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노트> 무조건 좋게 결정지어서 맡겨놓기
날짜:2025년 1월7일
오늘의정진: 喚取機關木人問 (환취기관목인문) 기관목인을 불러서 물어 보아라
- 100일 정진, 13일차
어제 증도가(證道歌) 열두 번째 구절은
<誰無念誰無生, 若實無生無不生/수무념수무생, 약실무생무불생
누가 생각이 없으며 , 태어남이 없는가? 만약 진실로 태어남이 없다면 태어나지 않음도 없다.> 였다.
無念(무념)은 '생각이 없다' 는 뜻보다는 생각이 끊어진 상태가 더 적합한 것 같다.
무념은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또 일부러 생각을 안하는 상태도 아니다.
생각이 저절로 끊어져야 한다.
선(禪) 의 최종 경지인
空寂靈智(공적영지)와 眞空妙有(진공묘유) 의 상태는 무념에서 시작 되기 때문이다.
공적영지는 텅 비어 고요하나 신령하게도 아는 자리 이고, 진공묘유는 참으로 비었으나 묘하게도 있는 자리를 말한다.
이것이 불성(佛性) 이며 바로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한 상태이다.
오늘은 열세 번째 구절
喚取機關木人問 (부를 환, 취할 취, 베틀 기, 빗장 관, 나무 목, 사람인, 물을 문 ) 환취기관목인문
기관목인을 불러서
물어 보아라
求佛施功早晩成 (구할 구, 부처 불,베풀 시, 공덕 공, 일찍 조, 저물 만, 이룰 성) 구불시공조만성
부처를 구하고 공덕
베푸는 일을 조만간 이루리다.
기관목인은 나무로 만든 사람 모양의 로봇을 말한다.
고대 중국에서 전쟁을 할 때 일반 병사를 대신하여 적을 속이는 용도로
쓰였었고,또 현대의 로봇처럼 단순한 작업을 하는데 이용할 목적으로 만든 나무 인형인 것이다.
기관목인은 사람의 형상이지만 생명이 없다.
말도 못 하는 기관목인에게 물어 보라고 한다.
"누가 생각이 끊어지고 태어남이 없는가?" 라는 심오한 깨달음에 대한 질문을 기관 목인에게 물어 본다고 기관목인이 답을 해 줄까?
선문답(禪問答)이다.
달마서래의 (達磨西來意),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이 무엇입니까?
정전백수자 (庭前栢樹子), 뜰 앞의 잣나무 이다.
조주(趙州 778~897) 선사(禪師)의 답이다.
기관목인에게 물으라는 것과 조주선사의 뜰 앞의 잣나무는 선문답이다.
나무는 말을 할 수 없다. 기관목인이든 뜰 앞의 잣나무든.
나무가 무념을 알고, 무생을 알며, 또 불무생을 알겠는가?
또한 달마가 서쪽에서 온 이유를 알고 있겠는가?
그런데 영가스님은 기관목인에게 물어 보라고 한다.
물으면 곧 부처를 구하게 될 것이고 공덕을 베푸는 일을 이룰 것이란다.
깨닫지 못한 나를 놀리시는 것인가?
아니다. 그러실리가 없다.
공덕(功德) 은 복(福)과 비슷 하지만 전혀 다른 뉘앙스가 있다.
일반적으로 복은 '온다'고 말한다. 그리고 공덕은 '쌓는다'고 표현한다.
복이 온다는 것은 내 의지로 오게 하는 게 아니다. 복이 스스로 와야 한다.
복은 행운과 비슷하다. 복이 나를 찾아 오는 것이다.
하지만 공덕은 찾아오는 행운이 아니다. 요행을 바랄 수가 없다.
내가 만들어야 한다. 남들에게 좋은 말을 하고, 착한 일을 많이 해야 한다.
나만을 위해서 사는게 아니라 남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 즉 선업(善業)을 쌓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공덕이다. 덕을 베풀어야 한다. 즉 이기심보다 이타심, 자비의 마음을 가지게 될 때 공덕을 쌓게 된다.
그렇게 쌓인 공덕을 이제는 베풀어야 한다. 공덕을 쌓고 쌓인 공덕을 마지막에
가서는 또 베풀어야 한다.
쌓는 것과 베푸는 것이 사실 다르지 않다.
공덕을 쌓는 것이 바로 베품이요, 공덕을 베푸는 것이 바로 쌓는 것이다.
이제 곧 부처를 구하고 공덕을 베풀게 되는 시점이 온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기관목인에게 물어보면.
그럼 기관목인은 답을 해주는가?
모른다.
그런데, 기관목인에게 물을 수 있는 사람은 이미 기관목인을 기관목인으로 여기는
사람이 아니다.
그럼 어떤 사람이 물을 수
있는데?
분별이 끊어진 사람, 즉 절학무위휴도인(絶學無爲休道人) 의 경지에 오른 사람은 기관목인에게 물을 수 있다. 무념, 무생, 불부생에 대하여.
또 조주선사는 잣나무에게 물을 수 있다. 달마서래의?
기관목인에게 물을 수 있어야 한다.
내 말이 아니다. 영가스님과 조주스님이 말씀 하신 것이다.
喚取機關木人問, 求佛施功早晩成 /환취기관목인문, 求佛施功早晩成
기관목인을 불러서 물어 보아라 , 부처를 구하고 공덕
베푸는 일을 조만간 이루리다.
<일일 소견>
음력 12월 8일은 약 2600년전 부처님이 보리수(菩提樹) 아래에서 새벽 별을 보고 깨우친 날이다. 성도절(成道節) , 혹은 성도재일(成道齋日)이라고 한다.
(보리수? 기관목인, 뜰앞의 잣나무 등 모두 나무와 연관 되었네, 뭐야.... 깨달음은 나무와 인연이 깊은 것 같은데....)
우리나라 전국의 선원에서 붓다가 이루신 깨달음에 도달하고자 오늘
새벽까지 철야정진과 용맹정진(勇猛精進) 을 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우리도 부처님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