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중가 1
동화 지음, 전정은 옮김 / 파란썸(파란미디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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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막요'를 통해 '동화'란 작가를 알게 되었다. 대막요를 나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다가 우연히 대막요의 다음편이라고 할 수 있는 '운중가'를 알게 되었다. 총 4권으로 이루어진 책으로 한시도 권력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암투가 남무 하는 가운데서도 운명 같은 사랑을 찾아 지키기 위한 한 여인의 드라마틱한 삶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 작품이다.

 

사막을 지나는 일행을 안내하는 소녀가 방울소리가 나는 낙타를 타고 나타난다. 어머니를 대신해 왔다는 소녀 곁에는 늑대 한 마리가 동행했다. 소녀, 낙타, 늑대... 낯선 조합이지만 표현하기 힘든 고귀한 느낌을 전해진다. 소녀는 일행 중 가장 어리지만 누구나 가장 높이 대하는 한 소년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간다. 자신을 위해 아버지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은 엄마를 본 이후 누구도 곁에 두지 않은 소년이 소녀에게만은 곁을 허락한다. 오빠라고 부르며 자신을 따르는 소녀는 자신이 자라면 훨훨 날아 소년을 찾아오겠다는 말한다. 각자 집으로 가야할 때가 되자 소년은 어머니에게서 받은 소중한 물건을 소녀에게 주고 소녀는 자신의 신발 한 짝을 소년에게 준다. 신발이 가진 의미를 모르는 소녀... 별에 소녀와 소년은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소녀의 이름은 운가, 소년의 이름은 조릉이다.


운가는 집으로 향하는 길에 거지들에게 매 맞고 있는 소년을 보게 된다. 운가는 소년을 도와주고 싶다. 의원에게 가라며 소년에게 진주가 달린 신발을 내어주는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운가가 만 15세 성인이 되자 청혼이 들어온다. 릉이 오빠와의 약속을 했기에 운가는 빨리 오빠를 만나러 장안으로 가고 싶다. 비록 릉이 오빠가 준 소중한 물건은 부모님에게 빼앗겼지만 그래도 오빠는 자신을 알아볼 거란 믿음을 갖고 장안으로 향한다. 장안에 도착하고 제일 먼저 왈가닥 소녀를 보게 된다. 소녀의 이름은 평군... 평군을 부르는 남자는 상반된 기질이 느껴진다. 헌데 이 남자가 가지고 있는 물건은 자신이 릉이 오빠에게 원했던 물건이다. 옥으로 만들어진 물건은 두 개가 존재하기 어렵기에 운가는 단숨에 남자를 릉이 오빠라 생각한다. 헌데 릉이 오빠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에 운가는 서러운 마음이 생긴다.


운가는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한 상태에서 식사를 하던 중 자신과 합석한 남자를 본다.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의 남자 그의 이름은 맹각... 맹각이 도둑맞아 밥값을 지불하지 못하자 운가가 대신 지불해주는데... 밥집을 나섰다가 허평군과 릉이 오빠를 다시 만난다. 자신에게 주지 않은 것을 물건을 허평군에게 준 릉이 오빠.. 아니 유병이... 운가는 자신을 도둑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릉이 오빠가 자신을 잊어버렸다는 것에 더 깊은 슬픔을 느낀다.


맹각의 도움으로 운가가 가진 뛰어난 음식 솜씨가 빛을 발한다. 허평군과 다시 만났지만 유병이가 옥에 갇히자 운가는 걱정이 되어 조바심이 난다. 빨리 유병이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맹각을 통해 방법을 알아보는데....

 

우연이 운명이 되고 운명으로 맺어진 남녀의 어떤 식으로 사랑을 이루어낼지 조바심을 내며 책을 읽지만 유불릉과 운가는 1권에서는 직접적으로는 만나지 못한다. 어린 나이에 천하를 다스리는 왕이 되었지만 왕권을 위협하는 곽씨 일가로 인해 늘 불안감에 느껴며 지내는 유불릉이 우연히 운가의 노래를 듣고 그녀를 찾으려 하지만 끝내 만나지 못한다. 오히려 운가는 맹각과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직 1권 밖에 읽지 못했지만 여자들이 좋아할 요소가 많다. 활달하고 자유로운 운가를 향한 매력적인 남자들의 사랑이 순정적이다. 솔직히 재미는 괜찮지만 어릴 때 읽은 하이틴 로맨스 소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있다. 동서양, 시대와 배경이 살짝 다르다는 것만 빼고는 하이틴 로맨스를 읽는 것과 비슷하다. 


