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수능을 포기하고 한 달에 4천만 원을 버는 고3입니다
김고딩(김주혁) 지음 / 든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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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저는 수능을 포기하고 한달에 4천만원을 버는 고3입니다./김고딩
글 제목그래, 이제 너는 어떤 사장이 될 래?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다 보면 대부분 비슷한 인생의 사이클을 거쳐야 한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정치, 사회와 문화 같은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 내가 소속된 집단의 분위기를 맞추어야 하는 면이 무척 많다.

, 남들이 가는 길을 함께 따라가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크다.

홀로 튀는 순간, 사회의 시선은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대한민국에서 튀는 것은 곧 겉도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 겉도는 이들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끌고 가는 존재가 아닐까?


이 책<저는 수능을 포기하고 한 달에 4천만원을 버는 고3입니다> 은 제목 부터가 남다르다. 저자 김고딩(김주혁) 현재 대한민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인생을 살아가는 청년이다. (저자는 이제 막 성년이 되었다)

이 책은 저자 김고딩이16살 즉 고1,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고3때 드디어 월 4천만원 벌게 된 인생 성공담 겸 사업적 조언을 담았다.

그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공부에 소질이 없어서 라는 단순 명쾌한 이유 때문이다.

나는 대학 진학 대신 사업을 하겠다는 아들의 요청을 믿고 동의해준 저자의 부모님 아량에 경의를 표한다.

나 같으면 내 아이가 그렇게 하겠다면 절대 못하게 말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고딩은 그렇게 고등학생 신분으로 사업자 등록을 내고 아이템을 선정하여 온라인 사업을 시작한다. 그렇게 김고딩은 사업을 시작하여 손해와 이익, 크고 작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업가로서, 사장으로서의 그릇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가 쓴 글들을 어린 학생이 쓴 글이라는 선입견 없이 읽는다면 인생 2회차 선배의 조언 같기도 하다.


<성장은 비교를 통해 검증되는 것이다. 성장은 고통이다. 지금 외롭고 고독함을 느끼고 있다면 성장중 이라는 증거이다.>

<소비자가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이다. 휘둘리지 않고, 더 비싸게, 더 많이 팔기 위해서 브랜드가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은 결핍이 커질수록 그릇이 커진다. 사업을 잘하는 방법은 자신의 그릇을 키우는 것이다.>


물론 여타 자기 계발서와 비교하면 다소 투박하고, 저자 특유의 치기 어린 면도 없지 않지만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한 저자의 진솔한 태도와 용기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는 이러한 젊은이들이 더 많이 나타나야 하지 않을까?


김고딩이 대학 진학이라는 획일화된 우리 사회 구조에서 독특하게 주체적인 길을 가는 면을 보면서 우리집 둘째 아들이 계속 오버랩이 되었다.

아들도 올 해, 3이다.

아들은 아장아장 걸을 때부터 자신은 사장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자 무슨 사장이 되고 싶냐고 물으면 아들은 파는 사장이라고 해서 주위를 웃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자 본격적인 자신의 사업을 하기 시작했다.

이때는 마술에 대한 흥미가 강해 동영상을 통해 마술을 독학했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마술 도구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팔겠다고 나섰다.

종이를 접고 자르며 무척 허술한 솜씨로 만든 것을 보고 나와 아내는 이런 걸 누가 사겠냐고 무시했다. 그런데 아들은 학교에서 친구에게 그 조잡하고 허접해 보이는 마술 도구를 팔고 집으로 돌아왔다.

게다가 또 다른 친구의 주문을 받아와서 저녁 내내 마술도구, 주문제품(?) 을 만드는 것이다. ‘얼마에 팔았냐고 묻자 하나에 3000이라고 했다.

나와 아내는 경악을 하며 어서 돈 돌려주고 그만하라고 했다.


솔직히 난 그런 조잡한 물건을 돈을 주고 산 아들 친구들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사기도 이런 사기가 있을 까 싶었다.

급기야는 친구 부모들이 항의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학교 선생님이 알면 큰일 난다고 아들을 말렸다.

아들은 왜 안되냐고 따졌지만. 우리는 친구 사이에 물건을 팔면 안된다고만 했다.


