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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세자 독살사건 - 조선 여 검객 이진의 숨 막히는 진실 게임
이수광 지음 / 산호와진주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비운의 왕세자로 알고 있는 두 인물 사도세자와 소현세자... 세자였지만 왕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비극의 주인공으로 두분의 죽음에 아버지라는 임금들이 결정적 역활을 한다. 9년동안 청나라에 볼모로 있다가 돌아와 생활하던 소현세자가 3일만 고생하면 낫는다는 학질에 걸리며 이상하게 열이 내리지 않는 와중에 갑작스런 죽음을 맞게 된다. 소현세자의 담당 의원이던 이형익이란 인물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생각되지만...
책을 읽다보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캐릭터가 있다. '소현세자 독살사건'에서는 북촌 항아 또는 북촌 망종이라고 불리우는 이진이란 열여섯 살의 아가씨다. 수시로 남장을 하며 빼어난 미모와 뛰어난 머리, 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단호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뜨거운 피를 가졌다. 북촌의 항아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진과 비교되는 남촌의 항아로 불리우는 이요환... 이형익의 딸로 그녀 역시 16세의 아가씨로 뛰어난 미모와 머리, 무술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이 두명의 꽃다운 아가씨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남자는 인조임금의 후궁인 조소용의 딸로서 기품과 그림에 뛰어난 현숙공주의 부마로 내정된 남자 오강우다.
소현세자의 죽음에 이형익에 대한 혐의로 두고 있는 이진은 이요환을 만나러 가고 그곳에서 오강우를 보게 된다.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남자 오강우... 그의 잘생긴 외모는 두여자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데... 세사람은 소현세자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알고자 직접 소현세자의 혼전에 찾아가고 그곳에서 독살로 소현세자가 죽음을 맞이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이모인 소현세자의 세자빈 강씨를 찾아가는 이진과 아버지가 따르는 김자성, 감자겸, 조소영 등과의 연계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이요환, 이진과 이요환이 가지고 있는 미모에 끌리지만 기품이 넘치는 여인 현숙공주의 부마도위였던 오강우... 세사람은 얽히고 설힌 관계 속에 놓여 있다.
소현세자의 죽음의 비밀 속에 자신의 어머니 조소영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현숙공주에게 다가오는 불길한 손길은.... 소현세자의 죽음을 밝히기 위한 진실 속으로 다가 갈수록 이진을 막아서는 최고의 검객 김재수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봉림대군의 세자 책봉으로 피바람이 몰아칠 것을 예고된다. 노비의 어머니에게 태어난 남자 김자성이 꿈꾸는 진짜 목적과 김자성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 그속에서 유약해만 보이는 봉림대군의 진짜 모습이 서서히 드러난다.
무협지를 보는듯하다. 이진과 이요환이 여자면서도 무예에 남다른 관심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 당시의 최고 외눈박이 검객 김재수를 상대로 당당히 싸움을 걸어보지만 이진, 이요환, 오강우 세사람은... 소현세자의 죽음이나 세자빈 강씨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책들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다. 알던 내용이라 스토리가 긴장감이나 재미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세명의 미남미녀가 재밌게 스토리를 이끌고 있어서 오히려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외눈박이 검객 김재수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 이진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해졌으며 남녀의 정을 통한 이요환과 부마도위 오강우의 삶은 어떤 식으로 이어갈지... 살짝 궁금해진다. 오강우의 바람대로 이진, 이요환 두 여인과 같이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상상만 해도 좌충우돌 두 여인이 벌이는 장면들이 재밌게 연상된다.
다소 딱딱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역사소설을 경쾌하면서도 유쾌하게 이끌어 낸 저자 이수광씨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