2권에서는 운가와 유불릉이 제발 만났으면 좋겠고 만난다면 어떤 식으로 만날지 궁금하다. 운가와 유불릉, 맹각의 관계는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운가의 운명의 상대는 누구일지... 빨리 2권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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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마리아 못된 마돈나
박초초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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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가장 뼈아픈 아픔을 안겨준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인생을 다룬 '모던 마리아 못된 마돈나'... 박초초 작가의 데뷔작으로 시대가 가진 무거움을 차분하고 여성스런 한마디로 참한 여인을 대표하는 '연혜'란 여성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배우로 자신감 넘치고 자기중심적인 카페의 꽃으로 남성들의 추앙을 받고 사는 '에런'으로 인생, 사랑에 대해 흥미롭게 풀어낸 소설이다.




자신의 기억에 남아 있는 여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일본 본토가 아닌 조선에 근무하고 싶었던 교이치는 원하지 않지만 자신을 향해 은근한 눈빛을 보내는 사촌 사치코와 헤어져 고급 카페에서 한 여자를 찾는다. 카페에서 에렌으로 그녀를 보기위해 오는 남자들의 요구에 당당하고 시크하게 대처하는 여자다. 에런은 교이치의 눈빛에서 자신을 향한 다른 남자와 다름을 느낀다.


"정말 속지 말라고요. 순진한 요부는, 고도의 연기를 하는 배우니까. 천사의 여자가 아니라, 죽어도 모를 여자예요."   - p49-




조선 총독부가 개편한 유학연구소에 근무하는 영방은 새로 들어올 조교를 뽑는 과정에서 한 여인에게 꽂힌다. 학력이 뛰어난 다른 사람들도 있지만 '연혜'를 보고 그녀를 뽑는다. 연혜는 세련된 옷차림을 한 참한 여자다. 함께 근무하는 신임을 두텁게 받을 정도로 연혜는 여자로 보면 완벽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런 연혜를 보는 영방은 점점 그녀를 향한 마음이 커져만 간다.


일본은 승승장구하며 만주까지 전투를 확대해 가는 가운데 교이치는 걱정이 생긴다. 에렌.. 아니 혜련이 가진 비밀을 알고 있기에 교이치는 혜련에게 더 득이 되는 것을 추구하는 것만 생각한다. 원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이름에 대답하지 않는 혜련의 모습을 보고 교이치는 영방을 찾아가기에 이르는데...


전쟁은 여자와 아이들에게 가장 큰 고통을 남긴다. 연혜, 혜련, 에렌... 다양한 이름으로 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자의 운명은 힘이 없는 나라의 백성이라는 것이다. 그녀가 갖은 고통의 근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교이치는 그녀를 더 곁에 두고 싶어 한다. 교이치, 영방이 한 여자를 두고 벌이는 신경전이 세상에 별 일이 다 있으니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두 남자의 모습은...