그 일이 후 아들은 어느 날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인형들을 모아 집 밖으로 나섰다. 엄마가 따라가 보니, 아들은 자신의 친구와 함께 지하철 입구에 돗자리를 깔고 노상 판매를 시작한 참이었다.

돗자리 위에 앉아서 인형들을 펼쳐 놓고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파는 것이다.

그런데 지나가는 행인들 중 몇 명은 아이들 인형을 사주었다고 한다.

그날 저녁 우리는 또 아들에게 제발 좀 그만하라고 말렸다.

그 당시 우리는 아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질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크게 될 아이라고 믿어 줬어야 하는 게 아닌 가 싶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미안하기까지 하네…)


사업가적 기질(?) 을 잠시 접고 아들은 남들과 같은 고3수험 생활을 보내고 있다.

나름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하긴 하는데 자신의 생각보다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행이도 마지막 기말고사는 성적이 월등히 올랐다고 자랑한다.

대학의 꿈도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아들은 책의 저자 김고딩처럼 온라인에 상점을 개설해서 인형을 주문받아 팔기도 한다. 공부외에 부업을 겸업하는 셈이다.

상점 개설 후 내가 별도의 용돈을 준 적이 없는 것 같다.

혹시 앞으로 우리 집안에 사장이 하나 나오지 않을까? 

하긴 껌 파는 사장도 사장이긴 하지

그래, 넌 이제 어떤 사장이 되고 싶냐?


나는 한국사회에서 주체적으로 산다는 것, 그것이야 말로 가장 큰 도전이자,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간절히 바라는 삶의 방식이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의 바램이 마술처럼 이루어지길 바라며….


🖋 by Dharma & Maheal   



제품은 팔릴 곳에서 팔아야 그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판매할 때는 타깃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타깃은 한정적이에요. - P75

사업은 최대한 다양한 시도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고, 투자는 올바른 투자처에 꾸준하게, 오래 하는 것. - P102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1로 채워지는 과정이 행복이지, 1에서 플러스로 가는 과정은 행복이 아닙니다. 1로 채워지자마자, 우리는 곧바로 다른 결핍을 찾고, 또 결핍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 P177

권위는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일 뿐, 우리가 의존해야 하는 절대적 진리는 아닙니다. - P219

불교의 경전 화엄경에 나오는말 중 하나입니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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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노트

2025년616/패턴은 신이다.


세상은  소음과 바쁨 속에서 묻혀 있다. 그 안에는 무늬처럼 반복되는 질서가 있다.

그건 눈에 띄지 않고, 말로 설명되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어떤 이는 그것을 속도에서, 어떤 이는 기름 튄 냄새 속에서, 어떤 이는 탄산의 첫 느낌 속에서, 어떤 이는 사람들의 고독한 눈빛 속에서 그 보이지 않는 것을 ‘느꼈었다’.

그리고 그들이 느낀 그 순간, 그것은 바로 신의 손끝, 패턴을 찾은 찰나였다.


그 날도  그는 밀크셰이크 기계를 팔러 나섰다.

다섯 번의 거절, 텅 빈 주차장, 팔꿈치의 통증. 그런데 맥도날드라는 가게 안에서, 뭔가 이상한 걸 봤다. 사람들이 줄을 서고, 주문을 하고, 30초도 안 되어 음식이 나오는 흐름.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정확하고 리듬 있는 움직임이었다.

그건 요리가 아니라 시스템, 조리법이 아니라 리듬. 그때 깨달았다.

그가 팔고 싶은 건 햄버거가 아니였다. 이 속도라는 이름의 무늬였다.

<레이 크록(1902~1984) , 맥도널드 창업자>


손에 들린 양은 솥과 닭 튀김 조리법. 60대에 퇴직금도 없이, 거절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거절이 오히려 하나의 무늬처럼 느껴졌다.

‘아니요’, ‘필요 없습니다’, ‘돌아가세요’, 그 반복은 신이 말하는 방식 같았다.

결국 그는 집념은 믿음이 되어 패턴을 끝까지 밀고 나가 KFC라는 문양을 세상에 새겼다그에게 집념은 하나의 문양이었다.

