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당신께 - Calligraphy & Colouring Postcard Book
배정애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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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다양한 종류의 컬러링북이 나오고 있다.

참 좋은 당신께도 그 중 하나다.

내가 이 컬러링북에 끌린 이유는 제목 때문이다.

참 좋은 당신께... 얼마나 감동적인 글인지..

젊었을 때는 미처 몰랐던 소중한 사람에 대한 마음을 생각하게 된다.

 

 

 

누구나 일 년에 한 번은 꼭 축복 받아야 하는 날이 있다.

생일날... 평소에 내 생일에 큰 의미를 두는 편이 아니지만

아들이나 옆지기의 생일은 남다르게 느껴진다.

내 옆의 소중한 사람이 태어난 날이기에 나는 진심으로 말하고 싶다.

오늘은 그대 태어난 날.

내 생애 최고의 날!! 이라고..

 

 

 

한 번씩 기운이 떨어질 때가 있다.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유 없이 힘들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만의 주문을 외워보지만 쉽게 기분이 회복되지 않는다.

이럴 때 기분이 좋아하고 새로운 힘을 내게 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을 담은 이야기, 사진들이다.

그것을 보면서 그 때 그 행복이 느껴지면 다시 행복한 기분이 든다.

 

 

 

딱 한 달 있으면 친정엄마 생신이다.

다소 무심한 성격이라 친정엄마에게 아직까지 사랑한다는 말을 표현한 적이 없다.

컬러링북에 색을 칠하며 엄마의 인생을 잠시 생각해 보았다.

지금보다 남자들의 도움이 없었던 시절이라 엄마의 힘듦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무심했던 딸

엄마 죄송하고 많이 사랑해요.

항상 곁에서 지켜봐 주시고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도록 곁에 있어주세요.


컬러링북의 장점은 색을 칠하면서 내 마음의 어지러움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참 좋은 당신께에 담겨진 여러 그림을 보면서

내 소중한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했고

색을 칠하며 상대에 대한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엽서로도 활동이 가능해서 충분히 매력적인 컬러링북 '참 좋은 당신께'

평소에 감사한 사람들에게 예쁘게

색칠한 컬러링 엽서에 내 마음을 적어 책과 함께 보내볼 생각이다.

기존의 컬러링북은 내 마음을 다스리는데 중점을 두었다면

참 좋은 당신께는 색을 칠하며 마음의 고요한 감정을 느끼지만

감사한 사람들에게 직접 내용을 담아 볼 수 있어 좋은 컬러링북이다.

선물용으로 좋다는 생각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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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아키코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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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이츠키 히로유키의 사계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인 셋째인 아키코의 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룬 '사계 아키코'를 읽었다. 다른 듯 닮아 있는 네 자매의 이야기는 사계라는 제목에 잘 맞는다는 느낌이 준다.


네 자매 중 가장 똑소리나게 영특한 이미지를 가진 아키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을 보며 달리는 그녀는 우리나라의 80년대 학생운동을 한 사람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같은 목표를 가진 남자라고 느낀 남자를 만나 그와 함께 동거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이상을 꿈꾸던 아키코였지만 남자친구의 요구대로 유력 정치인을 만나 정치권이란 큰물에 몸을 담으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막내동생인 후유코를 통해 둘째 언니 나츠코와 연락을 취해 만날 정도로 나츠코에게 무엇인가 의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사계 아키코는 아키코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담겨져 있지만 나머지 세 명의 인물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 있다. 연애의 감정이 조금 시들해진 큰 언니 하루코는 후유코의 담당의사와 함께하는 새로운 인생과 나츠코의 도움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계획을 세우며 자신의 열정을 담으려고 한다. 나츠코는 부유한 미망인이란 생활에 맞게 즐기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의 돈을 관리해주는 남자와 썸을 타는 등 인생을 즐기며 산다. 라디오 방송에 열심히 보낸 엽서로 인해 방송 일을 하게 된 나츠코의 옛애인이며 메인 DJ인 남자가 좋은 조건으로 라디오 방송국을 떠나며 살짝 불안감을 느끼지만 그녀의 이름을 건 새로운 도전에 몸을 맡기게 된다. 각자의 그릇에 맞는 일을 찾아가는 네 자매의 모습은 서로를 응원하며 성공적인 삶보다는 자신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마무리 된다.