일본이 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지면서 두 남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선택한다. 그들이 선택한 방식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어린 소녀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각기 자신의 방식대로 인생을 살고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더불어 한때 사촌 오빠에 대한 연정을 품었던 사이코, 어려울 때 손 내밀어 준 연혜에게 동료애를 가진 미스 고, 에렌을 향한 과도한 집착을 품고 사는 남자 봉수, 봉수의 누이로 사랑에 목숨을 거는 여자 봉희, 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구두닦이 된 소년 등 다양한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모던 마리아 못된 마돈나'는 시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책을 읽으며 예전에 본 '모던 보이'와 '아내가 결혼했다'가 자꾸 연상이 된다. 가독성도 좋고 재미도 괜찮다. 박초초란 혜성 같은 신예 작가의 등장이 반가운 작품으로 다음에 나올 그녀의 책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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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은 료칸 - 맛보다, 즐기다, 쉬다
가시와이 히사시 지음, 박미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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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새해 계획 중에 하나로 꼭 여행을 넣고 있다. 다른 어떤 것보다 여행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조금이라도 여건이 허락할 때 여행을 떠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은 두 번 했다. 일본 유학을 오래도록 한 친구가 주체가 되어 자유여행을 오사카, 삿포로로 다녀왔는데 올 해도 시간을 맞춰 같이 가자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들이 자유여행을 했지만 경비를 생각해서 주로 비즈니스 호텔에서 묵었다. 나름 괜찮은 숙소였지만 다소 비싸더라도 다음에는 일본의 정통 주택 료칸에 한 번 묵어보자는 이야기를 했었다. 여행책이나 TV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로칸의 모습을 보며 묵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일본 최고의 숙박시설 100곳을 엄선한 '내가 찾은 료칸' 여행책에 관심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책에 선정된 100곳은 저자가 직접 다녀보고 좋다고 느낀 곳들을 담고 있다. 책에 담지 않았지만 이미 사람들에게 지역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호텔은 담지 않았다고 알려준다. 여행책을 보면 자신이 다니지 않거나 먹어보지 않은 곳들을 담아낸 책도 어렵지 않게 보게 되는데 저자는 자신이 직접 숙박해 본 만을 담아냈다니 책에 담겨진 숙박업소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진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조부의 영향으로 밖에서 잠 잘 기회가 많았다. 좋은 숙소와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조부로 인해 일찍부터 여행을 떠날 기회가 많은 저자가 살짝 부러운 마음이 들었는데 지금은 일 년에 250일 정도를 숙박업소에 잠을 잔다니 대단하단 생각이 들며 그가 숙박업소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6개의 지역별로 나누어진 숙박업소는 지도를 통해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알려준다. 각각의 숙박업소가 주는 장점과 주변 명소, 교통편 등 여행자가 궁금해 하는 기본적인 정보들을 알려주고 있어 일본인이 아닌 나 같은 사람도 책에 담겨진 여행지로 여행을 떠날 때 묵고 싶은 숙소를 골라 홈페이지나 전화로 미리 알아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난 좋은 시설을 갖춘 료칸에 한 번 묵어보고 싶다. 일본을 떠올리면 온천이 연상이 되어 간토 지방에 위치한 '후지타야' 온천 료칸은 내가 생각하는 료칸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TV에서 보았던 히노키(노송나무)로 된 천장과 기둥에 화려한 욕실 바닥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다는 말까지 듣는 곳이라니...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정취가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라니 꼭 한 번 묵어보고 싶다. 이외에도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요시나 온천인 특급 리조트 '도후야', 일본 영화에서나 봄직한 유서 깊은 료칸으로 최고의 서비스로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고라칸스이로', 조용하고 한가로운... 느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는 한적한 산 속의 작은 료칸 '와타야', 오사카 여행 때 찾았던 곳에서 본 일본식 정원이 인상적이었는데 일본식 정원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세련된 느낌을 안겨주는 '데이엔노야도 세키테이', 예쁜 카페의 모습처럼 다가오는 북유럽풍의 모습이 인상적인 '유후인 다마노유' 등 책에 담겨진 료칸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묵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기존의 여행책에서 정보만을 알려준 것에 비해 '내가 찾은 료칸'은 료칸이 가진 장점을 알 수 있는 이야기라 일본 여행을 떠나면 여행 목적과 여행지에 맞는 료칸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되어 좋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따뜻한 동남아로 잠시나마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책을 보며 친구들과의 일본 여행을 상상해 본다.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숙소... 언제 떠날지 결정 된 것은 없지만 우리에게 맞는 여행을 선택하는데 이 책을 놓고 함께 고민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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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사건편 - 믿을 수 없는, 때로는 믿고 싶지 않은 서프라이즈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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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TV를 즐겨보지 않지만 일요일 주말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있을 때 즐겨보는 프로가 있다. '서프라이즈'... 우리가 미처 몰랐던 유명인들의 숨겨진 비화, 세상에 알려진 사실과 그것을 뒤엎는 숨은 이야기, 믿기 힘든 미스터리 한 사건 등을 TV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인물과 사건으로 나누어 책으로 나왔다. 인물 편도 궁금했지만 개인적으로 사건이 더 궁금해서 사건 편부터 읽기로 했다.


사건 편은 총 11개의 단락으로 시대별로 나누어 그에 맞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첫 번째 단락 고대 문명의 신의 첫 번째 이야기부터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반지의 제왕과 관련된 호빗 이야기라 호기심을 안겨준다. 왜소증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호빗에 대한 학자들의 의견이 나누고 있다. 신종 인류인지 왜소 인간, 새로운 주장처럼 인류가 아닌 것은 아닌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세상에 먹고 살기가 버거워 거지에서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14세기 중반 유럽은 흑사병과 기근으로 살기가 힘들었다. 아무래도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일을 하기보다 거지로 살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독일에서 거지 면허증을 발생한다. 거지 면허증을 위조하는 사람이 생기고 이를 고발하는 사냥꾼이 있다니 당시 유럽이 얼마나 살기 힘들었는지 알 수 있다.


