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마흔이라면 군주론 - 시대를 뛰어넘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통찰 Wisdom Classic 7
김경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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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연륜이 쌓여야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이 책 <지금 마흔이라면 군주론>의 저자 김경준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조선일보, 한국경제신문 등 여러 신문과 잡지의 필자로 활동 하면서 철학자 마키아벨리를 이해하려고 했으나 30대 초반까지는 현실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30대 후반은 현실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마키아벨리 이해는 가능하나 조직 내 역할이 제한적이고 경험이 온전히 갈무리되기에는 이른 까닭에 마키아벨리의 주장에 공감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군주, 즉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과 덕목을 이야기한다. 그런 까닭에 냉정한 현실의 경험이 부족하고 한 조직의 리더로 활동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한 의지를 갖되 악을 이해하고 활용하라’는 현실적인 덕목을 설파한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그대로 이해하고 공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마키아벨리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연륜은 적어도 40대부터가 된다. 마키아벨리는 개인이든 조직이든 고귀한 이상을 실현하려면 냉엄한 현실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세상살이를 통해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이 형성된 후 40대에 마키아벨리를 만나라. 그러면 그동안 경험한 현실과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현실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세상에 사는 사람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똑 같다. 많이 배운 사람이나 배우지 못한 사람이나,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를 막론하고 다 같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 앞에서 기죽을 이유도 없고, 우쭐할 이유도 없다. 사람의 힘이란 실제로 가진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러므로 리더가 훌륭하지 않다고 해도 훌륭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차피 실체를 알 수 있는 사람이 제한돼 있다면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 리더십을 확보하는 자산이 될 수 있다.

 

‘리더에겐 성실과 신의도 필요하지만 술수와 책략이 더 필요하다’는 이 논리는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정확히 500년 전 쓴 고전 ‘군주론’(1512)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군주론에 보면 “군주가 사랑 혹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 중 어느 쪽이 옳은가. 만일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사랑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다.

 

분열된 이탈리아의 통일국가를 꿈꾼 마키아벨리는 그 이름에서 비롯된 마키아벨리즘은 지난 500년 동안 권모술수와 동의어로 쓰였다.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교활하고 무자비한 술책이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21세기 개인과 조직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탁견으로 본다. 비단 국가와 정치뿐 아니라 경영자에겐 리더십 ‘이론’으로 또 개인에겐 가능성을 이루는 ‘기술’로 봐도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군주’는 잔인하다기보다는 인자하다는 평판을 원한다. 하지만 저자는 엄격함이 때로는 진정한 자비일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인(仁)을 품되 엄(嚴)을 동반하라는 것이다. 이 책을 12월 대선을 위해 뛰고 있는 후보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서 국민이 원하는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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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신들의 세상 - 내 삶을 좌우하는 단 하나의 희망 찾기
팀 켈러 지음, 이미정 옮김 / 베가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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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진짜와 가짜가 공존한다. 어떤 가짜 꽃은 진짜보다도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나 가짜 꽃에는 향기도 없고 생명도 없다. 사람도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다. 제일 구별하기 힘든 것은 진짜 같은 가짜이다. 우리는 진짜를 진실한 사람이라 하고 가짜를 사기꾼이라고 한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도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진짜 하나님을 가리켜 우리는 ‘살아있는 하나님’ ‘거룩한 하나님’ ‘능력 있는 하나님’이라고 말한다. 가짜 하나님은 우상, 즉 거짓 신이다. 우상을 믿는 것을 가리켜 ‘미신’이라고 한다. 미신에 빠지면 지성인도 헤어나지 못한다.

 

인생의 좋은 것들, 가지고 싶은 것들, 누리고 우쭐해지고 싶은 것들, 내가 우월하다는 환상을 선사하는 것들이 짝퉁 하나님으로 둔갑해, 진짜 하나님의 자리를 떡하니 꿰차고 있다. 잠시 우리 영혼의 목마름을 풀어주는 듯하면서 사실은 우리 삶의 몰락을 재촉하고 있다.

