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관노트
2025년6월6일/골프의 스윙은 내 몸의 경직을 확인하는 순간
연습장 12일차(6월
3일)
스크린 골프를 처음 경험한 후, 왼쪽 어깨와 옆구리가 쑤셨고
오른쪽 팔꿈치가 아팠다.
연습장에서 스윙하는 것보다 힘이 훨씬 많이 들어갔다는 뜻이다.
며칠을 쉬면서 몸에 힘을 빼는 스윙의 본질을 고민해 보았다.
배드민턴을 배울 때 도 몸에 힘을 빼라는 말을 수 없이 들어 봤다.
주먹을 휘두르는 복싱 조차도 어깨에 힘 빼라는 말을 강조한다.
모든 운동에서 힘을 뺀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몸에 힘을 빼는데 3년이란 말이
있는데 그게 결코 허언이 아니다.
사실 힘을 빼라는 것은 아무 힘을 가지지 말고 없애라는 말은 아니다.
힘을 쓸 때와 힘을 주지 않을 때를 구별하라는 의미다.
복싱에서 쨉은 가볍게 주먹을 툭툭 치는 동작이다. 주먹의
속도가 빨라야 하므로 온 주먹에 힘을 줘서는 절대로 그렇게 빠르게 칠 수가 없다. 어깨를 비롯한 몸
전체의 힘을 뺀 채 가볍게 스텝을 밟아야 한다.
이소룡 영화 <맹룡과강>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이 강한 상대를 맞서 격한 격투를
벌이는 가운데 상대에게 계속 얻어맞게 된다.
실컷 얻어맞아 쓰러진 주인공이 일어나며 불현듯 뭔가를 깨닫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는 경직된 온 몸의 힘을 가볍게 풀기 시작한다.
가볍게 스텝을 밟으며 통통 뛰고, 상대를 향해 빠른 스피드로 주먹과 발을 뻗는다.
갑작스러운 주인공의 변화에 상대는 당황하기 시작하고, 이소룡은
몸의 힘을 뺀 채 오직 타격 시에만 임팩트를 실어 마침내 강한 적을 쓰러드리고야 만다.

너무나 유명한 씬이라 성룡의 영화<쾌찬차>와 이연걸의 <정무문>에서
이소룡의 이 장면을 오마주 했다.


그렇다면 골프에서 힘을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소룡이 쌍절곤을 돌리듯이 골프채를 쌍절곤을 삼아서 휘둘러야 하는가?
말도 안되는 상상이지만 집 어딘가 구석에 있는 쌍절곤을 찾아 냈다.
그리고는 쌍절곤을 골프채의 라켓을 삼아 골프 스윙을 해 봤다.
어쩌면?
놀랍게도 쌍절곤의 무게가 느껴진다. 그렇다면 골프 채의
무게도 느껴 질 수 있다는 말이다.
연습장에 도착해 바로 실험해 봤다.
어. 뭔가 되는 것 같기도 하는데…
아, 이렇게 시도해 보는게 골프가 아니겠는가?
골프의 스윙은 단순한 스윙이 아니다. 내 몸의 경직을 확인하는 순간이 아닐까?
그걸 깨닫는 순간 골프는 운동을 넘어 무도(武道)가 되고 선(禪)이 될 것이다.
by Dharma & Maheal