"세상을 움직이는 건 힘이야. 선의가 아니지. 이론도 아니고 사상도 아니야. 참으로 불쾌하지만 그게 현실이야. 경찰에 체포된 뒤에 진지하게 고민해본 끝에 그걸 깨달았어. 작은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강력한 힘, 현실적인 힘, 그걸 정치라고 해야 할까, 권력이라고 해야 할까. 어느 쪽이건 상관없어. 외곽에서 입으로만 비판해봤자 이루어지는 건 하나도 없어. 구체적인 힘을 쥐고 세상을 바꿔나간다. 그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거야."  -p26- 


아키코와 함께 꿈을 키우던 남자인 료스케가 아키코와 재회하면서 한 말이다. 연일 TV에서 방송되고 있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료스케의 말이 생각이 난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과연 힘일까? 틀린 말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권력의 힘이 아닌 국민들에게서 나오는 힘이 세상을 움직이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나름 재밌게 읽은 시리즈다. 기대했던 만큼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네 자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의 생각, 사회 이면을 조금은 들여다 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은 후유코의 마지막 편지에 나온 구절인 '인간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살지 않아도 괜찮아'란 글처럼 다른 사람이 동경하는 인생이 아닌 자신이 진정 원하고 꿈꾸는 인생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일이 중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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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의 살인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
아오사키 유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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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체육관의 살인을 통해 알려진 작가 아오사키 유고의 신작 '수족관의 살인'이 나왔다. 학생이면서도 명탐정 뺨치는 추리력을 보여주는 우라조메 덴마의 활약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들어나 재밌게 읽었다.


가제가오카 고등학교의 탁구부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유노는 한 달 전에 만난 우라조메 덴마로 인해 자신의 생활이 갑자기 지저분하게 변해 있는 것을 느낀다. 학교 건물에 살고 있는 덴마에 대해 학교에서조차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을 정도로 덴마란 인물은 의문투성이다. 다만 그가 체육관의 살인에서 범인을 알아내는 뛰어난 추리력을 발휘 했기에 더욱 유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둘러싸여 지내는 덴마를 찾아가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는 유노... 유노는 덴마의 모습에 짜증이 나서 에어컨 리모컨을 책더미 속에 던진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신문부가 중간호 특집으로 지역 명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요코하마 마루미 수족관을 취재하기로 결정해서 신문부 부장인 가오리가 덴마가 유노가 있는 지저분한 이곳을 찾아 함께 취재하기를 권하지만 유노는 탁구 시합으로 덴마는 귀찮다고 거절한다.


가제가오카 고등학교 체육관에선 4개 학교 합동 연습 탁구 시합이 열리고 유노는 시합에 나가게 되지만 결과는 참패다. 신문부원들은 관장의 안내를 받아 수족관을 취재를 하던 중 한 부원이 상어 수조로 향하는 사육사를 보게 된다. 헌데 이 사육사가 상어에게 잡혀 먹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경찰이 충돌하지만 수사가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는다. 흉기에 살해된 사육사를 죽인 범인은 분명 11명 안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나름의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이미 체육관의 살인을 통해 덴마의 도움을 받은 경찰은 경찰 여동생인 유노를 통해 덴마에게 도움을 청한다. 덴마는 두루마리 화장지와 대걸레를 통해 11명의 용의자 중 범인은 추리해내기 시작하는데...


