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박광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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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씨의 책은 편안해 볼 수 있으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어 좋아한다. 지난 달 에 출간된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역시 제목에서부터 누구나가 공감하게 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경쟁으로 매몰린 우리들은 하루를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삶은 고달프고 버겁다. 일상이 가진 소소한 모습들 속에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내일은 오늘보다 괜찮을 거란 위안을 하게 된다.


내용 하나하나가 다 눈에 머물게 한다.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가는 글 중에서도 유달리 곱씹어 읽게 되는 글이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적어보자면 때로는 선량한 진심도 오독된다는 글을 읽으며 얼마 전에 친구들끼리 사소한 이야기로 불꽃 튀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다. 특별히 나쁜 의도나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은 친구가 건넨 한 마디로 다른 친구는 오해를 하고 그것에 대해 오고가는 말 속에서 곁에 함께 있던 우리 모두는 상처를 입었다. 처음 말을 꺼낸 친구가 사과하는 선에서 대충 마무리 되었지만 예전과 같이 툭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진심이 들어나도 모두에게 상처만 남았던 일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를 보며 굳이 들춰내지 않아도 되는 일은 묻어두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해본다.


전쟁 중에 아들의 사망 소식을 통보 받은 어머니가 인생에 대한 마음을 잃고 방황하다가 간절한 엄마의 기도를 천사가 들어주는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다. 난 내 자식에게, 내 부모님에게 어떤 시간을 돌려주고 싶은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 글을 보면서 돌아가고 싶은 시간을 생각해 본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란 글은 항상 나이 들었으니 아픈 게 당연하다고 말을 하던 친한 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팔팔하던 10대를 넘어 40대 끝자락을 바라보던 언니가 예전 같지 않은 몸 상태를 보며 말한 내용과 다르지만 청년실업이 정말 높은 우리사회 구조상 청춘들이 가진 삶이 무척이나 치열하고 힘들지만 그 보다 앞선 시대의 청춘들 역시 행복하기 위해 무척이나 치열하게 살았단 글에 공감하게 된다. 노력보다는 좋은 결과를 얻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자의 사인회에서 있었던 일을 읽으며 나 역시도 오랜 시간의 노력보다는 빨리 결과물을 얻고 싶어 하는 조급증이 있다. 노력하지 않으면 결과물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왜 이렇게 간사하게 좀 더 편하게 숙달된 능력을 원하는 것인지... 노력이 먼저이고 자신에게 맞는 도구는 그 다음이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외에도 너무나 좋은 글과 저자만의 개성 넘친 그림으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포근하다.


매일이 전쟁 같다는 말을 흔히 한다. 그만큼 사는 게 쉽지 않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의문이 들 때가 생길 때 이 책을 읽으면 마음의 위로를 받을 생각이다. 사는 게 힘든 사람은 나만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나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이 모든 어려움도 결국에는 시간이 흐르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매일을 흘러가는대로 보내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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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제주! - 여행작가 최갑수가 직접 먹고 고른 진짜 제주 맛집 79
최갑수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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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제주도다. 예전에는 신혼여행지로 이제는 올레길과 싼 비행기 가격에 많은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떠나는 여행지 중 하나다. 나 역시도 제주도 여행을 몇 번 했고 친구들과 조만간 시간을 만들어 다시 가자는 이야기도 했다. 여행의 즐거움은 어디를 누구와 함께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느낀 기억은 여행지를 더욱 좋은 기억으로 남게 한다. '맛있다 제주'는 우리에게는 익숙한 제주도지만 현지인들과 미식가들 사이에서 소문난 제주의 맛집으로 내가 좋아하는 최갑수 씨가 추천하는 맛집이 완전 궁금했다.