요즘은 건강보조 식품으로 비타민제는 하루에 한 개 정도는 많은 사람들이 먹고 있을 것이다. 1900년대 미국의 생화학자 풍크가 오래 전에 있었던 사건의 진실은 비타민 결핍이라고 주장한다. 이때까지 비타민이 알려지지 않은 영양소로 비타민 부족으로 죽음을 맞았다는 것이다. 쌀을 도정으로 빚어진 비타민 결핍이 원인으로 풍크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며 이후로 의학계에서 비타민 연구에 몰두하며 비타민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를 연구한 학자들은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다. 20세기 최초의 업적으로 비타민을 들 수 있다.


세금이 점점 올라 힘들다는 사람들이 많다.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가 부럽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인구 9천여 명 밖에 안 되는 작은 섬 나우루 공화국은 사람들이 원하는 모든 것이 공짜다. 일명 새똥섬으로 불린 이 나라가 이토록 막강한 복지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새똥의 배설물이 쌓인 인광석 때문인데 언제나 그렇듯 언제나 풍족할 거 같았던 인광석이 부족해진다. 어리석은 국민들과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못한 무능한 정부는 하지 말아야 할 불법행위를 하다 미국에 의해 고립된다. 지구 온난화와 무리하게 파헤친 땅으로 인해 언제 가라질지 모르는 가난한 나라라 전략해 있다는 것을 보면 한 나라의 운명이 참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문명을 가졌지만 지금은 사라진 아틀란티스가 실제로 존재했었는지 대한 이야기, 영토 문제로 인해 갈등을 겪다가 축구로 인해 발생된 100시간 전쟁으로 인해 엄청난 인명, 재산 피해가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 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에서 사회현상을 날카롭게 꼬집은 콤프라치코스... 기형 인간이 되어 영국 상류층의 오락적인 요소가 된 아이들의 안타까운 이야기, 엄청난 금액에 팔린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가 조선인인지 아닌지에 대한 이야기 등 신기한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해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명확하지 않은 결말이 곳곳에 보여 다소 아쉬움을 안겨주는 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재밌다. 다른 에피소드는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을 유발시키는데 인물 편을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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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 - 원재훈 독서고백
원재훈 지음 / 비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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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들려주는 독서는 어떤 이야기일지... 사색하는 시인 원재훈의 내밀하고 진실한 '독서고백'이란 이름을 내세운 '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는 저자는 진솔하고 은밀한 쓸쓸하고 상처 입은 이야기를 담백하고 진솔하게 자신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책과 함께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저자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온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의 책들은 나도 읽은 책이지만 내가 읽었을 때 느꼈던 감상보다 더 깊이 있게 다양한 책들을 읽은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독서에세이다.

 

'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에 책을 읽었거나 읽지 않았거나 상관이 없다. 오히려 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원제훈 시인은 자신이 소개한 책을 만나게 된 사연이나 느낌, 줄거리와 저자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배경, 책에 대한 다른 유명인들의 이야기, '추신'이란 부분을 통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으며 원제훈 시인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담고 있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솝우화를 읽지 않고 성장한 어른은 없을 것이다. 너무나 잘 알려진 이솝우화들이 많은데 책에 소개된 '항아리들'을 통해 고대 사회의 모습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 사회가 고대 그리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 현대문학의 원형으로 문학이 주는 최고의 처세술이란 말로 이솝우화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가볍게 읽는 책으로만 여겼던 이솝우화가 가진 문학작품으로서의 위치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 어릴 적에 읽고 다시 읽지 않은 이솝우화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진다. 

 

 

단테의 '신곡'은 너무나 유명하다. 지옥, 연옥, 천국 3부로 이루어진 이야기 중에서 책에는 '지옥'편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나는 죽음 이후의 세계는 사실 없다고 믿고 있지만 진짜 내가 믿지 않는 세상이 존재한다면... 지옥에 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자는 지옥을 믿고 있지만 죽음 넘어의 지옥이란 세상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에서 지옥을 본다고 말한다.


