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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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강씨의 작품은 '희랍어 시간'이 처음이다. 그녀의 다른 작품인 '몽고반점'은 난亂한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는 작품이지만 한차원 높은 문체들로 인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나에게는 희랍어 시간이 그러하다. 쉬운듯 하면서도 난亂하다는 느낌을 주는...처음 한동안은 사실 이야기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도대체 누가 누구인지 분간이 안가며 어느순간 이 책이 주는 남다른 느낌에 저자의 역량을 느끼면서도 감미롭고 차가운듯 따뜻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말을 잃어가는 여자와 눈을 잃어가는 남자.. 얼핏 들으면 영화 소재같은 느낌을 준다. 여자는 자신의 분신처럼 사랑한 아들을 뺏기는 상황에 놓인다. 타국으로 떠나야 하는 어린 아들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없을까봐 불안하며 아들 역시도 낯선 환경과 엄마에게 떨어진다는 것에 불안하기만하다. 아들을 잃음과 동시에 다시 찾아온 말을 못하게 되는 실어증에 걸리게 되고 그녀의 이런 증상은 심리적인 불안 상태가 만들어낸 결과다.

 

여자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로 인해서 직장도 잃게 되고 직장을 잃음으로 아들을 찾아올 방법도 사라진다. 무엇보다 여자가 가진 정신적 문제점으로 인해서 아들을 데려가는 사람들에게 받은 이야기는 그녀를 더욱 그늘로 숨게 한다. 여자는 이제 유일한 즐거움은 희랍어 강의를 듣는 것이며 나머지 모든 시간은 그녀는 타인들과 떨어져서 어둠속에 숨는 것이다.

 

15살에 독일로 이민을 간 소년이 눈에 띄는 외모의 동양인이란 핸디캡을 가지고 기가 죽어 있다가 유일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희랍어 공부에 빠져들게 된다. 언제나 그리워한 고국을 보고 싶었던 남자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편도행 비행기를 끊어 한국으로 돌아온다. 남자는 갈수록 희미해지는 눈이지만 희랍어 강의를 하며 지내며 남자는 때때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어둠을 보며 지나간 사랑을 떠올리기도 하고 부칠 수 없는 편지도 쓴다.

 

여자는 빛을 통해 희랍어 강의실로 오던 남자가 계단에서 넘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남자를 부축해서 그의 집으로 가게 된 여자는 남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새 두사람은 서로를 의식하고 서로가 가지고 있는 고통을 어루만져주게 된다.

 

우리는 살면서 말을 해야 알 수 있다며 수시로 표현하라고 배운다. '희랍어 시간'의 두 주인공은 말을 주고 받지 않아도 침묵으로 일관된 언어를 통해서도 충분히 대화가 가능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토리가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한동안 몰입하기가 힘들었지만 어느순간부터는 두 주인공들이 주고 받는 언어에 살며시 녹아든다.

 

'희랍어 시간'은 한번 읽고나서 처박아두는 책이 아니라 다시 읽으며 이해할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오래된 언어지만 이제는 소멸되다시피한 희랍어가 주는 의미를 생각하게 했으며 감각적인 언어가 아름답게 느껴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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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의 크리스마스
카마타 토시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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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처녀로 사람들이 불리우는 나이는 몇 살일까? 요즘은 주위에서 30살이 훌쩍 넘어서는 아가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여성들은 일을 사랑하고 일로 성공하고 싶어하며 스스로 즐기면서 생활하는 모습이 부럽다는 생각을 갖게 할 때가 종종 있다.

 

20대에는 무엇을 해도 이쁘다는 생각이 든다. 실수를 해도 만회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고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틀어도 충분히 가능하다. 여기에 20대가 가지고 있는 생기발랄하고 아름다운 젊음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열이 멋지다고 느낄때가 있지만 그만큼 실수와 어리석은 행동을 하기도 쉽다.

 

어느 책에서 본 적이 있다. 20대의 자신보다 30대의 자신이 더 좋고 30대보다 40대의 현재의 모습이 더 좋다는... 그만큼 젊었을때는 열정은 넘치지만 삶에 대한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가 부족하여 사람들간에 서로 상처를 주고 받기 쉽기 때문에 모든것을 어느정도 지난 시기가 더 좋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공감하게 되었는데 '29세의 크리스마스'는 29살을 넘어서 이제는 노처녀로 불리우는 30살에 돌입한다는 것에 예민한 두 여자의 당당한 이야기다.