 

본래 그 자체는 선한 것들인데 알게 모르게 신의 위치로 격상돼버린 것들이다. 돈, 성(性), 권력, 명예, 인기, 승리, 성공, 행복, 가족, 안정, 영향력, 이념, 철학, 종교 등 원래 선하고 유용하고 소중하거나 심지어 고상한 것들조차 거짓 신들로 둔갑할 수 있다.

 

이 책은 미국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살아있는 신’의 저자 티머시 켈러 목사가 기독교 복음이 어떻게 우리 현대인을 거짓 신들의 저주와 굴레로부터 자유롭게 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상숭배의 속성에 대해 “우상숭배가 미래와 연관되면 전신이 마비될 것 같은 공포와 불안이 생겨난다. 우상숭배가 과거와 연관되면, 즉 우리가 우상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치유할 수 없는 죄책감이 일어난다. 우상숭배가 현재의 삶과 연관돼 환경에 의해 그것이 저지된다면 분노와 절망이 치솟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의 순간들은 하나의 기회를 제공한다. 성경에는 돈이 단순한 돈 이상의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 돈은 인생을 바꿔놓는 강력한 요소이자 문화를 만드는 신이며, 숭배자들의 마음을 찢어놓는 우상이 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가족과 아이들, 경력, 돈벌이, 성취감, 체면 유지,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 심지어는 성공적인 기독교 선교 활동까지 우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상이란 “하나님보다 더 중요한 것, 마음과 공상의 세계를 하나님보다 더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 하나님만이 줄수 있는 것을 주려고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상이다.

 

저자는 “자기 인생의 중심이자 핵심이 되어 그것을 잃으면 인생을 살아갈 가치가 없어지는 것 같다고 느낄 때 바로 그것이 짝퉁 하나님이다.”(p.25)라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우상이 어떤 것들이며, 진짜 하나님보다 짝퉁 하나님, 즉 거진 신을 섬기면서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그리스도인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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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축복한다 - 하나님의 축복 경로를 아는 사람은 하늘의 복을 누린다 스펄전 Sword 시리즈 5
찰스 H. 스펄전 지음, 배응준 옮김 / 규장(규장문화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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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행복에 관한 그 어떤 작품이나 저술에서도 예수님의 팔복과 같은 가르침을 발견할 수 없다. 팔복은 예수께서 하신 가장 중요한 설교의 첫머리에 위치하면서 그 나라의 기본 원리를 제시해 준다. 이 원리들은 그 나라 백성 모두의 행동을 주관하는 도덕적, 윤리적, 영적 지침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이러한 성품을 복 있다 하셨고, 참된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가르치셨다.

 

이 책은 불타는 청교도의 심장을 가진 복음전도자요. 설교의 대가, 설교의 황태자, 심지어 설교의 황제로까지 불렸던 스펄전이 ‘팔복’의 말씀(마태복음 5장 1-12절)을 설교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스펄전은 이 책에서 예수님의 팔복의 말씀을 독특하고도 정교한 시각으로 힘 있게 강해한다. 굶주려야 배부르며 가난해야 부요해지고 목말라야 채워진다는 팔복의 역설적 원리를 쉽게 이해시킬 뿐 아니라,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애초에 계획하신 축복의 참 내용이 무엇인지도 바르게 전달해 준다. 그리하여 말로는 하나님의 복을 ‘기대’한다면서도 사실은 세상적 복을 구해온 ‘기복주의’의 태도에서 전향하여 참으로 복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간다.