의심스런 인물들의 사건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 범인을 찾아내려는 덴마.. 허나 생각보다 범인의 윤곽은 쉽게 들어나지 않는다. 마침내 들어나는 범인은 전혀 의외의 인물이다. 인간이란 죄를 저지를 때는 분명 이기적인 욕망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본인은 아니라고 우기지만 알고 보면 이기적인 욕심이 원인이다. 그래서 더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용의자들을 두고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유노와 덴마의 옥신각신 마치 연애를 시작하기 전 남녀의 모습처럼 보여 미소를 지으며 그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읽으니 살인사건과 별개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싸우면서 정든다고 두 사람은 점점 더 서로에게 정이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떤 식으로 변화를 겪을지 궁금해진다. 여기에 학교와 너무나 가깝게 인접해 있는 집을 두고서 학교에서 생활하는 덴마의 사연이 무엇인지 그의 여동생을 통해 아주 조금 들어나는데 이 부분 역시 다음 책에서 더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무섭거나 섬뜩한 느낌보다는 가볍고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추리소설이 가진 재미도 느끼면서 등장인물이 하나같이 개성이 강해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 갈 이야기들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이야기는 어떤 관시리즈일지 벌써부터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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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일의 시간 - 삶의 끝자락에서 전하는 인생수업
KBS 블루베일의 시간 제작팀 지음, 윤이경 엮음 / 북폴리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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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라 최초이자 동양 최초의 호스피스 병원인 갈바리의원의 이야기를 담은 KBS다큐멘터리 블루베일의 시간이 책으로 나왔다. 솔직히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마리아의작은자매회가 운영하는 작은 병원 '갈바리의원'이 있다는 것을 몰랐었다. '블루베일의 시간'은 갈바리의원의 100일간의 기록을 담아낸 책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들, 그들의 곁에서 따뜻하고 조용하게 함께 보듬어 주는 수녀님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이제는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죽는 것 역시 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좋은 죽음이란 어떤 죽음일까? 건강하고 자기 수명만큼 누리다가 오랜 시간을 끌지 않는 죽음이 좋은 죽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다. 헌데 인생이란 게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처럼 생과 사 마찬가지다.


생각지도 못한 병에 걸리거나, 사고, 나이를 먹는 둥 다양한 이유로 죽음과 가까운 사람들이 있다. 오랜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병을 걸린 사람도 힘들지만 곁에서 보는 가족들 또한 그 고충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가족이 온전히 간병을 하는 경우는 드물어졌다. 간병인을 쓰거나 요양원에서 생활하게 하는 일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사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할 수는 있지만 경제적 뒷받침이 안 되면 힘들다.


우리나라 사람도 아닌 영국의 메리포터 수녀님이 1877년 자신이 겪은 다양한 질병을 토대로 고통 속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수도회가 필요하다고 설립한 갈바리의원에서 참 많은 사람들이 위로받고 편안한 죽음을 맞는 이야기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다양한 이력을 가진 수녀님들이 환자와 환자의 가족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자꾸만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아픈 가족을 대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허나 그들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맺어진 사이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과 수녀님들은 일반적인 병원에서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기에 더욱 큰 가르침을 전해준다.

 

 

 

 

부모, 자식 간의 끈끈한 정이 점차 엷어져 가는 시대지만 여전히 가족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렇지만  누구나 어쩔 수 없이 내 부모, 내 형제, 내 자식이 먼저다. 예전과 달리 부모의 눈치를 자식이 보는 게 아니라 자식의 눈치를 부모가 보는 세대로 변해가고 있고 실제로 이런 일이 흔하다. 노후에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시대에 살다보니 나이 들어서가 걱정이 된다. 나도 이런데 자식과 가족만을 생각하며 산 우리 부모님 세대는 더욱 자식들의 보살핌이 절실하지만 쉽게 말을 꺼내기 힘들다. 이런 현실에서 책에 처음에 나오는 덕수씨네 모습은 가족이란 저래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아픈 아버지 곁에서 지내고 싶어 하는 아내, 두 딸의 모습에 자꾸 내 부모님을 떠올려 보며 반성하게 된다.


죽으면 끝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살고 있기에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거의 하지 않고 지낸다. 한동안 버킷리스트 작성이 유행처럼 돌던 때가 있었는데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남겨진 가족들 힘들이지 않게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이 짧았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결국 내가 죽으면 남겨진 나의 가족이 온갖 궂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 자 (자식, 배우자, 부모 등)가 죽은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 떠난 자를 위한 일에도 최선을 다했지만 남겨진 사람들에게도 치유할 시간이 필요함을 느낀다. 그런 면에서 갈바리의원의 교육은 정말 훌륭하다.


책을 통해 갈바리의원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직접 KBS다큐멘터리 블루베일의 시간을 찾아서 보고 그 감동을 느끼고 싶다. 책도 감동스러워 눈물이 핑 도는데 영상은 어떨지 궁금하고 알고 싶다.


나에게 기적은 다시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와 하루하루를 함께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삶은 날마다 기쁨이고 기적입니다.

-크리스토퍼 리브-


삶을 열어 주는 열쇠


죽음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선물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죠...