 

3년을 사귄 익숙한 연인 관계의 남자친구와 자신의 생일을 위해 맘 먹고 구입한 원피스와 명품 구두를 신고 근사한 저녁 시간을 보내려는 노리코는 자신이 시기상조라고 부르짖던 브랜드가 회사에 커다란 손실을 끼치며 판매중지되자 이 모든 것을 강력하게 밀어 붙였던 과장은 쏙 빠지고 대신에 자신이 실패를 뒤집어 쓴 것에 화가 난다. 아침부터 동전만한 원형 탈모를 발견한 것도 화가 나는데 회사에서 질책과 더불어 이쁘고 젊은 후배 직원에게 자신이 가려던 파리 콜렉션의 자리까지 뺏기게 되며 자회사 레스토랑의 점장으로 발령을 받게 된다.

 

노리코의 베프 친구인 카메라맨 아야는 첼리스트인 아사바와 사랑에 빠졌지만 아사바는 자신에게 세계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부잣집 여자를 아내로 맞아 그녀의 곁을 떠난다. 남자가 떠난 후 심한 좌절감을 맛보았던 아야는 쇼핑을 하면서 허전한 마음을 채우며 결국에는 빚에 허덕이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노리코는 명퇴한 아버지가 불편해서 자꾸만 겉도는 엄마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외동딸이라 2년 전에 겨우 독립할 수 있었지만 집에 있을 때에도 회사에서 인정 받으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능력 있는 결혼한 남자친구를 만나러 해외로 수시로 나갈 정도로 그녀는 열정을 불사르기도 했다. 현재의 남자친구는 자신의 생일도 잊고 출장을 떠난다고 한다. 헌데 남자친구의 차를 보게 되고 젊고 싱싱한 여자를 차에 태워 떠나는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남자 친구가 보낸 청첩장을 보며 오기가 발동해 아야와 자신, 그리고 남자지만 여자친구같은 신타니와 함께 결혼식에 참석한다. 결혼식 도중 자신의 시선을 잡는 멋쟁이 남자를 보게 되고 그는 자신이 하려던 옛 남자친구에게 한방 먹여주는 모습에 마음이 흔들린다.

 

점장으로서의 능력을 인정 받아가는 노리코지만 자신이 하려던 일이 아니라 크게 기쁘지가 않다. 결혼식에서 보았던 멋쟁이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를 자극한 것이 계기가 되어 둘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게 된다. 아야 역시도 결혼식에서 신타니가 마음에 들었던 여자에게  받은 상처를 위로해주다 서로 그만 친구의 선을 넘게 되고 이는 결국...

 

우리나라나 일본을 비롯 대부분의 나라에서 부유한 사람들은 전략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결혼을 하는가보다. 노리코에게 마음을 뺏긴 남자의 집안이 보여주는 모습은 흔히 연속극에서 보는 졸부의 모습이고 이런 사람들에게 전혀 기죽지 않는 노리코가 멋지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일본은 성적으로 개방되어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다. 전통적인 유교사상을 고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남자들과는 다르게 노리코가 사귄 남자는 결혼한 기혼자와 육체관계를 맺은 사실을 현재의 부잣집 남자에게도 전혀 굴리지 않고 당당하게 밝힌다. 노리코와 아야의 친구인 신타니가 반한 여자도 자신이 다닌 회사 상사와 갖은 긴밀한 관계를 의식한 상사가 결혼할 조건 맞는 남자를 소개해주고 그녀 역시도 이 남자와 결혼전에 신타니와 추억을 만들려고 하는 모습이나 신타니 역시도 이 여자가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에게 돌아오자 결혼하기 위해 자신의 부모님에게 보여주러 가는 모습은 아직은 우리 모습과 너무나 달라 조금 놀라게 된다.

