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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향기 - 어떤 기이한 음모 이야기, 개정판
게르하르트 J. 레켈 지음, 김라합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난 커피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아침에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물을 끊이는 것이다. 한때는 집안에 커피향이 은은히 나는 것이 좋아서 커피를 내려 마시기도 했지만 이제는 펄펄 끊는 물에 커피만 넣은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신다. 보통 하루에 5잔 정도의 커피를 마시는데 가끔은 진짜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 커피 전문점을 찾아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기도 하는데 커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진 '커피향기'를 만나 커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만났으며 책을 통해 커피의 매력에 더 빠져들게 되었다.
'커피향기'의 남자 주인공인 브리오니는 자신이 직접 커피를 볶고 갈아 만든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그야말로 커피의 매력에 중독되어 있고 빠져 지내는 남자다. 최상의 커피에 대한 그의 남다른 커피에 대한 감별능력은 뛰어나다. 책을 통해 그가 알려주는 커피 지식만 알고 있어도 왠만한 바리스타보다 커피를 잘 알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커피 전문점 드라쿠스 커피숍에 브리오니의 아들 야콥은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를 꿈꾸며 에스프레소 한잔을 시켜 기다리고 있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여자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가슴에 통증을 느끼며 정신을 잃게 된다.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커피를 마시던 사람들이 갑자기 250명이나 심장발작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를 취재하려는 민영방송 D1의 수습기자 아가테는 야콥과 그의 아버지 브리오니를 취재하기로 한다.
아가테의 방문을 받은 브리오니는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는다. 브리오니 나름대로 집단적인 심장발작 사건 속에 감추어진 비밀을 찾고자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한다. 3년전 커피 로스터와 상인, 수입업자들의 협회에서 개최한 심포지엄 행사 마지막 날 만난 여인 크리스티네 사보이와 남다른 관계를 가졌다 헤어졌지만 커피가 갑자기 사라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연구했던 역사학자와 화학자를 만나려고 한다.
브리오니의 사건을 파헤치려던 열정 어린 행동과 달리 그를 범인으로 몰리는 단서들이 포착된다. 아가테는 브리오니와 함께 행동하며 그가 진범인지 밝혀내려고 궁리하다 그와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고 커피 집들이 줄비한 빈으로 간다. 브리오니가 사보이를 찾아간 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빨간 머리의 남자는 누구의 부탁을 받았는지 브리오니를 추적하며 그의 신경을 건드리는데....
브리오니를 통해서 커피에 대해 알게되는 매혹적인 이야기는 나도 모르게 커피에 대한 애찬가를 부르게 한다. 커피를 없애려는 근본적인 이유와 자신이 왜 범인으로 지목되었는지 알게 되는 브리오니는.... 브리오니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그를 믿을 수 없었던 기자 아가테는 어느덧 속이 쓰려 마시지 못했던 커피를 브리오니를 통해서 그 맛의 마력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커피를 소재로 이보다 더 멋진 소설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커피의 맛에 중독된 사람들의 모습이나 커피를 중심으로 모인 여자들의 이야기,여러가지 사회현상, 정치, 역사 등이 흥미진진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시종일관 재밌게 읽었다. 커피의 맛과 향까지 음미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인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따뜻한 커피 한잔 생각이 간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