솔직히 책을 본 느낌은 아니, 왜 난 책에 소개된 맛집을 한 군데도 간 적이 없는지 의아스럽게 여겨졌다. 가장 최근에 친구들과 함께 한 제주도 여행에서도 친구가 인터넷을 찾아낸 맛집이란 곳을 서너 군데 갔었는데 책에는 소개되지 않았다. 블로그와 실제 맛집이 이렇게나 차이가 나나 싶어 다음에 제주도 여행을 한다면 내가 먹어보고 싶다고 찜한 제주도 흑돼지구이 전문점 '늘봄흑돼지', 사람들이 북적이던 쌍둥이횟집이 아닌 산수유에 싱싱한 고등어를 6시간 숙성시킨 고등어회와 소라, 키조개, 자리돔회, 문어 등의 30여가지의 부요리가 부침한 '사형제횟집', 20년의 내공이 숨어 있는 무한리필로 돼지고기 두루치기를 먹을 수 있는 정감어린 분위기가 느껴지는 '광동식당', 어디를 가든 근사한 카페를 꼭 찾는 나에게 제주도의 카페들도 참 예쁘게 느껴지는데 개인적으로 너무나 예쁜 제주 바다의 빛깔을 간직한 '월정리ILOWA'의 인기 메뉴 한라봉 요거트스무드와 인절미토스트는 얼마나 맛있는지 먹어보고 싶다. 이외에도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다.


기타의 여행에세와는 달리 제목처럼 맛있다 제주를 느낄 수 있는 확실한 맛집만을 소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맛집과 함께 제주도에 가면 가야 할 여행지도 간단하지만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적이 곳들이 많다. 매번 같은 곳을 주로 다니던 여행에서 벗어나 내가 미처 몰랐던 여행지와 맛집을 앞으로 찾아갈 생각이다. 제주도에 가면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맛있다 제주... 맛있는 제주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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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
최혁곤 지음 / 시공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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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외국의 매력적인 탐정들을 만나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탐정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탐정이 나오는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사랑을 받는 탐정콤비라면 단연코 셜록홈즈와 왓슨 박사가 아닐까 싶다. 책은 물론이고 영화로 나올 때마다 항상 찾아서 볼 정도로 나 역시도 이 두 인물을 너무나 사랑하는 독자인데 한국형 스릴러 작가로 알려진 최혁곤 님의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은 책의 첫 번째 이야기에서 나오는 옛연인을 잃어버리고 직장을 그만둔 전직 사회부 기자 '박희윤'과 이런 인물이 경찰관을 할 정도로 여자를 좋아하여 피의자와의 썸씽으로 경찰에서 퇴출당하고 세종문화회관 뒷골목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전직 형사 '갈호태'의 시너지가 돋보이는 한국형 셜록홈즈와 왓슨이 출연이 내심 반가운 책이다.


앞의 글에서 말했듯이 스토리의 시작은 한 통의 전화로부터다. 인터뷰를 통해 연인이 된 박희윤과 채연수... 결혼까지 생각했던 희윤은 연수의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며 헤어졌다. 전화는 그녀를 납치한 납치범이다. 아직도 그녀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희윤은 전직 형사 호태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옛애인을 구하기 위해 움직이지만....