 

노리코의 현재의 사랑이 이루어질지 깨질지는 현재진행형으로 끝나며 아야 역시도 한번의 실수로 인해 가진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며 낳으려고 한다. 아이를 빌미로 남자를 잡지 않으려는 아야를 응원하는 노리코.. 두사람은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했던 20대를 지나 30대에는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우리나라 영화 '싱글즈'의 원작 소설이라고 한다. 예전에 고 장진영씨가 출연한 이 영화를 본 기억이 있기도하며 재밌다고 느꼈었던거 같다. 오래전에 쓰여진 원작 소설을 다시 만나니 색다른 느낌이 든다. 톡톡 튀면서도 경쾌한 느낌의 스토리로 인해서 줄곧 재밌게 읽었으며 어찌보면 무거운 이야기일수도 있는 내용을 작가만의 감각적이고 섬세한 문체로 인해 시종일관 밝은 느낌이다.

 

일본 작가의 책을 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저자 카마타 토시오의 작품은 처음이다. 저자가 발표한 많은 작품들을 아직까지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조만간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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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가 좋다 -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충무로 영화인들의 진솔한 이야기
이창세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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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서 한달에 3-4편은 꼭 보려고 노력하고 못봐도 2-3편 정도의 영화는 보는 영화매니아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 감독이나 주인공으로 나오는 배우분들에게는 신경을 쓰지만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애쓰는 사람들... 조명을 담당하는 사람, 매니지먼트사 대표, 촬영감독, 편집기사, 음악감독 등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도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다. 헌데 '나는 영화가 좋다'를 보면서 한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으며 이들이 모두 영화가 좋아 영화에 미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란걸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 대표 감독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은 많다. 책속에 나온 인물로는 배창호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 이준익 감독님, 강우석 감독님 등이 계시다. 얼마전에 상업 영화 '평양성'이 관객 250만명이 영화가 보지 않으면 더 이상 상업영화를 찍지 않는다고 선언한 이준익 감독님... 난 그의 대표작품 '왕의 남자'보다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을 인상 깊게 보았다. 사실 그때 기회가 좋아서 이준익 감독님과 주인공 견자역의 백성현씨와는 개인적으로 핸드폰으로나마 사진을 찍는 영광까지 갖게 되어 더 좋아하는 감독님이다. 170만명의 관객이 들었으니 나쁘지 않은 성적임에도 매가폰을 놓는다는 것이 못내 아쉽게 느껴졌다.

 

배창호 감독님은 자신의 부인과 직접 영화에 참여한 영화(러브스토리)는 매니아층을 형성하였으며 우리나라 대표 흥행 감독이며 지금도 여전히 허리우드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박찬욱 감독님은 두번의 실패후 'JSA 공동경비구역'으로 일약 스타 감독이 된다. 실패를 하는 도중에서도 결코 시나리오 집필에서 자신감을 가졌다는 박찬욱 감독님... 영화를 덜 보고 책을 읽으라고 권할 정도로 영화만 보면 영화가 다 비슷해진다며 현대영화보다 고전영화를 보라고 말한다.

 

영화에 무슨 미술 감독이 필요할까 싶은데 이건 내가 영화를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미술감독으로 유명한 김기철 감독님은 영화미술이란 용어 자체가 낯설때 영화판에 뛰어 들었으며 시각적인 화면을 보여주는 미술감독의 고유 영역을 맡으며 화면 속에서 최고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그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턴트맨으로 알고 있는 정두홍씨는 영화계에서는 무술감독 겸 영화배우이기도하다. 그를 tv이를 통해서 몇번 본적이 있어 스턴트맨들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다. 작년에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여주인공이 다닌 서울액션스쿨..의 관장이기도 한 정두홍님.. 액션 영화에 관한 그는 완벽주의자로 영화계에 알려져 있다. 후배 스턴트 배우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시켜가는 그는 미국처럼 스턴트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안전 장비들이 더 많이 갖추어지길 바라고 있다.