분노와 복수, 욕망과 타락이 만연한 이 세상은 지옥입니다. 그래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덕목들이 더욱 소중한 것입니다.                    -p63-

 

 

캐럴이 거리에서 사라지면서 예전처럼 크리스마스를 느끼는 사람들은 적을 것이다. 나 역시도 얼마 전 크리스마스에 캐럴을 두세 번도 못 들은 거 같다. 예전과 같지 않은 크리스마스지만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의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생각이 난다. 스크루지 할아버지 앞에 나타난 유령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뒤늦게나마 깨달은 스크루지 할아버지의 변화를 요즘 사람들은 갖게 될까? 당장 나부터도 선뜻 말하기 어렵다. 스크루지 할아버지처럼 지독한 구두쇠가 아니란 변명을 내 놓지만 사는 것에 바빠 내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돌아보는데 인색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자신을 행복한 왕자라고 소개한 동상...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이 난다.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직장, 높은 연봉 같은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한다. 베푸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많이 가지려고 적은 것을 가진 자의 몫까지 뺏으려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본다.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져 할 나눔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화가가 '고흐'다. 고흐처럼 드라마틱한 화가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고흐가 동생 테호와 주고받은 편지를 비롯해 여러 인물과의 편지를 담은 '고흐의 편지'에서 위대한 예술가 고흐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흐의 편지를 읽어보지 못했기에 책에 관심이 생기는데 고흐의 생애를 다룬 커크 더글러스 주연의 '열정의 랩소디'란 영화를 추천하니 꼭 찾아서 볼 생각이다.

 

 

사랑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남편을 대신해 참석한 행사에서 한 남자와 첫 눈에 사랑에 빠진다. 당당히 시아버지, 남편이 보는 앞에서 사랑에 빠진 남자와 함께 떠난 여자... 그녀의 이런 선택이 용기 있다고 말해야 할지 아님 무모하다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과 산다고 행복만 있지 못하다. 여자와 남자 역시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헤어진다. 허나 그들에게는 여전히 상대한 대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산다. 재회부분을 천천히 읽으라는 저자의 말을 보며 통속적인 사랑소설이지만 그 깊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읽기에 따라서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지만 그 속에 담겨진 사랑의 무게가 묵직하게 느껴진다.

 

 

그냥 한 번 보기에는 아까운 책이지요.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천천히 읽고 때때로 다시 펴본다면 독서의 즐거움이 배가할 겁니다.  -p401-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송어낚시가 난해한 소설이라고 말한다. 허나 저자는 묘한 매력을 품고 있는 책으로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으로 천천히 곱씹어서 읽으면 책 읽는 즐거움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미국의 송어낚시'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문학이란 언어의 화석입니다. 문자가 인쇄가 되는 순간 그건 고생물처럼 화석으로 남게 됩니다. 그럼 강은 어떨까요? 언제나 흐르고 있는 강은 문자로 쓰이기 전까지는 화석으로 남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말할 수 없는, 아니 어쩌면 다가오는 미래의 화석을 만지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브라우티건의 소설은 이야기의 구조가 물고기의 가시 같기도 하고, 메머드의 뼈다귀 같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p397-

 

 

사랑하는 사람과 별다른 탈 없이 한 평생 살다가 죽음을 맞는다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다. 아내보다 30분 먼저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는 남편이 죽음을 맞는다. 나이가 있기에 죽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여자는 아직 남편을 보내고 싶지 않다. 죽은 남편을 옆에 두고 가슴속에 간직한 비밀을 털어놓는 이야기 '쥘과의 하루'... 언젠가 뉴스를 통해 죽은 남편을 방에 두고 함께 산 엄마와 자식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도 저런 사람이 있구나 싶었는데 쥘과의 하루를 보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이 생각보다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을 다 읽은 한 마디는 '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 이 책이 참 마음에 든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책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책을 사러 나가고 싶어진다. 당장 서점으로 가기 힘들기에 인터넷 서점으로 책을 검색하게 된다.


'상처받을지라저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를 읽으며 책을 읽는다는 것과 그것을 기록하는 방식에 내가 얼마나 서툴렀는지 새삼 느낀다. 책을 좋아한다는 생각과 보고 싶은 책이 많기에 시간나는대로 열심히 읽는 것에 중점을 두고 책을 읽는 편인데 책을 제대로 읽으며 더 깊이 있게 생각하는 방식을 '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를 통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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