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따뜻한 햇살에서 - 텃밭 옆 작은 통나무집 88세, 85세 노부부 이야기
츠바타 슈이치.츠바타 히데코 지음, 오나영 옮김 / 청림Life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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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눈부신 발전은 인류를 100세 시대로 인도하고 있다. 2012년 80.8세인 한국인의 평균수명도 2031년 100세로 늘어날 것이라 한다. 그러면 100세 장수는 축복일까. 100세 장수는 돈 버는 기간보다 안정적인 수입 없이 쓰기만 하는 기간이 훨씬 길어짐을 뜻한다. 급증하는 의료비와 생활비 부담은 노인들의 처진 어깨를 더욱 움츠러들게 할 것이다.

 

한국은 2018년 65세 이상 노인이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65세 이상 20%)에 들어설 전망이다. 일할 사람은 부족한데 부양할 노인층만 급증하는 기형적인 인구구조. 한국사회의 불안한 미래 모습이다.

 

나는 벌써부터 은퇴 후 나의 노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종종 해본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찾아오는 빈곤, 건강, 고독 같은 그늘에서 벗어나 노후 생활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불안하기만 한 은퇴에 대해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미리부터 마음으로 착실히 준비해 나간다면 지금의 상황보다 좀 더 나은 노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건축가로 일한 뒤 대학교수까지 역임했던 츠바타 슈이치(88세) 씨와 그의 아내 히데코(85세) 씨가 작은 통나무집을 지어 그 옆에 텃밭을 가꾸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작물을 기르고 집에서 수확한 채소와 과일로 요리를 해서 먹으면서 도시에 살고 있는 자녀들에게도 보내고 이웃과도 나누어 먹는 것이 즐거움이라고 한다. “슈우탕이 은퇴하기 전에는 추석선물이나 새해맞이 선물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선물을 보내는 일이 즐겁기만 합니다.”(p.136)

 

히데코 씨와 슈이치 씨 사이에는 50년의 세월을 함께 해온 부부에게서 느껴지는 차분함과 안정감, 따뜻함이 있다. 이 책에서 슈이치 씨는 “부부싸움이라 할 만한 싸움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싸움이란 게, 하고 나면 어색하고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웬만한 일은 그냥 넘어가자’ 주의랄까요. 제가 성내는 일을 싫어하기도 하고요. 평화로운 것이 좋잖아요.”(p.70)라고 말한다. 부부 싸움을 자주 하는 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준다.

 

한 언론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의 70%가 은퇴 후 시골마을로 이사가 텃밭을 가꾸며 살고 싶다고 응답했다. 덕분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연일 땅, 주택 건축, 편의시설 관리에 따른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전원주택을 짓고, 텃밭을 가꾸며 살아가는 일, 어느덧 자연스러운 은퇴 후 모습이자 우리 모두의 로망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불같이 일어나는 생각은 나도 은퇴 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작은 통나무 집을 짓고, 가축을 기르며, 과일 나무를 심고, 채소를 가꾸며 살고 싶은 마음이다.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책은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꼭 참고해볼 만한 책이지만 바쁜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도 삶의 여유와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은퇴 후 공허해진 마음으로 귀농을 생각하고 있는 부모님에게는 더욱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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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넷, 물음표 위에 서다 - 빛나는 삼십 대를 위한 현실적인 멘토링
권은아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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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길어야 3년이라고, 대부분의 부부들에게 소리 소문 없이 권태기라는 불청객이 찾아오는 것처럼 그렇게 좋아했던 일도 재미가 없어지고 죽을 것 같이 힘든 순간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경우 ‘왜 나에게만 이런 어려움이 닥치는가?’하면서 비관을 하기 마련이다. 어떤 경우에는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는다던가 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묵묵히 견디고 이겨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오기 마련이다.

 

이 책은 17년간 전사처럼 일하며 산전수전 공중전 끝에 광고회사 수석 국장이 된 저자 권은아는 본인이 그랬던 것처럼 똑같은 고민의 늪을 지나는 후배들에게 고민의 기회비용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조언해 준다.

 

저자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인생의 태클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인생에 대해서 너무 많이 고민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존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 때까지는 스스로 세상을 평가할 수도 없고 주체적인 인간으로 행동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또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성장의 끝이 아니라 과정이며, 산다는 것은 죽을 때까지 지속되는 성장의 과정임을 나이 들수록 절감하고 있다. 그런 훈련의 과정들을 거치면서 얻게 되는 상처들을 숨기고 싶은 창피한 흉터로 남길지, 아니면 자랑스러운 삶의 훈장으로 만들어 갈지는 결국 다 ‘지 할 나름’이다.”(p.55)고 조언해 준다.