매력적인 후배 기자이며 한국기자대상을 희윤과 공동수상한 홍예리에 대한 흑심을 들어내는 호태와의 만남이 유쾌하게 느껴지던 장면과는 달리 연쇄살인범 '바리캉맨'의 사건을 통해서 옛연인의 신체를 마주하게 되는 '신들이 속삭이는 밤', 야구선수들의 재활훈련과 관련된 사건을 다룬 '목숨 걸고 베이스볼', 세상에나 이런 메시지를 통해 일을 행하는 두 남자의 감정이 한 편으론 씁쓸하면서도 살짝 감동스런 느낌도 준 '제4요일의 암호'... 여기에는 영국인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앨런 튜링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나온다, 이제는 한 물 간 가수가 컴백을 앞둔 무대에서 그만 죽는다. 자살인지 타살인지부터 의문스럽지만 마지막 노래에 담겨진 의미와 소속사 사장과의 관계나 열렬히 따른 사생팬의 이야기가 씁쓸한 '세월이 가면, 43초', 기자에서 앵커로 잘 나가는 홍예리와 함께 걸걸하고 무대포에 마초 기질의 남자지만 잔정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갈호태의 전직 상사로 개성강한 캐릭터 '고도리'의 등장이 유쾌하면서도 이런이런 사건이 하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책 속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고도리 저택의 개사건'... 부조화를 느낀 것에 대한 날카로운 판단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 마지막이며 우리나라 정치 현실을 꼬집은 작품이란 생각이 드는 '밤의 노동자'... 홍예리와 관련된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처음과 두 번째, 마지막 이야기가 인상에 깊게 남지만 나머지 이야기들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어찌보면 사이좋은 톰과 제리처럼 보이는 박희윤과 갈호태... 두 사람이 가진 개성이 강한데다 홍예리나 고도리 역시 만만치 않은 느낌을 풍겨 재밌게 읽은 작품이다. 사건이 가진 무게감은 있는데 반해 불편하거나 가볍지 않게 극의 재미를 느끼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스토리가 흥미롭다. 앞으로 이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시리즈가 계속해서 나와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나같이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준다.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심야 추리극...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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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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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통해 인문학을 들여다보는 책들이 종종 나오고 있지만 패션을 그것도 남자의 패션을 이야기하는 책은 솔직히 나카노 쿄코의 '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이 처음이다. 그만큼 생소하고 무엇을 이야기할지 내심 궁금했던 책으로 명화를 통해 그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 담겨진 그림들은 누구나 한 번 이상은 접했을 명화들이다. 익히 알고 있는 그림들 속에서 낯선 그림도 눈에 뜨인다. 한스 루돌프 마누엘 도이치의 '니클라우스 마누엘 도이치 2세의 초상'은 교황이 계신 바티칸을 지키고 있는 스위스 용병의 모습이 조금 과장되게 말해 겉멋이 잔뜩 든 남자란 느낌을 준다. 세계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여행가고 싶어 하는 스위스지만 14~18세기 무렵까지는 용병 파견이 스위스의 최대 사업이었다니... 온전히 자신의 돈으로 장비를 구입해야 하는 용병들이지만 좌우가 다른 옷감, 색상으로 인해 고상하지 못하다는 빈축을 샀지만 그들은 전혀 기죽지 않는다. 전쟁에서도 여러가지로 불편했지만 오히려 이 옷 형태를 흉내 내어 입었을 정도로 유행을 했다. 이외에도 이름조차 생소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바보들의 배', 하워드 파일의 '키드 선장', 조슈아 레이놀즈의 '소매치기 메르쿠리우스' 등과 같은 그림은 나름 미술 관람을 다녔다는 나지만 본 기억이 나지 않는 그림으로 그림이 가진 특색과 시대 상항을 알 수 있어 의외로 흥미롭게 느껴진 그림이다.


온갖 이야기가 난무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세례자 요한'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예수에게 세례를 주었던 인물로 모나리자의 미소를 연상시키면서도 이 그림 속 인물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의문이 들게 한다. 패션을 논하는 그림답지 않게 옷을 입지 않은 듯 보이는데 성경에도 요한의 옷차림에 대한 설명이 있고 그의 옷차림은 '요한'을 증명할 중요한 단서다. 얀 토마스의 '연극 '칼레테이아'에서 강의 신 아키스로 분장한 레오폴트 1세'의 모습은 솔직히 볼 때마다 느끼는 봐이지만 이렇게나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옷차림과 화장을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이 시대 자체가 모든 것을 과하게 표현하는 바로크 시대라 연극 공연을 코스프레한 것과 같은 모습으로 결혼사진이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특징을 너무나 잘 보여주며 태양왕 루이 14세에 대한 경쟁심이 무척이나 높았던 인물이다. 도대체 이건 무슨 패션인가 싶은 윌리엄 블레이크의 '벼룩 유령'은 화가 자신이 미켈란젤로의 근육질 남성을 동경하며 그린 그림이다. 여성들의 변화된 몸과는 달리 남성들도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몸을 바라고 동경했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저자도 말했듯이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보았을 법한 동물과 합성화 된 뉴히어로 같아 보인다.