 

영화를 얘기하면서 영화배우를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인 국민배우 안성기씨부터 박중훈, 김윤지, 서영희씨와 이제는 우리의 곁에서 사라져 다시 만날 수 없는 최진실, 이은주씨와 프로듀서 정승혜씨에 대한 이야기는 코끝이 살짝 찡해지기도 했다.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한지는 대충 짐작만 할 뿐이다.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가 좋아서 영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영화가 좋다' 그동안 영화 속에 가려진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 한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영화가 자신들에게 부와 명예, 성공을 가져다 줄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때도 있지만 그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영화를 벗어나지 못한다. 항상 영화를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들의 모습으로 인해 우리는 더 나은 영화를 볼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저자 이세창씨가 기자로 일하며 영화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하며 성공에 상관없이 이들이 영화를 떠나지 못하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진솔하고 담백하게 들려주고 있다. 영화를 위해서 참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을거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영화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었으며 몰랐던 영화의 뒷얘기들이라 앞으로 영화를 보면 엔딩이후 이 사람들의 이름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거 같다.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라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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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베리 소네트 개암 청소년 문학 10
아이린 헌트 지음, 홍주진 옮김 / 개암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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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7살 어린 소녀가 평소에 몸이 약한 엄마의 죽음으로 이모와 함께 살아가면서 보고 듣고 느끼며 서서히 성장해 가는 청소년 소설이다. 유달리 낯선 밤 세상과의 이별을 맞이하는 엄마의 죽음을 7살의 줄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엄마보다 더 친숙한 17살 언니의 손길만이 줄리를 안심시킨다. 언니에게 이끌려 안정제를 복용한 사이 자신이 엄마의 언니인 코델리아 이모네 집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과 함께 두살 위의 오빠와 함께 이모네서 생활하게 된 줄리.. 줄리는 아빠와 생활하는 언니가 부럽기만하다.

 

충분히 농장의 수입으로 생활이 가능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란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코델리아 이모... 학교에서는 이모를 담임선생님을 깎듯하게 부르며 서서히 학교 생활에 적응해간다. 코델리아 이모의 오빠로 작가의 꿈을 가지고 글을 쓴다는 외삼촌 하스켈은 담배와 술을 엄청 마시며 과장된 몸짓과 허풍 섞인 말투로 인해 줄리의 아빠와 사이가 좋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하며 여동생에게 기대어 생활하다시피 한다.

 

코델리아 이모는 바른 생활을 하는 사람이지만 옹고집에 조금은 융통성 없어 보이는 면이 있는 노처녀로 이모 자신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이모에게 유일하게 애칭으로 불리우는 대니는 크리스 오빠와 동갑으로 어린 줄리를 상대로 뽀뽀를 시도하다 그만 줄리에게 얼굴을 주먹으로 맞는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

 

언제나 자신이 언니에게는 제일순위라고 자부하고 있었던 줄리는 언니가 결혼을 하게 되고 형부와 생활하는 보금자리로 가보고 실망과 상실감에 빠지게 된다. 자신이 하스켈 삼촌처럼 거짓되고 과장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줄리를 좋아하는 같은 반 친구지만 지저분하고 더렵우며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이유로 점심시간마다 일부러 따돌리는 행동을 하고 기피했던 아그네스가 감기에 걸려 그만 죽음을 맞게 되자 미안한 마음에 어쩔줄 몰라한다. 아그네스 때문에 줄리 자신의 생일도 취소했다며 은근히 속상해 했던 마음이 미안하기만하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아빠와 얼마전에 결혼한 새엄마가 사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지만 엄마와 언니의 체취가 남겨진 집안을 모두 바꾸며 자신이 선호하는 모습으로 바꾸는 새엄마에게 화가나지만 꾹꾹 눌러 참는 줄리.. 그녀는 자신의 집이 코델리아 이모와 생활하던 그곳임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생전 처음 전학온 멋쟁이 남학생에게 반하고 그와 사귀게 되지만 성숙지 못한 남자의 표본을 보여주는 그와 결국 헤어지게 되고 오랜시간 자신을 좋아했다는 크리스오빠의 동창 대니와 사랑을 꽃피우게 되지만 각자의 꿈을 위해 대니는 크리스오빠가 있는 동부의 대학으로 줄리는...

