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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토머스 하디 지음, 서정아.우진하 옮김, 이현우 / 나무의철학 / 2015년 5월
평점 :
학창시절 읽은 고전 중에서 재밌고 인상적인 작품 중 하나인 '테스'.. 시대적 배경이 있지만 여주인공 테스의 모습에 조금은 답답하게 여겼던 기억이 있는데 저자 토머스 하디에게 상업적 성공을 안겨준 첫 소설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는 수동적인 테스와는 달리 조금은 어리석은 면이 있지만 진취적인 모습을 가진 여주인공 밧세바 에버린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여자들의 로망 중 하나는 아무래도 매력적인 남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는 아름다운 외모에 지혜로움을 겸비한 스물 살의 아가씨 밧세바와 그녀와 인연이 깊은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밧세바와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남자는 가브리엘 오크다. 그는 성실한 농부로 자신의 목장을 가지고 양떼를 키우고 있다. 밧세바가 타고 가던 마차에 이상이 생기면서 잠시 멈춘 상태에서 스무 살 또래 처녀들이 할 법한 행동을 하는 그녀를 보고 가브리엘은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 뒤에 숨은 허영심을 발견하다. 두 사람은 또 한 번의 극적으로 만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가브리엘은 밧세바에게 청혼을 하지만 그녀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거절한다. 밧세바가 떠나고 가브리엘과의 인연의 끝은 이렇게 끝나는 듯 싶지만 그의 양들이 그만 개로 인해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지면서 오크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토지 관리인으로 새로운 일을 찾는 오크는 농장주로 부유한 밧세바와 마주치게 된다. 서로의 비밀을 공유한 채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데 하필이면 밧세바의 눈에 한 남자 볼드우드가 들어온다. 그녀에게 전혀 관심 없는 남자다. 밧세바는 장난 섞인 편지를 보내고 이 편지는 오크에게 전달되지만 편지 한 통으로 인해 볼드우드는 밧세바를 인식하게 된다.
세 번째 남자 군인인 트로이 하사가 밧세바의 마음에 들어온다. 전쟁터를 누빈 남자답게 오크나 볼드우드와 달리 여자들이 좋아할 말을 잘 하는 그는 밧세바에게 적극성을 보인다. 묵묵히 밧세바의 농장 일을 도와주는 오크와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볼드우드는 트로이의 등장이 반갑지 않다. 일에 대한 진취적인 생각, 행동과는 다르게 연애에 있어서는 숙맥인 밧세바는 트로이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트로이는 금전적인 이익을 위해 밧세바와 결혼을 감행한다. 행복할 것만 같은 결혼생활은 트로이의 과거 행적과 그와 연관된 인물의 죽음으로 인해 결국 파국을 맞게 된다.
항상 그렇듯 소중한 것은 곁에 있을 때 모른다. 잃고나 서야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데 밧세바 역시 마찬가지다.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여주인공은 아니지만 농장을 이끌고 진취적인 행동을 보이는 면에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 그 반면에 사랑 앞에서는 실수하고 어리석은 판단을 하여 고통 속에 허덕이는 비운의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밧세바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이 작품이 쓰인 시기가 140년 전 19세기라 그 시대 일반적인 모습들을 많이 담아내고 있어 당시 영국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고 영화나 미드, 영드를 통해서 본 영상을 상상하며 읽으니 재밌고 흥미롭다. 이 책에 대한 평가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러브스토리란 말로 표현 했을 정도로 극찬한 작품인데 이미 여러 번 만들어져 사랑을 받았고 올해 가장 기대되는 영화로 짧은 소개 영상만 보아도 영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여 개봉하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