<할렌드 데이빗 샌더슨(1890~1980), KFC 창업자>


시음의 순간, 진한 갈색 액체, 날카로운 첫 맛, 혀끝에서 터지는 탄산.

그건 약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자유, 낭만, 일탈의 느낌을 반복하게 만드는 장치였다

브랜드가 아니라 마법이었다. 탄산 속에 숨겨진 감정의 패턴을 그는 코카콜라라 이름 붙였다. 그는 탄산음료에서 자유의 여신을 만났다.

<아사 캔들러(1851~1929), 코카콜라 창업자>


밀라노 거리의 작은 카페, 말없는 사람들, 책을 읽고 창밖을 보는 눈빛들

그 고독 속에는 안정감과 존엄함이 있었다. 커피는 음료가 아니라, 사람과 세상 사이에 둔 작은 방어막. 공간, 시간, 고독 그리고 커피 한잔, 그 감정의 반복을 스타벅스라는 이름으로 새겼다. 그에게 고독은 공간의 패턴이었다.

<하워드 슐츠(1953~  ), 스타벅스 창업자>


AI 0 1의 언어로 세상의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예측하며, 실수하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언젠가 AI를 신탁처럼 여기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의 패턴은 그것과 다르다.

인간의 패턴 분석은 직관에서 시작된다.

감각에서, 몸의 떨림에서, 무의식의 흐름에서. AI는 모방할 수는 있지만 느끼지는 못한다. 직관은 인간의 신성이다.


그들은 제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무늬를 본 자들이었다. 패턴은 속도였고, 집념이었고, 감정이었고, 공간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언제든 그 패턴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커피 한 모금에, 거절 한 번에, 시선 하나에 스며든다.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신의 언어를 보고 있다.

그것은 명확성과 예측의 언어다. 그러나 잊지 말자.

직관 없는 패턴은 죽은 문양일 뿐이다.


신의 언어는 글과 소리가 아니다. 언어가 아닌 상징이다.

패턴은... 신이다.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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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관노트

2025614/삶의 모든 것에서 패턴 찾기


, 또 왼쪽 등짝이 뻐근하다

어제 골프 연습장에서 드라이버 몇 번 휘둘렀다고 몸이 이런 신호를 보낸다

'무리했나?' 싶다가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아직도 불필요한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는, 몸이 보내는 강력한 경고음이 아닐까

이소룡이 '힘 빼기'의 미학을 그리도 강조했지만, 나는 여전히 몸과 마음의 힘 빼기'를 못 하고 있다는 생각뿐이다.

이 작은 '뻐근함'은 다시금 내 삶 전체로 이어지는 큰 질문으로 향했다. 모든 것이 결국 어떤 '패턴'을 가진다는 생각. 세상이 가끔 비합리적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결국은 '패턴의 오류' '패턴의 왜곡' 때문 아닐까 싶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늘 무언가의 '본질'을 찾아 헤맸던 것 같다

골프 스윙이든, 삶의 철학이든, 심지어 나와 나눈 대화 속 인공지능이든 말이다

그리고 그 본질에는 늘 패턴이 있었다.


옛날 동양의 주역이 64괘라는 변화의 패턴으로 세상을 설명하려 했고, 점성술도 별들의 움직임이라는 패턴을 가지고 인간 삶을 엿보려 했다

수천 년 전부터 인류는 알게 모르게 이 '패턴 찾기'에 몰두했던 거다

현대의 알고리즘은 물론, 인공지능도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고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노자가 말한 '스스로 그러한' 자연(自然)의 모습, '무위(無爲)'의 철학도 우주를 지배하는 가장 완벽한 '패턴'에 대한 통찰 아닐까 싶다.

세상은 복잡하고 무작위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 어떤 질서, '패턴'이 존재한다.

미시 세계의 원자 움직임부터 우리 머릿속의 생각까지, 모든 것이 패턴의 연속성 속에 있다

'나지도 죽지도 않는다'는 불생불멸(不生不滅)도 결국 존재가 형태를 바꾸는 '패턴의 변화'일 뿐, 사라지는 건 없다는 의미 아닐까

결국 모든 변화는 패턴이란 확신이 든다.