 

저자는 나이 들면서 “노력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은 포기하게 될 줄 알았고, 현재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며 깊이를 더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나이가 가져다 준 가장 고마운 변화다.”라고 하면서 “나이 든다는 것은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조금 더 낮아지는 것, 세상에 대해 조금 더 따뜻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나이 드는 것이 너무 좋다. 그렇게 나는 안티에이징이 아니라 프로에이징으로 걸어가고 있다.”(p61)고 한다.

 

어느 순간 사람은 자신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열아홉에서 스물로 넘어가는 순간은 설렘을 가져다 주지만, 스물에서 서른, 그리고 서른에서 마흔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세월의 빠름과 이제는 피는 것보다는 지는 게 빠르겠다는 알 수 없는 공포감이 생각을 지배한다.

 

삶은 도전의 연속이라고 하지만, 도전 앞에서는 흥분과기대보다는 피하고 싶은 마음부터 먼저 드는 것이 또 인간이다. 아무리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로 스스로를 다잡으며 도전 앞에 당당히 서고자 하지만 두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음을 본인은 안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은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이 불안한 황야에 놓여 있는 나에게 수많은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해 보지도 못한 새로운 미래가 내 앞에 펼쳐 질 것 같은 느낌이 나를 설레게 한다.” 말한다. 이 책은 읽기가 쉽고 읽으면서 고개를 저절로 끄덕이게 만든다. 30대 후반을 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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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김희준 지음 / 생각의힘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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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위해, 그리고 왜 사는지도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생활환경이 그들을 무엇에 쫓기는 사람처럼 만들어 놓는다. 돈만 있으면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다는 그릇된 가치관이, 사람들로 하여금 오직 돈을 위해 한평생을 살아가도록 만들었다. 나는 어느 날 문득 이런 질문들을 나 자신을 향해 해보게 되었다.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나는 지금 왜 살아 있는가?”, “나에게 있어서 죽음은 무엇인가?”, “나도 정말 죽을 것인가?”,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나 자신을 향해 던진 질문에 한없는 슬픔을 느꼈다. 깊이 생각 할수록 그 어느 것 하나도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오직 답답함을 더욱 느낄 뿐이었다.

 

인생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를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것에 대하여 알려고 하지 않고 있으며 또한 알려고 해도 분명한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철학자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깊은 사색과 연구를 한다. 철학자들은 인간의 존재와 문제들을 탐구한다.

 

이 책은 서울대에서 비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자연과학의 세계’를 강의해온 저자 김희준 교수가 문학·예술·철학·경제·역사를 넘나들며 우주의 진화와 과학의 세계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과학의 세계를 종교와 철학, 문학, 예술, 경제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곁들여 그동안 어렵게만 생각하고 쉽게 전근하지 못했는데 이 책은 누구나 과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해를 돕고 있다.

 

후기 인상파 화가 고갱은 말년에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제목의 그림을 그렸다. 책은 이 질문을 주제로 삼아 현대 과학이 정리한 대답을 들려준다. 빅뱅 우주론을 시작으로 은하계, 빛의 스펙트럼, 외계 생명체, 호모 사피엔스 등 진화의 장구한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로마의 카이사르 장군, 토끼와 거북이 경주 등 과학과 결부된 다양한 철학적 얘기까지 흥미롭게 풀었다.

 

저자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때면 별들은 얼마나 멀리 있는지, 또 별들은 어떻게 떨어지지 않고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고 하면서 “하늘의 별 못지않게 좋아했던 것은 외할아버지께서 온실에서 기르던 각종 꽃이었다. 특히 장미의 색과 향기가 좋았다. 나중에 장미의 색과 향기에 들어 있는 탄소, 산소, 질소 등의 원소가 별에서 왔다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는 별에 더욱 친근감을 느끼고 별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빅뱅이론을 중심으로 왜 빅뱅이론이 널리 받아들여지게 됐는지 근거를 따져보고 인간이 어떻게 생명활동을 하며 살아가게 됐는지 그 메커니즘을 규명해 주기 때문에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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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물어야 할 22가지 질문 - 미래를 위해 오늘을 잊은 삶, 거기 물음표를 던져라
강영계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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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궁극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내일을 준비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행복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 또한 행복할 권리가 있다. 세상 모든 사람은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소중한 존재이다. 하지만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못하다.

 

그러나 우리는 어쩌면 이미 행복한 사람인지 모른다. 단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 모른다는 말이다. 그러니 우선은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외쳐보자. 어느 순간 나의 두뇌는 정말로 행복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는 늘 내 자신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난 정말 행복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정말로 마음에 행복감이 일어난다. 누구나 행복하다고 말하는 순간 뇌도 그렇게 인지할 것이다.

