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느와르 M 케이스북 - OCN 드라마
이유진 극본, 실종느와르 M 드라마팀.이한명 엮음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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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드라마, 아니 TV이를 잘 보는 편이 아니라서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한 번씩 불편하게 느끼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보는 아침 드라마는 물론이고 요즘 한창 인기 있다는 드라마들의 내용을 모르기에 지인들이 이야기를 나눌 때 가만히 듣고 있다. 이런 내가 케이블 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중 지인의 추천을 받아 늦게나마 찾아서 본 드라마가 몇 편 있다. 비채에서 나온 신작 '실종 느와르 M 케이스북'은 OCN에서 방영된 드라마 ''실종 느와르 M'의 내용을 담은 책으로 천재 수사관 길수현(김강우)과 배터랑 형사가 가진 노련미와 근성이 남다른 형사 오대영(박희순)이 담당한 실종사건을 다룬 드라마다. 여러 사건을 다룬 이야기는 실제 사건 현장을 보는 것처럼 생동감 있고 사실적으로 다가와 섬뜩한 느낌도 받지만 이렇게 사건을 해결하는구나 싶어 감탄사를 쏟아내게 한 작품이다.


예전과 달리 전혀 말도 안 되는 용의자를 내세우며 범인이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사건을 파헤치고 진범을 찾기 위한 형사들의 스킬이나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에도 뉴스를 통해

가끔 저 사람이 범인일까? 의문이 들 때가 있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미제사건들이 존재한다. TV이나 인터넷 뉴스에 나와 화제를 일으키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사건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건들은 매체에 나오지 않은 사건들이 더 많을 것이다. '실종 느와르 M 케이스북'에서 다루고 있는 사건들은 '실종'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작노트에서 밝혔듯이 실종을 다룬 사건들은 명쾌하게 사건을 해결했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우리 사회가 가진 모순점, 법이 모든 사람 앞에 공평하지 않다는 갖게 하는 등 다양한 생각을 이끌어내고 있는 무게감을 남기며 사건이 해결되기에 더욱 이 드라마와 책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이고 각각의 사건에 나오는 인물들의 연기는 최고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생소하게 느껴지는 배우 분들도 계셨지만 단역배우 분들의 연기가 극에 빨려 들어가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건을 시간대별로 정리하고 풀어가는 스프링 노트를 통해 사건이 가진 진실은 무엇이고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며칠 전에 '그것이 알고 싶다' 1000회 기념으로 다룬 사건을 보면서 정말 법, 사회정의는 있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8. 15 광복절을 맞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받은 대기업 회장과 땅콩회항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 사건, 이와 반대로 얼마 안 되는 돈 때문에 징역형을 받은 소시민의 모습을 통해 교도소 안에서도 돈의 힘은 무섭구나 싶어 씁쓸한 뒷맛을 느꼈다.


'실종 느와르 M 케이스북'은 탐정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이 드라마에 빠져든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충분히 사건을 유추해보고 풀어가는 재미를 안겨주는 책이다.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두 주인공의 모습이 대비되는 면이 있기에 더욱 재밌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으로 사회상을 반영한 '실종 느와르 M'과 같은 드라마가 더 많이 나오고 이를 책으로 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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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 케이스북 셜록 시리즈
가이 애덤스 엮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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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탐정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셜록 홈즈'를 꼽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도 탐정하면 자동적으로 머리에 셜록 홈즈가 제일 먼저 떠오르고 뒤를 이어 명탐정 코난,  포와로 경감, 긴다이치 코스케,앨러리 퀸 등이 생각난다. 셜록 홈즈에 관련된 수식어들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다. 너무나 많은 정보가 노출되어 있는 인물이지만 여전히 셜록 홈즈에 대한 책, 영화, 드라마 등이 만들어지면 관심이 가고 영화 같은 경우는 상영될 때마다 꼭 잊지 않고 볼 정도로 좋아한다. 내가 이름 정도 밖에 모르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셜록 홈즈 역을 맡았다는 드라마에 대해서는 듣고 알고 있었다. 미처 드라마를 볼 기회가 없었던 나로서는 드라마를 담은 '셜록 : 케이스북'이 더 반가웠던 책이다.