하지만 삶을 생각해 보면,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잖아요.

삶이 선물이듯 죽음도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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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로 가는 길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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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을 꼽으라면 단연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다. 중학교 때라 이 작품이 가진 의미를 느끼기 보다는 위대한 고전을 읽는다는데 의미를 더 둔 책이다. 그럼에도 마지막 잎새보다 데미안이 더 인상 깊어 커서 두 번 정도 더 읽었을 정도다. 고전의 묘미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다른 감정을 이끌어낸다는 것인데 그 묘미를 데미안을 통해 조금 알게 된 책이다.


작가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여울 님의 '헤세로 가는 길'은 힘들 때 항상 손에 쥐어져 있는 헤세를 찾아 떠난 여행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정여울 작가님의 책을 좋아해 이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무조건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책을 읽으면서 단숨에 쭉 읽어내려 가는 속도감 보다는 헤세의 모습을 그리며 헤세의 책들과 주인공, 칼 구스타프 융 등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곱씹으며 읽는 재미를 느낀다.


저자는 헤세의 고향인 칼프를 찾아가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헤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자신을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 헤세의 어린 시절 이야기,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해서 직접 편지를 쓰고, 악기와 그림 그리기, 정신과 의사인 칼 쿠스타프 융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헤세의 책들과 함께 풀어내고 있어 문학만 읽었을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좋은 말을 듣고 싶어 한다. 헤세에 대한 비판적인 언론에 대한 평가는 그를 괴로움 속으로 빠져 들게 했다니.. 위대한 작가도 언론 앞에 자유로울 수 없구나 싶은데 다행히 지금은 그런 흔적조차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의 결점부터 찾으려는 마음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에 나도 이런 면이 있지 않나 반성해보게 된다.


헤세의 고향과 헤세가 죽을 때까지 반평생을 살았던 몬타뇰라... 저자는 우연히 카프카도 만나는 행운을 얻은 곳으로 이곳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두 번째 파트에 소개된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싯다르타... 헤세의 책을 다룬 부분이 인상 깊고 좋았다. 저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겨우 두 개 밖에 되지 않지만 그 두 권의 책도 내가 읽었을 때랑 정여울 작가님이 바라보는 주인공과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는 흥미롭기 그지없다. 미처 생각지 못한 문학적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안 읽은 나머지 작품들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좋았다.


나는 그가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동경한다. 그는 인생을 즐기는 비밀이 작은 기쁨을 누리는 능력에 달렸음을 알고 있었다. 유쾌한 천성, 끝없는 사랑, 그리고 삶을 즐길 줄 아는 낭만과 서정. 그것이야말로 삶을 축복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p114-


인디언 추장은 백인들의 눈빛과 표정, 몸짓을 바라보며 자신들과 다른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포착해낸다. 끊임없이 분석하고, 계산하고, 비교하고, 경쟁하고, 쟁취하려는 문명인의 광기, 즉 합리주의라는 이름의 위험한 광기를 본 것이다. 융은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인디언이 가슴으로, 심장으로, 온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며 백인들의 합리주의가 얼마나 공허한지를 깨달았다. ---- 융은 인디안과의 만남을 통해 처음으로 나 바깥에서 나를 볼 수 있는 자유를 누린 것이다. 그것은 아프지만 눈부신 자유, '나'라는 존재를 나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용기를 필요로 하는 자유였다.                   -p253~254


연애야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과 할 수 있지. 하지만 결혼해도 좋을 상대란 평생토록 함께 보조를 맞춰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거야. <대리석재 공장>                              -p378


위대한 작가 헤세와 책, 그의 인생을 만나는 것이 즐겁게 다가오는 책이다. 여행에세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헤세의 문학작품들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책이라 헤세의 작품을 읽는다면 항상 이 책을 꺼내서 함께 보고 싶을 정도로 헤세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 인상 깊다. 그만큼 정여울 작가님이 알려주는 헤세의 작품은 내가 읽을 때와는 다른 깊이를 느낄 수 있다. 헤세를 만나고 알게 되고 그를 사랑하게 만들어 준 '헤세로 가는 길'... 아무래도 조만간 헤세의 작품들을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고 기회가 된다면 정여울 작가님처럼 나 역시도 헤세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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