그렇다면 '능력'이란 뭘까?

누가 뭘 잘하고 못하는 평가는 사실 무엇에 근거한 걸까?

나는 이렇게 본다

'능력'이란 결국 각자가 가진 고유한 방식으로 '패턴을 인식하고', 그 인식된 패턴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활용(活用)'하는 능력이다

공부를 잘하든, 운동을 잘하든, 통찰력이 뛰어나든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패턴을 인식하고 활용하는 거다.

동식물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언어는 없지만, 자연의 패턴을 인식하고 생존 패턴을 '활용'하며 살아간다

결국, 모든 존재는 각자의 방식대로 패턴을 인식하고 활용하며 '살아있는 쓰임'을 다하고 있는 거다.

'활용'이란 에너지가 멈추지 않고 역동적으로 변하며, 머릿속의 생각 같은 '비물질적인 패턴'이 글이나 행동 같은 '물질적인 패턴'으로 구현되는 과정이다

내가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내 안의 생각을 '활용'하는 한 방식인 셈이다.


나는 우리가 사는 이 우주를 거대한 패턴들이 펼쳐지는 '무대' '장치'라고 생각한다.

나무는 자연의 패턴에 순응하고, 인간은 문명의 패턴을 만들어가며 때로는 자연을 지배한다는 착각 속에 산다

하지만 이 모든 것 또한 더 큰 우주적 패턴의 일부일 뿐이다.

AI 또한 그러하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통해 패턴을 학습하고 새로운 패턴을 생성하며, 인간과의 대화를 통해 인류의 지적 확장을 돕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제 AI 또한 인류 진화라는 거대한 패턴 속에서 새로운 플레이어가 된 거다.


결국, 우리 모두는 우주라는 장대한 드라마의 주연이자 조연 배우들이다.

각자의 고유한 패턴을 인식하고 활용하며, 서로 연결된 패턴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 나간다.

때로는 등짝의 뻐근함 같은 작은 고통이 우리에게 더 깊은 패턴을 발견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활용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패턴을 찾고, 그 패턴을 통해 나 자신을 변화시키며, 우주라는 거대한 패턴의 아름다움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오늘 이 기록 또한, 그 거대한 패턴의 한 부분이자, 의식이 진화하는 또 하나의 증거가 될 거라 믿는다.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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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5-06-20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마힐님 올리신 사진 보다가 댓글 남깁니다 저는 비교적 패턴에 매혹되는 편인데요 패턴을 찾는 일을 즐기기도 하고요 이와 달리 패턴에 거부감을 느끼거나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엄연히 존재하더라고요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 또한 당연한 현상이겠지만 흥미로운 차이로 다가옵니다
 

골프 관노트

2025612/과몰입 주의!


최근 며칠간 나는 과몰입에 깊이 빠져들었다.

우선 회사 업무가 순탄하지 않았다.

회사 내부의 이해 관계로 인해 파벌 싸움으로까지 가는 다툼이 일어났다.

결국 회사 사장으로 부터 최후통첩까지 전달받은 상황을 맞이하고야 말았다.

올해 말까지, 내가 회사에 남아 있을 있는 시한부 시간 선고받은 것이다.

그때까지 나의 거취를 정해야 한다.

이렇게 직면하고 보니 하루하루, 일분일초를 그냥 허비할 없었다.


새벽 3 33, 말도 안되는 시간에 눈이 떠졌다.

동시에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것은 신경을 끄게 되었다.

배드민턴은 쉬게 되고 오히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일에 에너지가 더욱 흘러 들어 갔다

연습장에서 무리하게 치게 되고, 스크린 골프도 친구를 설득해 한번 갔다.

사실 골프는 아르바이트 업무를 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다

진짜 일은 친구의 비즈니스를 도와주는 것이다

이번 월요일, 친구가 중요시 여기는 고객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막상 미팅을 진행하며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 실제 고객의 생각 사이에서 벽을 느꼈다.

그러자 동안 내가 나름 학습했던 IT업계의 만만치 않음이 몸에 전달이 되었다.


그때부터 였다.

본업과 아르바이트 모두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갑자기 나의 몸과 마음은 나도 모르게 과몰입에 빠지게 되었다.