드라마에서 다룬 사건들은 익히 알고 있었기에 범인에 대한 궁금증은 없이 사건을 어떤 식으로 풀어가고 보여주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이 간다. 캐스팅 배우들에 대한 생소하고 몰랐던 이야기, 사건에 대한 짧은 설명과 셜록 홈즈의 단짝인 왓슨 박사와 포스트잇에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 결정적으로 재해석하고 풀어가는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셜록 홈즈를 통해 드라마를 미처 시청하지 못한 독자라고 해도 드라마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책을 먼저 읽고 드라마를 본다면 더 재밌게 시청할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담겨져 있고 원작과 다른 비교 부분까지 담고 있어  '셜록 : 케이스북'은 내가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흥미롭다.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덜 궁금한 독자라도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그 속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이 충분히 흥미롭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다른 이야기를 읽다보면 사건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는지 호기심을 일으키게 하고 나아가 영드까지 찾아서 보고 싶어질 정도다.


개인적으로 몰라서 좋았다고 느낀 부분은 배우들의 캐스팅과 인물들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 자고나니 스타가 되었다는 말을 할 정도로 드라마가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출연배우들의 유명세 등 어디에서도 보지 않았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어 즐거웠다. 미드, 영드를 거의 보지 않는 나지만 '셜록'은 찾아서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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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11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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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스톤 출판사에서 나오는 아르센 뤼팽 전집 다음 편을 내심 기다리고 있었다. 10권까지 재밌게 읽은 독자로서 남은 10권의 책에서는 좀 더 뤼팽의 활약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들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내심 하면서 기다렸다. 11편은 제목처럼 여덟 개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인공이 뤼팽... 레닌 공작이란 인물이 끌리는 여인과 함께 사건을 추리하고 함께하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세상에나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을 얻기 위해서 방해하는데 조금은 비겁하다고 말하고 싶은 레닌 공작... 그는 오르탕스 다니엘이란 여성이 결혼 후 남편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으로 정신병원에 있지만 남편이 지참금을 모조리 탕진해 버려 시숙부 백작 집에 머무르고 있다. 점점 더 심적으로 힘들어진 오르탕스는 시숙부의 집에서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그녀 계획대로 한 남자와 떠나려고 했지만 레닌 공작으로 인해 어긋나고 만다. 레닌은 그녀가 불행해지지 않도록 막았다고 말을 한다. 레닌 공작은 오르탕스에게 중대한 제안은 한다. 20년 전 오늘 집에 살던 사람들이 떠난 뒤에도 여전히 괘종시계는 여전히 움직이고 망루에는 두 개의 허수아비가 있다. 헌데 이 허수아비들은 다음 아닌 죽은 시체다. 남녀 두 구의 시체... 경찰에 알리고 싶어 하는 오르탕스를 말리는 레닌 공작... 한 번도 이곳을 벗어난 적이 없는 오르탕스의 시숙부 백작에게 물어보기로 하는데... 여덟 개의 다른 사건들을 함께 풀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즐겁다.


