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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라이트 마일 ㅣ 밀리언셀러 클럽 85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2월
평점 :
이보다 완벽한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커플은 없을 것이다. '켄지 & 제나로 시리즈'를 사실 처음이다. 처음으로 만난 책이 이 커플의 완결판이라니... 켄지보다 앤지가 더 매력적이고 강단 있어 보이며 본질을 꿰뚫어 보는 날카로운 눈까지 가지고 있다고 느낀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프리랜서 사립탐정으로 일하는 켄지는 이제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사랑하는 아내 앤지와의 사이에 이제 막 두 돌이 지난 네살배기 사랑하는 딸 카브리엘라를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회사에서는 그를 쉽게 정규직으로 채용할 생각이 없다. 이런 와중에 12년 전 납치범에게서 네살배기 어린 소녀를 찾아서 친엄마에게 돌려 준 사건은 오래도록 그의 머리에 남아 그를 괴롭히고 있다.
받지말아야 할 전화를 받은 켄지는 자신에게 빚이 있다며 12년 전 찾아낸 소녀 아만다를 다시 찾아달라는 아만다 고모의 부탁을 받게 된다. 켄지의 아내 앤지는 아만다에 대한 켄지의 마음을 알기에 손을 떼라고 말하지만 켄지는 그럴수가 없다. 아만다에 대한 일처리를 놓고서 아내 앤지와 언성을 높이게 된다. 앤지가 예전에 친엄마에게 아만다를 데려다 주는 것을 반대했을 정도로 아만다의 친엄마는 엄마로서의 자격이 없는 인물이라는걸 알았지만 켄지는 해야할 일을 한다는 이성적인 판단에 의한 행동을 했다. 허나 그로인해 그의 가슴은 여전히 아만다에게 옳은 일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켄지는 아만다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려던 중 예상치 못한 사람들의 공격을 받게 된다. 가족에 대한 정보가 노출되자 사랑하는 딸 가브리엘라를 급하게 피신시키기로 결정한다. 가브리엘라를 안정한 곳으로 보내고 난 후 켄지와 앤지는 본격적으로 아만다의 실종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 아만다가 다닌 학교에서 듣게 되는 이야기는 아만다가 열일곱 소녀의 학업성적이 뛰어난 학생이지만 외톨이 소녀로 항상 어딘가로 달아날 준비가 되어 있는 소녀였다. 유일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소피와의 관계 역시 의문투성이다.
옳다고 믿고 행동했던 일이 사실은 더 나쁜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사회가 정한 규범에 순응하려는 마음이 강한게 인간이다. 특히 켄지같은 인물에게 더더욱 그렇다. 알콜과 마약중독자에 최악의 남자까지 끌어 들이는 엄마를 가지는 것보다는 납치범일지라도 아이를 진정 사랑하고 살뜰히 돌봐주는 납치범 부모를 두는게 옳은지...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사실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네살배기 아만다가 오래도록 품고 있는 생각을 듣고 난 이후에는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문라이트 마일'의 매력은 아만다의 실종 해결보다는 켄지, 앤지, 아만다를 비롯한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묘사와 인물들의 개성이란 생각이 든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전혀 굴하지 않고 내뱉는 유머 역시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하드보일러 소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십분 느끼게 해주는 저자 데니스 루헤인의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 가장 큰매력으로 다가 온 책이다.
선과 악에 대한 명확한 선을 긋고서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살아갈수록 더더욱 느끼게 된다. 어린이 납치는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는 범죄다. 허나 책에서 나온 내용처럼 부모가 부모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에서도 벗어나 있는 인물이라면...
사 놓고 아직 읽지 못한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들이 서너권 있다. 당장 '살인자들의 섬'부터 읽으면서 아직까지 읽지 못한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을 차곡차곡 읽어나갈 생각이다. 더불어 '켄지 & 제나로 시리즈' 역시 찾아서 읽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