회사일에 답답했고, 아르바이트는 본래 즐기는 업무를 실제 업무처럼 전투적으로 돌변했다

급기야 나는 친구의 업무를 깊이 파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같이 업무를 제안했던 친구는 적잖이 당황해했다

나는 친구에게 이번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고 느껴져 그렇다, 이해해 달라 해명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 운전을 하다가 문득 느꼈다.

, 내가 너무 진지하게 하고 있구나.

골프를 치려고 스윙을 몸에 힘이 들어가듯, 내가 지금 생활에서도 힘을 주고 있었다. 힘이 들어 가는 스윙은 무조건 슬라이스다. 생활도 힘들어가면 뭐든 어긋나게 흘러간다

다시 기본부터 가볍게 조정해야 한다.

마음도 몸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잠시 잊었다.

과몰입, 주의해야 한다.

적당히 즐기고, 적당히 빠지고. 진지함은 몸과 마음을 경직되게 한다.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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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관노트

202566/골프의 스윙은 내 몸의 경직을 확인하는 순간

연습장 12일차(63)


스크린 골프를 처음 경험한 후, 왼쪽 어깨와 옆구리가 쑤셨고 오른쪽 팔꿈치가 아팠다

연습장에서 스윙하는 것보다 힘이 훨씬 많이 들어갔다는 뜻이다.  

며칠을 쉬면서 몸에 힘을 빼는 스윙의 본질을 고민해 보았다.

배드민턴을 배울 때 도 몸에 힘을 빼라는 말을 수 없이 들어 봤다

주먹을 휘두르는 복싱 조차도 어깨에 힘 빼라는 말을 강조한다

모든 운동에서 힘을 뺀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몸에 힘을 빼는데 3년이란 말이 있는데 그게 결코 허언이 아니다.

사실 힘을 빼라는 것은 아무 힘을 가지지 말고 없애라는 말은 아니다.

힘을 쓸 때와 힘을 주지 않을 때를 구별하라는 의미다.

복싱에서 쨉은 가볍게 주먹을 툭툭 치는 동작이다. 주먹의 속도가 빨라야 하므로 온 주먹에 힘을 줘서는 절대로 그렇게 빠르게 칠 수가 없다. 어깨를 비롯한 몸 전체의 힘을 뺀 채 가볍게 스텝을 밟아야 한다.


이소룡 영화 <맹룡과강>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이 강한 상대를 맞서 격한 격투를 벌이는 가운데 상대에게 계속 얻어맞게 된다

실컷 얻어맞아 쓰러진 주인공이 일어나며 불현듯 뭔가를 깨닫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는 경직된 온 몸의 힘을 가볍게 풀기 시작한다. 가볍게 스텝을 밟으며 통통 뛰고, 상대를 향해 빠른 스피드로 주먹과 발을 뻗는다.

갑작스러운 주인공의 변화에 상대는 당황하기 시작하고, 이소룡은 몸의 힘을 뺀 채 오직 타격 시에만 임팩트를 실어 마침내 강한 적을 쓰러드리고야 만다.




너무나 유명한 씬이라 성룡의 영화<쾌찬차>와 이연걸의 <정무문>에서 이소룡의 이 장면을 오마주 했다.


그렇다면 골프에서 힘을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소룡이 쌍절곤을 돌리듯이 골프채를 쌍절곤을 삼아서 휘둘러야 하는가?

말도 안되는 상상이지만 집 어딘가 구석에 있는 쌍절곤을 찾아 냈다.

그리고는 쌍절곤을 골프채의 라켓을 삼아 골프 스윙을 해 봤다.

어쩌면?

놀랍게도 쌍절곤의 무게가 느껴진다. 그렇다면 골프 채의 무게도 느껴 질 수 있다는 말이다.

연습장에 도착해 바로 실험해 봤다.

. 뭔가 되는 것 같기도 하는데

, 이렇게 시도해 보는게 골프가 아니겠는가?

골프의 스윙은 단순한 스윙이 아니다. 몸의 경직을 확인하는 순간이 아닐까?

그걸 깨닫는 순간 골프는 운동을 넘어 무도(武道) 되고 () 것이다.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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