 

예수님이 산에 올라가서 가르치신 말씀인 ‘산상수훈’ 가운데서 맨 처음 하신 이 말씀은 하나님이 주실 복을 받을 사람, 즉 구원 받은 사람의 특징을 말하는데, 예수님은 복이 있는 사람이란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한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히 여기는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하게 하는 자,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와 같은 사람이라고 가르치신다. 말하자면 이런 사람들이라야 복이 있는데, 그들이 받을 복이란 천국을 소유하며 위로를 받을 것이고, 땅을 기업으로 받고 배부를 것이며, 하나님을 볼 것이고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리는 것들이다. 그야말로 축복 중에 최고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시는 사람이 복을 받고 저주하시는 사람이 저주를 받는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지극히 높은 하늘에서, 인간과 같지 않은 방법으로, 그리스도 안에 비축하신 풍성한 축복으로 그 사람을 축복하신다.

 

예수를 믿으면 누구나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받는다. 복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들의 수고와 노력과 능력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능력이 우리에게 임함이다. 물론 우리들이 수고하고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도 많다. 즉, 권력, 명예, 돈 등 이런 것들은 노력여하에 따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우리의 수고와 노력만으로 충분하지 못하다. 우리의 능력이 우리의 삶을 감당할 만큼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가르치신 모든 것은 본래 인간을 축복하기 위한 것이다. “하나님이 그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요 그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을 받게 하려 하심”(요 3:17)이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모든 축복의 수로(水路)이기 때문에 “누가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사람인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줄 수 있으시다.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팔복의 말씀대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쉽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를 위해서 하신 말씀이기 때문에 그 말씀대로 순종해야 한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을 받았기 때문에 복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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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가르치는 거짓말 - 너무나 당연해서 아무도 묻지 않았던 43가지 진실
스티브 맥베이 지음, 김소희 옮김 / 터치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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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물질주의 성공주의 스마트 시대에, 도덕과 윤리가 실종되어가는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적응해 나가야 하는가? 십자가는 무슨 의미인가? 복음은 어떻게 적용 되는가? 거짓이 난무하고 극단적 이기심이 사람들의 가슴을 채우고 있는 시대적인 흐름을 인식하고 그리스도인의 복음적인 삶을 선포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많은 신자들은 매주일 교회에 가서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설교 말씀을 삶에 적용해보려고 애쓴다. 설교를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번을 듣더라도 그것을 삶 가운데 적용하고 실천해야 한다.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은 어렵지만 그것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브 맥베이는 열아홉에 목사가 되어 40년 넘게 사역해왔지만, 처음 30년 동안에는 의욕과 열심이 앞서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한낱 인간의 도덕 체계와 율법의 수준으로 낮춰 설교했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복음의 넓이와 깊이와 크기를 만난 후에 그런 ‘어린 아이의 일’을 버렸다. 그러나 여전히 수많은 교회에서 옛날의 자신처럼 “반쪽짜리 복음”을 전하면서 성도들을 힘들게 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도 당연해서 아무도 감히 묻지 않았던 43가지 거짓말”을 통해 역설적으로 “완전한 은혜”가 주는 황홀한 진실을 전하고자 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복음 진리의 고갱이를 발견한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진정으로 자유롭게 사는 길을 “거짓말” 모티브를 통해 설명한다. 우리가 평소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 나머지 미처 반박할 겨를도 없었던 당연한 질문들이 얼마나 엄청난 질문인지 깨닫게 된다.

 

작금의 기독교 강단에는 ‘복음’에 대한 패배의식이 만연하다. 그래서 강단에서 복음 선포 대신에 ‘짜깁기 복음’ 메시지가 강단에 만연하고 있다. 그나마 말씀 선포의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그 콘텐츠는 자기계발, 처세술, 윤리강론, 행복학, 심리상담 등으로 점철된다. 이것들은 복음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스팸 메시지일 뿐이다. 기독교의 핵심 중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복음이다. 복음이 선포되어야 구원 얻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복음 있는 곳에 구원이 있고, 복음 없는 곳에 구원은 없다.