명화를 통해 시대의 모습을 들여다 보는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롭다. 다소 난해한 그림들도 보이지만 미처 몰랐던 그림들과 그것이 가진 진짜 이야기는 분명 예사롭지 않은 그림이란 생각이 든다. 무척이나 과장된 표현을 즐긴 바로크 시대도 있었지만 시대가 변하고 남자들도 미와 패션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림을 통해 그 시대 남자들의 욕망을 들여다 본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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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지음, 이장미 그림 / 한겨레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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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공지영 작가의 책을 만났다.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 중에는 여행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는 자주 만나지만 음식과 관련된 에세이는 별로 없었는데 엄마가 딸에게 지치고 힘들 때 어떤 음식을 만들어 먹고 힘이 났는지 이야기하는 에세이가 상당히 예쁘고 내용도 너무 좋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고 각 부의 내용에 맞는 9개의 레시피와 함께 담겨져 있다. 개인적으로 좋고 덜 좋고를 나눌 수 없지만 1부의 처음 내용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런 날 있잖아. 별것도 아닌 말 한마디에 가슴이 철렁하는 날. 그 때문에 실은 하루 종일 우울한 날. 갑자기 모든 가능성의 문이 닫히고 영원히 세상의 불빛 밖으로 쫓겨난 것 같은 날. 열심히 노력하면 어찌어찌 손에 잡힐 것 같은 소망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리고 누군가가 네 귀에 이런 말을 속삭이지......, "너무 애쓰지마. 넌 안 돼. 그건 처음부터 너와는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거야. 넌 아니구." 뭐 그런 날.              -p11-


살다보면 분명 이런 날이 나에게도 있었고 앞으로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런 날은 내 자신이 정말 개미만도 못한 미미한 존재처럼 느껴지는 날이...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되는 이런 날... 이런 날에는 나에게만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만 다른 사람들 역시 나처럼 이런 날과 대면한다. 그런 날 어떻게 보내느냐는 자신에게 달렸다. 딸에게 전하는 레시피다 보니 이런 날이 생기면 우선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라는 이야기가 인상 깊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여자이고 살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들을 엄마이면서 인생 선배가 담백하고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유난히 민감하다. 친구지만 친구가 아닌 사이도 있다. 저자가 고등학교 강연회에 가서 한 말은 그래서 더 인상 깊다. 자신의 마음에 맞는 친구만을 사귀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친구와 잘 지내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다. 친구이면서 남보다 못한 말을 꺼낸 친구와는 과감히 친구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결코 쉽게 따라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학생들이 강연에 빠져 들었던 기분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책에 담겨진 레시피 중에는 내가 꼭 따라 해보고 싶은 요리들도 많다. 평소에 주로 무침으로 먹었던 시금치를 샐러드로 먹거나 저자가 결혼을 하기 전부터 친정에서 먹었다는 훈제연어를 즐기는 방법은 나도 훈제연어를 좋아하기에 만들어 볼 생각이다. 이외에도 살짝 구워 먹는 가래떡, 이혼녀에 빈털터리인 자신의 모습을 담백하게 담아낸 이야기에 알리오 에 올리오... 요즘 대세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한 번씩 나오는 나온 요리로 간편함의 대명사인 라면보다 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니 놀랍다.


이외에도 평소 다니는 여행과는 달리 패키지여행을 떠난 이야기는 자유여행을 좋아하는 나지만 패키지여행이 가진 장점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패키지여행, 우연히 보게 된 배낭여행족 청년 둘이 즐기는 만찬 이야기는 외국 여행을 가면 나도 꼭 따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나도 저자처럼 간단하게 일회용 와인 잔이나 예쁜 종이접시 정도는 여행 가방에 넣어 다닐 생각이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울림을 주는 이야기는 매일매일 괜찮다며 나를 다독이며 자기계발서에 매달리게 만드는 우리들에게 지금 느끼는 감정은 정상이고 아플 때 기운낼 수 있는 음식을 먹으며 조금 쉬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누군가를 좋아해서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 결혼을 결심하지만 그것이 옳은지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다. 결혼을 한 기혼자의 입장에서 너무나 공감이 가는 부분이 꽤 있었기에...


결혼은 그러니까, 지금 혼자 있는 게 너무 좋은데 이 사람하고 하면 그 좋음도 양보할 수 있을 거 같다. 이럴 때 하는거야. 이 사람이 너무 좋아서 이 사람하고 연관된 모든 사람이 엄청 이상할 뿐만 아니라 나를 싫어하고 가끔 (듣기에 따라) 모욕하고 명령하고 이래도 이 사람이 하도 좋아 그쯤은 참을 수 있겠다, 이럴 때.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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