있는 악을 표면화시키고 악행으로 나타나게 하는 '마이스터의 힘'은 전염된다고 할까.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절대 반지'를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 대체물이라면 얻을 수 있다. 그것은 잘못된 신념이고, 욕망이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말이다.   - 그림자 드리워진 모르도르의 나라에.       우리도 살아가고 있다.                 -p45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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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밤바 - 1915 유가시마
이노우에 야스시 지음, 나지윤 옮김 / 학고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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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화가 일어나지 않은 다이소 시대 가난한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년 고사쿠의 성장기 소설을 담고 있는 '시로밤바'... 이 제목의 의미는 무엇일까? 내심 궁금했는데 백발의 할머니를 뜻한다.


시로밤바는 바로 증조외할아버지의 첩이었던 할머니 '가노'다. 시로밤바가 낳은 자식이 아닌 양딸의 아들인 고사쿠와 함께 흙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날이 어둑해지자 어김없이 다른 아이들이 모두 돌아가고 자신과 혈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이 사는 큰집이 아닌 할머니가 계시는 흙집이 자신의 집이로 여기며 발길을 옮긴다.


스토리는 고사쿠가 느끼는 감정들이 가난하지만 평화로운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느리게 전개되고 있다. 큰집에 사는 사람들은 가노에 대해 험담을 하고 시로밤바 역시 큰집 사람들에 대해 험담을 한다. 할머니가 얘기하는 험담을 들으면서 고사쿠는 불편하면서도 가노가 불쌍하게 느껴진다. 시로밤바와 고사쿠는 둘 만이어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느끼며 흙집에서 지낸다.


큰집 가족인 교장선생님을 무서워하고, 좋아하는 사촌누나 아니 이모와 학교 새로 부임한 선생님과의 관계에 대한 불편한 마음, 오래간만에 친부모님을 만나러 가지만 동생이나 부모님보다는 시로밤바가 더 편하고 좋아 빨리 흙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등 고사쿠가 느끼는 감정들이 잔잔하게 흐르고 이야기에 나름 흥미를 주는 요소로 자리한다. 이외에도 좋은 중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자는 시간 빼고 공부를 하고, 도시에서 공부를 가르치고 싶어하는 엄마의 생각과 고사쿠가 떠날까봐 노심초사하는 시로밤바의 모습, 길을 잃어버려 사람들의 애간장을 태운 일, 여자친구로 인해 친구와 싸우거나 시로밤바와의 외출, 갑자기 급격하게 욕심이 늘어나는 시로밤바에 대한 감정, 친엄마와 동생들이 돌아오며 큰집에서 살아야 했던 사연, 시로밤바 죽음까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증조할아버지의 첩인 시로밤바와 함께 살았던 시절의 모습들이 흑백 추억의 영화들처럼 느리게 흐르며 연상이 된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 가슴으로 한 번에 닿지 않는 일이 있다. 상대에 대한 마음이 적어서가 아니라 그 슬픔이 너무나 커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고사쿠 역시 그러하다. 갑자기 변화하는 모습을 가진 할머니의 모습에서 조금은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지 않았나 싶은 고사쿠지만 막상 할머니가 죽자 커다란 슬픔이지만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할머니의 장례가 시작되고 그 모습을 보고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로밤바의 죽음이 가슴으로 확 와 닿는다. 비로소 고사쿠의 눈에 눈물이 떨어지는데...


솔직히 뛰어난 재미를 가진 책이라고는 말 못하겠다. 허나 잔잔하게 흘러가는 고사쿠의 일상의 모습들이 오래된 영화, 책 속에 나온 동화책처럼 다가온다. 고사쿠와 시로밤바의 모습이 애틋하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오는 감동을 주는 책이다. 살면서 자신을 끔찍하게 아껴준 사람이 있다는 것은 복이다. 비록 복잡한 관계지만 시로밤바와 고사쿠는 서로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고사쿠에게 시로밤바는 특별한 사람이고 시로밤바 없이 고사쿠의 어린 시절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의 시골 풍경의 모습이 우리나라의 산업화 이전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어 나름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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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절대가이드 - 자신만만 떠나는 우리나라 완벽 여행 코스, 개정판 절대가이드 시리즈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 / 삼성출판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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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장마로 인해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여름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우리는 평소에 여름 휴가를 방콕하며 지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국내여행을 한 번 떠나 볼까 생각 중이다. TV이를 통해 외국도 좋은 곳이 많지만 우리나라의 숨은 명소들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감탄하며 저 곳 가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내가 미처 모르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좋은 곳이 많다니 새삼 놀라게 된다.


'대한민국 절대가이드'에 소개된 여행지는 저자가 직접 찾아다니며 관광지와 주변까지 담고 있어 우리나라 여행을 즐기지 않은 사람이라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자신이 원하는 여행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여행지는 휴양림이다. 바다나 계곡도 좋지만 산을 끼고 있는 휴양림은 푸른 녹색의 나무들만 보아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여기는 유럽이네 싶은 느낌을 받은 곳이 있다. 부천 원미동에 위치한 '아인스월드'다. 세계 문화유산과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높은 유명 건축물을 무려 109점이나 만들어 놓은 이곳은 책이 아니었다면 솔직히 알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한 번쯤 보고 싶다고 여긴 건축물들을 하루 동안의 여행을 통해 다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인 테마다. 내가 걸리버가 된 것처럼 여행하며 돌아볼 수 있어 색다른 여행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 가는 교통편도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어 시간이 나는 평일을 이용하여 다녀와도 좋은 여행지란 생각이 든다. 2시간을 투자하여 세계 여행지를 돌아보는 여행이라 여름휴가 대신 한 번 다녀오고 싶은 곳이다.


자신에게 맞는 여행 코스를 짜는 것도 어렵지 않고 가는 방법, 먹을거리, 숙소까지 담고 있어 자신이 가고 싶은 여행지를 선택하여 찾아보면 된다. 책에 담겨진 여행지 중 내가 다닌 곳이 거의 없기에 어느 곳을 선택하듯 나에게는 처음 가는 여행지다. 우리나라의 여행지만 여행해도 몇 년이 걸릴 거 같다는 느낌이 올 만큼 너무나 많은 여행지가 담겨져 있다. 집안 남자들이 휴가는 방콕이란 말을 매번 하는데 이번 여름은 책에 소개된 여행지 중 한 곳이라도 꼭 다녀올 생각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여행지를 담고 있는 여행이라 언제라도 우리나라를 여행하고 싶은 곳이 생기면 이 책을 펼쳐서 찾아보고 정보를 얻으면 된다. 매력적인 여행이 가득한 여행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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