레닌 공작이 범상치 않은 인물이란 생각은 들지만 그가 내 건 제안을 덥석 잡은 오르탕스 역시 만만치 않은 매력을 지닌 여성이란 생각이 든다. 사건이 발생할 때 처음에는 경찰에 연락을 취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레닌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그녀의 마음에 생겨났다고 보인다. 레닌이 말하는 것에 전적으로 따르고 함께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발돋움하는 모습에서 그녀가 당찬 여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남자가 다 있나 싶지만 남자라면 충분히 이럴 용기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살짝 들기는 했다. 뛰어난 재미를 느꼈다기 보다는 그 나름의 재미가 존재하는 책이다. 부담스럽지 않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뤼팽 시리즈의 다음 편도 빨리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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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링로드 Top 10 Travel
조대현 글.사진 / 다연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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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인가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책을 통해 오로라를 본 기억을 잊을 수 없다는 글을 보았다. 그 글을 보고 난 이후부터 나도 죽기 전에 북유럽으로 여행을 가서 꼭 오로라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고 있다. 내가 보고 싶은 오로라는 북유럽 중에서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의 오로라다. 특히나 불루라군도 저의 버킷리스트에 올라가 있기에 이왕이면 한 번 여행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노르웨이 보다는 아이슬란드에 가서 블루라군도 보고 오로라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많은 여행 책이 다양한 나라를 소개하고 있지만 아이슬란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여행 책은 거의 보지 못했는데 다연출판사에서 나온 '아이슬란드 링로드'는 나이아가라를 연상시키는 표지가 인상적인 책으로 그동안 내가 원하던 아이슬란드의 여행정보들이 가득 담겨져 있어 읽으면서 좋았던 가이드북이다.


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가고 싶은 나라를 정하면 제일 먼저 비행기 표를 찾아보게 된다. 그전에 기본적인 여행가능한 시기, 경비, 여행 장소, 어떠한 방식으로 여행을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다양하면서도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간략하지만 유용한 정보들이 담겨져 있어 처음으로 자유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불안감을 덜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블루라군 만이 아니라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는 빙하 트레킹, 얼음동굴 탐험을 염두해 두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도 어렵게 떠난 아이슬란드에서 다른 것은 몰라도 세 곳은 정말 너무나 하고 싶은 투어다. 여름이라 고해도 가벼운 옷차림으로 떠나기 쉽지 않은 추운 곳인데 한겨울에 하는 빙하, 얼음동굴 투어는 정말 너무나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겨울에 해당하는 10월 말에서 3월 초까지만 투어를 할 수 있으며 여름에는 필히 가이드와 동행을 해야 할 정도로 위험하다.


아이슬란드 링로드 책제목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아이슬란드를 둘러싼 1번 도로를 링로드라고 부른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링로드 길을 가다보면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 나오는데 '스코가르 마을'이 그곳이다. 세상에나 엄청나게 웅장해 보이는 폭포와 초록색 잔디, 드넓은 바다와  절벽의 조화, 라벤더 꽃이 너무나 예쁜 마을이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좋아할 풍경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니 몇 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아이슬란드를 여행한다면 이 마을도 꼭 가 볼 생각이다.


책을 보다보면 끌리는 것이 있다. 나의 경우는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한 번도 못해 본 것이 캠핑이다. 요즘이야 TV이를 통해 캠핑이 자주 나오고 캠핑 인구도 점차 늘어나 편하게 떠날 수 있는 캠핑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아이슬란드 여행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인 캠핑은 여름에 여행을 떠나 캠핑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서울에서 캠핑에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몇 가지 물품을 준비해가면 캠핑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될 거 같다.


물가가 비싼 북유럽의 아이슬란드... 아무리 비싼 물가라도 여행지의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지 못한다면 여행의 즐거움은 줄어 듯 것이다. 매일 같이 좋은 음식점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경비를 아껴가며 꼭 먹어보고 싶은 요리를 맛있게 요리하는 식당에서 먹어보고 싶다. 책에 소개된 음식점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음식을 담고 있다는 느낌은 적지만 그럼에도 먹어보고 싶은 요리가 눈에 띄고 마음에 드는 외관을 가진 식당도 있어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책을 보면서 자꾸만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간절해진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아이슬란드는 꼭 여행을 떠나고 싶은 곳으로 버킷리스트에 담아둔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아이슬란드... 매력이 넘치는 여행지로 강력추천하고 싶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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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4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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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칼의 날카로운 칼날을 넘어서기는 어렵나니, 그러므로 현자가 이르노니, 구원으로 가는 길 역시 어려우니라.> -키타 우파니샤드-