 

오늘날 ‘짜깁기 복음’ 메시지가 강단에 만연하므로 신자들이 헷갈리기 시작한다. 자유를 주는 복음이 전혀 자유를 가져다주지 못하고, 하나님의 진리가 세상 철학보다 감동을 주지 못한다. 이제는 예수의 순전한 복음 메시지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헤매야 하는 형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반쪽짜리 복음은 절반의 진실이 아니라 거짓말일 뿐이다!”고 말한다. 결국 복음을 반쪽짜리로 격하시키지 말고 온전하게 믿고 반응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진실 자체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완전한 은혜’가 주는 황홀한 진실을 전하는 것이 저자의 의도다. 그는 “우리 하나님은 그렇게 작지 않다”면서 “인간의 논리 속에 갇히지 않는 하나님의 은혜를 만나라”고 촉구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교회에서 가르치는 말씀 중에서 ‘거짓말’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진짜복음을 위해 애쓰는 신자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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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판사 서기호입니다 - ‘가카 빅엿’ 양심 판사, 사법개혁의 꿈을 안고 소통하다
서기호.김용국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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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7일, 서울북부지법 서기호 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법관의 체신에 어울릴 수 없는 천한 말들을 쏟아냈다. “앞으로 분식집 쫄면 메뉴도 점차 사라질 듯. 쫄면 시켰다가는 가카의 빅엿까지 먹게 되니. 푸하하”

 

서기호 판사가 쓴 이 글로 인해 박삼봉 서울 북부지법원장은 서기호 판사를 불러 우려를 표시하고 신중하게 처신하도록 충고했다. 하지만 서기호 판사는 트위터에서 “기사(보고) 놀라신 분들께... 우려 표명은 맞지만 구두경고는 오보임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책은 2011년 12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서기호 판사와 김용국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직접 만나거나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이루어진 긴 인터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서기호라는 한 평범한 청년이 판사의 길로 들어선 뒤, 법원을 바꾸려고 노력하다가 ‘가카빅엿’을 날린 덕분에 재임용에 탈락해 법복을 벗고 법원을 나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기호 판사의 입장에서 보면, 개인 공간에 남긴 글을 판사 직분과 연결시켜 공적 영역으로 끄집어낸 <조선일보>에게 제대로 ‘빅엿을 먹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판사는 다른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는 막중한 권한을 갖는 만큼 어떤 직업인보다 재판정 안과 밖의 처신에 신중해야 한다.

 

서기호 판사는 최은배, 이정렬, 김하늘 판사와 더불어 한미FTA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개념판사’라는 호칭을 얻는다. 그리고 트위터 등 SNS를 적극 이용해 국민과 소통하면서 급기야 ‘서기호 어록’까지 탄생시킨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에 나오는 사진 한 장이 매우 인상적이다. 서기호 판사가 시쳇말로 법원에서 잘린 날, 시민들이 모여서 그에게 ‘법法’자 대신 ‘정正’자가 새겨진 국민법복을 입혀준 사진이다.(p.129)

 

국민법복을 입은 서기호 판사는 “신뢰받는 법원, 사법부의 개혁’이라는 주제로 많은 분들과 함께 얘기 나누고 싶거든요. 다행히 반응도 좋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는 것은 서기호라는 사람을 영웅시해서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사법개혁의 핵심은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관료 시스템을 깨는 것인데, 이건 국민과 함께해야 하거든요. 제가 10년간 법복을 입다가 강제로 벗게 됐지만 이제는 더 멋있는 국민법복을 입었기 때문에 훨씬 든든합니다.”라고 말했다.

 

서기호 전 판사는 책의 서문에서 “이 책은 법률 전문가의 시각에서 어렵게 쓴 이론서가 아니라, 법률비전문가인 99퍼센트의 국민에게 편하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소통의 관점에서 기획되었다.”고 하면서 “부끄럽지만 어린 시절 이야기도 일부 포함했다. 이를 통해 ‘가카 빅엿’, 재임용 탈락 등의 사건들이 한때의 치기나 유명세에 기댄 것이 아님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느낀점이라고 하면 이 책이 진보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지지를 받지만, 보수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실천은 없이 말만 번지러하게 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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