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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 1 - 운명의 택군
김시연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5월
평점 :
왕이 되기 보다는 한 여자의 남편으로 살고 싶었던 철종 임금님... 그동안 몰랐던 철종 임금님에 대한 사랑이야기와 인간됨을 만날 수 있는 작품 '이몽' 읽는내내 마음이 먹먹하고 아프게 다가왔다. 후세 사람들에게는 '강화도령'으로 더 많이 알려진 철종... 원치 않는 왕의 자리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계속되는 당파 싸움에서 허수아비 임금으로 살아야 했던 비운의 왕이다.
조선의 제 24대 임금인 헌종의 행동을 지켜보던 신하의 한탄섞인 탄식을 토로한 말이 계기가 되어 철종.. 원범의 아버지와 배다른 큰 형은 억울한 죽음을 맞게 된다. 또 다른 배다른 형과 함께 강화도에 유배되어 살던 원범은 그곳에서 총명하고 아리따우면서도 슬기로운 여인 봉이를 만나게 된다. 약초에 대해 잘 알고 있던 봉이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원범과 애틋한 마음을 나누는 연인으로 발전한다. 봉이의 공부 때문에 가을에 치루기로 한 혼인이 헌종의 죽음으로 인해 정권을 손아귀에 넣으려는 순원왕후와 안동 김씨의 계략에 의해 왕으로 지명되면서 비극적 삶이 시작이 된다.
대왕대비 김씨 순원왕후의 수렴청정의 시간 속에서도 철종은 강화도에 있는 봉이 생각으로 가득하다. 하루빨리 궁으로 봉이를 데려와 자신의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예상치 않았던 그녀의 가문이 드러나면서....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사극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되었을 정도로 섬세하면서도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아무리 궁궐 안 모든 권력을 가졌다해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상황에서 자신과 가문의 목숨을 위해서 대의명분이란 이유를 내세워 기꺼이 악행도 서슴치 않는다.
철종은 봉이와의 약속을 지키고 성군이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우린다. 허나 봉이에게 서서히 위험이 다가가고 결국에는... 철종의 뒤를 이어 새로운 왕으로 자신의 사람을 추대하려는 조대비는 봉이에게 닥친 불행한 소식을 철종에게 은근히 흘리며 스토리는 긴장감 넘치게 흘러간다.
구중궁궐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실감나게 표현해주고 있어 예법이나 풍속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모르고 읽다보면 눈에 띄게 아름다운 우리말들도 만나게 된다.
철종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안 좋았다.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가 극에 달해 있을 때 그들의 꼭두각시로 전략한 자신의 모습에 의욕마저 잃어버린 철종은 민심을 잃어 대규모 민란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여색을 지나치게 탐하여 30대 초반의 나이에 요절하고 만다. 마음속 깊이 증오한 안동 김씨에 대한 반발로 병환이 날로 심해지는 순간에도 기본적인 약만 먹으며 버틸 정도였다.
우리가 알고 있던 철종이 아닌 새롭게 태어난 철종의 삶과 사랑,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왕이지만 단 하나 사랑하는 여인은 지켜내지 못한 남자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다. 왕을 끝까지 지키려던 충신과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권문세도가들의 암투가 스토리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얼마전 TV에서 사극이 한동안 인기였다. 이몽 역시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충분히 재밌는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비운의 남녀 철종과 봉이 역활을 누가 맡으면 좋을지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다. 저자 김시연씨의 6년간의 노력이 온전히 느껴지는 작품으로 다음 작품 역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