'달과 6펜스'를 통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서머셋 몸'의 3대 소설 중 하나인 '면도날'... 솔직히 말해 책장은 정말 잘 넘어간다. 주인공 래리는 물론이고 캐릭터 하나하나가 가진 상황이 나름 다 이해가 되고 그들의 선택도 나름 공감하는 부분이 꽤 있다. 다만 래리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여긴 앨리엇의 마지막 모습이 살짝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다. 래리와 비교되는 보여주는 인물로 설정하다 보면 나름 이해는 가지만 그럼에도 그의 죽음이 안타깝고 왜 이런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주인공 래리 데럴은 비행사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다. 헌데 그를 대신해 동료가 죽자 그는 커다란 고통을 겪는다. 어릴 적부터 사귄 여자 친구 이사벨에게 자신의 뜻을 전했다가 그녀가 거절하자 혼자서 삶과 죽음, 신, 인생 등에 대한 고민을 갖고 고행자의 길을 떠난다. 래리의 심적 고통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사벨이 속물이라고 말해야 옳겠지만 내가 만약 이사벨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에 대한 생각을 갖는다면 나 역시도 이사벨과 별반 다르지 않은 대답을 하지 않을까 싶어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다만 그녀가 래리와 결혼할 거란 소피라는 여성에게 느끼는 감정, 행동은 옳지 않다. 자신보다 못하다고 여긴 여자 소피에게 래리는 사는 이유를 발견했다는 것에 이기적이고 나쁜 여자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구원을 어디서 얻을 것인지는 순전히 자신이 결정할 일이다. 동양 철학... 인도철학에서 래리는 구원을 찾는다. 여기에 윤회사상에 대한 이야기는 평소에 종교적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재밌고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기는 하다.


이사벨의 남편 그레이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남자라고 여겨진다. 그는 성실하고 남자로서 인정받고 싶어하고 아내를 위해주는 남자다. 그레이는 대공황으로 사업이 망하며 어려움을 겪지만 앨리엇의 도움을 받으며 지낸다. 힘든 시기를 겪는 사람이 늙는다는 말이 있듯이 그레이의 모습은 실제 나이보다 더 늙은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래리의 모습은 그와는 반대다. 소년과도 같은 열정을 지닌 젊은이의 모습 같다는 말에는 앨리엇과 다른 래리의 비교 대상으로 인용되었다는 느낌을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그레이의 사업이 망했을 때 자신이 가진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란 이유도 있겠지만 그레이란 남자에 대한 감정이 이사벨이 남편을 두둔하는 이유는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점이라면 저자 몸이 직접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사람들을 평가하고 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인물로 나온다. 어떨 때는 마치 '신'과 같은 느낌을 주는 인물로 비쳐지기도 한다. 친구이거나 이웃으로 등장하며 인물들 생활 가까이에서 그들을 보고 그들과 깊은 연관성을 지닌 인물로 나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우며 저자 자신의 성격, 성향, 생각 등을 많이 방영하고 있다니... 서머셋 몸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된다.


각자가 다른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들이 흥미롭게 담겨진 '면도날'... 제목과 같은 날카로운 면은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충분히 매력적이고 재밌는 책이란 생각은 든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고 상대를 비판할 수는 없다. 무엇이 옳은지는 사실 누구도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자신을 찾고자 누구보다 열심히 십 년이 넘는 시간을 고행자의 길을 걸었던 래리나 와인, 옷, 집, 파티 같은 물질적인 추구와 상류사회 사람들과의 교류에 목을 맨 앨리엇, 안정적인 삶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사벨, 소피와 같은 일을 하며 화가로서 길을 걷게 되는 수잔, 결국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는 소피...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가던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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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맑음 2015-12-25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내용을 모르는 저로서는 죽음이라는 스포때문에 김이 팍 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