 

이 책은 건국대 철학과 명예교수인 저자 강영계 교수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동서양 철학과 아울러 개개인의 삶의 의미를 짚어내는 대중철학서다. 저자는 1980년대 말 펴낸 <청소년을 위한 철학 에세이>를 시작으로 교양서와 강연을 통해 철학의 대중화에 힘써 왔다.

 

‘미래를 위해 오늘을 잊은 삶, 거기 물음표를 던져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 <지금 우리에게 물어야 할 22가지 질문>은 끝없는 질문을 통해 사유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자의식, 시간, 소통, 사랑, 행복, 노동, 종교, 소유 등 철학의 22가지 굵직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현대인이 존재의 뿌리를 찾아내도록 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인간은 누구나 다 철학자’라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삶의 긍정적인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자세로서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철학이란 세계를 설명하는 공식도, 고고한 전문가의 고매한 이론도 아니다. 저자는 “거침없이 질주하는 속도의 시대, 우리를 젊음에 머물러 있게 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철학이야말로 우리의 정신을 바래지 않을 청춘의 시간에 머물게 하는 도구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성형 천국에서 산다는 것’에서 “요새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이나 논현동을 걷다 보면 열 집 건너 한 집씩 성형외과 병원이 자리잡고 있다”며 “너 나 할 것 없이 멋진 외모를 가지고 싶은 욕망에 발이 닳도록 성형외과 상담실을 들락거린다”고 꼬집어면서 ‘아름다움은 기호판단에 의해 성립한다’는 칸트의 말을 빌려 “타인의 기준이나 획일적인 외면적 미의 잣대에 자신을 맞추지 말라”고 말한다. “진정으로 아름다워지길 원한다면 성형수술보다는 나를 아름답게 할 수 있는 삶의 힘, 영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철학’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나, 배웠는데도 잊고 있었던 분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일상에서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우리의 고민들이 철학사의 질문들과 고스란히 짝을 이루고 있다. 마음은 여전히 청춘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과 사회의 하중을 견디고 있는 청춘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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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극복한 세계의 리더들
강원택 외 지음 / 북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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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은 온갖 설이 난무하면서 유권자들은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었고, 민주통합당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1위를 보이고 있는 때, 역사 속 지도자들의 세계관과 정치적 역정을 더듬어 본다면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와 리더십에 대한 윤곽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와 신정완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김종법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EU연구센터 HK연구교수, 신정화 동서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등 8명의 저자가 엮은 이 책 <위기를 극복한 세계의 리더들>은 역사 속 지도자들이 치열한 고뇌를 거쳐 어떻게 위기상황을 극복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35대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가 고심하던 끝에 승인했던 1961년 쿠바 ‘피그스만 침공’ 작전은 참담한 패배로 끝나버렸다. 기록에 보면 ‘역사상 유례가 드문 완벽한 실패’라고 되어 있습니다. 피그스만 침공작전 실패로 케네디는 진보와 보수 양 진영으로부터 고립되며 심각한 위기를 맞습니다.

 

케네디는 “의원내각제였다면 나는 사임했어야 했다”고 토로할 정도로 그는 궁지에 몰렸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사건에서 위기를 헤쳐나갈 지혜를 얻었습니다. 그것은 자기 부처의 이익에 함몰된 전문가들에게 과도하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각 논리의 찬반을 벼리며 숙고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케네디는 1962년 극단적 견해를 견제해 가면서 ‘쿠바 미사일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 나갔습니다.

 

이 책은 세계의 리더들의 오판을 무조건 비난하기보다는 그들이 처해 있던 상황을 재검토하고, 어떤 선택권이 있었는지 생각해보고, 그들이 그렇게 행동한 동기가 무엇이었는지를 분석하여 교훈을 전해줍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냉전 시대 동유럽을 향한 화해 외교정책으로 독일 통일의 초석을 닦은 빌리 브란트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바로 다음날 동방정책으로 독일통일의 초석을 놓은 전 독일총리 빌리 브란트는 베를린의 쉐네베르크 시청 앞 광장에서 환호하는 동서독 시민들을 향해 감격에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통일의 당위성과 통일독일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집약하고 있는 이 말은 그 후 통일 공간에서 빈번히 회자되는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동서화해의 물꼬를 튼 공적으로 1972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독일통일의 아버지’는 자신의 말에 의미심장한 해석을 붙입니다.

 

여러 해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 정치에 대한 제언 및 칼럼 기고 등을 통해 내공을 드러내온 8명의 저자들은 한 챕터의 한정된 분량 속에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한 각각의 인물들의 개인적인 삶과 정치 인생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서술해냈습니다. 이 책에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거론되고 있는 유력한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실명 비판이나 검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리더들이 나왔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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