 

아름다운 소설이다. 한번쯤 꿈꾸게 되는 소녀적 취향이 물씬 묻어나는 소설로 엄마를 잃은 7살부터 서서히 시간이 갈수록 실수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또래의 거만함과 방자함도 가지게 되고 사춘기에 들어서 때맞쳐 결혼한 아빠의 재혼으로 혼란의 시기도 갖게 되고 가슴을 뜨겁게 하는 첫사랑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려는 줄리는 지금 우리의 청소년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어른들의 삶을 보면서 그들에게 지혜와 현명함을 느끼는 줄리.. 무턱대고 자신만을 내세우는 청소년기의 반항과는 다른 그녀의 반항을 보면서 귀여워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하스켈 외삼촌의 유일한 제자이자 자랑스런 조카.. 줄리는 외삼촌의 꿈을 이루어주는 존재이기도하다.

 

대니와 줄리는 서로에게 새로운 감정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지만 그길에는 험난한 고난의 역경도 분명 존재할 것이며 줄리와 대니는 현명하고 슬기롭게 이겨낼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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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 살아가는 힘
시바타 도요 지음, 채숙향 옮김, 문서빈 사진 / 지식여행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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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얼굴에서 한없이 포근하고 인자한 웃음을 보이시는 100세 할머니를 보게 되었다. 작년 99세의 나이로 일본에서 150만 부를 판매하며 베스트셀러의 책 '약해지지 마'를 출간하고 일년 여 조금 넘은 지금 다시 또 한권의 책을 세상에 내 놓으셨다. 

 

요즘은 인생이 60부터가 아니라 7-80부터라고 말한다. 그만큼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졌지만 온전히 자신의 삶을 즐기며 행복하고 즐겁게 생활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될까? 생각처럼 많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도 장수하는 노인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일본은 세계에서 대표적인 장수 국가다. 아무리 장수 국가라고해도 100살 넘으신 노인분들은 많지 않으며 그중에서도 저자 시바타 도요님처럼 정정하시며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힘차게 일하시는 분은 적을거 같다.

 

'100세 살아가는 힘'에서는 많은 글이 담겨져 있지 않다. 저자 시바타 도요의 인생을 짧은 글로서 알려주고 있는 대목이 특히 인상 깊었고 좋았다. 결코 평탄한 삶을 살지 못했던 저자가 세상을 보는 눈은 너무나 아름답다. 자신의 삶이 항상 걱정거리가 가득했고 부침도 심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가난한 살림을 위해서 어머니를 도와주는 일부터 시작해서 100살 까지 정신없이 살아오셨다. 남의 집 살이도 해보고 이혼의 아픔도 경험해 보았으며 재혼한 남편과 아들도 낳고 행복하며 알뜰하고 부지런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했던 저자.. 그녀는 갑자기 쓰러져 치매에 걸려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남편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며 남편을 보살폈지만 임종을 지켜보지는 못하였다.

 

부지런 하신거야 옛날분이시니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배움에 있어서 남다른 욕망도 있으셨다고 느꼈다. 무용 선생님의 기모노를 25년간 바느질해주다가 72세가 넘어 무용을 시작했다는 이야기에 용기가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펴내기 위해 아들과 서로 격렬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시를 쓰는 저자 시바타 도요씨의 모습이 저절로 상상이 떠올라 존경스럽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녀의 시는 너무나 쉬운 말로 되어 있어 공감이 저절로 일어난다. 저자 스스로도 어려운 말보다는 쉬운 말로 쓰기를 원했고 모든 시가 저자의 일이고 느낀점이라 더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던거 같다. 그녀의 시 100세에는 저자 자신의 삶을 시로써 축소해 놓았으며 마음의 노래에서는 짤막한 글로서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것을 기록해 둔 것이 평소 긁적거리는 나의 낙서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편안한 느낌의 다양한 사진들과 저자의 인생을 담아낸 시는 저자가 100살이라는 나이에 맞지 않게 재미와 유머를 가지고 계신 분이란걸 느끼게 된다. 젊어서는 하루하루 일상의 소중함을 모르다가 어느순간부터 나이들어간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갖게 되고 시간이 천천히 흘려가기를 바라게 된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기를 바라는 것보다 오늘 하루 나의 생활이 어떤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저자를 만나 반성하게 된다.

 

부디 내년에도 지금처럼 정정하시고 건강하게 멋진 작품을 또 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멋진 미사여구가 없어도  공감이 되는 시를 만나 즐거운 시간이였는데 100살의 나이에도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진 책이라 그런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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