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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 곽노현 에세이, 곽노현 트위터 글과 옥중 편지 모음
곽노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재작년 교육감 선거에서 박명기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돼 1, 2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뒤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에세이집 <나비>를 출간했다. 곽 교육감은 교육철학을 담은 트위터 글과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동안 느낀 소회 등 부인에게 쓴 편지 30통을 묶은 책이라고 말한다.
이 책 서문에서 저자는 “팔랑팔랑 나비의 날개짓처럼 화사한 자유가 또 어디 있으랴. 사뿐사뿐 스스로를 뽐내는 저 몸짓이 얼마나 우아하고 아름다운가. 그렇지만 날 때부터 찬란한 날개짓을 시작하는 나비는 없다”고 하면서 “한 마리 나비의 탄생은 인간의 성장과 교육과정을 그대로 상징한다”고 하면서 “아주 작은 애벌레에서 상처 많은 번데기로, 드디어 아름다운 나비로, 윤도현의 나비를 들으며 공교육을 떠올렸습니다. 누구든지 공교육 12년을 거치면 아름다운 나비가 돼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게 하리라”고 말한다.
함세웅 신부는 추천사를 통해 “옥중 편지는 고난의 현장에서 초월적 가치를 추구하는 구도자의 자세 그리고 참된 부부의 삶과 참 교육자로서 성찰, 나아가 성숙한 지성인이 지녀야 할 겸손과 정화의 과정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 공지영은 “청년 곽노현이 우리 교육 현장 한복판에서 느낀 안타까움과 설렘을 전해들을 수 있다”고 하면서 “자유의 힘과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에게 이 글은 청년 같은 용기를 준다.”고 말한다.
이 책은 모두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트위터로 본 곽노현의 교육론’에서는 아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꽃씨를 머금고 있으며, 선생님은 기적을 만들어내는 마술사라고 한다. 또한 학교를 ‘민주주의와 인권의 체험장’으로 만들어야 하고, 보편적 복지는 공교육의 토대이며, 친환경 급식은 ‘얼굴 있는 급식’이라고 말한다.
2부 ‘옥중에서 보낸 편지’에서는 언제 공개 될지도 모르는 채 부인 앞으로 보낸 편지를 모은 것이다. 구속 이후 부인에게 쓴 편지는 평범한 수인 생활을 비범한 관찰자의 눈으로 정리한 것들이다.
그는 옥중에서 보낸 편지를 통해 “여기서는 세 끼 밥을 꼬박꼬박 다 챙겨준다. 적어도 휴가의 한 가지 조건은 충족되는 셈이다. 해먹으려 부산떨고 사 먹으러 찾아다니며 진짜 휴식을 취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가로 1m, 세로 2m, 그리고 뒤편의 화장실, 즉 다용도실은 사방 90cm. 출입구는 문지방만큼 사용할 수 없는 사용 불가 공간이다. 이곳 생활에서 가장 불편한 것은 불려나가지 않는 이상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자유가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는 곳이다.”고 옥중생활에서 진정한 자유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곽교육감이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있는가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신문과 언론을 통해서 들었던 곽 교육감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바라기는 어린이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교사들을 존경하는 어린이들로 키우는 것이 더 좋은 교육의 열매를 맺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을 특히 교육자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